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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확인하다...

코스코 조회수 : 4,567
작성일 : 2008-11-16 02:17:43
10일전 수술을 했다

수술하고 나오기 전에 까지는 별다른 도움이 필요할것같지 않아서 친구에게 같이좀 가달라고 했다

친구의 차를 타고 병원으로 가는동안 말은 못했지만 많이 긴장이 되었고

그래서인지 멀미를 심하게 했지만 친구가 걱정을 할까봐서 별 내색은 하지않았었다

병실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닝겔을 꽂으려 핏줄을 찾았지만 워낙 작은 핏줄에 살까지 쪄서 보이지않는다

간호사가 몇번을 찔러보더니 아파하는 나를 보고는 미안하다며 그만 하겠단다

옆에서 이 모습을 보고있는 친구에 얼굴에는 안쓰러움이 가득했다

쩔쩔매는 간호사와 걱정해주는 친구를 보면서 나는 그저 웃으면서 괜찮다고 괜찮다고 용감하게 대할수바께 없었다



수술실로 내려가 다시 핏줄찾기에 애쓰는 수술실 간호사들 ...

닝겔 꽂을수 없으면 수술 못한다며 열씸히 때려데고

양쪽 팔에 손등에 손목에 10번 이상을 찔러 보더니 도저히 안되겠다며 목에서 핏줄을 찾는다고 하는데

갑짜기 공포증이 밀려오며 나의 몸은 떨리기 시작했고 눈물이 흐르기 시작하는것을 막을수가 없었다

그때 한 간호사가 손목안쪽으로 한번더 찌르더니 됐다~~~ ^^* 안심하세요. 이제 됐어요~



무통 마취를 해야지 된다고 옆으로 돌아누어서 허리를 둥굴게 하라한다

애를 4명을 낳았지만 한번도 무통마취를 해보지 않았어서 약간 두렵기는 했는데

아마도 아까 핏줄문제로 너무 많이 찔렸어서인지 자꾸 자꾸 눈물만 나오고 서럽기만 하고 ...

간호사... 나의 손을 만저주며 너무 두려워 하지 마세요~ 괜찬아요~  하며 나를 달래주었다



수술대에 두러누어 사지가 묶어지고 마스크가 씨워지며

편안하게 숨쉬세요~ 이제 마취제 들어갑니다~ 하나~ 둘....



머리가 띵하니 너무 잠을 오래잔 기분에 딱딱한 침대가 느껴졌다

몇시인지...

목이 아푸고 밑은 불편하다

깨쎴어요?  좀 어떻세요?  아푼데있어요? 수술이 좀 오래 걸렸는데 아주 잘됐어요. 이제 방으로 옮겨드릴께요



덜컹 덜컹 이동침대가 움직을때마다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어딘지 몇시인지 모르겠지만 옆에는 익숙한 목소리들이 들린다

간신히 눈을떠 보니 친구가 아직도 거기에 있었다

에구~ 그냥 가도되는데... 너무 오래 기달려 줬네... 미안해라...

그래도 그사람의 맑게 웃는 미소를 보니 다 잘됬다보다~ 하는 안심이 느껴젔다

남편도 같이 있다

왜이렇게 자꾸 아파~ 한마디 하는 남편의 말에는 걱정이 묻어난다

친구를 보내고 남편이 같이 있어주겠단다



다인실에 다들 애기엄마들인데 나만 수술한 사람이다

다들 남편들이 같이 있어주는가본데

울 남편 코골이가 심하니 같이 자는것은 무리일것같아서

내일 일나가야 하니까 집에 가서 자고 내일 다시 오라고 남편을 12시쯤에 보냈다



잠을 많이 자서인지 몰핀이 들어가고 있어서 인지 머리는 띵하니 정신은 제대로 차리지 못하겠지만

잠은 자지 못하겠다

옆에 커튼 뒤에서 두사람의 속삭임이 들려오고

이쁜 아가를 보면서 좋아라 하는 신혼부부의 모습이 그려진다

발밑쪽으로 커튼뒤에는 처음 모유수유하는 엄마의 낙담이 들려오며

좀더 멀리서는 보호자의 코고는 소리가 들리고

칭얼거리는 아가들,

소리질르며 울고있는 아가와 그런 아가의 울음을 달랠려고 너무나 애쓰고 있는 초보 아빠의 소리

너무 시끄럽다고 미안해하는 엄마

뭘떨구는 소리, 재채기, 방귀 소리까지...

낯선곳에서 잠을 잘려니 너무 많은 소리들에 한잠도 못잤다



아침이 너무 힘들게 왔다

너무나 긴 밤을 움직이지도 못하고 꼼빡 새웠는데

닽혀진 커튼속에서는 아침이왔다는것을 느낄수도 없었다

그저 간호사가 혈압이랑 채온을 재러와서 아침이구나~ 알았다

아침에 흰죽이 나오니까 그거 조금 드셔보세요~ 이제는 빨리 회복을 하시는 일만 남았어요~~  ^^*

이쁜 간호사의 말에 감사했다



잠시 깜박 잠이든 사이에 음식냄새가 난다

약간 고개를 돌려보니 보호자 침대외에 음식이 놓여있다

한숨만 나오더군....

아마 내가 한국의 병원을 몰라서 더 큰 기대를 했었다보다

나는 그래도 환자가 먹을수 있게 식탁에 올려다 손에 닸는곳에 놓아줄꺼라는 생각을 했었던거다...

아~ 이래서 보호자를 데리고 있는거구나~  

난 간호사가 그정도는 해주는줄 알았지...

그렇게 그 자리에서 죽은 고대로 놓여있었고 ...

결국은 남편에게 전화를 했다

지금 당장좀 와달라고



남편은 우선 직장에 들어가서 오늘 스케줄을 보고는 점심때쯤 병원으로 들릴생각이었단다

나또한 그저 누워만 있어야하니까 다른 도움이 필요하지 않을꺼 같았어서 그렇라고 했었는데

갑짜기 사무실에 들어가자마자 내 전화를 받고는 금방 달려와

식은죽을 먹여주었다

ㅎㅎㅎ...

남편을 알고 지낸지가 벌써 25년째다

그동안 한번도 음식을 떠 먹여봐준적이 없었다

묘한 기분이더군... ㅎㅎㅎ



1인실이 나왔다고 연락이 왔다

다른 환자들과는 좀 다른 케이스라서 1인실로 옮겨주겠다고...

또 한번 감사했다

옮기자마자 친구들이 찾아왔다

쥬스랑 내가 너무 좋아하는 빵들을 들고 나타났다

퉁퉁부은 핏기없는 얼굴에 꼼짝못하고 두러누어 사람들을 반기는것도 미안한데

한사람씩 찾아오면 내가 쉬지못한다고

때로 몰려와서는 우리 딱 3분만 있다간다~ ^^*

빨리 회복하고 건강하라는 그들의 말에 고마왔고

날 이렇게 찾아주었다는데 감사했다



오후에 어제 그 친구가 다시 들렸다

82cook 언니글에 댓글이 100개는 넘게 달린거알아?  ^^*  하면서

다들 걱정해주고하니 빨리 나아야지~



그날밤...

보통 코골이가 심한 남편이 혹시나 내가 당신 코고는 소리에 잠을 설칠까봐 잠을 자지를 못하고 있다

조금만 부시럭 거려도 바로 뭐 필요한거 있느냐며 일어나는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만 들었다



남편...

별로 말이없는 사람이다

아니... 자기 마음을 말로 잘 표현할줄 모르는 평범한 한국남자라고 해야지 맞는거 같다

언제나 그저 내 뒤에서 버팀목이 되주고 있다는것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가끔가다가는 사랑한다는 말도 해주고, 멎진 이벤트라도 해주면 얼마나 좋으련만~~ ㅎㅎㅎ



내가 자지 못하면 당신도 잠을 청하지 못할것 같아서 잠시 자는척했다

남편은 내 침대 옆에 앉아서 조용히 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을했다

이것아~ 왜 이렇게 자꾸 아푸니~~ 니가 이렇고 있으면 내 마음까지 아푸잔아~

내가 자는줄 알고 혼자서 중얼거렸던것이다...

애정표현 잘 할줄모르는 남편의 속마음을 느껴보았다

그리고 난 그사람의 사랑을 확인했다...



...................................................................................





다들 너무 많이 걱정해 주셔서 모든것을 무사히 마쳤답니다  ^^*

자궁내막증이 심해서 생각보다 훨씬 오래거렸지만

너무나 좋은 의사선생님의 실력과 배려로 배를 째지않고 그저 래이저와 내시경으로 수술을 했답니다

보통 의사같았으면 그정도 수술은 그냥 제왕절게하듯이 개복수술을 했을탠데

4시간넘게 걸린 수술을 힘들게 복강경수술로 잘 해주셨답니다

정말 수고 많으셨죠...

이제 수술한지 10일이 지났답니다

먹는것도 잘먹고, 잠도 많이 자고, 너무나 푸욱~ 쉬어서 이제는 빨리 나가서 돌아다니고 싶네요... ㅎㅎㅎ

오늘에야 처음 목욕을 했답니다  ^^*

와~~ 정말 때 많이 나오네요... ㅎㅎㅎ

하나, 둘 천천히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고 있어요



걱정해주시고 격려해주시고 말씀 한마디 한마디로 힘을 불어넣어주신 여러분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대단히 고맙습니다~~~  ^^*
IP : 222.106.xxx.83
2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다행
    '08.11.16 2:29 AM (221.162.xxx.86)

    지난 글 보고 많이 놀라기도 하고 걱정도 하고 궁금했었드랬습니다.

    속상한 일도 많으셨을 텐데 수술도 잘돼고, 남편분 사랑도 많이 느끼셨으니 그저
    다행스럽고 ... 축하드립니다. 제가 다 기분이 좋네요. 쾌차하셔요...

  • 2. 감사
    '08.11.16 2:32 AM (122.167.xxx.109)

    이밤에 잠 들지 못하고 여기서 기다린 보람이 있네요 ^^*

    다시 돌아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잘 드시고 얼른 기운 내세요

  • 3. 반갑습니다
    '08.11.16 2:33 AM (121.139.xxx.208)

    건강 찾으셔서 맘이 좋습니다.
    다시 태어난 것처럼 두분이 행복하고 건강하세요~

  • 4. 축하드려요...
    '08.11.16 2:35 AM (125.177.xxx.89)

    정말... 늦은 시간에 안 잔 보람을 느낍니다.
    자궁 적출하신 엄마를 둔 전 좋은 선생님 만나 개복 수술 안하셨다는 것이 가장 인상적이네요.
    다행이세요.
    님과 깊은 맘을 가지신 남편분과 네 자녀분들들을 위해서도 너무 다행이고...
    축하드려요.
    너무 급하게 움직이지 마시고... 쾌차하세요~

  • 5. 진심으로
    '08.11.16 2:45 AM (125.178.xxx.15)

    알고 싶습니다
    병원과 선생님을요
    저도 무서워 수술을 미루고 있는게 있어서...부인과...

  • 6. **
    '08.11.16 6:06 AM (200.63.xxx.52)

    수술이 잘 되셨다고 하니 정말 다행이예요..

    글읽으면서 남편분...표현은 못하셔도 깊은 사랑이 느껴져서 제가 괜시리 눈물이 납니다.

    이제 얼른 건강 회복하시고..
    많은 자녀분들..그리고 속깊은 남편분이랑 행복하게...
    전보다 더 행복하게 사세요...

    수술전 기분나뻤던 일들은 다 잊으시고 ...얼른 건강해지실 바랍니다..

  • 7. ...
    '08.11.16 6:25 AM (116.39.xxx.70)

    나아서 예전의 날씬한 모습으로 돌아오셔야죠.

    자.. 이제 해야 할일이 있지 않겠습니까? ^^

  • 8. dd
    '08.11.16 7:32 AM (121.131.xxx.140)

    저도 그 수술 했었는데..
    많이 걸으세요..그러셔야 유착도 맞고..휴유증도 없어져요
    천천히..많이 걸으세요...

  • 9. 어머나
    '08.11.16 7:54 AM (116.121.xxx.201)

    코스코님..
    제가 한동안 안들어왔는데..그런일이 있으셨군요.

    쾌차하길 빌겠습니다.

  • 10. .
    '08.11.16 8:06 AM (119.203.xxx.61)

    저도 코스코님 쾌유를 빌겠습니다.
    진솔하게 올려 주시는 글 잘 읽고 있어요.^^
    그래도 남편분이 속정은 깊고 따뜻한 분이로군요.

  • 11. ....
    '08.11.16 9:59 AM (219.250.xxx.115)

    수술이 잘 끝났다니 다행이예요.
    몸 얼른 추스리세요~

  • 12. *^^*
    '08.11.16 10:38 AM (59.11.xxx.175)

    반갑습니다.코스코님...
    이렇게 잊지않고 소식 전해주시네요.
    수술 잘되셨다니 정말 다행이예요.
    마음편하게먹고 얼른 회복하세요....

    일일이 말은 안해도 남편분의 사랑은 깊고 따뜻할것 같네요...

  • 13. 다행입니다..
    '08.11.16 11:10 AM (117.53.xxx.161)

    수술 무사히 마치셨다니 다행이네요..
    하루 빨리 쾌차하시길 빌겠습니다..

  • 14. yellow
    '08.11.16 11:50 AM (218.146.xxx.19)

    찐한 사랑이 묻어나네요. 남편분에게서.
    얼른 건강하시고 제자리로 돌아오셔야죠.

  • 15. ^^
    '08.11.16 1:05 PM (222.112.xxx.130)

    수술 잘 되셨다니 너무 다행입니다.
    코스코님 수술하신다는 글에 저도 수술 잘 되실 거라고 덧글 남기고
    소식 궁금했는데..좋은 소식 전해주셔서 감사해요^^
    코스코님 쾌차하시고 더더더 행복해지세요-

  • 16. ....
    '08.11.16 1:53 PM (203.142.xxx.100)

    아.....넘 다행이예요

  • 17. 코스코님
    '08.11.16 3:06 PM (121.165.xxx.105)

    수술이 잘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안그래도 궁금해하고 있었는데...

    씩씩하게 회복 잘하시구요~!!!
    힘내세요~!!!

  • 18. 건강이
    '08.11.16 3:41 PM (121.145.xxx.173)

    최고지요 불행중 다행입니다.
    잘 끝나셨다니...
    늘 건강조심 하시고 남편분과도 더 많은 사랑 나누세요.

  • 19. ....
    '08.11.16 5:54 PM (58.227.xxx.123)

    건강이 최고지요 퇴원 하시면 열심히 운동하시고 건강 빨리 찾으셔야죠

  • 20. 괜히
    '08.11.16 6:00 PM (219.77.xxx.35)

    눈물이 나네요.
    빨리 회복하셔요.

  • 21. @@
    '08.11.16 7:59 PM (218.54.xxx.172)

    저도 괜히 콧등이 시큰해지네요.
    빨리 건강 되찾으시고 앞으론 아프지 마세요.

  • 22. ^^
    '08.11.16 9:30 PM (58.143.xxx.10)

    이렇게 경과알려주셔서 감사해요.
    계속 마음쓰고 있었거든요.
    읽으면서 눈물이 흐르는데 감동이였나봐요.쾌유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코스코님 ^^

  • 23. ^*~
    '08.11.16 10:22 PM (123.199.xxx.66)

    축하합니데이 파이팅입니다..

  • 24. 바쁜그녀
    '08.11.16 10:46 PM (61.81.xxx.189)

    코스코 언니...
    글 읽는데 왜 자꾸 콧잔등이 시린거죠...
    너무 잘읽었구요..그리구 너무 반갑습니다
    쾌차하고 있으시다니^^

  • 25. ^^
    '08.11.16 11:00 PM (124.49.xxx.204)

    다시 글을 뵈니 반갑습니다. 잘 완쾌하시고 몸 조리 잘 하세요..^^

  • 26. 초록풍뎅이
    '08.11.16 11:26 PM (114.29.xxx.97)

    수술잘 되어서 참 다행이네요...
    예전에 쓰신 글 보고 참 많이 섭섭하셨을텐데..맘 상하셨을텐데 했는데..
    이렇게 씩씩하고 무사히...건강하신 모습인것 같아..
    좋네요...
    앞으로는 몸 더 챙기시고 건강하게 사셔요...

    저도..수술 두어번 해보아서...수술대 위의 공포와 핏줄 못 찾아...헤메이던 간호사 의사가 생각나네요..ㅎㅎㅎ..
    전 수술 끝나고 보았더니..목은 아니구...발등에 주사가 꽂혀있더라구요..허걱~~ ㅎㅎ

    홧팅~~

  • 27. 달고나..
    '08.11.17 12:10 AM (121.144.xxx.179)

    실시간 중계...재밋어 하며 읽었어요.
    부디~ 상큼하게 완쾌..하시고 몸조리 정말 잘하시길..
    힘내세요.

  • 28. 글올려주셔서
    '08.11.17 12:13 AM (211.208.xxx.65)

    감사합니다.
    그러잖아도 수술은 잘되셨는지 회복은 잘되시는지 걱정되었습니다.
    사랑을 확인하셨다는 염장글을 올리실줄은 기대하지않았었는데 ㅎㅎㅎㅎㅎ
    빠른 회복을 기도드립니다.

  • 29. 안심
    '08.11.17 7:21 AM (118.219.xxx.221)

    눈물나네요.. 다행이에요..
    빨리 회복하셔서 제자리에 계셔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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