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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구하는 지식인, 그를 후릴 수 있는 방법 있을까요?
시험 전이고 후고 연구에 올인 하는 그.
여기 많은 분들이 예상하신 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약속한 대로 그간의 일들 업뎃하러 왔습니다.
덕분에 애니어그램이라는 심리테스트를 알게 되었어요
저는 유형 1 (개혁가), 그는 유형 5 (관찰자)랑 신기하게 딱 맞아떨어지더라구요.
유형 1과 5는 천천히 가까워진다고 하던데.
우린 성격상 그럴 수 밖에 없을 거 같습니다.
저는 용기는 있지만 자존심을 많이 내세우는 스탈이고 그는 관심은 있지만 연애를 성사시키기 위해 먼저 뭔가를 하자고 하는 스탈이 아니구요.
어느날 우연히 마주친 김에 시험 끝나면 잼나는 영화나 보자고 했더니 그가 예전에 본 Prestige 잼있었다며 같이 보자고 했습니다.
우리 둘이 커피컵을 들고 서서 한창 잘 얘기하고 있는데 지나가던 제 친구가 - 그와 같은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 와서 지네 분야에 대해 얘기 하는 바람에 저는 중간에 뻘쭘하게 서 있다가 기분이 상해서 가려는데 그가 다시 한번 재 확인, "그럼 화요일날 영화보자" 후후훗.
아 이렇게 사소한 거에 자꾸 신경쓰이고 기분이 좋아졌다가 나빠졌다가 합니다 으흑.
하여튼 화요일날 그가 DVD를 가져와서 저희집으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시험치느라 집 청소를 못했다며 우리집에 가자고 하더군요.
이럴 줄 알고 저는 집을 싹 깨끗히 치워놓았지요 흐흐
집 옆에 있는 일식집에서 밥을 먹고 그는 사케도 한잔 하고...
맥주랑 와인을 사들고 집으로 갔습니다.
오픈된 레스토랑이나 커피숍에서 만났을때랑은 조금 다르게 둘만 있으니 그가 저를 더 친근하게 대했습니다.
술 한잔 하면서 영화를 한 중간쯤 보다가 화장실을 가는 바람에 영화를 중지하고 나서는 그 이후 영화는 안보고 계속 얘길 했습니다.
불 안켜고 영화보고 있었기 때문에 시간이 늦어지면서 거의 완전 깜깜한 채로 둘이서 그렇게 앉아 얘기하며 술을 마셨습니다.
우리집 소파가 3칸 짜린데 그가 딱 중간에 앉아서 저는 자연스럽게 그랑 가까이 앉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색하고 떨리는 마음에 와인을 빨리 마셔서 취했습니다.
제 성격상 맨정신에는 절대 못하는 애교로 그의 팔과 가슴팍(!)을 슬쩍슬쩍 때리면서 얘기도 많이 하고 내기도 하고 하면서 화기애애하게 잘 놀았습니다.
제가 한 자제력 하기 때문에 그의 손을 잡고 싶은 충동을 또 참았습니다. ㅠㅠ
뭐 우리가 로맨틱한 얘기는 전혀 안하긴 했어요
11시가 좀 넘어서 동생이 집에 들어오면서 그가 일어섰습니다.
신발을 신는 그랑 또 현관에 서서 얘기하다가 제 방에 있는 포스터 보여주느라 제 방에 들어와서 서서 또 한참 얘기하다가 갔습니다.
그를 마중하고 집에 오자 마자 너무 아쉬웠습니다.
취한 핑계삼아 그를 잡으러 한참을 달려 갔지만 그는 이미 그 긴다리로 성큼성큼 걸어 가버리고 난 뒤였습니다.
그 다음날 그가 처음으로 제 연구실에 자발적으로 찾아와서 점심을 같이 먹자고 했습니다.
그 전에 이멜로 연락하고 약속해서 제 연구실에 온적은 있어도 그냥 약속없이 제 연구실에 찾아 온건 처음이었어요.
저는 그 전날의 만취로 인해 피곤하고 배도 안고프고 해서 그가 밥 먹는 동안 커피만 마시려고 따라나섰습니다.
둘이 앉을때 보통 마주보고 앉는데 그날은 그가 제 뒤를 졸졸 따라와 옆에 딱 앉았습니다 흐뭇....
그런데 그의 연구분야 동료들이 거기에 떼거지로 몰려왔습니다.
저는 예감했습니다. 불편하고 속상한 자리가 될 거라는 걸...
그의 동료들...늘 연구분야에 대해 토론하면서 밥 먹거든요.
그래도 그 날은 자기 분야에 대해 얘기 안하고 언어학에 관해 토론을 하더군요.
저는 제가 관심있어하고 잘 아는 주제가 아니면 함부로 말을 하지 않는 스타일이라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가만히 있었습니다.
나름 똑똑하다고 자부하고 사는 스타일인데 그 일의 후유증을 아직도 겪고 있습니다.
머리로는 이 세상의 일을 내가 어떻게 다 알고 모든 토론 주제에 대해 현명한 코멘트를 날릴 수 있겠냐고 이성적으로 나를 달래보지만 완전 바보가 되버렸다는 느낌은 어쩔 수가 없어요.
그래서 관심없는 언어학 책 읽고 있습니다 쳇.
어제는 그가 주최한 과 술자리에 갔습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자신감 넘치고 유머러스한 모습이 참 매력적이었습니다.
아 좀 실망스런 대목은 제가 그 전에 그렇게 강조하던 그의 눈빛.
저에게만 보내는 강한 관심의 표현인 줄 알았는데 그는 원래 그런 매력적인 눈빛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 늦게 가서 그의 옆옆 자리에 앉았습니다.
한참 후 그가 제 옆으로 와서 얘기하다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각자 집으로 갔습니다.
그러곤 오늘은 먼발치에서 슬쩍 얼굴만 봤습니다.
좀 가까워졌다 싶었는데 또 어떻게 구워삶아볼까 궁리하고 있습니다.
만날 기회는 곧 오는데요.
1. 내일 과 친구가 다른 곳으로 떠나게 되어서 술자리가 있습니다. 그도 올것 같구요.
2. 이번 월요일에 그가 과 사람들이랑 옛날영화 상영하는거 보러 간다며 관심있으면 같이 가자고 해서 가기로 했어요.
우리 둘만 만나는 건 아니지만 우리 이렇게 자주 만나지 않거든요. 흔치 않은 기회입니다.
전형적인 관찰자인 그, 후릴 수 있는 팁 있나요?
1. 현랑켄챠
'09.4.25 2:34 PM (123.243.xxx.5)이거 완전 제 경우네요.....저도 1번인데....다섯자 토크 끝나면 이방으로 와야겠어요~~*^^*
2. 아주
'09.4.25 2:43 PM (219.251.xxx.18)상큼합니다.
젊어서 좋을 때 . 님 글 읽으니 흐믓해지는 것은 왤까요?
님, 예쁘게 다가가는 그맘이 이쁘네요. 솔직하신 글도 이쁘고. ㅎㅎㅎ
슬슬 다가가다 보면 바로 코앞이고 , 님 손아귀에 탁걸릴겁니다. 흐흐흐
담에 어디까지 갔는지 또 올려주세요.ㅋㅋ3. 진
'09.4.25 2:48 PM (124.54.xxx.58)용기 있는 자 사랑을 쟁취합니다.
4. 그날
'09.4.25 2:57 PM (218.232.xxx.104)반만 본 영화
마저 보자고 날 잡으세요.
동생을 멀리 보내시고...
이번엔 간단하지만 근사한 안주 하나 준비하시공~5. 진
'09.4.25 3:00 PM (124.54.xxx.58)제 경우를 올리려고 하다 고딩 딸이 다가와 ... ㅎㅎ
딱 그런 사람이 있었어요.
그도 나에게 호감을 보이나 다가오는 방법을 모르고...
나 또한 연애의 기술이 부족하여 내 마음을 표현 못하고...
그러는 사이 그를 알아본 후배 여사원의 온몸투하 구애에 넘어가 그냥 놓쳐버렸지요.
결혼식에 갔다가 그 씁쓸함이란...
수수함에 같은 서민인줄 알았더니...
20년전 시내 32평 아파트에 캐럿반지 예물에 사람까지 명품에
후배여사원이 얼마나 부러웠던지...
지금도 저는 착각을 안 깨고 있어요.
그가 나를 좋아 했다는...
지금도 착한아빠 착한 남편이라고...
물론 저도 지금의 삶이 행복 합니다.
원글님의 그 느낌 그 감정이 20년전의 제가 느꼈던 그 설레임인거 같아 부럽습니다.
꼭 이루어지시길 기도 드리겠습니다.6. 누구나
'09.4.25 3:08 PM (222.238.xxx.75)한번쯤은 비슷한 경험들 있을법해요.
나를 좋아하는지..도통 가늠하기 힘든..
님
만남의 장소를 야외로 유도하심 어떨까요
간섭받을일 없이 찬찬히 살피며..
살짝 님의 맘을 비추기도 쉬울것 같은데요.
요즘은 적극적인 여성 물리칠 남자 드물어요.7. 후후
'09.4.25 3:19 PM (121.149.xxx.222)이 남자가 반은 넘어 온 듯한데..ㅎㅎ 확실히 후려 잡길 바래요.ㅎㅎ
부럽고 상큼한 봄날 사랑 같아요. 연분홍 꽃치마 입은 처자를 몰라보는
남정네 같으니라고..ㅎㅎㅎ 사랑이 예쁩니다... 기대해요... 둘이서 손을 잡았다..그리고..까지...ㅎㅎㅎ 제가 북치고 장구치고 하고 있어요.ㅋㅋ8. 관심있게 잘
'09.4.25 4:27 PM (143.238.xxx.35)울 남편이 그래요, 물리학, 천문학 이런 거 보고.. 계산하는 것이 취미이구요.
좀 지루하겠지만 남친이 하기 좋아하는 얘기를 관심있게 잘 들어주는 척 하는 것이 좋은 거 같아요.
울 남편은 내가 소소한 수다를 하는 걸 들어주는 것도 좋아해요.9. ^^
'09.4.25 5:28 PM (59.27.xxx.191)원글님 유머 재치 가득하신 분 같아요.
사랑스러우신데 상대분 아마도 곧 넘어오실 듯..
그래도,
마지막까지 용의주도한 계획하에,
철두철미하게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하시어
그 분 낚으시길 바래요^^
간절하면 이루리라..ㅎㅎ
남이야기는 왜이렇게 재미있는지..
저도 연애할때는 천당과지옥을 오락가락..
에너지 소모가 너무 많았죠..-.-
요즘은 너무 풀어진 모습을 보이는 제자신을 돌이켜보게되네용..10. ㅎㅎㅎ
'09.4.25 5:33 PM (58.120.xxx.180)제남편이 연구하는게 직업이예요
연애하던날부터 결혼 10년차 요즘가지도 그타령듣고 있죠
생명공학이라서 각종 인체 생리에 생화학에 ㅋㅋ
제가 그나마 유사전공이라서그소리 다듣지 이건뭐 학창시절보다 연애시절 더 인체 사이클
강의듣고 각종 온ㄴ문 인야기만 하고 그방면 연구 최신동향에 ㅋㅋㅋ
결혼하면 일주일에 한번 세미나 하자고 ㅡ.ㅡ
현재그러고살진않구요
그냥 옛날 생각나서 ...
예전에 맞춰주려고 재미없는 강의 다 들어주고 그랫는데
요즘엔 나머리 아프니 말도 꺼내지말라고 ㅋㅋ
암튼 눈반짝 거리며 자기 일이야기 하는남자 멋지지요 그옛날 저희남편처럼 ㅋㅋ
잘되길 빌게요~~~11. ...
'09.4.25 6:21 PM (59.12.xxx.253)살짝 긴장하게 같이 있을때 남친으로 위장한 누군가의 전화한통 어떨까요?
님은 관심없는데 연락한듯한..
그러면 님이 더 근사한 여자인거처럼 생각되어지고 좀 적극적이 되지않을지
부작용도 있을수있으니 수위조절해서요12. 프리댄서
'09.4.25 9:00 PM (218.235.xxx.134)집을 깨끗이 치워놓고, 그 집에서 단 둘이 영화 본 것까지는 아~~~~주 좋은데
가벼운 스킨쉽 같은 게 없다는 것이 좀 아쉽네요. (왜 내가 아쉽냐구...)
혹시 영화가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만든 '지구의 역사' 그런 거 아니죠?--;
일단 그 탐구하는 지식인도 원글님께 관심 있는 거 맞아 보이구요^^,
저 위 어떤 분이 말씀하신 대로 또 날 잡아서 그 영화 나머지를 같이 볼 '흉계'를 꾸며보세요.
술은 필수! 동생은 MT나 워크샵 보내버리세요!
잘 되길, 저 또한 빌어드리겠습니다.ㅋㅋ
사랑에 빠지신 원글님 모습이 넘 보기 좋네요.^^13. 에에에잇
'09.4.26 9:34 PM (220.117.xxx.104)아니, 왜 거기서.. 소파에서.... 스킨쉽은 없고... 동생은 왜 들어오고... 문자라도 날려서 동생 외박이라도 시키시지 그러셨어요... 아쉽네요.
아주 비슷한 케이스로 남편과 결혼에 골인했던 터라... ㅇㅎㅎ 매우 친해지고 마음이 오락가락하던 상태의 그(지금의 남편)가 갑자기 우리집에 와서 피자 시켜서 영화 보자고 하더라구요. 너 미쳤니? 왜 남의 집에 와서 영화를 보니? 하면서 실갱이 벌이다가 결국 오게 되었는데, 소파에서 살짜쿵 다리를 슬쩍 갖다대는 둥 스킨쉽을 시도해서리... 진도가 좀 나갔죠. 아주 쪼금. 한번 그런 걸 시도하고 나니 그쪽에서 더 적극적이었다는. 그 이후엔 오히려 몸을 빼서 몸이 달게?!!! 만들었어요.. (부끄럽다아...)
집에서 영화, 아주 좋은 세팅입니다. 단, 다음에는 영화를 원글님이 선택하세요. 프레스티지도 좋은 영화지만, 로맨틱 코미디(남자들도 싫어하지 않을 만한) 같은 걸 선택하시는 것도 좋을 듯. 아님, 비장의 공포영화????? 옆에 달라붙어서 볼 수 있는.
지난번 글부터 흥미진진해요. 꼭 성공하시길!!!!14. 오오
'09.4.26 11:08 PM (125.187.xxx.52)이거 제가 다 설레네요 ㅎㅎ
이건 그냥 보통 남자들한테도 해당될 거 같은데..
1. 재미없고 따분하고 잘 모르는 그의 연구 분야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
몇 가지 얘기들은 꼭 기억하고 계셨다가 다음에 얘기 나오면 '아 저번에 얘기했던 거죠?' 하면서 아는 척 해준다!!
(남자들은 자기 얘기 잘 들어주는 여자한테 호감 있어 하거든요.
게다가 기억까지 해주면 훨씬 더 좋아요! ㅎㅎ)
2. 자연스런 스킨쉽을 시도한다!
(어머, 흰 머리가 있네? 하면서 다정하게 머리카락을 한 번 쓸어준다거나,
뭐 먹을 때 입가에 묻은 거 휴지로 살짝 닦아 준다거나.. )
3. 사소한 것일 지라도 칭찬을 자주 자주 한다!
4. 음악이면 음악, 영화면 영화.. 공통의 관심사나 취미를 핑계로 자주 만날 기회를 만든다!
당연하고 뻔한거지만, 실패 확률이 적은 제일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