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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에 울고, 경제위기로 '두번 죽는' 50대

82학번 조회수 : 384
작성일 : 2008-12-04 11:26:32
[머니투데이 여한구기자][[2008 대한민국-위기의 경제, 위기의 세대]]
경제위기로 힘들지 않은 세대가 없겠지만 50대는 특히 더 하다. 외환위기로 벼랑 끝에 몰렸다 이번 경제위기로 완전히 나락으로 추락할 위기에 처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지금의 50대는 외환위기 때 40대의 나이에 구조조정의 희생양이 됐다. 당시 무더기로 직장에서 내쫓긴 '실직 가장' 대부분이 현재의 50대다. 갑자기 거리로 내몰린 당시의 40대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별로 없었다. 당시 유행이었던 '귀농' 행렬에 합류해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생계를 위해 자영업 전선으로 뛰어드는게 고작이었다.

 10년이란 세월이 흐른 지금 '귀농'은 실패로 결론 났다. 귀농학교가 우후죽순 생기고 그 와중에 극소수 '스타' 귀농자가 탄생하기도 했지만 대다수는 서툰 농사일과 씨름하다 낫과 곡괭이를 놓아야 했다. 야반도주식으로 농촌을 떠나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일용직으로 전락한 사람들이 태반이다.

 중견기업 부장 출신으로 귀농했다 실패한 뒤 현재 서울 모 지하철 공사장에서 잡부 일을 하고 있는 강모씨(55)도 그런 사례다. 그는 보증금 없는 월세 20만원짜리 쪽방에서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살며 고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강씨는 "번듯하게 대학 나와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렸는데 내 인생이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며 "직장에서 쫓겨날 때만 해도 재기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는데 지금은 나이 탓인지 솔직히 앞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외환위기로 직장에서 내쫓겨 울며 겨자먹기로 자영업자로 변신한 50대들도 고사 직전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6년 기준 우리나라의 자영업자는 776만7000명이나 된다. 전체 취업자의 33.5%나 된다. 3명 중 1명은 자영업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자영업종 중에서도 외환위기 때 퇴직한 40대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은 좁았다. 전문지식이 없다보니 '만만한'게 음식점이었다. 길거리마다 음식점이 빼곡하니 경쟁이 치열해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자영업자의 1인당 연평균 소득은 1377만에 불과하다. 임금근로자 1인소득(2570만원)의 53.6%에 그친다. 경기가 악화되면서 올해는 이보다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만해도 자영업자 소득은 임금근로자의 80.1%에 달했다.

 외환위기보다 혹독할 수 있다는 경제위기가 휘몰아치면서 자영업자는 더욱 궁지로 몰리고 있다. 내수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자영업 구조상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임대료조차 못 내는 상점이 수두룩하다. 상당수는 이미 문을 닫았고 나머지도 대부분은 폐업 위기에 처해 있다. 자영업 시장에서마저 탈락한 이들이 갈 곳은 '극빈층'으로의 전락 뿐이다.

 외환위기 직후 명예퇴직 수당을 포함한 퇴직금에다 집을 담보로 대출까지 얻어 서울 잠실에 30평 규모의 호프집을 얻어 운영했던 윤모씨(56)도 결국 문을 닫았다. 윤씨는 현재 이삿짐센터에서 짐 나르는 일을 하고 있다.

 윤씨는 "재료비와 임대료는 오르는데 손님은 갈수록 줄어 하면 할수록 적자였다"며 "생각해보니 자영업 하면서 허울 좋은 사장님 소리 듣는 것 밖에 남는 것이 없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영세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정부의 지원 대책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자영업자에게 직업 훈련을 시켜주는 프로그램이 있지만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 자영업자들이 대낮에 훈련을 받기는 힘든 노릇이다.

 대부분 취업 적령기의 자녀를 두고 있는 50대들은 자식 문제도 큰 고민이다. 경기 악화로 민간 기업은 물론이고 공기업마저 취업문이 사실상 닫히면서 '청년 백수' 자식을 책임져야 하는 부담까지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외환위기의 파고에 휩쓸려 '패잔병' 처럼 정든 직장을 떠나야 했고 지금은 글로벌 경제위기라는 태풍을 맞아 '제2의 인생'마저 파탄 직전에 있는 우울한 아버지. 한때 '산업역군 '이란 칭호 속에서 대한민국을 지탱했던 50대의 자화상이다. 그들의 시련은 바로 '시대의 아픔'이다.
IP : 118.32.xxx.105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스몰마인드
    '08.12.4 1:36 PM (221.140.xxx.199)

    저도 저주받은 92학번이지만 지금 50대들은 자업자득이라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여론 조사해 보면 항상 50대 이상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한나라당, 이명박에 지지도가 높게 나오잖아요 IMF 때 고생하셨으면 저 같으면 지연,학연 관계없이 평생 한나라당은 쳐다보지도 않고 살 것 같은데....50대 이상에서 박근혜에 대한 지지도도 높은 걸 보면 정말 이해하기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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