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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차부대엄마들의 기자회견문입니다

기린 조회수 : 219
작성일 : 2008-09-22 22:15:45
이 기자회견문은 오늘 기자회견을 주최하신 "지구인"님이 직접 작성하셨습니다.

수사피해를 당하신 까페지기와 은석형맘님께서는 따로 피해진술과 경찰의 과잉대응에 관한 말씀을 해주실 것이라 그 내용은 뺐습니다.

유모차부대 엄마들은 투사가 아닙니다.

아이들을 위해 촛불을 들었을 뿐, 나약하고 부드러운 아이들의 엄마일뿐입니다.

그 어떤 폭력이나 타 촛불들과의 연계성도 없습니다.

기자회견문이 좀 더 강력하지 못하다고 일부에서 말씀하시지만, 오늘 유모차부대는 싸우러 나가는 것이 아닙니다.

강함이 부드러움을 이길 수 없듯, 우리가 왜 촛불을 들어야만 했는지 그 심정을 토로하고 싶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해하고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을 따름입니다.

그 어떤 변명이나 투정도 아닙니다.

엄마의 심정 그대로 이 글을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덧붙여 하실 말씀들은 다른 분들께서 준비하고 계시고, 아래 글은 유모차부대의 공식입장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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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상징인 노란 깃발을 들고 평화의 행진을 했던 유모차 엄마들, 우리는 떳떳합니다.
내 아이들을 열 달 뱃속에 품어 고통을 이겨내며 낳은 우리보다 더 사랑할 수 있는 엄마는 없음을 말씀드리며 이에 기자회견을 합니다.



저희 까페 이름인 유모차부대는 저희 스스로 처음부터 지었던 것이 아닙니다.
아기들을 유모차에 태운 엄마들이 하나씩 모여들고 자발적으로 촛불에 참가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그 와중에서 언론에서 먼저 <유모차부대>라는 이름을 붙여 부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프라인 모임보다 나중에 온라인 까페가 생겨나게 되었고, 그 이후로는 뜻이 맞는 많은 분들이 속속 모여 지금의 유모차부대 까페가 된 것입니다.
저희들은 정치에 관심이 없습니다. 우리 지역구의 국회의원이 누구인지, 여당, 야당의원이 누구인지도 모르던 엄마들이었습니다.
내 자식이 감기만 걸려서 열이 올라도 함께 잠 못 자가면서 절절매던 엄마들이 왜 아이들을 업고, 안고, 유모차에 태우고 거리로 나오게 되었습니까?
심지어 저녁뉴스조차 제대로 쳐다보지 않고 내 아이의 옹알이에 눈맞추고 즐거워하던 엄마들이 왜 멀리 지방에서조차 힘들게 아이들 기저귀가방까지 들춰 매고 서울까지 와야만 했습니까?
인터넷을 켜놓고도 아이들 예쁜 옷이나 맛있는 먹을거리를 살피며 아이쇼핑이나 즐기던 엄마들이 왜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까?
이런 원인론적인 문제는 언급조차 하지 않은 채, 자행하지도 않은 불법을 자행했다고 이렇게 표적수사와 탄압을 하는 것이 진정한 대한민국의 경찰입니까?
삼삼오오 모여든 저희 아이엄마들은 시청 앞에서 모여 돗자리를 펴놓고 또래아이들과 함께 소풍을 나온 것처럼 즐겁게 촛불문화제에 참가했습니다.

일부는 도시락을 싸오고, 일부는 간식을 가져오고, 그런 것들을 서로 나눠먹으면서 아이들은 마냥 즐거워했습니다.
후에 유모차부대의 상징이 되었던 노란 풍선 역시 익명의 누군가가 저희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가져다주었고, 저희가 임의대로 그림을 그려 아이들에게 제공을 한 것입니다.

풍선을 받아든 아이들은 또 풍선으로 인해 즐거움을 느끼며 깔깔거렸습니다.
그런 아이들을 바라보며 과연 어떤 엄마들이 내 아이를 물대포가 난무하는 위험한 거리로 끌고 갔다고 생각하십니까?
거의 대부분의 엄마들이 서울이 아닌 지방에 사는 관계로 시간상, 거리상의 문제가 있어서 대부분 일몰 전(저녁 8시쯤)에 저희는 해산을 하였습니다.

그 와중에서 일부 따로 남아서 개인행동을 한 사람들의 행동까지는 알지 못합니다.
또, 유모차부대의 회원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자의에 의해 유모차를 끌고 나와 단신으로 새벽까지 남아서 살수차를 막은 것이 어찌하여 탄압을 받아야할 대상인가요?

경찰의 시민을 향한 인명을 살상할 수도 있는 무자비한 물대포를, 시민들을 위해서 유모차와 연약한 여자의 몸으로 막은 것이 "일반교통방해" 혹은 "공무집행방해"이던가요?

경찰 스스로가 위험한 살상무기를 사용하였기에 그것을 사용하지 말라는 것이었을 뿐입니다. 절대 탄압을 받을 대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위의 경우처럼 물대포를 직접 몸으로 막은 엄마도 있었겠지만, 일몰 이후 야간진압이 시작되는 시점에서는 유모차부대 대부분의 엄마들이 공식적으로 철수한 다음입니다.

저희 유모차부대의 이름으로 오프라인 모임을 가졌을 때는 한 번도 물대포나 강경진압의 위험한 상황에 노출된 적이 없음을 이 자리에서 확실하게 밝히는 바입니다.
저희는 다른 단체에서 주관하는 촛불문화제에 한 번도 주체적으로 참가를 한 적도 없고, 늘 미리 만나서 아이들을 데리고 인도를 따라 행진을 마친 후, 촛불문화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시점에서는 따로 한 곳에 모여 있다가 거의 일찍 해산을 했습니다.
경찰이 주장하는 <집시법위반>의 "도로점검" 또한 저들이 먼저 그 원인을 제공했음을 아는 분들은 다 알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위 "명박산성"이라고 불리는 컨테이너 박스를 쌓아 차량통행을 막은 것이 누구입니까?

저들이 먼저 교통을 막아 도로를 봉쇄시켰습니다. 그런 도로 위로 나간 것이 불법을 자행한 도로점검입니까?
이제 엄마들은 더 이상 옛날의 나약한 엄마들이 아닙니다. 홈쇼핑이나 즐기고 누구 아이가 얼마나 더 큰지에 대해서만 관심을 쏟던, 내 아이만의 엄마가 아닙니다.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좀 더 안전한 먹거리를 줄 수 있는지 연구하고, 위험요소가 있는 고기가 아이들 분유는 물론, 기저귀, 화장품에 두루 사용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먹거리에 대한 걱정에 모유수유를 하는 엄마들이 늘어나고, 천 기저귀를 사용하는 엄마들이 늘어납니다.

아이들 어린이집에서는 안전한 재료로 아이들을 먹인다고 엄마들을 안심시키기에 바쁩니다.

학교급식이 불안해서 도시락을 싸서 보내는 엄마들도 있습니다.

길에서 뭘 사 먹이는 것도 불안해서 직접 만들어 먹이는 엄마들이 늘어납니다.
기저귀와 아이 빨래는 늘어나는데 물세와 전기세가 오를까 걱정입니다.
공부하는데 지친 아이들이 정부의 교육정책에 따라 휘둘리는 것을 걱정합니다.
제대로 된 언론을 보고 듣지 못하고 자란 아이들이 현실을 직시하지 못할까봐 우려됩니다.
눈망울이 초롱초롱한 이 아이들이 사회를 이끌어나갈 후대에서는 제대로 된 민주주의가 사라지고 없을까봐 걱정이 됩니다.
저희 유모차부대를 수사하시려거든, 촛불문화제에 나갔을 때 저희들에게 물을 가져다주신 그 많은 시민들, 간식을 나눠준 많은 분들, 유모차를 들어주고 아이들을 목에 태워 함께 이동해주신 시민들까지 전부 수사하십시오. 유모차부대가 지나가면 환호를 해주고 미안하다고 소리치던 그 수백, 수천, 수십만의 국민들을 전부 조사하십시오. 그렇다면 이 수사를 공평하다고 받아들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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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121.147.xxx.82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골수
    '08.9.22 10:47 PM (202.136.xxx.103)

    정의가 무엇인지 볼 수있는 눈과 귀와 입과 가슴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꺼지지않는 굴복하지않는

  • 2. 힘내세요
    '08.9.22 10:54 PM (218.232.xxx.31)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그 유모차 안에 타고 있던 아이들에게서 희망의 빛을 봅니다.

  • 3. 희 망
    '08.9.22 11:39 PM (220.74.xxx.131)

    아이들을 데리고 거리로 나온 엄마들이 있어 희망이 보입니다...보이지 않은곳에서 응원하고 있는 많은 국민들이 있습니다..오늘 한통의 메일을 받았습니다... 예전에 임신중에 기자회견에 앞장섰던 그분이 쌍둥이를 순산 하셨나요 ..궁금합니다.. 한동안 82에 못들어 왔었답니다..그리고 ...고맙습니다..가서 서명하고 내일 게속해서 한나라당에 전화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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