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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ebs 부모60분 보면서 우리딸 생각났습니다

부모60분 조회수 : 1,666
작성일 : 2008-12-03 11:32:06
부모60분? 60분부모?.... 암튼 아침 열시에 하는 그 프로요
어제는 낯선것에 대한 극도의 두려움으로 얼어버리는 다섯살짜리 여자아이의 얘기더군요

지금 아홉살인 제 아이의 다섯살때 모습이 참 많이 보이더군요
친구들 사이에서도 어울리지도 안어울리지도 못하고, 무표정으로 낯선사람과의 대화도 힘들고,
뭔가 배우러 가서도 아이들이나 선생님을 바라보지 않고 엄마가 자기를 두고 나갈까봐 온 신경이 엄마에게 집중...
물론 어떤건 우리딸도 저만큼이었나? 저 상황보단 좀 나았던거 같은데 싶었지만, 기억도 안나니 그냥 비슷했다 통과했지요

밖에 나가면 다섯살짜리 아이가 말을 하기는 하는지 궁금해할 정도로 소심의 극치
가끔 전화통화하면서는 옆에서 종알종알 얘기하는 제 딸의 목소리를 듣고 "어~ 말도 되게 잘하네! 완전 다른 모습이야"라고 친구들이 그랬죠
오죽하면 목소리를 그때 처음 들었다는 얘기도 할 정도로...

저는 어제 그 엄마처럼 아이의 모습에 조금 담담한 듯 보이지도 못했던거 같아요
허긴... 남들 앞에서는 최대한 그러려니..하는 모습을 보였는지도 모르겠네요
암튼 마음속은 너무나 답답하고 터질거 같아서 힘들었던 그 시절이 생각났어요

지금도 스스럼없이 자기를 표현하고, 어른들께 인사하고, 관계 맺음을 친구들처럼 잘 해내는 모습은 아니지만
작년보다는 올해가 낫고, 지난주보다는 이번주가 나아지는 모습이 참 다행이다 싶어요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은 나보다 낫구나 싶어서 그것도 조금 안심이구요

나나 남편이나 다 내성적이니 아이가 그러는 것도 당연한 것은 아닐까도 싶었다가
그래도 너무 심한것 아닌가 싶어서 속이 부글부글 끓어 오르면 아이한테 막 퍼붓기도 했다가...
결국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내 마음 다스리는 것 밖에는 없다는 결론으로
내 마음 바라보기, 다스리기, 치유하기 뭐 그런것들을 하기 시작했었어요

다섯살 때... 사람들과 눈 마주치기 조차 힘들어서 딱 얼어버리던 제 딸의 얼굴이 생각나는 아침이었습니다
일곱살쯤부터 아이의 표정이 참 밝아졌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어느새 아이가 딱 얼어버리는 표정은 거의 볼 수 없다는걸 깨달으면 참 기분 좋아요
딱 얼어버리는 아이의 얼굴... 그건 제 어릴때의 모습이기도 해서 더 심경이 복잡했던거 같아요

혹시 아이의 어떤 모습이 자꾸 나에게 걸리면 그게 정말 아이가 원인인가 잘 생각해보면 좋겠어요
바라보는 내 마음이 바뀌면 다른건 다 그만두고 내가 가장 편해지더라구요
지금 아이 키우면서 힘들어하는 엄마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하고 저와 아이의 얘기 올려봅니다
아직 어린 큰아이가 밉다는 글 보면서 새삼 생각났어요
저는 하나뿐인 딸래미인데도 두돌 지나면서 어느때부턴가 너무너무 미웠어요.. 직접 언급하기 민망할정도로요...
IP : 116.40.xxx.143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맞아요
    '08.12.3 12:17 PM (116.41.xxx.35)

    동감입니다.
    저도 제아이키우면서 느끼는 점을 잘 얘기해주시네요.
    저는 말주변이 없어서...
    마지막 단락에 심하게 동감합니다.

  • 2. ...
    '08.12.3 12:22 PM (218.38.xxx.99)

    지금도 한번씩 아이가 귀찮고 힘들때가 있습니다.. 나도 좀 그냥 편히 쉬고 싶다 ..
    퇴근해서 집에 들어가 아무생각없이 저녁먹고 티비보고 쉬고 싶다...
    남편은 그러면 되잖아 하지만.. 아이들이 옆에서 왔다갔다 하면서 엄마 찾으면 그게 잘 안돼죠..

    원글님 얘기랑 딴 얘기네요 쓰고보니..

  • 3. 원글
    '08.12.3 1:12 PM (116.40.xxx.143)

    저도 역시 아이가 귀찮고 힘들때가 있어요
    근데 중간에 나를 위해, 아이를 위해 집중하는 시간을 한참 보낸후의 모습을 지금 보면
    제가 어떤 행동이나 말을 하더라도 아이가 부모에 대한 신뢰가 있다는 느낌이 드는게 달라졌어요
    옛날엔 귀찮아하는 저의 사소한 모습에도 기가 팍 죽은 모습이 보였다가
    중간 어느땐가는 "엄마는 내가 귀찮아?"하고 묻기도 했었구요
    요즘은 제가 못참고 아이에게 버럭버럭~~ 성질을 피워도 아이가 별 영향을 안받아요
    나중에 물어보니 "그냥, 엄마가 좀 기분이 별로인가보다 그랬지" 그런 마음이라더군요
    사실 맞는 말이어서 그냥 서로 웃고 말았네요
    내가 천사엄마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도 아이도 각자 살아가기 위해서 노력하는거 같아요
    힘내세요.... 저도 자주 그래요... 제 남편도 여전히 그럴때가 많구요...
    딱 집중해서 노는 시간을 가져보는게 그럴땐 좋을거같아요
    그 시간동안은 아이랑 노는데만 완.전.집.중..

  • 4.
    '08.12.3 1:43 PM (211.51.xxx.95)

    아이가 싫고 미운 엄마들도 있군요. 물론 어쩌다 너무
    힘들게 하면 그럴 수도 있지만, 그건 잠깐이고 너무 너무
    귀하고 이쁜 존재라고만 생각했는데...... 그럴 수도 있네요.

  • 5. 방법
    '08.12.3 2:05 PM (59.8.xxx.32)

    울아들 어릴때 모습이지요
    아니 9살인 지금도 조금 그런게 남아있지요
    붙잡고 눈마주치고 예기를 무지무지 했습니다
    엄마 요기있어, 문 앞에,. 꼭 요기있을거야
    문화센터 6살에 수업보내놓고 그랬어요...문 열릴때마다 저와 눈이 마주쳐야 안심
    한번 수업중에 화장실 잠깐 갔는데 그사이 문이 열렸었나봐요.
    애가 경기하게 울어대서...다음부터는 꼭 화장실 갔다가 지키고 있었지요
    2년 수업 받는동안 1년 문 지킴이...2년째 좀 안쪽 엄마들 있는데 편히 앉아 있는걸로 승진
    9살 지금
    어디가서 뭐 할라치면 제가 있을곳 정해줍니다. 요기로와, 엄마 여기있어
    암그럼 울어서...남자앱니다...어쩜 좋아요,,,덕분에 직장 못다닙니다

    근데 희안한거는 유치원, 학교는 너무 잘다닌다는 거예요
    단 조건이 엄마가 반드시 집에 있어야 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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