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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돈이 조금 없는 얘기

조회수 : 3,977
작성일 : 2008-10-28 21:24:55
대학교 졸업 후 직장을 두군데(각 3개월씩) 다녔지만 우울증 악화로 그만두었습니다. 그때 벌은 돈은 모두 집안 빚을 갚는데 썼어요. 대학교 때 아르바이트 한 것도 모두 생활비로 쓰고 남은 돈은 가계 살림에 보탰습니다.

마지막 직장을 그만둔지 반년이 되었어요.
약값과 교통비, 식비 이외에는 돈이 안들거든요. (아, 샴푸 이런건 샀어요)

저희집은 현금조달이 어려워 제가 20살 되어서부터 신용카드를 쓰기 시작했어요.
저는 절대 과소비라는걸 못하기 때문에 부모님도 믿고 내주셨지요.
오히려 자신을 위해 좀 쓰라는 말을 자주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번달에는 처음으로 카드값을 못내서 10일 정도 연체가 되었네요.
카드도 정지되고 현금도 진짜 없어서
저와 뗄레야 뗄 수 없는 커피(집에서 먹는)도 며칠이나 못먹었는데 남자친구가 불쌍하다고 사줬어요.
지금은 치약이 없네요. 부엌 형광등은 왜 또 나가서는... 3천원이나 하는군요!

밖에서 아무것도 안사먹습니다.
일주일치 항우울제 12500원이 너무나 버겁게 느껴지네요.
차라리 정신병 장애인 등록을 했으면 4년은 뭔가 혜택을 받았을텐데...
앞으로의 일을 위해 하지 않았지만 너무 돈이 없으니까 이것저것 생각이 들더라고요.
술집 나가서 일해야 하나 그런 생각도 들고. (물론 안합니다. 하지만 솔깃해요)

이 와중에 가장 친한 친구의 결혼식이 있어요.
마음같아서는 정말 잘해주고 싶지만...
요즘같이 천원 쓰기가 손이 벌벌 떨려서...
금전적인 것 이외에 해줄 것이 없을까요?

아르바이트 구하려고 하는데 잘 안구해지네요.
병에서 회복중(은 아닐지도 모르고 좀 좋아지는 상태)이라
적당히 아무데나 일하려고 했다가(지난번처럼) 무너지면
그 상실감으로 더 좌절할 수 있으니 신중해야 한다고 의사선생님께서는 그러시더라고요.

이럴때 왜 쌀은 또 떨어져서...
작은걸로 사긴 했지만 다이어트 할겸 덜 먹으려고요.
4인 가족이 함께 살고 부모님은 힘겹게 사업, 동생은 대학생이예요.
동생은 이 와중에도 자기 돈으로 아이팟을 사고 바디슬리머를 사고 책을 마구 사네요.
놀랍지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목에 칼이 들어와도 절대 안 쓸 돈 20만원이 있습니다.
최후의 보루로 남겨두어야 할 것 같아서요.
쓰다보니...이 최후의 보루라고 하면서 어디에 써야 생각해봤는데...
제가 두어달 전에 그냥 우울증으로 인한 쇼크로 의식을 잃기 직전까지 가서
전신을 움직일 수 없어서(눈만깜빡깜빡) 응급실 신세를 두번 졌거든요. 각종 검사 결과 '감기'뿐이었습니다.
부모님에게는 비밀. (남자친구가 내줬어요)
그때를 위해서 냅둬야겠네요. (←옳은걸까요?)

장기 아르바이트 구하는 와중에도 단기로도 지원한게 있는데 담당자가 절 꼭 써주셨으면 좋겠어요-_ㅜ

-

처음에 친구 축의금 어떻게 할까?로 글을 쓰려다가,
앞으로 돈관리를 어떻게 해야할까?로 쓰려다가,
그냥 일기가 되어버렸네요.

그래도 '매일 일용할 양식'을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오늘 카드 연체금도 다 내서 너무 좋아요T_T


바꿔야 할 점이 있으면 채찍질 부탁드려요.

IP : 221.160.xxx.32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힘!
    '08.10.28 9:39 PM (218.237.xxx.172)

    채찍질 할 게 없어요.
    힘 내세요.
    약 열심히 드시고 병원 꼭꼭 가세요.
    그리고 우울증이 마음이랑은 상관 없지만 마음을 강하게 다잡으세요.
    자주 스트레칭 하시고 매일 정해진 시간에 산보도 하시고요.
    다 잘 될 거에요.
    진짜에요.
    저를 믿으세요.

  • 2. .
    '08.10.28 9:43 PM (203.229.xxx.213)

    달리기를 하세요.
    분위기도 밝게 바꾸고.
    성당에서 애니어그램 프로그램 하는 거 찾아가 같이 토론도 하시고요.
    언제까지 그렇게 사실래요?
    그토록 젊고 좋은 나이에!

  • 3. 힘!
    '08.10.28 9:52 PM (218.237.xxx.172)

    203.229.163. 님
    채찍질도 채찍질이지만 '언제까지 그렇게 사실래요?' 라니요
    글 쓴 분은 몸이 아픕니다.
    어떻게 저런 말 같지도 않은 말을 내뱉습니까?
    큰 죄입니다.
    한 생명이 다른 생명한테 절대 그래선 안 됩니다.

  • 4. 힘내세요
    '08.10.28 9:52 PM (67.85.xxx.211)

    약 빠트리지 마시고 자주 산책이나 운동 하세요....
    친구 축의금을 어떻게 할까....생각해봤는데요,
    지금은 메일이나 전화로 진심을 담아 축하를 전하세요.
    (친한 친구면 이해해 줍니다)
    나중에 형편이 좀 나아지면 작은 선물을 하시고요.
    20만원은 응급용으로 갖고 계시고요...
    그리고 저 같으면 카드는 갖고만 있고(비상용으로)
    주머니에 있는 현금 한도내에서만 쓰겠어요.;;;
    알바 담당자가 꼭 원글님을 선택하시길 빌어드릴께요. 힘내세요...

  • 5. ..
    '08.10.28 9:59 PM (123.248.xxx.105)

    힘내시구요.원하시는 일자리도 꼭 되길 바래요.화이팅~^^
    그리고 친구한테 축의금은 안하고 집들이때 선물하셔도 될 듯한데.
    저는 그렇게 했었는데, 친구들도요

  • 6. ...
    '08.10.28 10:06 PM (211.245.xxx.134)

    아무리 봐도 채찍질 할게 없네요 약 잘드시고 건강해지셔서
    우울증에서 벗어나시라는 말 밖에는...

    친한친구면 원글님 사정 잘 알테니 진심을 담은 편지면 충분할것 같구요
    나중에 형편되면 선물은 그 때 하셔도 될것 같아요


    좋은 일자리도 꼭 얻으시고 좋은 동료들도 만나시기를 빕니다.
    좀 이기적으로 사시길 바래요.....

  • 7. .
    '08.10.28 10:09 PM (203.229.xxx.213)

    -_-;;;
    채찍질을 해달라고 해서 한 건데요?
    제 나름으로 타개방법이라고 생각하는 달리기도 권했구요.
    말 같지도 않은 말을 내뱉었다?!... 흠.
    원글님 죄송합니다.
    저는 다만 님이 좀 더 씩씩하길 바랬습니다.
    하지만 정신병 장애인 등록 같은 건 절대로 기웃거리지 마세요.

  • 8. 세실리아
    '08.10.28 10:14 PM (221.160.xxx.32)

    약과 병원은 5년여동안 빠지지않고 갔습니다. 괜찮아요.

    '언제까지 그렇게 사실래요?' 들어도 괜찮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죠 뭐^_^;
    저는 '몇살은 뭐해야 하고' 이런 관념은 없습니다.
    다 자기 주관에 맞춰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뭐든지 늦은 때라는 것은 없다는 생각입니다.

    산보하는게 제일 힘드네요-_ㅜ 격려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아직 산보할 level은 멀고도 험하네요.
    집에서라도 햇볓쐬려고 신경쓰고 있습니다.

    축의금 문제 생각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번에는 정성들여 편지를 쓰고 집들이 할 때 필요한 물건 사줘야겠어요. 그런 방법은 전혀 몰랐어요.

    '이기적' 잘 모르겠어요-_ㅠ 어떤 부분이죠?

    참, 저희 성당에서는 애니어그램을 안하더라고요. 그보다... 참가할 돈이 없습니다.

  • 9. 세실리아
    '08.10.28 10:15 PM (221.160.xxx.32)

    네, 등록 안할게요. 이제까지 잘 버텼으니 앞으로도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저한테는 말같지 않은 말 아니니까 괜찮습니다^_^

  • 10. 세실리아
    '08.10.28 10:16 PM (221.160.xxx.32)

    참! 이제 절대 카드 안쓸겁니다ㅠㅠ 그리고 그 카드도 사실...부모님께서 급하시다고 현금서비스 쓰시는거라;;;

  • 11. jk
    '08.10.28 10:26 PM (124.63.xxx.69)

    좋은 알바 빨리 구하시기를..
    그리고 아프신것 조금씩 더 나아지기를 기원합니다 ^^

  • 12. 힘내세요~!
    '08.10.28 10:30 PM (61.36.xxx.3)

    이런 글 마음이 짠하네요
    이렇게 솔직하게 내보일수 잇는 분이시면
    마음도 따뜻하고 좋은분이실거 같아요
    남자친구하고 많이 사랑하시면서 우울증도 극복하고
    좋은 일자리 빨리 구하시길 기도할께요!
    힘내세요!!

  • 13. ...
    '08.10.28 10:31 PM (211.245.xxx.134)

    항상 남보다 나를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라는 뜻으로 말씀드렸어요...

  • 14. 아름다운 당신
    '08.10.28 10:35 PM (211.215.xxx.142)

    세실리아님 님은 참 대단한 분이세요...힘든 과정을 스스로 다 해쳐나가고 있잖아요^^ 그쵸^^ 전 불자랍니다. 오래전에 죽는게 더 나은 시기가 있었어요. 그 힘든 시기도 시간이 지나니 나아지더군요. 이 시간도 지나갑니다. 그리고 우리에겐 사실 무한한 힘이 있어요. 그 힘을 믿으면 그 힘이 나온답니다. 매일 매일 자기자신을 사랑하고 격려해주세요. 의무적으로도 해주세요 마치 메마른 대지에 비를 뿌리듯이요. 우리 모두는 참 귀하답니다. 세실리아님 이름도 너무 이뻐요^^ 마음도 참 비단결처럼 이뻐요!!! 아미 님은 곧 회복될 거에요. 그런 확신이 들어요.

  • 15. 음;
    '08.10.28 10:47 PM (218.145.xxx.89)

    얼마 전에 방에 형광등이 나가서 새 걸로 샀습니다.
    세 개 묶어서 파는 게 더 싸기에 그걸로 샀어요. 쫌 좋은 거였던 것 같은데.

    근데 하나 갈아끼워서 잘 쓰고 있는 도중
    아파트 전체 조명 공사를 다 해서 형광등이 바뀌었습니다.
    즉, 사 놓은 전구(형광등)는 이제 못 써요. 모양과 길이가 달라서요.

    남은 거 두 개...(사실 며칠 쓰지도 못한 그 하나도 빼서 케이스에 넣어 두었음)
    드리고 싶습니다. 몇 푼 안 되지만.
    어느 전철역 근처에 사시는지라도 알 수 있으면
    전철역 역무원에게나 근처 가게에 잘 부탁해서 맡기기라도 할 텐데요.

  • 16. ...
    '08.10.28 10:53 PM (116.122.xxx.243)

    산보. 주변에 공원이 있다면 모자라도 쓰고 나가셔서 앉았다 오시면 참 좋을텐데요.
    나름대로 힘든 시기 거쳐봐서 그런지 마음이 짠합니다. 힘내세요.
    그때는 다들 남의 일이니까 쉽게들 말하지.. 했는데, 진짜 열심히 살면 좋은 날이 오긴 오더군요.
    아르바이트도 이력서 많이많이 쓰시구요. 병도 다 나으실거에요.

  • 17. 저도 우울증
    '08.10.28 11:43 PM (61.105.xxx.12)

    저도 신경정신과에 방문해서 경미한 우울증 진단 받고
    항우울제도 2주간 복용해보았습니다만...
    약이 제겐 부작용이 심하더라고요(심한 갈증, 식욕이 없고 복부가 미식거려요)

    부작용없는 가장 좋은 약은
    제 경험에 의하면
    산책과 운동 이더군요.
    특히나 나무가 많은 곳이나 집근처 산에 20분정도 산책하면
    우울한 마음이 씻은 듯이 없어지더군요.
    그래서 일주일에 3번이상 맘 먹고 걷기 산책한답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걸으면 몸에서 천연 항우울제성분이 나온다고 하네요.

    우울증상태일때는 장미를 볼때 아름다운 꽃잎보다 가시에 집중하는 것처럼
    사람이나 상황에 대해 부정적인 측면에 마음을 더 두게된다고 하네요.
    의도적으로 하하하 하고 웃으면 뇌가 긍정적이 된대요.
    저도 매일 아침 점심 저녁 수시로 하하하 손뼉치며 30초, 1분간
    웃고 있는데 효과 좋아요.
    해 보셔요~ 그리고 힘내요.
    이 시기가 지나실거예요.

    저는 지금 단기간에 많이 좋아졌답니다.

  • 18.
    '08.10.29 6:53 AM (221.160.xxx.32)

    정말 감사합니다!
    형광등은 잘 바꿨어요. 그리고 여기는 지방이랍니다.
    산책하는데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아르바이트 이력서도 열심히 넣고 있어요.
    몸에서 천연 항우울제 성분이 나온다는 것은 맞다고 하네요. 저는 그게 안나온다는 거지만.
    웃는거 시도해보려고 하는데 어렵네요. 하지만 해내겠습니다.

  • 19. 잘될거예요.
    '08.10.29 10:53 AM (211.219.xxx.149)

    이렇게 노력하는데, 그 시일이 얼마가 걸리든
    세실리아님이 꿈꾸는 모습으로 꼭 될거예요.

    웃는 것 많이 연습해야 해요.
    저도 오랜기간 연습해서 지금은 마치 낙천주의자 같거든요.
    사실 속은 좀 우울해요. 염세적이고.

  • 20. 강해야...
    '08.10.29 7:45 PM (61.255.xxx.45)

    마음 까지 힘들지 마세요, 의지가 강해야지요?
    힘 들어도 힘 내야해요.그래야 일 자리도 기분도 활력있게
    생활하지요?위에 답글 들 참고 하시고 , 힘내세요.

  • 21. 화이팅
    '08.10.29 8:22 PM (211.49.xxx.127)

    가족중에 우울증 앓은 사람이 있어 잘 알아요. 이렇게 글도 쓰고 자신의 미래를 생각하고 개척할 줄 아는 분이면 분명 곧 나으실겁니다. 세실리아님은 강한 사람이고 병도 이겨낼거고 앞으로 좋은일 많이 생길거라 믿어요. 가까이 있다면 제가 맛난 밥이라도 사드리고 싶은데, 지방이시라니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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