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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하루
럼 하지 않던 야근까지 오랜만에 하게 되었었지요. 게다가 용산에서는 경찰의 무리한 집압으로 철거민 5명(추가
로 더 돌아가신 분도 있는지요...?)과 경찰 1명이 사망하고, 아내 강간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피고인은 자살했다
는 뉴스를 접한 어제였습니다.
아내 강간을 처음 유죄로 인정한 부산지법의 1심 판결문을 아직 다 읽어보진 못했습니다. 다만, 제가 듣기로는 1
심 판결문에서 인정된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강간죄를 인정할 만한, 그야말로 너무 끔찍한 사안이라고 들었습니
다. 피고인도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다시 태어나면 (속죄하는 마음에서) 동물로 태어나고 싶다고 밝혔을 정
도로 충분히 반성하고 있었으며, 그런 점이 참작되어 실형까지는 선고되지 않고 집행유예가 선고된 것으로 들었
는데, 그런 피고인이 갑자기 자살이라니 정말 놀랐습니다. 그 사람이 비록 죄를 저지른 사람이긴 하지만, (제 생각
에는) 죽어 마땅한 사람은 없습니다. 그 사람이 반성하고 있고, 사죄의 뜻을 표했다면요. 피고인이 죽으니 마음이
매우 불편하군요. 그 판결을 내린 판사님들은 저보다 훨씬 마음이 불편하시겠지요.
"홍안소년 판결"로 유명한 유병진 판사님의 <재판관의 고민>이란 책을 전에 본 적이 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의
정말 엄혹한 시기에 "부역자 처리" 문제에 관해서 판사로서의 고민을 적어놓으신 글도 그 책에 실려있습니다. 그
때는 북한군에 "동사무소의 위치를 가르쳐주는" 등의 작은 협력만 했어도 부역자로 몰려서 처벌받던 시절이었지
요. 게다가 군사재판인데다 단심으로 처리되던 시절이었으니 그야말로 판사가 사람의 "생사"를 좌지우지하던 때
였지요. 그 때 만 14세 소년을 차마 부역자로 처형할 수 없어서, 형법 이론상으로는 좀 무리이긴 하지만, 만 14세
소년에게 전쟁 상황에서-그것도 그 지역이 북한군에 의해서 점령된 상황에서- 북한군에 저항하는 적법한 행동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해서, 만 14세의 홍안 소년에게 부역자로서 행동한 데 따른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판
단내리신 바 있습니다. 유병진 판사님이요.
물론 저 개인적으로는 아내 강간을 유죄로 인정한 판결에 찬성합니다. 법문상으로 보더라도 "여자"에서 굳이 아내
만을 뺄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데다가 실제로 많은 아내가 강간을 당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아내 강간은 처벌할 필
요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요즘처럼 국제결혼이 드물지 않고, 많은 외국인 여성들이 한 남자의 아내가 되
었음에도 "아내"로서의 대우는 고사하고 한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대우조차 잘 받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을 보면 더욱더 아내 강간은 처벌할 필요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아내 강간의 문제는 무척 오랜 논쟁이 있었
던 문제인데, 저는 개인적으로 조국 교수님의 의견에 주로 찬성하는 편입니다. 조국 교수님이야 사실 저보다 훨
씬 급진적인 편이시지만요. "페미니스트"로서 성 관련 범죄를 바라보고 계시니까요.
아무튼 유병진 판사님의 글을 보면서 그리고 "홍안소년" 판결을 접하고, 역시 판사란 정말 어려운 직업이구나... 하
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피고인이 자살했다는 뉴스까지 접하고 보니 더욱 그런 생각이 드네요... 아... 그런
극단적인 선택은 안했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아무튼 괜히 저까지 마음이 무거워지네요.
일본드라마 <히어로>에 보면 기무라 다쿠야가, 무고한 사람을 피의자로 오인해서 결국 (정신적으로) 궁지에 몰린
피의자로 하여금 자살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조성한 경찰관을 혼내면서 그런 말을 하지요. "우리가 하는
일은 조금만 잘못하면 사람의 목숨을 쉽게 뺐을 수도 있습니다. 조금만 잘못하면." 이 에피소드는 저에겐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베 히로시가 잃어버렸던 검사 뱃지를 쇼파 틈새에서 찾으면서 "추상열일(秋霜熱日)"이라는
일본 검찰의 모토를 강조하는 부분도 굉장히 인상적이지요.
아내 강간을 유죄로 인정한 판결이 잘못되었다고 얘기하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저는 그 판결에 찬성합니다. 다
만, 판사 또는 검사라는 직업의 무게. 이번 피고인 자살 사건을 접하면서 저에겐 그 "무게"가 너무 크게 보여서요.
역시 정말 어려운 직업이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어서요. 그냥 이런 넋두리를 하고 있는 것이지요.
아...
용산 철거민 사망 사건에 관해서는 무슨 말을 제가 할 수 있을까요... 아... 사람이 불타는 것을 동영상으로 보았습
니다. 2003년 사람이 불타는 것을 처음 보았을 때 정말 충격이었는데, 또 이런 모습을 보게 되다니... 어젠 정말 지
옥이 있다면 저런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조차 들었습니다. 다시는 사람이 불타는 모습을 보지 않길 바랬는데...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가셨으면...
다만, 이런 생각은 듭니다. 어떤 사건에 관해서 이 사건은 이런 사건이다라고 규정짓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사건의 상세한 내용도 물론 중요합니다만, 그것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사건의 성격 규정이 중요합니다. 사회적으
로 중요한 사건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구요. 부천서 성고문 사건의 경우에서 잘 알 수 있지요. 이 사건은 위장취업
을 위한 공문서 위조 사건이 아니라 "성고문" 사건이었던 것입니다. 변호인들의 변론도 주로 이에 집중되었었지
요. 실제 재판에서는 공문서 위조가 주된 논점으로 다루어졌지만요. 이번 경우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벌써
보수언론에서는 이 사건을 "과격시위로 인한 인명재해" 사건으로 규정짓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규정짓는
것 자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논쟁 중에 금방 상대방의 주장에 말려들어가기 일수입니다. 세심하게 가려서
사안을 파악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져 가는 시절인 것 같습니다. 물론 82분들은 현명하셔서 제가 굳이 불필요
한 "사족"을 덧붙힌 것 같은 느낌입니다만.;;;
아...
1. 저는
'09.1.21 12:22 PM (121.169.xxx.31)부부 강간 유죄를 받은 사람의 자살은 죄질이 비해 낮은 형량을 받았음에도 수치심인지 억울함인지를 이기지 못한, 개인적 고통의 결과겠지요. 그것도 어디까지나 추측이지만..
저는 이 문제에 왜 판사가 고뇌해야 하는 지 잘 모르겠네요. 인간적인 안쓰러움 정도는 느낄 수 있겠지만.
적절한 판결이었고, 오히려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온정을 베푼 것이었는데..
우리 사회는 죽음, 특히 자살 앞에서, 감정에 흐르고 온정주의에 빠져 죄의 본질을 잊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요.
심지어
본질을 희석하고 오도하는 정도로 끝나는 게 아니라
아주 본질 자체를 바꾸는 오류를 자주 저지르는 거 같아요.
네이버 뎃글들 보니 가관이더군요. 뭐 한국 남자들 평균 수준이 다 그렇겠지만...;; 조국 교수 같은 분은 한국남자의 아주 예외적인 존재죠. 아마도 1% 미만?;;;
이건 뭐 부부간에 강간 정도 가지고 무슨 유죄냐, 판사가 미쳤다, 분위기로 흐르더군요..
판사에게 내려질 부담은 죄인의 자살이 아니라, 한국 남자들의 평균적 정서인 마초이즘.
한국남자들의 정오 판단 기준은 언제나 성별..
여자는 죄인이고 남자는 안 죄인..
"조성민은 친부로서 전부인 최진실 재산의 관리권, 친권을 가져야 하지만
바람 피고 나간 전부인은 절대로 전남편의 재산 관리권과 친권이 없다."
지긋지긋한 한반도.2. 하늘을 날자
'09.1.21 12:49 PM (124.194.xxx.146)사법부의 독립, 특히 여론으로부터의 독립 문제는 이미 여러 번 논의되었고, 판사들은 그런 문제에 관해서는 (충분하진 않겠지만) 어느 정도 훈련을 거쳤다고 보입니다. 제 생각에는 네이버 댓글의 감정적인 비난은 판결을 내린 판사들에게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 같습니다. 네이버 댓글 읽고 "내가 판결을 잘못 내린 것인가"하고 생각하지도 않을 것 같구요. 이미 판결문을 쓸 때 네이버 댓글의 비난 정도는 각오하고 쓴 것이고, 인터넷 상에서 제기되는 문제들 중의 많은 부분은 실제로 이미 판결문에 반영되어 그에 관해서 판단을 내렸다고 보여집니다. 결국 그런 부분은 판결을 내릴 때 이미 "예상"이 가능했던 파장인거죠.
그런데 피고인의 자살은 다릅니다. 거의 상상하기 힘들어요. 한 마디로 "예상" 밖이지요. 전혀 그에 관해서 훈련받은 바도 없고요. 전혀 예상 밖의 일이기 때문에 받아들이기도 쉽지 않고, 한 편으로는 "혹시 내가 죽인건가" 하는 생각마저 들 수 있다고 봅니다. 누가 뭐라고 하든 결국 사람이 죽은 것이잖아요. 사형에 처해 마땅한 피고인에게조차 실제로 사형을 선고하게 되면, 그 판결이 항소심에서 뒤집어질 수도 있는 1심 판결에 불과하다고 하더라도, 그 재판부는 그날 저녁 다들 많이 힘들어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게 "무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내가 죽인 건가... 내가 실수했다면 어쩌지... 이런 조심스런 마음이 형사 사법기관에는 항상 필요하겠지요... 그런 조심스런 마음가짐이 항상 요구되는 직업은 참 쉽지 않겠구나... 마음이 항상 불편하겠구나... 뭐 이런 생각이 잠깐 들었어요.
제가 느꼈던 감정이 "저는" 님께 충분히 잘 전달되지 못한 것 같고, 애써 부연설명까지 했습니다만 다시 읽어봐도 여전히 많이 부족한 것 같군요. 충분히 제 생각이 무르익지 못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제가 표현을 잘 못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네요... ;;;3. 하늘을 날자
'09.1.21 12:52 PM (124.194.xxx.146)글을 그냥 지워야 되나... ;;; 에공... ;;;
4. 저는
'09.1.21 12:59 PM (121.169.xxx.31)문제는 네이버 댓글이 현재 한반도에 서식하는 한국남자들의 평균적 정서라는 거죠..그게 여론도 되겠죠. 신문 헤드카피도 마치 '별 죄도 아닌 걸 중형 받아' 자살한 것 같은 뉘앙스로 뽑고 있잖습니까?
가뜩이나 '자살' 앞에서 온정적으로 흐르는 한국인들에게
다른 것도 아니고 평균적 한국남자의 정서로는 '절대로 죄가 아닌' 부부간 강간 사건의 피고인이 자살했으니
부부간 강간 사건의 심각성과 본질이 얼마나 훼손되고 희석되고 오도될 지 뻔합니다.
한국남자한테서 뭘 바라겠어요? 님 자신도 잘 알 겁니다. 님이 객관화 능력이 있다면..
한국남자에게는 선/악, 정/오. 유죄/무죄를 가르는 데 있어서, 성별이 가장 중요한 팩터잖아요?
그들은 성별 문제에 관한한 객관적일 능력 자체가 어쩌면 DNA에 없는 건지..5. 하늘을 날자
'09.1.21 1:26 PM (124.194.xxx.146)"저는" 님께서 말씀하시고자 하는 부분은 대략 알겠습니다. 여성 문제에 관한 현재 우리나라 상황이 지긋지긋하고 절망적이라는 취지로 저는 이해하였습니다.
제가 "객관화 능력"이 별로 없어서인지, 제가 남자라서 그런건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한국 남자한테서 뭘 바라겠어요?"는... 좀... 뭐라고 해야 적당하려나... 어째서 그렇게까지 생각하시는지?... 이렇게 여쭤보면 실례일까요...?
저는 한국 사회가 많이 바뀌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태영 변호사님께서 가정법률상담소를 처음 여셨을 때, "와서 울기만 계속하는 아내들의 푸념을 듣고,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던 가장 먼저 필요했던" 그때와 비교하면 요즘은 거의 50년이란 시간적 간격이 있는데요. 그간 정말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해요. 그간 가족법도 개정되고, 결국 동성동본 금혼제와 호주제도 폐지되었잖아요. 그야말로 고난의 가시밭길이었던 여성운동의 결과로요. 게다가 요즘은 이혼 사건도 훨씬 복잡해졌고요. 물론 아직도 "매맞는 아내"가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만. 한국사회가 압축적으로 발전하다 보니 여러 시대가 동시에 뒤섞여 있으니까요. 물론 아직도 조선시대에 살고 있는 남자들도 많지요. 하지만,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 아닌지... 이번 판결과 그에 따른 파장도 그런 변화의 하나로서 겪어야하는 "성장통"이 아닐까요...6. 자유
'09.1.21 1:39 PM (211.203.xxx.231)하늘을 날자님 생각과 마찬가지로,
판결에 대한 판사로서의 소신이 흔들리는 것이아니라,
억울함을 호소하며 죽어간 이에 대한 인간적인 자괴감은 들 수 있겠지요.
또는, 그런 사람의 죽음에까지 아파할 필요 없다고 여길 수도 있겠지요.
그의 주관적 판단을 짐작할 수는 없으니. 추측일 뿐이지요.
아무튼, 판사도 어려운 직업이고, 고뇌가 많으리라는 생각에는 동의합니다.
저는 굉장히 소심하고,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은 성격이라.(걱정이 팔자라고 할까요)
아마 시험 성적이 되었다 하더라도 판사와 같은 직업은 버텨내지 못했을 것 같아요.
한편, 그렇게 볼 때 자신의 어깨에 있는 삶의 무게는,
자신이 지고 갈 만큼씩 주어진다는 생각도 드네요.
어떤 직업군에 있든, 삶의 무게가 자신에게는 무겁겠지요.
그 무게를 감당할 수 없다면, 그 자리에 머물지 않을테구요.
그러니 자상한 하늘을 날자님...너무 마음 쓰지 마세요.
(그래서 사짜 아닙니까.그러한 고뇌의 대가를 받는, 서민에겐 하늘인..^^::)
그보다...
<어떤 사건에 관해서 이 사건은 이런 사건이다라고 규정짓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보수언론에서는 이 사건을 "과격시위로 인한 인명재해" 사건으로 규정짓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규정짓는 것 자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논쟁 중에 금방 상대방의 주장에 말려들어가기 일수입니다>
라는 말씀 정말 공감하구요.
그렇게 볼 때 용산 사건에 대한 82님들의 글에는...
'공권력에 의한 시민 학살'/ '2009년식 난쏘공'으로 규정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댓글 수정 기능이 없어서, 행을 정렬하느라 올렸다 내렸다 했네요.
하늘을 날자님과 저는님 사이에 논란이 있으시네요. 논란에 끼어들 생각은 없구요.
저는님...마초 근성이 있는 한국 남자들 많다는 말씀에는 공감하지만.
하늘을 날자님이 그런 마초근성을 지닌 분은 아닌 것 같고,^^::
이 원글의 취지 역시, 판정을 내린 판사에 대한 인간적인 접근(?)보다는,
<이번 용산 사건을 "과격시위로 인한 인명재해"로 규정하는 것을 두고볼 것인가>
에 대한 제기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봅니다만...7. 저는
'09.1.21 2:25 PM (121.169.xxx.31)하늘을 날자님 개인에 대한 비판은 아닙니다. 원글님은 한국남자의 매우 예외적인 소수, 제 주측엔 1% 미만인 그 범주에 가까운 분이죠.
이태영 변호사님도 호주제며 여러 악법들의 모순과 불평등성을 지적했을 때, 엘리트 남성, 동료 남성 법관들, 정치인들에게 온갖 비아냥과 말로 옮길 수 없는 욕설을 들었었죠... 그 50년은 정말 형극이었습니다.
그랬음에도 50년이 흐른 지금에도.. 일상에서 넷에서 만나는 평균적 한국 남성에게 저는 좀 질렸어요. 징그럽고..추하고..
왜 이 땅에는 지적이며 우아하고 객관적이고 멋진 남성들이 드물까? 그냥 드문 정도가 아니라 극소할까?.. 심한 자괴감이 들어요.
양심적인 지성, 소수 있습니다만 그들도 대외적인 태도와 개인적으로 술자리에서 찧고 내뱉는 말은 100% 달라요. 배웠다는 사람들도 밥 먹고 일하고 하는 일은 그저 술 마시고 노래방 단란 등의 '한국적 투어'로 국한 됩니다. 이게 주류 한국 남성 문화잖아요? 전국토의 골목골목, 건물건물마다 '안마, 룸싸롱, 과부촌, 미인촌, 룸비지스, 단란'..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는 것.
우리 남성 문화 저급한 거, 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 같은 남성이라고 부정은 못할 듯.;;
여기서 오는 동족 남성들에 대한 실망감, 자괴감..솔직히 큽니다.
분명 시대는 바뀌고 한국은 나아지고 있습니다....라고 믿었는데 자꾸 2,30년 전으로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경악스런 세태, 피 흘려 우리가 쟁취해낸 것들이 무위로 돌아가는 작금의 상황에서 다시금 비관적이 되네요..
일상과 인터넷을 뒤덮은 각종 성희롱 발언, 행태도 지겹습니다. 여성 연예인 사진 기사는 클릭 안 합니다. 댓글의 대다수가 성희롱이므로..
원글님의 글의 본래 취지,,사실은 저도 압니다만, 그러나 분명히 각도가 살짝 비껴간 것이 있기에 지적했어요.8. 하늘을 날자
'09.1.22 10:22 AM (124.194.xxx.146)자유 // 감사합니다.^^
조국 교수님이 박종철 열사 사건은 고문"치사"사건이 아니라 (즉, 죽일 의도까지는 없었는데, 고문을 하다보니 실수가 있었고 결과적으로 피의자가 사망에 이르렀다는 것이 고문"치사"입니다) 고문"살인"사건이라고 주장하신 바 있습니다. 결과를 예상하고도 그 결과를 용인 내지는 감수하면 그 때는 (그 사람에게)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박종철 열사를 고문했던 경찰관의 경우, 박종철 열사의 사망이라는 결과를 예상하고도 (사람 머리채를 잡아다가 욕조에 그리 처박았다면, 당연히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고 예상할 수 있겠지요.), 뭐 죽어도 어쩔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보이니 (그렇지 않았으면 폐에 물이 그렇게까지 차올랐겠어요?), 그 경찰관은 박종철 열사를 "살해"한 것입니다. 아직도 많은 분들이 고문"치사" 사건으로 부르지만, 그 명칭은 잘못되었습니다. 고문"살인"사건이 맞습니다. (적어도 제 생각으로는요.) "4.19세대"니 "유신 세대"니 하는 명칭과는 달리 감수성 예민하던 20대에 80년대를 거친 세대들은 "5.18 세대"라는 명칭을 받지 못하고 "386 세대"라는 해괴한 명칭으로 불렸지요. "386 세대"란 말을 처음 쓰기 시작한 게 조선일보였던 것 같기도 하군요. (정확하게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각 사건의 성격을 잘 규정하고, 그에 합당한 명칭을 붙이는 것은 언제나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번 경우도 마찬가지인 것 같구요.
늘 건강하세요. 항상 댓글 남겨주시고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는 // 그 지긋지긋함, 그 자괴감. 저로서는 미루어 짐작할 뿐 잘 알 수는 없겠지요...
50년만에 이정도 변했으면 그래도 아주 절망적인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도 생각되지만(1948년 단독 정부 수립 당시에는 여자는 자기 재산을 마음대로 처분할 "행위능력" 조차도 없었으며, 뭘 하든 남자에게 허락받아서 해야 하는 상황이었으니까요.), 이렇게 느긋하게 길게 보자고 말하는 것이 오히려 더 잔인한 것 같기도 하군요...
참으로 어렵네요... 휴... 아무튼 "저는" 님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