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행복은 스스로 찾는 거라는 것을 느낍니다.
남과의 비교는 그저 그것일뿐 ..
결혼한 지 15년을 넘어섰습니다.
지금까지 오기에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어느 집인들 사연이 없을까요
없는 집 장남과 결혼했습니다. 반대하는 결혼이었지요.
오늘 기사보니 '재고로 쌓여만 가는 장남'이란 글이 있더군요.
그저 순진한 맘에 남편만 보고 결혼했어요.
지금 아가씨들이야 어떤지 몰라도
조건재고 따지는 결혼은 내키지 않았습니다.
제 마음과 감정에 충실하고 싶었고
그것은 지금도 제가 사는 삶의 철학이기도 합니다.
남들처럼은 아니지만 시어머님과 갈등도 겪었고
경제상황도 나빴고 주위 사람 친구들과 비교도 할 수 없게 비참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늘 그자리에 꿋꿋한 남편이 있었고
제가 흔들렸다 넘어졌다 하는 것을
남편은 묵묵히 봐주었지요.
차남아니면 결혼 안했을 거라는
딸만 둘인 친정집 챙겨야 한다는 동서의 말에 화가 날 때도 있었고
하필이면 그때 시댁 사정이 나빠져서 그 모든 것이 결국 내 어깨 위로 떨어진다는 생각에
남편만 닥달한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때 도..기본적인 제 생각은
내가 맏이 아니더라도 부모가 어려우면 나는 이 정도는 했을 것이다 였어요..
그래서 그만큼은 혹은, 그만큼만 했습니다.
동서에게도 네가 나를 믿지 말고
네가 자식으로서 해야한다고
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범위만 해라
나를 믿고 도망가지도 말고
맏이가 부실하다고 해서
나보다 더 맘을 쓰려고 애쓰지도 말라고 했습니다..(이 부분은 시어머님 들으시면 서운하겠죠)
맘은 가지 않는데 과한 몸바침 너무 많은 희생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게 누구든 행복하지 않을 거란 생각에서 였고
그런 면에서 남편도 맘 가는대로 하라 라고 동의했고
그래서 어쩌면 저는 누구보다 이기적인 며느리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동서에게도 그렇게 말하는 게
동서는 맏이도 아닌데..안해도 될 일을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요.
맏이가 풍족했다면 차남을 제일조건으로 선택한 자기가 어쩌면 안해도 될 일일 수도 있었겠지요.
그러나 다 같은 자식이기에
저 역시 친정에도 그렇게 남동생만 믿지 않고 해왔고
내 능력 안에선 최선을 다했습니다.
어머니가 제게 몇 점을 주실지 모르지만
언젠가
너는 한결같다. 그래서 좋다 라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유난하지도 못하고 오히려 맏이로서는 약간 모자란 듯 할텐데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감사하지요.
그러나 제게 그렇게 말씀하시기까지 어머님 스스로도 수월했던 건 아니었을 겝니다.
남편은 그저 평범한 사람입니다.
그 속에서야 장남으로서의 의무감과 부담이 어찌 없겠습니까마는
제게도 자기 동생에게도 불편함을 드러낸 적 없습니다.
늘 시동생에게 고맙다고 하고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 라고 하고
시집을 위해 우리 가족의 행복을 포기하거나 담보로 잡히게 하지 않았습니다.
어머님께는 여유가 되시면
시동생 대학원 안보낸 걸 서운해 하는 동서네에게
보태주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그저 우리 힘으로 먹고 살면 되니까요..
요즘 자게에 나오는 것처럼 **리스 같은 문제도..
남편과 저는 요란하진 않지만 꾸준히 탐합니다.
그 부분도 문제가 없던 건 아니었지만(주로 저때문에)
늘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사람이지요.
그 부분까지 일치해야 행복하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는 사람이기에
항상 저를 기다려주고 안아주었어요.
별 표현이 없는 사람이지만 가끔 문자로 닭살 멘트로 날리고
적당히 맞장구도 이젠 잘 쳐주는데
사실.. 그렇게 되기 까진 많은 시련이 있었지요..
그러나 이제는 느껴집니다.
젊을 때 치기와 불신 그리고 이기심에서 분노에 가까울 정도로 괴로왔을 때에도
남편과 저는 늘 서로를 진심으로 대하려 했는데
마음의 감옥에 스스로를 가둔 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요.
변두리에 집 한칸.
어느 분 글처럼 부부 각자 차가 있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이제야 차를 산지 몇년 안되었네요
아줌마 쓸 여력은 결코 안되고
명품이라는 것은 찾아볼 수도 없지만
사교육하나 제대로 못 시켜도
열심히 해주고 1등 자리 유지해주는 아이들도 있고
빠듯한 살림에 돈 좀 벌까해도
네가 집에 잘 있어주는게 돈 벌어다 주는 거다 라며 신경쓰지 말라하는 남편
치열하리만치 싸울 때도 팽 하니 돌아서는 제뒤꼭지에다 대고 꼭
난 그래도 당신이 좋아! 하는 그가 있어서..
그래서 저는 행복하다는 것을..
요즘 자게글을 보다보니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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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게가 주는 행복은...결국
^^ 조회수 : 740
작성일 : 2009-03-19 13:27:57
IP : 119.64.xxx.31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바람소리
'09.3.19 2:00 PM (58.76.xxx.30)댓글 안달 수 가 없는 품격있는 글입니다.
"누구보다 이기적인 며느리"가 아니라 "누구보다 지혜로운 며느님"이시네요.
님남편분,제 남편과 비슷한 성향이시군요.
잔잔한 행복, 느껴져서 존경스럽습니다.
제 남편도 가치있는 희생을 하라고 그럽니다.
저도 맏며느리, 절대 제게 부담 주는 말 안합니다.
남편을 생각하면 늘 든든하답니다.
글에서 은은한 향기가 느껴지는 분입니다.^^2. phua
'09.3.19 2:06 PM (218.237.xxx.119)82" 번개가 있게 되면 꼭~~ 나오세요,
같이 차 마셨음 하는 마음이 듭니다,3. 이런 것이
'09.3.19 3:57 PM (114.129.xxx.179)진정한 행복이 아닐까요..
사는 거 뭐 별거 있나요..저도 많은 나이 아니고 30대 중반이지만...1년 2년 지날 수록 남들 누리는 소소한 행복이 너무 좋습니다..
예전에는 내가 너무 잘난 줄 알았고..욕심도 참 많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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