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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에게... 이런 이야기 해도 될까요..

이모 조회수 : 940
작성일 : 2009-02-10 19:37:54
음...
제가 주제 넘는건 아닌지...

지금 26살 난 사촌 동생이 하나 있어요..
여자 아이인데 심성도 참 착하고 좋은 아이 입니다...
이모 딸이구요...

요즘 동생이...
참 많이 힘들어 해요...
이모부가 거의 알콜 중독 수준인데 동생이 이것 때문에 평생 상처를 참 많이 받았습니다..
저도 지금껏 몰랐다가 최근에 아이가 힘들어 하면서 저에게 이야길 해서 알았습니다.(그렇게 왕래가 없었다가 제가 결혼하고 아이 낳고 살면서 이런 저런 사는 이야길 털어 놓게 되었어요.. 그전에 저도 이모부가 좀.. 힘들게 하는걸 알고 있었습니다.. 이모도 살면서 좀 많이 힘들었구요.. 여러모로요..)

거기에 이모의 경우엔 동생을 좀 가둘려고 하면서....
나이 26된 동생의 모든 사생활 까지 아직도 터치를 한다고 해요....
그래서 동생은 요즘 너무 힘들어 하면서 우울증도 온 상태이구요...

동생이요..
평생을 엄마 아빠가 살아온 결혼 생활을 보면서 자신의 인생에서 결혼이라는 단어를 완전히 지웠다고 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있지만 엄마 아빠가 살아온 인생을 보면서 결혼이라는 단어는 자신에게 전혀 어울리지도 필요하지도 않는 단어라구요..

그만큼 가족에 대한 상처도 깊고 힘들어 해요..
그리곤 동생이 저번주 펑펑 울면서 저에게 왔어요..

자신은 정말 너무 너무 힘들어서 죽고 싶은 마음 뿐이라고..
그래서 이젠 그 집에서 나오고 싶다고 하면서 요즘 방구하러 다닌다고 하네요...
더이상 자신은 버틸 힘도 없고 아무런 힘도 없고 그냥 우선은 그 집에서 나오고 싶다구요...

그리곤 정말 엄마(이모)가 자신을 하나 하나 옭아 맬려고 하는 이런것도 너무 힘들다고...(이모가.. 동생이 조금만 늦어도 전화통에 불이 날 정도로 전화를 한다고 합니다... 그러다 동생이 전화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바로 남친에게 전화가 간다고 하구요.. 어디 친구들 끼리 여행 간다고 치면 한시간 간격으로 전화를 한다고 해요...그래서 동생의 경우.. 친구들 사이에서 유명하다고 해요... 이모 때문에요...)

이런 저런 이야길 하다가...
그냥 제가 그랬습니다..
내가 이모하고 이야길 한번 해 볼까.. 하니...
동생이.. 그래 줄수 있냐고 하네요....
그냥 엄마(이모)한테 전화 한통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 만이라도 해 줄수 없냐구요...

저도.. 이제 나이 서른 초반이지만...
동생의 경우.. 심성도 참 곱고 착해요..
그래서 어긋나라고 빌어도 어긋나고 못된짓 할 아이도 아니고 그래요...
그냥 저도 그 시절을 지냈고 친정엄마랑 저도 트러블 굉장히 많았던 딸이긴 했습니다..
그래도 저는 한가지 친정엄마의 경우엔 저에게 어느 정도의 자유는 주셨어요....
즉...
어느 정도 자식이긴 하지만 놓아 줄때와 잡아 줄때를 적당하게 아셨던것 같아요..(이건 친정엄마에게 참 고마운 일입니다... 저도 자식 키우면서 이것이 정말 어려울때인걸.. 알겠더라구요..)

그냥 이모랑...
이런 저런.. 이야길 해도 괜찮을까요...

저도 가족에게 받은 상처가.. 얼마나 힘든지는 어렴풋이 알긴 합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솔직히 이모와 이런 이야기 나눈적은 없지만...
그래도 이모에게 이런 저런 이야길 해 보아도 될까요...

그냥 각자의 가정사는 그 구성원에게 맞겨 두는게 맞는지...
아님 그냥 저라도 이런 저런 이야길 한번 해 보는게 좋은지요...

한창 꽃같이 이쁠 나이의 동생이...
그리 힘들어 하는거 보니...
제가 참 속상합니다..
IP : 122.32.xxx.8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하세요..
    '09.2.10 7:55 PM (115.178.xxx.253)

    이모가 당장은 못받아들이셔도 생각하시는 계기는 될 수 있고,
    딸이 그렇게 힘들어 하는걸 아셔야 합니다.
    사랑해서 보호해주고 싶어서 그러는거라고 스스로는 생각하실 수 있어요..

    동생분을 위해서 얘기해보세요..
    내가 옛날 생각해보니 그렇더라.. xx는 옆에서 보니까 힘들거 같다고..

  • 2. 하세요
    '09.2.10 7:58 PM (58.140.xxx.177)

    동생분도 그러길 원하시잖아요
    엄마가 아닌 이모이기때문에 더 객관적으로 말씀드리고 받아드리실거예요

  • 3. 이모는
    '09.2.10 9:42 PM (219.250.xxx.41)

    지금 정상적이지 않으시네요. 알콜중독자를 가족으로 둔 사람들은
    일정정도 정신이 병들어 있답니다. 알콜중독 가족증후군으로 통칭되죠.
    자식에 대한 집착, 의존, 이런 것도 전형적인 증세 중의 하나입니다.
    자식 역시 증후군을 앓고 있는데다 엄마까지 가세하니 정말 힘들겁니다.
    치료가 필요합니다. 이모에게 말씀하세요. 당장은 화내고 인정하지 않을 겁니다.
    오히려 길게 하소연하며 자신의 처지를 몰라준다고 우울해 할겁니다.
    그래도 실망하지 마시고 꾸준하게 얘기하세요. 지역 무료 상담소도 있으니
    소개해 주시고요. 동생에게도 상담 권하세요.
    지금 모두 마음의 병을 앓고 있어요. 서로 원망하며 더 악화시키지 않도록
    얘기 잘 해주세요.

  • 4. ...
    '09.2.10 10:53 PM (121.135.xxx.134)

    이모 마음이, 자신을 힘들게 하는 남편을 떠나 딸에게 집착하고 있군요..

    원글님께서 말씀을 하셔도 이모의 정신에 그 말이 잘 들어가지 않을거고,
    이모님 본인이 깨닫더라도 쉽게 바뀌지 않을겁니다. 이미 나이도 드셨고요,
    딸에게 연락하고 싶고 집착하고 싶은 욕망이 본인의 결핍과 허무감에서 온 것이기 때문에,
    자식을 컨트롤하고 싶은 그 욕구를 혼자서 자제하긴 힘듭니다.

    딸을 사랑하고 딸의 행복을 기도하는 엄마라 할지라도, 엄마도 사람이기에 그렇습니다.
    딸을 괴롭힘으로서 자기가 살아남는 것이지요. 딸을 괴롭힌다고 생각을 못하지요.

    원글님께서 이야기를 하셔도 될 거 같습니다.. 하지만 큰 기대는 마세요..
    만에 하나 혹시 이모님께서 상담치료를 받으시더라도,,
    나이가 많이 드신 분들은 치료효과가 그다지 좋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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