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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네 사람들은 쓰레빠에 츄리닝 입어도 때깔이 다르다..

... 조회수 : 9,230
작성일 : 2009-02-03 02:25:28
오늘 베스트 글에 오른..백화점에 추레하게 옷 입고 간 손님 박대하는 글 밑 댓글에
이 동네 손님들은 슬리퍼에 그냥 티셔츠 하나만 입어도 태가 난다는
강남 백화점 직원들 말 엿들으셨다는 댓글이 있어서요..

문득..몇해 전 황순원 문학상 후보에 올랐던 정미경의 "내 아들의 연인"이라는 소설이 생각나요.
(대충 내용은..영문학을 전공했고 잘 나가는 사업가 남편을 만나 결혼하여 유복하게 살고 있는 한 강남 사모님이
자신의 아들 "현이"와 컨테이너에 사는 가난한 집 딸 "도란이"의 연애와, 그 연애의 종말을 지켜보며
담담히 서술해나가는 줄거리의 소설로...근대 자본주의 시대에 경제의 근간이 되는 돈이 무엇인가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그 소설의 화자인 강남 사모님이 도란이에게 예쁜 옷을 사주고 싶어서 자기 동네 백화점에 데려가요.
(아마도 갤러리아나 압구정 현대이지 싶은)거기서 그런 내용이 나와요.

이 동네 백화점 가보면..이 지역 사람인지 타 지역 사람인지 한 눈에 봐도 알 수 있다고.
도란이는..뭘 입혀놔도 우울하고 잿빛스럽고...예쁘지가 않다고.(아마도 가난을 돈으로 지울 수 없다는 뜻이겠죠)
강남 사람들은 슬리퍼에 츄리닝만 입고 와도 한마디로...때깔이 다르다고. 한 번 옮겨봅니다.

솔직히..마음 한 구석이 서늘해지면서도..속으로 참 많이 공감했었거든요.
서늘하긴 하지만..그래도 생각해볼만 해서..한 번 옮겨봅니다.


[백화점에 옷을 사러 갈 땐 동창회 갈 때만큼이나 공들여 화장을 하고 제대로 차려입고 나가야 한다는 말도 있지만 이 백화점은 분위기가 유난하다. 영캐주얼 매장에 들어가 도란이를 세워놓고서야 나는 그걸 새삼 깨닫는다. 똑같이 맨얼굴로 서 있어도 이 동네 사람들과 다른 곳에서 온 사람의 피부는 때깔에서 차이가 난다.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나와도 이 동네 사람들과 아닌 사람들을 가려낼 수 있다. 그게 걸치고 있는 입성의 차이에서 나오는 느낌만은 아니라는 걸 나는 알고 있다. 뼛속 깊은 데서 나오는 다름, 이라고 할 수 있을까.

도란이 나이는 남대문 좌판에서 산 옷을 걸쳐도 깜찍하고 눈부실 나이지만, 여기, 이 곳에서는 아니었다. 졸지에 옷 하나 유행따라 차려입지 못하는, 보살핌 없이 자란 처녀티를 내며 무르춤해서 서 있는 도란이 대신 내가 몇 가지 옷을 골라봤다.

이상했다. 커다란 인형처럼 현실성 없는 옷을 입혀놓은 마네킹 옆에서 도란이는 어쩐지 눈에 안기는 구석이 없는 아이, 무얼 입혀도 때깔이 나지 않을 아이처럼 미워보였다. 싫다고도 기뻐하지도 않는 도란이 어느순간 무언가를 견디는 것 같은 표정을 지었을 때, 매장에서 옷 파는 주제에, 도란이를 업신여기는 듯한 턱의 표정을 판매원에게서 읽었을 때, 나는 오기 같은 열심이 나서 행거를 뒤적이며 옷을 골라 이것저것 입혀보았다. 몇개를 갈아입혀보았는데도 어째 착 붙는 느낌이 오지를 않았다. 노란색 계열이지만 지나치게 유아스럽진 않은 재킷을 골라 입어보라고 하자 도란이는 거의 탈진한 듯한 표정으로 옷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고른 데님바지와 겨자색 면 재킷을 입혀놓으니 밉진 않았다.

주차장으로 내려와 차를 타고 근처 지하철역에 내려줄 때까지 도란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앉아 있다가 내리면서 조그맣게 고맙습니다. 하고는 차문을 닫는다. 백미러에서 사라질 때까지 그 자리에 서 있는 게 보인다. 한숨이 나왔다...

(중략)...모든 게 내 잘못이야 하고 말로 하는 건 어렵지 않다. .....현이, 넌 걔의 가난이 싫은 거야. 간단한 얘기 복잡하게 하지 마라.....

(중략)...지난 번 만났을 때, 나는 어쩌면 마지막이 될 것을 짐작하고 있었고 도란이 역시 그러했을 것이다. 다시 도란을 만나는 일은 아마 없을 것이다. 상실감과 죄책감은 봄과 함께 사라지겠지. 이제 저지르는 죄마저 이렇게 하찮고 졸렬하다. 그런 나이가 되었다. 그 아이가 좋았던 나는, 사실은 그래서, 친해지지 않으려고 무척 애를 쓴 것 같다.

도란이는 내게, 어쩌면 한 권태로운 여행지에서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있다 우연히 찍게 된 유에프오 같은 존재로 남을 것이다. 나는 그걸 보았고, 내 메모리에는 그 모습이 남아있지만, 현실의 네트워크 속에서 그저 그대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누구에게도 얘기할 수 없는, 누구의 공감도 끌어낼 수 없음을 알고 있기에, 침묵해야 하는, 빛을 발하는 존재. 그러나 그걸 만나기 전과 이후의 나는 달라져버린, 미확인 비행물체. 도란이와의 다정했던 시간도, 백미러의 파열음도, 언젠가는 오래전 채집된 식물처럼 바스라질 것이다.초핀(젊은 시절 화자를 따라다녔던 가난한 남학생)과 내가 그날 느꼈던 몸의 열기가 이제 식물성으로만 기억되듯..]

IP : 125.248.xxx.202
3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역시 소설..
    '09.2.3 2:39 AM (121.128.xxx.170)

    요즘 소설책을 거의 안읽었어요.
    근데 올려주신 글을 보니까, 한마디 한마디가 다 예술이네요.
    건조한 경제관련 서적이나 처세술 보다가 소설 한구절 읽으니까 가슴이 촉촉해지는 거 같아요. ^^

  • 2. 음..
    '09.2.3 2:55 AM (121.133.xxx.113)

    아, 저도 재작년에 이 소설 읽었었어요.
    아주 현실적인 지명으로 다 나오죠..
    압구정동 벤츠 고급 스파..등 강남의 문화와 그 주거민들의 심리에 대해
    아주 리얼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정미경씨..개인적으로 좋아합니다.
    이제 소설도...당당하게 드러내놓고 돈이 무엇인가를 다룰 수 있는 포스트 모던의 닳고 닳은 시대가 된 것이죠.

    정미경씨가 소설 속 화자의 분신이 아니냐는(정미경씨도 실제로 이대 영문과 출신이시죠)
    이야기가 있었는데 본인을 졸지에 사모님으로 만든다며 그건 아니라고 직접 밝히셨었고...
    탄탄한 문장력에, 섬세한 심리 묘사..현실에 정면으로 마주하는 리얼리티..
    읽다보면 소름이 돋게하는 작가라고 생각..

  • 3. 사실
    '09.2.3 2:56 AM (211.192.xxx.23)

    이분 소설 약간 시니컬하게 받아들이는 편인데 ,,,
    옆에서 지켜보면 때깔은 젊은 애들이 다르고 기혼녀는 두께가 다르며 중년은 머리숱이 다르고 노년은 거느린 인원이 다릅디다,
    오전에 백화점 식당가가면 같이 밥먹고 용돈 받아가는 며느리들이 어찌 그리 많은지요 ㅎㅎㅎ

  • 4. ^^
    '09.2.3 4:20 AM (211.209.xxx.154)

    다른 이야기지만.. 있는 집 동네 여자들은 무식하게 목청높여 싸우는 일도 없다고 하더군요 그 동네에 살던 여자 말이....정미경씨 책 구입해서 읽어봐야겠네요

  • 5. 아이고...
    '09.2.3 5:18 AM (211.175.xxx.30)

    그건 아닙니다. 있는 집 동네 여자들이라고 다 있는 것도 아니고,
    있는 집 여자라고 싸울 때도 고상한 거는 아니더라구요.
    오히려... 그 반대인 경우도 있습니다.
    있는 집에서 태어나서 온실 속 화초로 자랐다 해도, 싸울 때는 그렇지 않고,
    자신이 자수성가한 사람인 경우에는, 사모님 아니라 여왕님의 자리에
    있다 하더라도, 장난이 아닙니다.

    자신감 있고, 입성 잘 꾸미고, 머리 잘 꾸며놓으면, 그리고
    거기에 덧붙여서 문화적 수준만 높여놓으면..
    사람 똑같다고 봅니다.

  • 6. 지방사람
    '09.2.3 7:26 AM (121.151.xxx.149)

    저는 지방에사는데 작년 몇달동안 강남에 있을일이 있었지요
    그런데 제가 놀란것이 강남마트나 아파트앞에 부딪히는 아줌마들이나 학생들은 제가 지방에 살때만큼 평범한사람들이였습니다
    저는 그들이 평상시에도 명품입고 다닐줄알았는데 아니더군요
    울동네 아줌마보다 더하게 무릎나온 츄리닝입고 다니는 아줌마들도 많더군요
    저는 강남아줌마들은 주렁주렁보석을하고다닐줄알았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그런모습보면서 아 사는것은 비슷하구나를 느꼈네요

  • 7.
    '09.2.3 7:32 AM (125.186.xxx.143)

    맞아요. 소비수준만 조금씩 높을뿐, 돈있다고 펑펑 써재끼는 사람들 드물구요.
    하지만, 사람이 오랫동안 생활함으로 몸에 배인 그런것들 절대 무시못해요. 돈만으론 할수없는 것들이 있죠..문화적 수준도, 금방 쌓을수 있는게 절대 아니구요.

  • 8. <
    '09.2.3 7:56 AM (61.74.xxx.60)

    강남도 그냥 사람사는 곳일뿐인데...
    지방사람님이 말씀하셨듯, 슈퍼나 집근처 상가에 가보면 그냥 부스스한 머리에 평상복입고들
    많이들 다닙니다.
    위기의 주부들의 브리스타일의 여성들만 강남에 득시글한것은 아니에요.
    물론 고급스럽게 입고 좋은차 모는분들이 딴지역보다 많긴하죠.

    저도 최고급의상과 백들이 난무하는 삼풍백화점이 집앞에 있을때도 그냥 츄리닝까지는 아니여도 집에서 입는옷에 간단히 지갑하나 들고 나니곤 했어요. 지금은 강남신세계에 화장도 안한 추레한 얼굴로 장보러 아침에 먹을 빵사러 들락날락하네요.

    근데 꿀리거나 남의 의상을 살피거나 직원들의 말투나 응대하는 태도 그런 것에 신경쓰여 하지 않았어요. 집근처에 잠시 뭘사러나왔을 뿐이다 라는 그런 무심함이나 내 간편한 옷차림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점이 직원들에게 그 동네사람임을 눈치채게 해주는것 같기도 해요.

  • 9. 보이는 게
    '09.2.3 7:58 AM (121.130.xxx.107)

    전부는 아닌데,이상하게 점점 외모 지상주의가 되가네여.
    겉에 두른 옷이나 타고온 차로 그사람을 평가하는 시대이니 말예요.
    서글프지만,현실이 그런걸 어쩌겠어요.
    백화점 뿐 아니고,병원에 갈때도 차려입고 가야 대우 받는다는 거....
    환자도 돈 있는 환자가 대우 받는 시대입니다.ㅠㅠ

  • 10. .
    '09.2.3 9:19 AM (210.217.xxx.18)

    여전히 때깔이 다르더군요.
    진한 아이라인에 분칠 하고, 잘 차려 입고 원정 간 사람들 순식간에 촌부 만들어 버리는 그 자체 발광...

  • 11. ^^
    '09.2.3 10:12 AM (211.215.xxx.140)

    ㅎㅎ 자체발광!

  • 12. ㅋㅋㅋ
    '09.2.3 10:28 AM (118.223.xxx.14)

    제가 본 미국사람들은
    있을 것 다 있고 가진것 다 있어도
    파티나 격식있는 자리 빼고는...
    주위의식 별로 안하고
    아주 편안하게 입고 산다는 걸
    많이 보았어요
    전 그렇게까지 절대 안되던데요
    특히 병원이나 학교 갈때는
    혼자 유난을 떱니다
    매사에 티도 안나게 불편함을 끼고 살아요

  • 13. ㅋㅋ
    '09.2.3 11:22 AM (222.235.xxx.44)

    츄리닝 가격이 엄청 다르잖아요^^

  • 14. 윗분
    '09.2.3 12:47 PM (125.178.xxx.15)

    그래서 였군요.....
    발광을 못봤는데, 싶었는데
    님이 의문을 깨쳐주셨습니다, 그려 ㅋㅋ

  • 15. ~
    '09.2.3 12:55 PM (128.134.xxx.85)

    윗님 말씀 빙고!
    자체발광의 원인은 태생일 달라서가 아니라
    잘 차려입고 작정하고 나선 사람의 옷값보다
    비싼 츄리닝이기 때문입니다~

  • 16. ㅎㅎㅎㅎ
    '09.2.3 12:58 PM (220.67.xxx.103)

    ^^님이 제가 하고 싶은 말을 하셨네요..

    츄리닝이 죄다 쥬시가 써있고 장바구니가 고야드고(짝퉁말고^^;;;) 그런 차림이요.

    캘리포니아 스타일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자연스러움을 강조하지만 그 자연스러움을 만들기 위한 돈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가는 그런 자연스러움은 어찌보면 인위적인 아름다움보다 더 인위적인 거죠..

    피부는 피부과에서 물광피부 만들고 헤어도 트리트먼트 하고 손톱은 내츄럴한 프렌치네일(그게 일반네일보다 돈 더 비쌈-.-)로 자연스럽게 하고..
    요가로 몸매 다듬고 헬스 개인트레이너랑 운동해서 힙업시키고..

    그야말로 백조가 물밑에서 열심히 발을 놀리듯 그렇게 만든 스타일이죠.. 그냥 츄리닝에 쓰레빠 찍찍 끌고 온게 아니란 말이죠.. 자기도 그런 스타일 만들려고 의도했구요.. 우리가 농담삼아 말하잖아요. 무심한듯 시크하게..ㅋㅋ

  • 17. 포스?
    '09.2.3 1:00 PM (125.178.xxx.15)

    오천원 짜리 반바지에 로고도 없는 오래된 티셔츠에
    15년은 된 테두리가 희끗해진 검정가방에 자연주의 구두에 맨얼굴에 퍼머한지는 일년도 더된...
    귀금속 전혀 안했는데...
    명품매장에 구경하고 나오는데 입구까지 나와서 인사받으면
    나도 한포스 한다는 말인가?
    아님
    별 흥미가 없다일뿐 구매력은 무지 큰 객을 알아본 그지배인이 보통사람이 아닌걸까?

  • 18. ^^~
    '09.2.3 1:05 PM (128.134.xxx.85)

    윗님, 그 지배인이 제대로 된 직업정신을 가진거죠!

  • 19. jk
    '09.2.3 1:07 PM (115.138.xxx.245)

    죄송합니다만 그 동네 안살아도 쓰레빠에 츄리닝 암거나 입고 나가도 때깔이 다른 사람들은 많습니다...

  • 20. 웃겨요~
    '09.2.3 2:51 PM (119.71.xxx.69)

    동네 따라 다른것도 있겠지만
    사실 돈 많아,시간많아 그러면 2~3년내에
    겉모습 부티 팍팍 낼수 있다고 봐요.
    제가 봤을 때 따라가기 힘든 부티는 언행인것 같아요.
    말씨를 보면 사람을 알아볼수 있잖아요.
    부자이건 가난하건...

  • 21. 자신감!!
    '09.2.3 2:52 PM (58.140.xxx.27)

    이거지요....
    학교다닐때 오전시간 끝나고 심심해서 롯데본점 개장초부터 혼자 들어가서 온갖 매장은 아랫층부터 훓고 올라가다가 마음에 드는 복장 있으면 지르고(그당시는 그래봤자 한벌에 20만원이면 뒤집어 쓸 때 입니다.)꼭대기층 식당가서 혼자 먹고 나오고,,,,

    집근처 영등포 롯데를 집앞 옷가게처럼 ...후즐그레 옷차림으로 가서 한바퀴 돌면서 지르고 다니고,,,

    이상하게도 학생때도 청바지에 구두(학교앞서 2만원짜리)신고 티셔츠만 입고 다녀도 백화점 언니들이 호객행위를 하더군요....정말 놀랐어요. 백화점서도 사람 불러제끼는지.....

    삼풍 무너졌을때,,,엄마가 미국서 잔소리...야, 후진 이름없는 백화점? 은 절대로 다니지 말거라!!

  • 22. 츄리닝에 쓰레빠!
    '09.2.3 2:58 PM (121.134.xxx.108)

    그런 사람 종종 보긴합죠..
    자체발광은 아니고 말 안해도 돈 많은집 자식임을 알겠는..
    근데 재수없죠..

  • 23. 원글님
    '09.2.3 3:00 PM (115.88.xxx.217)

    글 읽고나니 그소설책이 읽어지고 싶어지네요.. ㅋㅋ
    전 울집앞에 현대백화점 있어도 아이쇼핑만 하고 정작 물건은 백화점 뒤에 있는 조그만 가게에서 사더라구여..

  • 24. 저도..
    '09.2.3 3:01 PM (125.187.xxx.113)

    서울 저 강북 끝동네에서 30년 살다가 결혼하면서 강남에 와 압구정 현대백화점 같은 곳을 다니기 시작했는데...처음엔 참 신기했죠. 그닥 비싼 옷을 걸친것 같지도 않고 화장이나 머리를 공들여 하지 않았는데도 다니는 여성들 포스가 왠지 다르더라구요. 얼굴빛이 다르고, 자신감이 다르고...물론 강북에도 그런 사람 많지만 압구정 현대나 갤러리아 가면 평균적으로 다 그렇다는거에요,

    근데 저도 신랑 하는 일이 아주 잘되기 시작하면서 알았죠...저도 세수도 안하고 백화점 갈때도 있습니다만 <난 언제든 저걸 살 능력이 된다....다만 저 물건이 맘에 안들뿐~> 이런 자신감이 나도 모르게 생기는걸 느끼면서 주변사람들 의식을 안하게 됐다는걸...

    강남이 최고고, 이동네 사람만 부티(?)난다는게 아니라, 윗분들 말씀처럼 적당한 재력과 살아온 환경이 편안할때 주는 자신감, 광채는 분명 있기는 있는 듯....해요

  • 25. ...
    '09.2.3 3:07 PM (122.40.xxx.102)

    가끔 동생이랑 우린 얼굴이 왜이리 칙칙할까?
    생각해보니 시골에 산 우리 거친바람과 뜨거운 햇빛에 그대로 노출되어온 우리의 얼굴
    어릴때도 시골아이와 도시아이의 차이점은 옷이 좋다말고도 얼굴색이 다르다는 겁니다.
    맛사지와 피부과 시술을 하고 맨얼굴이 정말 이쁘지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연예인또한
    퍼머넌트로 눈썹과 입술과 아이라인을 만들고 말씀하신대로 요가와 헬스로 본인의 몸을 가꾸고
    똑같은 무릎나오는 츄리닝은 아니라는거요.

  • 26.
    '09.2.3 3:14 PM (220.117.xxx.104)

    내 아들의 연인..이라.. 제목은 통속적인데 재미있을 것 같군요. 주문해서 읽어봐야겠어요. 감사합니다.

    강남에서 쭉 사는 사람들이 옷 입는 태가 좀 다르긴 합니다. 슬리퍼에 티셔츠 하나라지만 뒤집어보면 브랜드가 다 있는 거겠죠?

    근데 사실 백화점에서 직원들에게 죽어라고 가르치는 게, 진짜 돈많은 사람들은 수수하게 하고 온다, 절대로 홀대하지 마라, 그거라고 하더군요. 특히 신세계 강북 본점 같은 경우는 강북의 내로라 하는 사모님들이 많이 오시는데 직원들이 그 분들을 못 알아보고 퍽퍽하게 대접해서 늘 문제라는.

  • 27. ..
    '09.2.3 3:18 PM (218.38.xxx.120)

    매일 차만 몰고 다니다가(사실 자주 나가지도 않아요)
    간만에 버스를 탔는데
    뒷자리에서 들려오는 말소리에 자꾸 귀기울여지더군요.
    70대쯤된 노인분들인데
    어찌나 서로를 존중하는 말투에
    오가는 말마다 애정이 담겨있고
    교양있으신지
    한 20정거장 가는동안
    뒷 노부부 이야기 엿듣는 재미로
    지루한줄 몰랐어요.
    교양넘치는 말투와
    목소리도 두분다 점잖으시고
    대화 내용도 세련되시면서 다채로운 화제에
    적절히 유머도 섞여있는 따뜻한 내용이였어요.

    얼굴을 꼭 뵙고싶어
    내리는 길에 슬쩍 뒤돌아봤다가
    기절하는줄 알았답니다.

    두분다 아주 탐욕스럽게 생기고
    대머리에 싼티 줄줄나는 모피에 거친 흰머리..
    정말 사람 절대 외모로 평가하면 안된다는걸 뼈저리게 느꼈네요.
    그런 멋진 말솜씨는 참 배우고 싶고
    그런 언행은 쉽게 얻을수 없지요.

  • 28. 빙고!
    '09.2.3 3:37 PM (210.94.xxx.89)

    무심한듯 시크하게..ㅋㅋ

  • 29.
    '09.2.3 3:45 PM (125.186.xxx.143)

    진짜 공감해요 ㅋㅋㅋ 언행이나, 사람 행동거지가 가장 결정적인거죠..
    진짜 여유로움과 분위기...이건 살아오면서, 자연스레 만들어지는거지, 만들수있는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겉을 아무리 다듬어도, 말하고 행동하는거 보면, 하고다닌거 만큼 진짜 여유있는건지, 있어보이고 싶어 무리하는 사람들인지..알수있죠.
    자기 손톱만큼이라도 손해볼까봐 별짓을 다하고, 날카롭게 말하는 사람들보면.다~후자더군요.

  • 30. 어제본
    '09.2.3 3:48 PM (121.161.xxx.164)

    어제 본 습지생태보고서가 생각나네요.^^

  • 31. *^^*
    '09.2.3 7:21 PM (121.146.xxx.215)

    이번 설날 친정에 가서 조카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수많은 조카중에 한 조카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어요.

    모두들 못난 얼굴이 아닌데 한 조카가 너무 이뻐보이니

    우리 신랑이 걔 너무 이쁘다고

    그옆의 울 딸 너무 비교된다고 한숨을 쉬더라구요.ㅠ.ㅠ

    완전 자체발광이며 쉽게 다가갈 수 없는 포스가 느껴지고
    조카가 아닌줄 알았습니다.
    머리스타일 바뀌고 안경 벗은것 뿐인데 사람이 그리 달라보일수 있나요?
    중3으로 올라가는 아이입니다.
    수술 안했어요.

  • 32. 글쎄요
    '09.2.3 7:40 PM (218.152.xxx.207)

    그 때깔이란 게 돈에서 나오는 것이고 남을 깔아뭉개서 나오는 것이라면 아마도 그 같은 정신세계를 가진 이들에게나 좋아보이는 거겠죠. 저는 맑은 마음으로 장인의 세계를 살아온 정직한 생활인들에게서 나오는 포스가 아름다워 보이지 번지르르하게 꾸민 이들, 아니면 안 꾸민이들이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이사야서에서 말하듯이 구역질이 날 뿐이지요. 그래서 끼리끼리 모인다고 하지 않습니까?

  • 33. 마트에서
    '09.2.3 7:52 PM (125.133.xxx.244)

    의류브랜드하는데요, 메이커 츄리닝아니라도 그냥 집에서 입던차림 그대로 나오셔도 자연스레 격이 느껴지는 분이 계셔요. 옷 머리 신발 그냥 50대 후반 아짐인데 푸근한 인상하며 말투하며 그런 분은 판매하는 직원들 무시하는 법도 절대 없죠. 절로 인품과 여유가 느껴지는... 나도 저 나이되면 저랬으면 좋겠다싶은 . 꼭 돈만 많다고 나오는 포스같진 않던데요. 두루 두루남들보다 여유있어 보이는. 쇼핑 별로 좋아안한다고 일년에 두세번 오셔서 한꺼번에 목돈쓰시고 가시는데요 , 팔아서 기분좋고 좋은 기 받는거 같아 흐뭇해지죠. 손님한테 치이고 감정 상할때 많지만 그런 분들 생각하며 털어버려요. 판매하는 입장에 서면 별별 손님 많아 얘기하기도 구차한데 그분들은 큰돈 쓰시면서도 절대 생색없이 판매하는 저를 존대해줍니다. 많이 안 사셔도 좋은 기를 전해주는 분들 계시는데 절로 성심껏 서비스하게 됩니다. 부러운 인상들이지요.

  • 34. 댓글이
    '09.2.3 9:15 PM (116.121.xxx.205)

    너무 많아서 다 읽어보진 않았지만요
    있는사람들은 그냥 허름하게 입은거 같아도 포스가 틀리답니다
    연앤들이 화장 안하고 그냥 모자 꾹 눌러쓴거 같아도
    그거 다 꾸민거에요
    없는 사람들은 아무리 차려입고 때빼고 광내도 브렌드가 보이거든요
    있는 사람들 쓰레빠에 츄리닝 입어도 뭔가가 틀려요
    제눈에도 그런게 보이거든요 그차이가 뭐라 꼬집어 말은 못하겠지만....

  • 35. 저도 옛날에
    '09.2.3 10:49 PM (121.131.xxx.94)

    그런 거 느꼈어요. 어릴 때 좋은 곳에 외식 가자~ 하면 그곳의 백화점 식당가에 가곤 했거든요. 저희집은 막 개발되던 당시의 서초동이었어요.

    암튼 그래서 외식하러 그곳에 가는 날이면 좋은 곳에 가는 거라고 온 가족이 한껏 꾸미고 가곤 했어요. 그런데 외식하고 나면 집에 가기 전에 꼭 지하 식품매장에 가서 아이스크림을 포장해오곤 했거든요.(아마 이딸리아나???)

    아이스크림 포장 기다리며 서 있다 보면 츄리닝 차림에 슬리퍼 찍찍 끌고 그 동네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는 거예요.

    그럼 저는 이 동네 사람들은 그냥 장보러 다니는 곳에 한껏 성장하고 모처럼 외식이라고 나온 제가 조금 창피해지곤 했었어요.... 어린 나이에도 그런 걸 좀 느꼈었네요.

  • 36. 돈이 힘이다
    '09.2.4 1:27 AM (125.178.xxx.16)

    집안이 잘살면 아무래도 얼굴이 해맑고 구김살 없습니다. 집안이 못살면 더불어 아픈 사람도 많고 이런저런 마음 쓰이는 일이 많고 얼굴에 그늘이 조금씩 생기는 거고 그 상태가 오래되면 좀 찌드는거죠. 저의 경우는 제 수중에 돈이 여유롭게 돌 때는 자신감이 쑥 나오다가 돈이 지갑에서 메마를 때는 심히 위축 되더군요.돈에서 해방이 되는 그 날이 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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