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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결혼

글라라 조회수 : 6,461
작성일 : 2008-10-13 16:50:58
오늘 친구가 결혼을 한다.
마흔을 넘긴 나이에 .....
경상도 산골 중에서도 산골, 그 작은 학교에서 그애와 난 나름 잘나가는 아이였던거 같다
농부의 자식이 태반인 학생들 중에서 우리 아버지는 우리학교 국어선생님이었고
아버지가 안 계신 그아이는 대신 웅변 잘하고 괜찮은 인물에 늘 반장을 하던 아이였다
남학생반 여학생반이 따로 있던 그시절, 수업 마치고 교문을 나갈라치면 그 아이가 서서 기다리곤 했었다
공연히 두려워서 1년을 넘게 줄행랑을 치다가 중학교 2학년이 되어 언니와 언니 친구네 놀러 갔는데
그 옆집이 바로 그 아이의 집이란 걸 알았다
자연스레 그 아이 집에갔었고,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애의 어머니께서는 나를 너무나 귀여워해 주셨다
그애와 나의 손을 잡아 주시고 평생을 오누이처럼 살아라... 술을 좋아하셨던거 같다
술 한잔 하시면 늘 그러셨다 오누이처럼 서로 사이좋게 지내라...
얼마전 건너 들은 얘기로는 그 어머니가 임종시에도 내 얘기를 했다고...
그러나 일년이 되지도 않은 2학년 말 그 아이가 부산으로 전학을 갔다
부산이란 대도시에 흡수되어버린 그 아이에 비해 난 외롭고 어두운 골짜기에서 나머지 중학 생활을 마쳤다
가끔씩 고향에 와서도 연락도 않고, 난 버림받은 느낌을 이십대까지 떨쳐버릴수가 없었다
결혼을 하고서는 그 아이의 소식이 들려와도 무감각해질수가 있었는데 2년전 동창회를 다녀온 친구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이번에 ㅇㅇ이가 동창회 왔는데 너와의 풀빛같은 사랑을 밤새도록 늘어 놓더라~ 연락 한번 해봐라~"
잠시동안 그 아이와의 좋은 기억들에 빠졌었다
학교 앞에서 날 기다리던 핸섬한 아이...
내 생일날 동네 친구들 몰고 와서 축하해 주던 그 아이...
홀로되신 어머니 도와 열심히 농사일 도우던 그 아이...
손 한번 제대로 못 잡아본 풋풋했던 첫사랑의 기억에 내 몸이 점점 빠져들고 있었다.
그러나 설레이는 마음도 며칠... 난
젊은 나이에 찾아온 병으로 큰 수술을 하고 항암치료를 하고...어느날
그 아이의 사진과 이름이 신문에 난걸 보았다
세기의 사랑... 14년 나이차를 극복한 사랑... 대통령의 딸과 결혼하다...
ㅎㅎㅎ
갑자기 나의 영롱했던 첫사랑이 무채색으로  변해버리는 느낌이 들었다.
울부짖는 부인과 자식을 보면서 왜 자꾸만 전학간 뒤 이유없이 소식을 끊어버린 그 아이의 모습이 클로크업되는것일까?
오늘 화장을 떡칠하고, 웨딩마치를 울리는 그네들에게 왜 순수한 마음이 들지 않는것일까?
내가 아쉬운것은 구겨진 나의 추억이다
버림 받은 채 어두운 곳에서 살고 있을 그의 처자식 생각에 오늘 참 씁쓸하다.




IP : 211.58.xxx.228
2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한겨레21
    '08.10.13 4:52 PM (218.156.xxx.229)

    정말요?? ^^;;;

  • 2. 로얄코펜하겐
    '08.10.13 4:57 PM (121.176.xxx.238)

    우왕.. 소설같다..

  • 3. 글라라
    '08.10.13 5:00 PM (211.58.xxx.228)

    그쵸?

  • 4. ...
    '08.10.13 5:00 PM (222.101.xxx.75)

    크헉 진짜예요??? ^^

  • 5. 그결혼
    '08.10.13 5:00 PM (59.5.xxx.115)

    남자쪽에서 흑심품고 의도적으로 접근하는거라 하던데...어느공주님이 결혼식에 참석 안한다고 했음.
    그 여자분 동생도 별로 탐탁치 않아한다 함...

  • 6.
    '08.10.13 5:05 PM (59.10.xxx.219)

    어느나라 얘기인가요..
    설마 대한민국???

  • 7. 오호~
    '08.10.13 5:09 PM (121.133.xxx.110)

    대박인데요 이거 @@

  • 8. &&
    '08.10.13 5:09 PM (121.170.xxx.166)

    대한민국 얘긴가봐요..

    정말 전처와 아이들 입장에선 자다가 날벼락이겠어요..
    이무슨!!!

  • 9. 로얄코펜하겐
    '08.10.13 5:09 PM (121.176.xxx.238)

    헉님, 그네공주님 동생 얘기예요^^

  • 10. 엥?
    '08.10.13 5:12 PM (218.156.xxx.229)

    신동욱 백석문화대 광고마케팅학부 교수...총각 아니예요?
    전처에 자식까지 있어요???

  • 11. .
    '08.10.13 5:15 PM (124.49.xxx.204)

    허.........

  • 12.
    '08.10.13 5:20 PM (122.17.xxx.154)

    http://app.yonhapnews.co.kr/YNA/Basic/article/search/YIBW_showSearchTotalList...

  • 13. ..
    '08.10.13 5:25 PM (203.239.xxx.10)

    http://news.empas.com/show.tsp/cp_ss/20070324n02085
    원글님 내용 부연설명

  • 14. 진실을알려주세요
    '08.10.13 5:27 PM (218.37.xxx.131)

    정말인가요?? 진실을 알고 싶어요...팔랑귀..다시 또 팔랑 거립니다..

  • 15. 총각은
    '08.10.13 5:35 PM (211.192.xxx.23)

    뭔 총각이요,,별거중에 애가 또 생겼다는디...ㅎㅎ

  • 16. ...
    '08.10.13 5:37 PM (122.32.xxx.89)

    근데.. 무슨 화장을 저리 해 놨는가요...
    깜짝 놀랐습니다..
    꿈에 나올까봐요..

  • 17. 로얄코펜하겐
    '08.10.13 5:40 PM (121.176.xxx.238)

    혹시 위장이혼 한건 아닌지..

  • 18. 우아
    '08.10.13 5:59 PM (58.120.xxx.245)

    글라라님 진짜예요???
    퍼오거나 그런것 아니구요???
    정말 드라마틱한 첫사랑이라 해야할지...

  • 19. 원글
    '08.10.13 6:20 PM (211.58.xxx.228)

    그들의 결혼이 순수해보이지 않은건 사실이지만 제 글이 그들에게 피해를 주지는 말았음 좋겠네요

  • 20. ㅇㄹㄴ
    '08.10.13 6:25 PM (219.255.xxx.167)

    글라라님의 외모가 박모씨와 좀 닮은 건 아닐까요??--

  • 21. 꼬꼬모
    '08.10.13 6:48 PM (218.52.xxx.201)

    소설인줄 알았네요.. 근데 현실이라는...

  • 22. 끼리끼리...
    '08.10.13 6:49 PM (121.190.xxx.37)

    구린 사람들은 구린 사람들끼리 ....

  • 23. 저도 잡지에서
    '08.10.13 6:52 PM (121.183.xxx.96)

    봤어요. 박근혜 동생인 박근 ...뭐인것 같던데.
    등산하면서 만났다나 뭐라나.
    결혼생활 중인 남자가 그것도 나이도 여자보다 어리면서 뭤때문에? 왜?

  • 24. ..
    '08.10.13 7:16 PM (125.186.xxx.144)

    각각 재혼이라고 기사에 나왔네요.

  • 25. 컥,,
    '08.10.13 11:14 PM (119.201.xxx.6)

    진짜인가봐요,,,헐,,,
    순수하지않아보이네요,,,, 쩝,,,

  • 26. 참나...
    '08.10.14 7:00 AM (121.98.xxx.45)

    언니도, 동생도 모두 반대해서 참석하지 않은 결혼이네요.
    그 나이에 이런 결혼 왜 할까요?

  • 27. 궁금증
    '08.10.14 10:30 AM (218.237.xxx.172)

    그런데 저 자매 사이가 예전부터 아주 안 좋다던데요.
    별다른 이유가 있나요?
    아니면 그저 성격이 잘 안 맞아서 그런건가요?

  • 28.
    '08.10.14 4:36 PM (123.212.xxx.134)

    예전엔 육영재단 이사장이 수첩공주였죠?
    정계가 불러주기 아주 오래전 육영재단 경영권 문제로 동생과 마찰이 있었던 걸로 알아요.

  • 29. 뽀삐맘
    '08.11.8 4:09 AM (222.120.xxx.169)

    와우~~~경상도 촌넘이 서울에서 한판 크게 벌려 보겠단 속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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