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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일이지만 ...

답답한 마음 조회수 : 1,241
작성일 : 2009-01-30 18:00:30
제가 사는 곳이 다닥다닥 붙은 다가구 주택으로 즐비한 곳이어서 어느 집에서든 크게 싸우면
대충 내용을 듣게 됩니다.

그 집 아들은 어떤 병이 있는데 거의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고 하네요.
아무것도 모르고 시집 온 새댁은 결혼3년을 얼마 앞두고 그 사실을 알았다네요.

그런데 새댁 시어머니와 시누이들은 새댁 남편의 병을 무척 부담스러워하고,
새댁 남편은 가족에게 서운한 마음이 쌓이고 쌓여서 부모에게 그 심정을 토로하면
어이없게도 아주 냉정하게 답한다고 하네요.

아들이 어머니에게 가족에게 받는 상처가 너무나 힘들다고, 죽을만큼 힘든 적이 있었다고 하니
그럼 죽으라고 하는데 설겆이 하면서 제 귀를 의심했어요.

저의 집 주방이 그 거실과 마주하고 있었거든요.

대충 들어보니 그 어머니는 박사과정 마치고 논문쓰는 다른 자식 (딸)에게 무척 공을 들인것 같았고,
이런 저런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자식에게 그런 말을 하고 싶을까
생각됩니다.

자주 싸우는 집도 아니고 겉으로보아서는 전혀 문제 없는 가정같은데 참 딱 하더군요.
그동안 그 집 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은근히 희생을 요구해서 아들이 어머니에게 따지고 들더군요.
그건 너무나 비양심적인 행동이라고요.

하지만 그 사실을 안 이상 어느 친정에서 가만 있겠습니까?
얼마지나지 않아 분가하더군요.

얼마전 명절이라고 그 새댁내외 왔는데 그래도 아들 노릇한다고 하룻밤 자고 가고
명절 당일 늦게 집을 떠나더군요.

그 집 어머니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면서 40줄에 들어선 박사지망생 딸 뒷바라지 하느라
한 숨 쉬고 사는 것 같더군요.

제가 음식물 쓰레기 버리러 나오는데 아들내외와 손주가 가는데 택시 잡아 주는 그 집 어머니
떠나는 차를 바라보며 눈물을 훔치고 서 있더라구요.

그 분이 저 볼까봐 얼른 그 자리를 피하고요.

비정상적인 사람이 아니고서 어떻고 지난일에 대한 반성이 없었을까요.

그 새댁이 어느날 자기 친정어머니랑 집 떠나고 나서 곧 세간살이 나가고는
친정부근에서 자리잡고 잘 산다고 하니 참 다행이라 생각됩니다.

저도 이제 고딩 아들 놈 있지만 며느리에게 그런 진실을 은폐한 그 댁이 참 싫더군요.

본인들끼리 서로 얘기가 잘 되어 잘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새댁이 착한거란 생각만 들더군요.

잘은 모르지만 그 집 아들 참 성실하고 좋은 사람이었다고 생각해요.

정직하게 사는 것, 그리고 남에게 피해 주지 않는 생활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IP : 120.142.xxx.112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다른건떠나
    '09.1.30 6:05 PM (210.94.xxx.1)

    어찌 결혼할 여자분에게 병력을 숨기셨는지 전 그 아들분이 이상합니다.

  • 2. 중매 잘해야
    '09.1.30 6:16 PM (222.237.xxx.57)

    저 아는 사람은 간질병이 있어서 약을 계속 먹는데 여자쪽에그거 숨기고 결혼했대요.

    중매해준 분은 자기가 아끼던 사람을(신부) 그 남자가 그런 병이 있는줄 모르고 중매해서
    주례까지 서 주셨는데 그 신부쪽 부모님이나 신부한테 못할 일 한것같아 많이 괴로워한다는 소릴 들었어요.
    여자쪽에서 나중에 알았지만 어쩔수없이 그냥 산다고 하더라구요..
    너무 여자가 안됐더라구요..그냥 체념하고 사나봐요..

  • 3. ..
    '09.1.30 6:46 PM (218.38.xxx.109)

    제가 아는 분은
    시동생이 불치병인데 선이 들어왔어요.
    설마 결혼은 생각도 못했는데 날을 잡은거예요.
    시동생이 인물이 아주 좋거든요.
    여자는 평범한 외모지만 초등학교 선생님이고 참했어요.
    남의 집 귀한 딸 인생 망치겠다싶어
    몇년안에 죽을게 뻔한데 어떻게 자기 자식 귀한줄만 알고
    결혼을 시키나 싶어 시어머니께 그아가씨 댁에 사실을 말해야잖냐고
    말씀드렸더니
    '넌 하나밖에 없는 시동생이 총각귀신이 되면 속이 시원하냐,
    저렇게 콩깍지가 씌였는데.. 재도(선본 여자) 다 지 팔자다'
    그러시더래요.
    더 충격적인것은
    '너 그집에 말하거나 그 애 귀에 이런 소리가 털끝이라도
    들어가서 결혼 깨지면 내가 너랑 니애들(당신 친손주들) 다 죽여버릴꺼다'
    하시는 통에 가만히 있었대요.
    그 할머니가 원래 보통 성격이 아니거든요.
    결국 결혼하고 2년정도 살 병이였는데 9년 살고 시동생이 죽었어요.
    너무너무 사이도 좋았구요.
    장례후에 제 아는 분이
    동서 손 잡고 사실은 결혼 전에 이러저러했다.
    같은 여자로써 너무 죄를 져 미안하다하며 용서를 구했더니
    동서가 오히려 그러더래요.
    자신은 지난 9년이 너무나 행복해서 앞으로 남은 40년
    그 행복했던 기억만으로도 충분히 살수있고 너무나 감사하다고..
    참.. 어려운 일투성이 인생이예요.
    아름답긴 하지만 이해는 안가고...

  • 4. ...
    '09.1.30 6:53 PM (125.184.xxx.192)

    점두개님 댓글보니 눈물이 나요.. ㅠㅠ

  • 5. 마치
    '09.1.30 7:10 PM (121.135.xxx.56)

    제 얘기 같네요..

    받아들이고 사는데..더 많은 것을 요구하던 시부모님..
    참고참다가..제대로 된 항의 한 번 못하고 거리 두고 살았는데,
    어머니..그렇게 제게 짐만 지우고 가셨네요.

    가시는 어머니도 아프셨겠죠..편하지 못하셨겠죠.
    그래도 저 너무 힘들었고 힘드네요..

  • 6. ..
    '09.1.30 8:46 PM (116.39.xxx.13)

    제 딸 이제 5살인데........ 평생 약을 먹어야할지 어쩔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이 글을 보니 가슴이 먹먹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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