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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었던 상견례
한정식으로 유명하다는 곳을 결혼할 사람과 수소문해서 양가 날 잡아서 만났지요.
시어머님되실분께서는 쉰을 갓 넘으셨습니다.
저랑 스무살차이랍니다.
제가 결혼할 사람과는 스물두살차이고요.
팔꿈치까지 오는 긴 생머리를 정성껏 트리트먼트하셔서 멋지게 드라이를 하셨습니다.
분홍색 끈나시를 안에 받쳐입으시고 훤히 비치는 남색 자켓을 입으셨습니다.
시원하게 발가락이 보이는 끈샌들을 신으셨는데 끈샌들은 반짝이는 은스팽글로 만들어졌습니다.
눈가에는 펄로 가득찬 흰색과 분홍색의 아이섀도를 바르셨습니다.
상견례중에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습니다.
"장모님께도 잘해야하지만, 무엇보다도 나에게 잘해야한다."
"너희 돈 많이 벌어서 반드시 해외여행을 보내줘야한다."
"내가 해줄건 없으니 너희들끼리 알아서 준비해라."
"삼개월에 한번씩은 집에 방문할 것이니 그때는 반드시 시간을 비워둬야한다."
"술을 잘 먹어야한다."
"어차피 결혼식은 너희들 일이니 둘이 상의해서 해라."
"난 따로 너희 결혼식에 부를 사람도 없고, 연락할 사람도 없다."
계모냐고요? 아니요................
1. .
'08.9.17 9:28 PM (221.138.xxx.197)뭥미?
2. ...
'08.9.17 9:31 PM (123.109.xxx.92)다 읽고 나니...한숨이 나오네요..
제가 이런데, 원글님은 얼마나 막막하실까요.
서른...참 예쁜 나이에요.
더 재미나게 사세요.3. .....
'08.9.17 9:34 PM (211.35.xxx.123)까~~깝하네요...
어쩐대요?4. 진짜
'08.9.17 9:34 PM (58.77.xxx.96)결혼하실거에요???
5. 쇼걸
'08.9.17 9:36 PM (122.202.xxx.21)아! 증말 짜증 제대로다
6. 헉
'08.9.17 9:39 PM (203.241.xxx.40)재미있었던 상견례라기에 즐거운 분위기를 예상하고 들어왔다가 머리에 찬물 끼얹은 느낌이네요.
잔인한 현실은...결혼은 결코 남녀 단 둘만의 일이 아니라는거 너무나 잘 아실테고...7. 헉
'08.9.17 9:41 PM (122.35.xxx.119)결혼하실 거에요?
8. 엥?
'08.9.17 9:47 PM (119.64.xxx.39)실소가 나오는걸 보니, 웃기는 상견례이긴하네요.
예비 시어머니의 자태가 참으로 거시기하더니 (맘속으로 뭥미?)
역시나 겉볼안이라더니,,겉과 속이 똑같은 시어머님..울어야하나? 웃어야 하나?
저기~ 괜찮은 남편감인거는 맞나요??
그 어머니에 별반 다르지 않을 아들일지도 모른는데요~9. ..
'08.9.17 9:53 PM (211.179.xxx.24)글쎄 저도 그 어머니의 아들이 내부상태가 어떤지 걱정스럽네요.
10. 울 올케
'08.9.17 9:57 PM (92.40.xxx.236)울올케 엄마가 상견례때 저 시어머님보다 살짝 더하면 더했던 외모로 나오셔서 제 엄마 마음의 불을 질렀지만, 울 올케 착해요, 난 정말 좋은데. 엄마는 그게 오래~ 가더군요.
11. 시어머님
'08.9.17 9:58 PM (222.101.xxx.106)자리 중요해요.. 젊으시다니 더더욱 심사숙고하시길 바래요ㅜㅜ
12. 에고...
'08.9.17 10:00 PM (121.136.xxx.195)젊게 사니 쿨~하게 대해줄 수도 있고,,
개념없으니 지멋대로 다 하는 막나가는 시어머닐 수도 있고...
부디 전자이시길 바랍니다~13. 아하하하
'08.9.17 10:04 PM (61.252.xxx.138)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요. 역시 늘 절 따뜻하게 보듬어 주시는 82쿡 님들~. ^^
예, 결혼은 할거에요. 예식장도 잡아놨고, 반지도 골랐고, 신혼집도 구했고,
가전제품이랑 가구도 다 들어놨어요.
아, 참. 그 얘기를 빠뜨렸네요.
그 한정식 집에서 고급요리들이 줄줄이 나오니 한말씀하셨어요.
"몸에 좋은건 내가 먹어야한다. 너희는 젊어서 앞으로도 먹을 일 많으니 내가 먼저다."
라고 하시던데요. ^^
결혼할 사람이 본인의 엄마가 아주 '스페셜'하다는 걸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 중간에 아주 처신을 잘해요. 그래서 그거 믿고 결혼하는거에요.
'아무리 그래도 우리 엄마다.' 가 아니라
'우리 엄마지만 이건 아니다.' 라는게 절 만나기전부터 몸에 배어있던 사람이에요.
어머님은 아직도 젊은 자신의 인생, 그냥 흘려버릴 것 아까워서 이혼도 하셨어요.
저에게 여자 대 여자로 말해보자고 하시면서,
난 아직도 이렇게 젊은데 언제까지 매여사냐고 하시던데요.
그렇다고 시아버지 되실 분이 파파 할아버지도 아니랍니다. 5살 차이밖에 안나세요.
본인의 시가에 발끊은건 이미 그전부터 오래됐고요.
상견례자리라고 오시긴했지만 지금도 결혼식장 혼주 메이크업이 어떻게 되는지가 더 궁금하고
난 아직도 이렇게 젊은데 어디가서 며느리봤다는 말 하지 말아야지. 하시는 분이지요.
결혼할 사람은 '엄마니까 기본적인 대우는 해드려야하지만 그 이상은 없다.'
라는 인생관으로 사는 사람이라서 괜찮아요.
예단도 중간에 다 막아줘서 예단 아예 없앴고요,
예단비 보내는 것도 보낸 금액 그대로 다시 오게 했고요,
혹시라도 결혼식때 한두푼 보태주시고 생색낼까봐 그동안 본인이 모은 돈으로
결혼식 준비하고 있어요.
그리고 상견례할때 저희 엄마가 부라보! 였어요.
"장모님께도 잘해야하지만, 무엇보다도 나에게 잘해야한다."
-> 잘 안해줘도 된다. 너희 둘이 잘 사는게 진정한 효도다.
"너희 돈 많이 벌어서 반드시 해외여행을 보내줘야한다."
-> 돈 많이 벌어서 더 큰 집으로 이사도 가고, 살림도 늘려가야지. 너희를 위해서 쓰거라.
"내가 해줄건 없으니 너희들끼리 알아서 준비해라."
-> 그럼 예물, 예단은 너희들끼리 정하면 될테니 그걸로 문제될 일은 없겠구나.
"삼개월에 한번씩은 집에 방문할 것이니 그때는 반드시 시간을 비워둬야한다."
-> 너희는 한달에 한번씩 올라와서 먹고싶은거 말하거라. 준비해놓으마.
"술을 잘 먹어야한다."
-> 스트레스푸는 걸로 한잔씩 하는 것도 좋긴하지. 대신 '잘' 골라서 마시거라.
"어차피 결혼식은 너희들 일이니 둘이 상의해서 해라."
-> 그래. 너희들의 큰 경사로구나. 상의하다가 막히는 것 있거든 언제든 말하거라.
"난 따로 너희 결혼식에 부를 사람도 없고, 연락할 사람도 없다."
-> 나도 많이 부르지는 않을거다. 다만 평소의 인덕으로 초대하는 자리니 부담갖지 말거라.
결혼할 사람은 저희 어머니를 '아주, 많이, 무지무지하게,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본인의 어머니에게서 느껴보지 못했던 '어머니'라는 존재감을 느낀다네요.
결혼하고 나서 물론 이 사람도 조금 바뀔수도 있을테고, 저도 많이 속상할겁니다.
그때마다 응원해주시고 조언도 해주세요.
저도 지혜롭게 잘 살겠습니다.
일단 결혼할 사람의 본인 어머니의 엽기적인 면을 잘 아니 그게 제일 든든합니다. 으하하14. ..
'08.9.17 10:12 PM (118.37.xxx.198)저는 말리고 싶어서 열심히 적었다가 지웠습니다.
처음 그 마음 오래 간직하시고 나중에 속상한 일 생기면 올려주세요.15. win~!!
'08.9.17 10:12 PM (211.33.xxx.247)원글님 어머님 센스가 넘치세요^^
제가 최대한 좋은 쪽으로 상상해보건데
어머님이 정말 겉과 속이 같은 분이시면 차라리 좋을 것 같아요.
나중에, 속으로 서운해하시지 않는.. 이건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해본 경우구요,;
똑부러지게 댓글 쓰신거 보니 남편되실 분이랑 잘 지내실것 같아요.
행복하세요.^^ 그리고 친정 어머님 정말 현명하시네요..^^16. gondre
'08.9.17 10:21 PM (220.70.xxx.114)님 잘 사실거예요...
친정엄마 생각하셔서 꼭 행복하게 사세요~
결혼 축하 드려요.17. 토끼네
'08.9.17 10:59 PM (121.146.xxx.100)괜찮아요. 속물보단 낳지 않겠어요.
오히려 장모님을 존경하게 되는 계기가 되구요.
잘해드리세요.18. 님 어머님께서
'08.9.17 11:16 PM (119.149.xxx.94)그렇게 말씀하실정도면..사윗감은 정말 괜찮으신가봅니다 ㅎㅎ
두분이 현명한 결혼생활 하시길 바래요^^19. 양평댁
'08.9.18 12:14 AM (59.9.xxx.67)원글님이 충분히 현명하게 결정하셨으리라 믿어요....축하드립니다.^^
아는 분이라면 결혼식 오브리라도 공짜로 해 주겠구만^^;;;;20. ...
'08.9.18 9:07 AM (118.217.xxx.100)말리고 싶네요..
저 예전에 시모 첨 만났을때 생각이...
워커힐에서 첨 만났는데..
그 때 저 프리랜서로 번역하고 아침에 회시에서 외국어 강의도 하고..
수입이 그런대로 짭짤했는데..
일정한 직업없다고 타박..
어느학교 나왔냐? s여대 나왔다고 하니.. 대한민국에 그런대학 있어?
난 스카이와 이대밖에 몰라..
그때 첨만났을때 그양반도 화장 진하고..
스타킹 복숭아뼈있는 자리에 스팽글이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고..
손톱발톱 매니큐어 칠하고..
아유,...
그 당시엔 정말 이 결혼 해야해.. 말야야해... 갈등많이 했는데..
우리 친정엄마 30살 노처녀 딸이 그집 남자 아니믄 결혼 못할까봐 하두 밀어부쳐서 했는데..
역시나.. 그 기대를 깨버리지 않는다는..
애낳고 한달되었는데 살 안뺀다고 난리..
전화벨 소리 4번 울렸는데 전화 빨리 안받는다고 난리..
5월생이 머리가 좋다고 피임약먹다가 8월에 임신해서 다음해 5월에 애낳으라고 했는데
덜커덕 임신이 되었더니 부억에서 피임약먹으랬는데 먹은거야 안먹은거야.. 핀잔주고.
둘째 애기 임신 9주만에 계류유산되어서 수술했드니
애낳기 싫어서 거짓말한거 아니냐고 뭐라 그러고..
나 시집올때 10원한장 안해주고..
맨날 뭐해내라 뭐해내라..
우리 시아버지 도 결혼해서 처음 시집에 가서 밥먹는날
화장실 문열고 쉬~~~ 증말 허걱~~~
원글님.. 첫인상이 중요하다죠?
제가 보기엔 저 시어머니 정말 편한 시어머니 아닙니다.
잘~~~ 생각해보세요..21. 언제나
'08.9.18 12:32 PM (59.18.xxx.171)울언니 시모가 그런 타입입니다. 쿨하다기 보다는 본인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사람이예요. 생활비 드리는걸로 닥스 옷사나르느라 데리고 사는 아들(언니 시동생) 밥도 굶깁니다. 생활비 없다구... 본인 옷, 화장품은 최고급으로만 사면서 조카들 생일때 가판에서 파는 싸구려만 사다줍니다. ㅋㅋㅋ
그러니 형부도 진정 푸근한 어머니의 정을 못느끼고 살았나봐요. 그래서 우리 부모님이 자식생각하시는거 보더니 감동받아서 장인장모님께 정말 잘해요. 휴대폰도 본인이름으로 빼서 드리고 통신비 다 대드리고 스카이라이프 등 등 친정집에 월 꼬박꼬박 돈들어가는거 형부가 부담해요. 용돈도 정기적으로 드리고... ㅋㅋㅋ 현명하게 잘 사시길 바래요. 어려운일 있으면 주저말고 게시판에 올려주셈. ^^22. ....
'08.9.18 12:49 PM (210.117.xxx.167)결혼하신다니 축하는드려야겠는데 어찌 찜찜 하네요
슬기롭게 잘사시길 빕니다23. 저도 함 하하하
'08.9.18 12:54 PM (219.240.xxx.3)웃어봅니다.
그래도 솔직하시니 더 보기 좋네요.
결혼 전에는 엄청 잘 해 줄 것 처럼, 자신은 신경쓰지 말고 너희 들이나 잘 살아라 이랬으면서... 자신을 약간 소홀이 대접하다 싶으면 서운하다며 아들 붙잡고 우는 시어머님 보다는 차라리 결혼전에 난 이런 대접 받고 싶다고 말하는 시어머님이 왜 더 정감이 갈까나?
남편이 그정도라면 된것 같네요... 그래도 살다보면 어 이남자가 ? 할 때도 있을 지 모르니 초반에 잘 잡아 놓으세요.
행복한 결혼 생활 되세요.... 축하합니다.24. ..
'08.9.18 1:37 PM (125.7.xxx.202)친정 어머님..진정 재치넘치십니다..짱!
25. ..
'08.9.18 1:42 PM (211.189.xxx.250)전 괜찮은데... 왜들 이러시는지 모르겠어요..ㅋ
저런 50대 시어머니면 저럴 수도있구. 전 잘만 맞춰드리면 편할것 같은데요?26. 궁금
'08.9.18 1:50 PM (58.140.xxx.219)@@
기왕이면 결혼 하지 마시지....남편 속으로 다잡아놓은 물고기...생각하고 있을 지 모릅니다.
그나물에 그밥 이에요.
남자 머릿속으로 자신의 엄마덕에 장가 제대로 못갈거 같아서 쇼!! 하는거 같아요.
그래도 시어머니인데 가 정답 이에요.27. 그저 웃음만
'08.9.18 1:57 PM (125.141.xxx.23)아하하하하하하하하~~~
원글님, 화이팅!!!28. ^^
'08.9.18 2:32 PM (210.94.xxx.89)친정어머니가 멋지시네요.
신랑될 분이. 자기 엄마에 대해 잘 안다고 하니. 다행이지만.
어쨌든. 거리를 두고 사세요.
그 시모 보아하니. 뭔가 주진 않고 받을 생각은 굴뚝 같은데.
계속해서 거리를 유지한다면, 나쁠거 없을거 같지만.
무턱대고 손벌리는 타입이면. 힘들거에요.
그래도 존경스런 친정엄마가 계셔서 다행이에요.^^29. ...
'08.9.18 2:34 PM (128.134.xxx.85)남편되실 분이 개념이 있으신건 다행인데
문제는 그 어머니의 유전자가 남편의 절반이라는거..
그게 언제 발현(?) 될지 모른다는거...
그게 진정 문제인거죠........30. 잘하시되..
'08.9.18 2:34 PM (219.250.xxx.52)열심히 잘하시되, 자기를 한없이 낯춰야 한다고는 생각지 마시길.... 결혼해 살다보면 자기도 모르는새 그러고 있는 자신을 한참 후에나 발견하게 되는 수도 있어요.ㅠㅠ 겸손과는 아주 다른 그것....
'귀염받는 며느리였으면 좋겠지만, 좋아해주지 않아도 할 수없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아요.31. ...
'08.9.18 3:55 PM (58.73.xxx.95)저도 말리고 싶긴 하지만...
원글님이 결정하실 문제고, 이미 결정하셨으니 뭐..
다만 남편되실분이 부디 변하지 않길 바래봅니다
저도 결혼초 1-2년까지만 해도
다른남자 다 변해도 울 남편은 안변할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구요
물론 완전 180도 변해서 빵점짜리인 남편이 된건 아니지만
그래도 결혼초와 비교하면 '한국의 남편상'으로
어느정도는 변하더라구요 -_-;;
어쩔수 없는거 같아요32. 찬물쫘악
'08.9.18 5:20 PM (222.111.xxx.207)그래도..핏줄은 ...
여튼 각오는 하시고...33. 결혼하시면...
'08.9.18 5:36 PM (125.176.xxx.130)여기에 바로 또 글쓰실 것 같습니다.
어쩌냐고....34. 첨부터
'08.9.18 5:54 PM (222.234.xxx.241)쎄~게 나가십시요
35. ...
'08.9.18 7:22 PM (123.109.xxx.32)원글님 댓글 보니 안심은 됩니다만
딱 한가지 말씀드리고 싶은게...
어떤 경우라도 남편분께 자기어머니관련(원글님의 시모)해서 험한말 절대 하지마세요.
남편분도 충분히 알고 있으니, 서로 갈등상황일때 건드리는건 절대 하지마세요.
원글님도 남편분도 충분히 현명한 분들일것 같지만
혹시라도 시모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으시는게(특히 나쁜 평가) 좋을것 같아요.36. 윗댓글 정답
'08.9.18 9:07 PM (61.38.xxx.69)반드시 지키세요.
결혼 이십년차 아줌마의 간절한 조언입니다.
흉을 보고 싶을땐 혀를 깨무시고, 자리를 피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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