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세계(미국, 유럽, 한국) 경제상황 점검
* 미국 금융상황 : <미국 금융시장이 질서재편을 하고 있다> *
30일 월스트리트저널에서 대형은행은 몸집을 키우고, 중소형 은행은 파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행 가운데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JP모건체이스, 시티그룹 등 '빅3'가 전체 예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말 21.4%에서 현재 31.3%로 급등했다."
"JP모건이 워싱턴뮤추얼을 인수! 시티그룹이 와코비아의 은행영업 부문을 인수! BOA도 투자은행 메릴린치를 인수!"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들어 신용경색이 확산되면서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는 금융회사들이 위기를 돌파할 자금을 구할 길이 막혀 버린 것도 금융시장 질서재편을 가속시키고 있다.
아울러 올해 파산한 미국은행은 네바다 스테이트은행, 아메리뱅크 등 13개 은행이다.
* 유럽 금융상황 : <유럽으로 확산된 경제위기와 EU 공적자금기구 설치의 어려움> *
월가에서 런던 금융가로 전이된 금융위기가 프랑스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파리 금융가를 겨냥하기 시작했다.
프랑스,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빅 4 국가의 정상들이 내일 프랑스 파리에 모여 세계 금융위기 대응책을 논의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영국과 아일랜드 등 유럽 각 국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 주간지인 카나르 에셰네는 1일 케스 데파르뉴 은행이 부채를 청산하기 위해 65억유로의 긴급 현금 투입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정부와 은행 측은 즉각 신용위기설을 부인하고 있으나 현지언론들은 케스 데파르뉴 은행이 금융위기의 여파로 주목받고있는 부동산그룹 넥시티와 투자은행 나틱시스 등 2개 금융기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상황이 긴박해지자 유럽 빅 4국가(프랑스, 영국, 독일, 이탈리아)의 정상들과 마누엘 바로수 EU 집행위원장과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 중앙은행 총재, 융커 의장 등 EU의 경제 거물들이 내일 프랑스 파리에서 긴급 회동한 것이다.
내일 긴급 회동은 EU 역내 대응뿐 아니라 전세계 긴급 금융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예비회담의 성격도 띠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앞서 긴급 금융정상회담을 통해 새로운 국제 금융시스템의 구축 문제 등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프랑스 크리스틴 리가르드 프랑스 경제장관은 금융위기 해소를 위해 3000억유로(429억달러)규모의 유럽펀드 조성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독일은 책임있는 방식으로 행동했든 하지 않았든 관계없이 모든 은행들에 백지수표를 끊어주는 일을 할 수도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아일랜드 같은 나라에서는 지난 달 30일 무제한 예금지급 보증 정책을 발표하는 등 개별적인 정책 대응 움직임 마저 보이고 있다. 금융위기 해소 방안을 놓고 이해관계가 다른 유럽 각 국이 정면충돌하고 있다. 1930년대 대공황 당시에도 유럽은 나라별로 제 각각 대응했다. 공동대응책을 마련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 미국 실물경제 상황 : <금융위기가 실물경제까지 확대됐다> *
미국의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까지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경제지표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대형 투자은행들이 잇따라 무너지면서 은행들 역시 어려운 처지에 있다는 사실 역시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는 데 한몫하고 있다.
중소기업에 이어 제조업에 종사하는 대기업들도 악화한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제조업 경기 위축은 대규모 감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ADP 전미 고용보고서는 미국의 9월 민간 기업 고용이 8000명 줄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런 고용 사정 악화는 지난 몇 주 간의 금융 위기에 따른 영향을 배제한 것이어서 금융위기로 투자은행과 대형 제조업체들이 더 적극적으로 감원에 나설 경우 실제 타격은 훨씬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채용 정보업체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는 9월 미국의 대기업들이 9만5094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9월 미 기업들이 예상하고 있는 감원율은 한 달 전에 비해 7.2% 상승한 것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무려 33%다. 미국은 오늘 고용시장 통계를 발표한다.
* 세계 실물경제 상황 : <금융위기가 실물경제까지 확대됐다> *
미국의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까지 급속하게 번지고 있다. 미국ㆍ유럽ㆍ일본 등 선진국 제조업 경기를 강타해 경기 후퇴를 야기하고 있고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1일 파이낸셜타임스는 "세계 선진국 경제의 제조업이 시련의 9월을 겪었다"며 "실물경제가 악화한 금융시장을 피하지 못하고 직격탄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9월 제조업 지수는 전달 49.9에서 43.5로 하락, 2001년 10월 이후 7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낙폭은 1984년 이후 가장 컸다.
이는 블룸버그가 경제전문가 72명을 대상으로 집계한 전망치 49.5를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제조업 신규주문지수, 생산지수, 가격지불지수, 고용지수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신규주문지수는 8월 48.3에서 38.8로 하락하며 2001년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전달 52.1이었던 생산지수는 2001년 2월 이후 최저인 40.8로 떨어졌다. 가격지불지수는 77.0%에서 53.5로, 고용지수는 49.7에서 41.8로 각각 떨어졌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 자동차 시장이 갈수록 얼어붙고 있는 것도 소비 위축과 악화한 제조업 경기를 잘 반영하고 있다.
9월 미국의 자동차 판매는 전년 동월보다 20% 급감하면서 11개월 연속 전년 동월 수준을 밑돌아 지난 17년 간 가장 긴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9월 미국 최대 자동차 업체인 제너럴 모터스(GM)는 적극적인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9월보다 16% 감소한 28만2806대를 파는 데 그쳤다. 2위를 차지한 포드는 35% 감소한 12만788대, 도요타는 32% 준 14만4260대, 혼다는 25% 위축된 9만6626대를 기록했다.
유럽과 일본도 제조업에 큰 풍파를 겪고 있다.
제조업 경기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유럽에서도 지난 8월 실업률이 예상을 웃돌아 7.5%에 이르고 지난 2ㆍ4분기 경제성장률이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위태위태한 모습이다. 유럽의 제조업 경기를 알 수 있는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9월 유로존 PMI지수는 45를 기록해 전달 47.6보다 하락했다.
이는 지난달 23일 처음 추정치인 45.3에 비해 더 낮아진 수치로 7년래 최저치다.
일본 내 대형 제조업체의 경기 동향을 나타내는 단칸지수도 2003년 6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일본의 3ㆍ4분기 단칸지수는 마이너스 3으로 5년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 한국경제 상황 :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자유로운 곳은 어디도 없다> *
우리나라는 물가는 4개월 연속 5% 급등세를 보이고 투자는 바닥을 치는 등 최악의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지난달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만 봐도 산업생산이 내수부진과 수출둔화 등으로 부진을 보이는 게 극명하게 드러난다. 특히 광공업생산은 지난해 8월보다 1.9% 늘어 지난해 9월(―3.1%)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현재의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해주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각각 7, 9개월째, 동반으로는 7개월 연속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통계청 작성이래 처음 있는 일로 경제가 현재도 좋지 않지만 앞으로도 호전되기 어렵다는 걸 시사하고 있다.
또한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1%로 4개월 연속 5%대를 보였으며 설비투자는 7월 9.9% 증가세에서 8월 1.6%로 급락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 금융위기가 우리 실물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달 30일 5년4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2일 발표된 9월 무역수지는 19억달러 적자를 기록, 넉 달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끝이 없는 경기침체 속에서 그나마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수출마저 둔화하면서 우리 경제에 켜진 적신호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KDI가 발표한 '최근 우리 경제상황에 대한 이해' 보고서에 따르면 미 금융위기로 우리 금융시장에 유입됐던 단기성 외국인 자금(단기외채, 주식 등)이 급격히 환류될 가능성이 있어 우리나라의 환율·주가·금리 등에 큰 교란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지난해 4분기 이후 유가급등으로 GDP 성장률과 GDI 증가율간의 격차가 크게 확대돼 내수둔화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생산증가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재고증가세가 확대돼 앞으로 생산 확대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실질 투자증가율은 큰 폭으로 둔화되고 있으나 물가가 상승해 명목 투자지출 증가세는 오히려 확대됐다는 것이다. 아울러 외환위기 이후 가계 저축률이 크게 하락하면서 가계신용이 증가한 상태로 6월 말 가구당 빚은 약 4000만 원 꼴로 경기침체로 '가계의 빚' 증가가 우려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금융부문도 악화되고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실물경제이다. 경기둔화 지속됨에 따라 수출증가세도 둔화돼 하반기 성장률은 큰 폭으로 낮아질 것이다.
하반기 성장률이 3%대로 예상되고 내년까지 둔화세 영향이 지속된다는 것이다.
미국의 금융위기가 자산시장 쪽, 특히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점진적으로 경기둔화가 지속될 것이며, 인플레 압력이 경기를 위축시키고 투자 및 수출도 순차적으로 영향을 받아 경제성장률은 당초 전망치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외환보유고 상황 : 6개월만에 225억불 사용> *
글로벌 신용 경색으로 달러 가뭄이 심각한 가운데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올들어서만 226억달러나 감소했다. 어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말 외환보유액' 현황에 따르면 올 9월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2396억7000만 달러로 전월대비 35억3000만 달러 줄어들었다. 이는 6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진 결과로 9월까지 감소액도 225억5천만달러에 달했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3월 18억8000만 달러가 증가하다가 4월 37억6000만 달러 감소세 돌아섰다가 7월에는 105억8000만달러나 급감하며 사상 최대 감소폭을 기록해 왔다. 하지만 정부가 급변동하는 외환시장에 잇따른 실탄 투입을 통해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밝히고 있어 외환보유액 감소에 따른 유동성 부족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당분간 글로벌 신용경색이 지속하고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정부가 잇따라 외환보유액을 풀 경우 무리한 시장 개입으로 더 큰 위기가 올 때는 두 손을 놓고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있다. 특히 현재와 같은 큰 규모의 글로벌 신용위기가 불어닥칠 경우 외환보유액이 바닥나면 금융위기 타격이 더욱 크게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리먼사태 이후 국제 금융시장에서 장기적 외환 조달은 거의 막혀있는 상태이며, 현재 국내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외화유동성 문제이다. 특히 신용상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에 따르면 정부의 외환보유고 중 부채를 제외한 후 사용할 수 있는 외환가용액이 800억불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강만수이 순채무국 전환에 대해 언급했지만, 이 외환가용액으로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 것인지는 두고봐야 할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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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일 현재 미국발 금융위기 미국, 유럽, 한국 경제상황 점검
nowmeari 조회수 : 622
작성일 : 2008-10-03 09:16:38
IP : 218.51.xxx.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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