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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한 친정엄마의 성격..

지칩니다. 조회수 : 1,835
작성일 : 2008-10-14 09:42:47
20대중반에 시집오신 친정엄마.

무녀독남 외아들한테 시집왔을때 할머니가 40대중반이었다고 하더군요

그로부터 능력없으면서 술밖에 모르는 아빠와, 자기 아들 무능함에도 불구하고
80넘어사실때까지 시집살이 엄청 시킨 할머니.

하여간 친정엄마의 고통은 지금도 계속되는것도 이해합니다.

지금도 아빠는 돈천원만 나가서 술사먹고 만사태평이구요.

어려서도 없는 집에 삼남매(저와 여동생.남동생).

준비물 제대로 챙겨간적도 없었고.남동생은 학교에 200원을 며칠째
가져가질 못해서 결석한적도 있었구요.

중학교때까지 전교 몇등을 놓치지 않았던 저..

엄마아빠의 강요로. 상고갔을때 중3담임이 눈물을 흘리시기도 했네요.

물론 선택은 제가 한거지만, 엄마아빠의 강요가 심했는데(아빠는 중학교도
가지 말라고 했어요.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공장가라고)

최근에 그런 얘기하다보니. 엄마는 강요한적이 없다고 딱 잡아떼시더군요.
제가 울면서 인문계 보내주면 내가 알아서 대학가겠다고 말한게 몇 번인데..

하여간 상고나와서 직장다니다 돈벌어서 대학들어갔고. 입학금만 엄마가
해결해주셨고. 나머지는 제가 알바하면서 졸업했구요.

학교 CC로 만난 남편과 결혼해서 지금 아이가 7살이구요.

솔직히 어려서도 아빠는 아예 자식들에게 무관심이었고(일년에 한 3달일하시고
나머지는 거의 집에서 술먹고 정신못차렸기 때문에)

엄마는 너무 힘들게 살아서인지. 항상 자격지심에 쌓여있었구요.

못살았어도 자식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그런 엄마는 되주지 못하셨죠.

예를 들어. 내가 뭐를 하고 싶다고 하면.. 니가 그걸 할수 있겠냐..

맨날 셋방을 전전했는데. 항상 집주인네 아이들한테 우리가 져주길 바랬고.

셋방에 낙서라도 되어있서서 집주인이 뭐라고 하면. 우리를 내세우며. “얘가
그랬다“고 내모는 그런 엄마였구요.

엄마 사신 인생이 너무 고단해서 안쓰럽기도 하지만, 솔직히 정서적으로
아이들을 위한 마음은 없었죠(물론 힘들게 살았다는 이유가 있겠지만)

그래서 저. 학교에서 항상 공부도 잘했고. 칭찬받는 아이였지만
항상 자신감 없었고. 말도 없었고. 늘 위축되었었구요..

대학들어가서 남편과 연애하고..성격은 많이 바뀌어서 지금은 활발한 편이구요.
고등학교 이전친구들 만나면 놀라기도 하네요. 친구들이..

문제는. 지금 7살짜리 아들녀석을 엄마가 아침저녁. 유치원 등하교를
봐주십니다. 제가 맞벌이라서요.

그런데 엄마의 그런 성격이 제 아이한테까지도 이어지네요.

“어제 울 아이 유치원에서 데리고 오는데. 다른 친구들이
울 아이한테만  잘 가라고 인사를 안한다“

“울 아이가 어디가도 대접을 못받는 것 같다”

“선생님이 다른 엄마한테는 인사를 하는데. 본인한테는 잘 가라고
인사를 안하는거 보니. 뭔가 맘에 안드는게 있는 것 같다“

이런투의 말씀을 매일하시네요.

물론 저도 압니다. 울 아이가 외동이라서 고집도 쎄고.
또래에 비해서 호기심도 많고. 말도 많고. 그러는것도 알아요.
그래서 선생님한테도 할얘기 다 하고. 묻고싶은거 다 묻고..

친정엄마도 물론 아이가 걱정이 되서 그러시는것도 압니다.

아이가 어디가서 인정받았으면 하는 맘이 커서 그러는것도 아는데.

저는 아직 유치원생이고. 웬만큼 큰 일 아니고서는 그냥 세세한
일들은 일일이 신경쓰지 말자는 주의인데.

벌써부터 저런식으로 아이를 위축되게 말씀하시니. 정말 싫네요.

저희 3남매도 자라면서 엄마의 위축되는 말 때문에 밖에 나가서
기한번 제대로 펴보지 않았는데...

제가 몇 번이나 엄마를 잡고 말씀을 드렸는데(기왕이면 모든 사물을 볼때
부정적인 면말고 긍정적인 부분을 보고. 왠만한건 적당히 다 신경쓰지 말라고)
전혀 변화가 없으시네요.

엄마의 저런 성격은 모든 면에서 그러네요

이모가 4명인데. 이모들한테도 엄마가 왕따를 당하시고(솔직히 같이 얘기하다보면
기분이 나빠집니다. 울 엄마랑은..)

그러면 또 그거가지고 분해하고 억울해하고. 우울해 하고..

엄마 돌아가시면 제가 후회할지도 모르겠지만, 요즘 같아서는

정말로 인연딱 끊고 살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IP : 203.142.xxx.240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10.14 9:49 AM (203.247.xxx.172)

    인연은 자르지 마시고...
    좋은 관계의 모녀도 자녀 맡긴 상태라면 쉽지 않습니다
    우선 육아 도움을 다른 방법이나 다른 분으로 바꿔 보시면 어떨까요....

  • 2. 원글님 마음
    '08.10.14 9:58 AM (121.145.xxx.173)

    이해할수 있어요. 저도 자랄때 힘들었어요. 학교 선택과정도 비슷하고요
    저의 친정엄마는 원글님 어머니처럼 부정적이지는 않으셨어요. 오히려 우리딸이 최고다,잘한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고 지금도 당신의 자식이 손자,손녀에 대한 애정과 기대도 많으시지요.
    반면 시어머니는 전부 부정적인먼 만을 보시고 말하세요. 저도 그것이 적응이 안되고 너무 싫더라구요. 아이에게 큰 영향 주는거 맞긴 한데 다른 사람에게 애들 부탁할 여건은 되는지요 ?
    그런분들은 살아온 과정 자체가 암울하셔서 인지 거의 바뀌지 않으시는것 같습니다.
    어머니를 변화 시킬 생각은 마시고 애를 어머니와 있는 시간이 적게 피아노,등 예능,영어학원등을 생각해 보시는건 어떨지요 ?

  • 3. 저도
    '08.10.14 10:06 AM (117.20.xxx.29)

    이해가 갑니다.

    저 역시 님과 비슷한 엄마 밑에서 자랐어요.
    특히 셋방에 주인 아이들에게 져주란 말..
    어쩜 그리 똑같습니까.

    지금은 엄마와의 갈등이 모두 해소됐지만..
    우리 아기 맡길까 말까 고민해보면..
    솔직히 못 맡기겠어요.

    우리 아기까지 내가 겪었던 고통..
    똑같이 겪게하기 싫거든요.

    우리 엄마는 많이 바뀌셨지만..그 천성은 정말
    바꾸기 힘든거 같아요.

    칭찬하실줄 모르는 점..
    지나치게 알뜰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인심을 잃는 점... 등..

    님도 고민이 많으실거 같습니다.

  • 4. 원글
    '08.10.14 10:10 AM (203.142.xxx.241)

    위로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저도 그래서 최대한 아이를 엄마랑 오랜시간 함께 있도록 안할려고 유치원끝나고 학원을 보내는데(태권도.바둑).
    아침에 놀게하지 학원을 왜 보내냐고 엄마가 한마디 하시더군요. 한바탕 했어요.
    7살짜리 학원 몇개 다니는건 울 아이뿐이 아니라 많이들 그러는데.본인입장에선 아이 생각하신다고 그러시네요.

    그리고 다른 분을 찾아서 맡겨볼까도 여러번 생각했는데. 엄마가 엄청 서운해 하십니다.
    첫손주고, 아이 2돌까지 엄마가 우리집에서 봐주셔서. 정이 남다르신건 잇거든요.

  • 5. 원글
    '08.10.14 10:11 AM (203.142.xxx.241)

    어쨌건 당분간은 그냥 학원을 보내서 엄마랑 많은 시간을 아이가 보내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
    젤 나은것 같네요...

  • 6. @@
    '08.10.14 10:37 AM (125.187.xxx.189)

    어머니도 무언가 다른 일상을 찾으셔야 할 것 같아요.
    살아온 동안 삶이 너무 힘들어서 상처가 많으신가봐요.
    부정적인 면이 너무 강해 지시고
    그게 다른 사람들에게 전염이 되는거죠
    본인은 그걸 이해 못하시는거고.......
    지역에 있는 사회복지관이나 문화센터 같은데 나가셔서
    어머니가 본인에게 너무나 재미잇는 무엇을 찾으셔야 할텐데......
    원글님이 적당히 권해보세요.
    이런분들은 구체적으로 바꿔 주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엎에 없으면
    혼자서는 아무것도 안되요. 사람이 쉽게 자신을 바꿀수가 없어요.

  • 7. ㅠ.ㅠ
    '08.10.14 10:43 AM (116.34.xxx.83)

    원글님과는 비교도 안되겠지만.. 저도 저희 부모님의 성격때문에
    유년 생활을 돌이켜보면 너무나 가슴아픈 부분이 많습니다..
    아무리 어머니가 서운해하시더라도 육아는 다른분께 맡겨보심이...
    전 내년쯤 애를 가지려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웬만하면
    엄마나 시어머니께는 육아를 맡기지 않으려구요..

  • 8. 2돌까지
    '08.10.14 10:56 AM (221.150.xxx.254)

    전담하여 키워주셨고 이후에도 몇년을 더 봐주신듯한데 이미 게임은 거의 끝난거 아닌가요?
    참 안타깝네요. 어머님 성격이나 우울함이 아이에게 좋을 거 같진 않은데.
    원글님은 적극적으로 개선코자 하지도 않으시는 거 같구..

  • 9. 게임오버?
    '08.10.14 11:22 AM (218.237.xxx.172)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윗님 말씀이 맞는 것 같아요. Game Over.
    태어나서 두살까지 전담, 지금까지도 계속. 그리고 앞으로도.
    --------------------------------------------------------
    그래서 저. 학교에서 항상 공부도 잘했고. 칭찬받는 아이였지만
    항상 자신감 없었고. 말도 없었고. 늘 위축되었었구요..
    --------------------------------------------------------
    아이 성격 이미 이렇게 형성된 것 아닌가요 엄마처럼.
    똑같은 양육자를 만났으니까요.


    -----------------------------------------------------------------------------
    그리고 다른 분을 찾아서 맡겨볼까도 여러번 생각했는데. 엄마가 엄청 서운해 하십니다.
    첫손주고, 아이 2돌까지 엄마가 우리집에서 봐주셔서. 정이 남다르신건 잇거든요.
    -----------------------------------------------------------------------------
    그런데 글 쓴 분보다 이 아이가 더 슬픈 삶이네요.
    엄연히 있는 자기 엄마가 할머니한테 위축되서 적절한 방어를 못 해주고,
    아직도 별로 적극적으로 개선하고자 하지 않는다는 것이요.

  • 10. 절대
    '08.10.14 12:01 PM (202.136.xxx.34)

    아이와 외할머니 분리시켜야합니다.
    저희도 언니네 아이 친정엄마가 봐주셨는데 그 아이 성격이 저희들과 똑같아요.
    언니는 너무나 후회하지만 아이성격형성이 이미 그렇게 되어버려서 바꿔지지가않아요.
    엄마가 섭섭해하는 것에 신경슬 처지가 아니예요.
    아이 인생을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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