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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언니가 있었으면 좋겠다...
남들이 들으면 꽤나 이쁨받고 사랑받고 살아왔을 거 같으나
시골에서 자라 남자 형제들 틈에서 참으로 외롭게 자랐다.
나이터울도 좀 있는 남자형제들.
같이 어울리고 같이 크기에는 뭔가 말할 수 없는 사이가 있던.
그래서 나는 혼자 산을 누비고
혼자 들을 누비고 때때로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며 놀았다.
조금 더 크면 오빠들과 어울려 놀고 외로움이 없을거라 생각했다.
조금 더 크니 오빠들은 타지로 나가 학교를 다니고 자취를하고...
그럼 내가 이십대가 되면 좀 나아질까.
내가 이십대가 되니 오빠들은 하나씩 여자친구가 생기고.
나에게도 언니가 생기는걸까. 나도 오빠에게 말할 수 없는 이야기를
언니에게 할 수 있는걸까. 내게 언니가 생기는 줄 알고 기뻤다.
그런데 나는 언니라고 느낄지 몰라도 그들에게 나는 절대 동생일 수 없었다.
조금 더 크면 외로움이 사라질거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외로움이 커졌다.
오빠들은 결혼을 했고. 이제 사이는 더 어려워졌다.
편하게 했던 말들도 편하게 했던 행동도 올케 언니들의 눈치를 봐야했다.
다들 결혼한 오빠들 틈에서 명절때 내가 끼어있기라도 하면 나는 참 많이 불편했다.
어렸을때부터 온갖 음식을 엄마와 함께 해왔고.
그건 언니들이 가족으로서 들어오기 전이나 들어온 후나 마찬가지였다.
난 언니들보다 항상 먼저 엄마를 도와 음식을 했고.
언니들은 쉬라고 커피 타주며 쉬게하고 나는 언니들이 힘들지 않게
청소를 하고 뒷정리를 하고 ...
나는 그게 습관이었다. 어렸을때부터 몸에 배인.
그런데 오빠들은 이상도하지. 결혼하고 나니 어쩌다 내가 좀 늦어
일을 처음부터 잘 못도울때 늦었다고 나를 몰아세웠다.
올케언니가 고생하는데 내가 좀 늦었다고 한대 때릴듯 노려보던 그 오빠의 눈빛이.
올케언니는 뒤에서 아무소리 안하고 들어도 된다는 듯이 가만히 있던.
아직도 기억한다. 그때 내나이 스물세살때 타지에서 사회생활 하다보니
친구한번 잘 못만나 고향 내려오는 길에 몇시간 만나고 들어왔더니...
초등학교때부터 그때까지 항상 명절이건 어떤 날이건 난 엄마와 함께
음식을 만들었다
그렇게 늦어본적이 그날이 처음이었다.
나는 한순간 그 진하다는 핏줄이 아무것도 아닌 순간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남자들은 결혼을 하면 바뀐다지.
바뀔만큼 내와 각별한 형제애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지만 그날은 정말 기분이 더러웠다.
형제라는 그들은 단 한번도 그전의 나와 어머니에게
고생했다는 말을 했었던가. 그런말조차 하지 않고 자연스레 익숙해진 그들이
결혼을 하고 아내가 생기면서 바뀌었다.
뒤늦게라도 그런 일들이 얼마나 힘든지 알게 되었다면 다행이지.
그럼 그들이 나서서 같이 돕고 같이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었다면 서로 행복하겠지.
근데 그들은 나에게 암묵적으로 강요했다.
내가 더 해야 하고 내가 조금이라도 덜하면 내가 언니들에게 일을 다 떠넘긴 것 처럼.
결혼하기 전에 단 한번도 올케언니들보다 일을 안하거나 미루거나 한 적이 없다.
남자라고 받아먹기만 한 것이 습관이 된 오빠들이 얄밉고 화가났다.
그래서 언니들이 고생할까봐 음식, 청소 하던 요령이 있으니 후다닥 내가 먼저 더 했다.
힘들다고 푸념할 사람도 없었다. 엄마에게 그런말해봐야 엄마는 항상 내게 먼저 더 시키시는 분이고
그게 당연하다 생각하셨다. 엄마가 배려해주는 며느리에 대한 마음은 나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더 외로웠다.
결혼을 했다. 시댁은 할 일이 어마어마했다. 시누이가 있었으니 손끝하나 움직이지 않았다.
시댁에서 죽어라 일하고 친정을 넘어갔다.
친정을 가면 나도 좀 쉴까했다. 그런데 나는 친정 집 대문앞이 낯설었다.
참... 그 느낌을 뭐라 표현해야 할까.
나는 문을 열고 들어간 순간부터 부엌으로 들어가 설거지를 하고
언니들 쉬라하고 고생하셨다하고 커피를 타고 언니들에게 커피를 주고
또 친정에 가는 언니를 배웅하고 그러고도 청소를 한다.
친정에 가도 속 마음 풀어놓을 언니가 없다.
정말 나에게도 친정언니가 있었으면 좋겠다.
사는게 팍팍하고 힘들때 속시원히 마음 펼치고 말이라도 위로 받을 수 있는
친정언니가 있었으면 좋겠다.
참 외롭다.
1. ㅡㅡ,
'09.1.19 10:13 PM (222.237.xxx.105)님 글 일기장 같은 님글에 맘이 아파요,ㅡ,, 제가 친구 해드리고 싶어요
사실 저두 외롭거든요,,,, 남자형제 정말 쓸데없어요,,, 그런 제가 딸둘 낳고 아들 아쉬운
것도 우습지만 내 딸들은 의지하고 오손도손 살기를 기대해보며 제 허전함을 달랩니다2. ㅡㅡ
'09.1.19 10:14 PM (119.71.xxx.106)님의 글을 읽으니 외동아이인 우리딸이 가여워집니다.. 둘째를 낳아야할지.. 흑
3. 저두요
'09.1.19 10:15 PM (125.177.xxx.163)저두 여자 형제가 있으면 좋겠어요.
근데....... 남자 형제만 둘 있구요, 딸두 없어요.
유일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친정 어머니가 오래 오래 사셨으면
좋겠어요.4. ..
'09.1.19 10:16 PM (59.19.xxx.241)님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세요 내 격은 내가 높여야 합니다
언니도 언니나름이니 너무 언니에 대한 환상 갖지 마세요5. .....
'09.1.19 10:17 PM (125.187.xxx.60)에구....마음이 짠하네요..가까우면 친구라도 해드리고싶네요...
그리고 친정가서는 조금쉬세요...계속그러면 당연하게 생각해요...
착하신분 같은데 안타까워서 댓글남기고 갑니다..6. 나도 딸
'09.1.19 10:20 PM (122.38.xxx.241)저도 터울있는 오누이인데...별로
결혼하고나니 저에게 아들 녀석있으니 이젠 딸하나 있으면 좋겠다 싶은데
그 딸이 느낄 생각하면...별로.
그래서 주위에선 동성이 좋다고 하나봐요.
그래도 엄마인 나는 딸 하나 있었으면 좋겠고...내 욕심이겠죠.
혹여 그 딸은 이 다음에 위에 오빠라 별로라고 나처럼 생각할런지도.^^;;
위에 댓글처럼 친정엄마가 오래 살아서 말벗하며 지내면 좋겠단 생각 해봅니다.7. 그런데
'09.1.19 10:23 PM (121.159.xxx.71)님의 올케들은 님(시누이)에 대해서 온갖 불만을 해대며 씹을 걸요?
8. ..
'09.1.19 10:26 PM (203.128.xxx.102)친정을 늦게가세요..시누이가 있으면서도 누워서 안도와주면 얄밉지만,
없는걸 어쩌겠어요.
시댁에서 늦게 끝난다고하고 오빠들 다 집으로 돌아간후
느즈막히 가서 어머니랑 오붓하게 지내다 오세요.
나이드니, 엄마한테 딸이있다는게 참 좋구나 싶던데요..
시어머니는 아들둘이신데, 저도 동서도 잘하려고 노력하지만, 아무래도
친정엄마가 더 애틋하거든요....아들은 결혼하면 부인편 맞구요.9. 너무하네
'09.1.19 10:30 PM (122.34.xxx.54)물론 모든 상황에서 반대편 입장도 한번쯤 생각해보는것도 좋은 판단습관이긴하지만
다짜고짜 올케들이 원글님을 씹어댈거라는 글 참 불쾌하네요
82가 올케들 며느리들만의 전용공간이던가요?
이정도의 글 편들어주고 위로해줄수도 있지않나요?
전 여동생 없지만
그 맘 너무 잘 알거 같아서 괜히 짠하네요
그 오빠들이 더 밉습니다.
언니들이 그렇게 안쓰러우면 지들이 하지
왜 꼭 동생탓을 한답니까
남자들이란 하여간..10. 이런..
'09.1.19 10:30 PM (116.37.xxx.48)이제... 내집은 남편과 아이들이 있는 곳이라 생각하세요.
막내면 귀여움만 잔뜩 받을줄 알았는데... 그렇군요.
저도 딸은 저 하나인데 밑으러 남동생 있는 맏이에요.
철없는 남동생들... 말도 안듣고... 부모님 신경쓰는건 모두 제몫..
엄마 온갖 스트레스 받아내는것도 저 혼자...
엄마가 붙들고 하소연 할때... 아버지한테 온갖 독설로 욕할때..그때 가장 간절해요.
아... 이 쓰레기를 좀 나누어 받아줄 자매가 있으면 좋겠다..
나 혼자서는 너무 벅찬데....
어깨가 짓누르듯 무거운 맏딸도 있답니다.
정말 자매가 있으면 참 좋겠어요.
어려서 기억이 나네요.
고아원에 가서라도 우리 언니 데려오라고 땡깡을 부렸던....ㅎㅎ11. ..
'09.1.19 10:32 PM (121.88.xxx.31)친정집 대문앞에서의 낯설음..너무나 슬프네요
저도 오빠가 위로 하나있고 여동생있는데..항상 언니가 있었음했었거든요
오빠는 항상 공부잘하고 운동잘하고 잘생기고해서 다른세상 사람이었고..
동생에겐 언제나 든든한 언니역할을 해야했기에..님과 같은 언니에 대한 환상이 있었어요
오빠도 결혼하고 새언니가 들어왔지만..
나이만 저보다 많지 마치 제 동생처럼 행동해서 많이 실망하고 있던터에
저도 결혼을하고 시누가 생겼는데..제가 상상속에서 꿈꿔오던 바로 그 언니가..우리 시누네요
저 울 시누..너무 좋아합니다. 든든하고 재미있고..듬직하고^^
시누 좋아한다면 친구들이 다 갸우뚱하지만..왠지 든든한 큰 나무같은 분이세요
누군가에게 기대보는게 첨인지라(부모님 빼구요) 결혼 10년이 지났는데
세월이 지날수록 고맙고..항상 보고싶고 그러네요
세월이 지날수록 고마운 마음도 더 커지구요
님도 언젠간 언니같은 존재가 생기지 않을까요?12. ..
'09.1.19 11:25 PM (118.33.xxx.124)꼭 저 이야기인줄알고 깜짝 놀랬습니다.. 저도 시집가기전에 늘 엄마와 언니들 오기전에 전부쳐놓고 만두만들어놓고 수저 다 놓으면 새언니들이 오셨죠. 밥 다먹고나면 오빠들은 눈치주며 치우라하고 언니 쉬라고 커피타드리고 전 설겆이하고, 언니들갈때 음식 한아름씩 싸드리고,, 지금 저 시집간 후로도 언니는 시댁에올때 제가 있어야 꼭 오고싶어해요 제가 있어야 궂은일 다 하니까,, 울오빠도 한번도 엄마나 저를 감싸주거나 고생했단 말 해준적없어요. 오로지 언니가 조금 일하고나면 고생했다 고생했다 그말만 하죠... 엄마나 제가 하는건 고생이 아닌거에요 고생한 부인 안도와준다고 혼만 낼 뿐이죠,, 저도 친정언니나 친정동생이 있고싶어요. 지금 전 자매를 낳았는데 저 아이 둘이 나중에 얼마나 좋을까 부러워요,,,
13. 원글
'09.1.19 11:29 PM (116.123.xxx.100)이 늦은 시간에 잠들 안주무시고..^^;
명절이 돌아오니 시댁에서 쉬지도 못하고 일하고 넘어가는
친정집의 모습이 기억이 났어요.
올 해는 마음이 좀 편할까. 마음 불편하다고 멀리 떨어져 살아 자주
못가 못뵈는 친정엄마를 뵙지 않을수도 없고.
친정엄마를 보러 가는 친정집 가는 길은 항상 마음이 들뜨다가도
막상 친정집 대문 앞에 도착하면. 마음이...ㅠ.ㅠ
전 꾸중 들을 줄 알았어요.
이글 쓰고...14. 언니
'09.1.19 11:52 PM (125.31.xxx.68)언니도 언니나름 이예요.저에게는 언니가 둘이나 되어도 일년에 전화 한통도 하지 않는 답니다.
저희 남편 해외에 1년6개월정도 나가 있어서 저혼자 애둘 키우고 있을 때에도 잘지내냐고 전화
한통 없더이다.--15. 아꼬
'09.1.19 11:52 PM (125.177.xxx.202)참 마음이 아프네요. 너무 제대로 키워주신 엄마때문에 친정이건 시댁이건 설거지통에 손 담드는 부엌댁이..... 너무 애잔하게 느껴져서 슬퍼요. 다가오는 명절. 어디를 가간 늘 편한 손님입니다. 마음이 편할 새가 없으니ㅠㅠㅠ
16. 휴
'09.1.20 12:01 AM (61.97.xxx.120)저희 엄마가 쓰신줄 알았어요. 오빠들만 있는 엄마가 저보고 항상 미안하다고 말씀하시거든요.
나도 얼마나 외로운데, 너에게 언니나 여동생 만들어 줘야 하는데, 몸이 약해서 못해줬다고요.
저도 시댁가서 일꾼, 친정가서도 일꾼......정말 친구들이 언니나 여동생 있는거보면 너무 부러워요. 친구에게 못하는 얘기 언니나 동생에게 하고 그러는거보면요.17. ..
'09.1.20 1:18 AM (119.67.xxx.25)에구 어째요...저도 있으나마나한 오빠들 틈에서 사는 막내 딸이지만
친정 부모님들이 편하게 해주셔서 친정갈 맛 나는데...
님도 친정가서 좀 쉬세요. 하던대로만 하지 말고...
자신이 바뀌어야 남도 다르게 대접해준답니다.18. 십대때에
'09.1.20 7:54 AM (114.202.xxx.196)엄마가 돌아가셔서 충격이 더 컸던 저는 위로 언니가 셋인데
언니들이 엄마 대신이었어요.
마치 자식처럼 끼고 있으면서 아프면 머리 만져주고
맛난거 사다 먹이고 항상 옆에서 지켜주었지요.
그런 언니들이 작은언니는 이미 이세상 사람이 아니고
큰언니는 옆에 살고 있어서 오빠들이 둘씩이나 있지만
항상 제 친정은 언니네랍니다.
오빠네는 안간지 몇년 된거같군요. 언니가 아직도 엄마고
든든한 울타리에요. 제가 살아가는 큰 힘이 되어주고 있어요.
그래서 나이먹는 언니가 더 안쓰럽고 애틋하고 그러네요.
엄마는 일찍 잃었지만 든든한 언니가 있어서 덜 외롭게 살았어요.19. 나도 언니
'09.1.20 8:37 AM (165.141.xxx.30)나도 언니가 있었음 좋겟어요......... 오빠가 잇는데 일년에 한번 얼굴볼까말까...정말 성별다른 형제는 남보다 못해요 자랄때나 형제지....
20. 원글
'09.1.20 10:30 AM (218.147.xxx.115)한때는 나도 친정엘 가면 그냥 쉬어야지. 라고 생각을 해봤었습니다.
그런데 그러기에는 친정엄마가 신경쓰입니다.
올케 언니들은 같은 고향 출신들이라 친정집이 가까워 오후 느즈막히 일어나
친정을 가지요. 10분거리이니 천천히 일어나 친정에가서 하루 자고요.
어쩔 수 없이 제가 친정을 넘어가면 서로 마주치게 됩니다.
제가 가서 쉰다고 해도 그건 쉬는게 아닙니다. 마음이 불편하지요.
괜시리 친정엄마가 올케언니들 눈치보는 모습도 싫어 그냥 저는 몸이 먼저
움직입니다.
그것이 아직까지 마음이 편한 길인 거 같아요.
친정언니들이 었다면 좀 쉬어라.라는 소리라도 듣겠지만.
친정오빠들은 언니가 고생했다고 챙겨주기 바빠 제가 가만히 있기
참 불편하지요.
저야 그렇다쳐도 오빠들이 친정엄마께 고생많으셨다고 인사할 줄이나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친정엄마는 명절 음식 90%를 다 혼자 미리 준비하시고 만들어 두세요.
표현에 서투른 남자라도 자기 아내 챙길 마음 한쪽 나눠서
어머니께 고생하셨다고 인사할 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남자는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아 키워도 철 들려면 한참 먼거 같아요.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요.21. 언니
'09.1.20 2:18 PM (211.114.xxx.147)저두 세상에서 제일 부러운말 " 언니" 랍니다.
저는 맏딸로 남동생만 3명 ~~~~
그나마 친정에 가면 일은 안해요
그러나 저두 언니와 여자 동생들이 어울리는것이 제일 부러워요
그래서 저는 딸만 2낳았고 제 딸에게도 딸만 낳으라고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