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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서 개밥만들기 캠페인 하자는 글 읽다보니
남은 음식 모두 부어넣으면 식당에서 안쓸 것 같죠?
뭐 요즘은 안쓸지도..
제가 국민학교 6학년이던 87년도에, 경주로 수학여행을 갔어요.
처음가는 당체여행이라 설레였는데, 추운 겨울에 창문 아귀가 맞지 않아 바람이 숭숭 들어오는 '**장'여관.
난방도 제대로 되지 않아 바들바들 떨어야했던 그 곳.
부산에서 나름 먼거리를 달려 도착했더니 한참 먹을 때라 배가 엄청 고팠죠.
식당으로 내려오라고 해서 내려갔더니 정말 차마 입에 댈 수 없는 음식들이 나오더군요.
쉰내가 풀풀나는 찐밥에 음식쓰레기라고 밖에 볼 수 없는 감자조림과 김치 그리고 짜고 이상한 냄새가 나는 시래기국.
윗형제가 있던 애들은 이미 이런상태란걸 알고 있었다는 듯 당시엔 비싼 가격이었던 참치캔과 조미김과 집에서 싸온 쌀밥을 먹어서 저녁을 때웠고, 그런게 없던 우리들은 시장을 반찬삼아 몇 숟가락이라도 먹어보려고 했지만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어요.
대부분은 그냥 식판을 내놓고 방에 올라왔지만 나름 머리를 썼던 애들은 일부러 국에 반찬을 다 쏟아부었죠. 개밥이라면서 침도 뱉고, 휴지도 넣고.. 남은 밥이 재활용된다고 들었다면서 다음끼니부터는 우리한테도 그렇게 하라고 귀뜸해주더군요. 후광이 보였습니다. 지혜로와 보였죠.
하지만 다음날 아침 밥상을 받아들고 전 토악질이 나서 참을 수가 없었어요.
다음날 아침은 국밥이라고 나왔는데 그 안에서 감자조림도 나오고 김치도 나오고 애들이 버린 쓰레기도 나왔어요. ㅜ_ㅜ 심지어 그렇게 섞어서 내놓은 것조차도 눈에 보이는 이물질만 제거하고 모아서 국밥이라고 끓여서 내놓은거에요.
그 때의 충격으로 전 단체 여행중에 밥을 못먹습니다. 제 손으로 국을 끓여먹기전까지 시래기국은 냄새도 못맡았지요. 아직도 그 밥의 냄새와 때에 찌들은 이불의 냄새가 잊혀지지 않아요.
지금이라고 이런 양심없는 업주가 없을 것 같진 않네요.
식당 김치찌게는 손님이 먹다 남긴 김치를 재활용하는거라고 지저분한 김치는 씻어서 쓴다고 절대 먹지말라고 말리던 전 분식집알바생이었던 친구가 생각나네요.
그저 집밥이 최고에요. 농사도 제가 지어야죠. 소도키우고..후우...제발 스스로 먹을 수 있는 음식만 만들어 팔자구요. 대단한 것을 바라는 것도 아닌데 지켜지지 않는 곳이 왜 아직도 많은 걸까요?
1. ㅠㅠ
'08.8.30 4:19 AM (210.217.xxx.83)글 읽다 보니까 어쩐지 슬프네요..
저희 어머니도 식당하시는데, 남은 반찬은 다 버리라고 하세요. (종종 어머니 가게에서 알바하는..)
그래서 다 먹지도 않을거면서 반찬 더 달라고, 남기는 손님 되게 싫어하세요..ㅠㅠ
그냥요..어쩌다 서로 불신이 가득한 사회가 되었나 싶어서..
손님 먹을 음식은 돈 파고 파는 겁니다. 재활용이 아닙니다!!!
그렇게 싸게 파는 양심, 분명 자신한테 고스란히 돌아올텐데..제발 돈 몇푼에 양심을 팔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불량 업주들한테 하는 뻘소리입니다. ㅠㅠ)2. 79년의 추억..
'08.8.30 4:46 AM (125.190.xxx.46)우리 때도 그랬답니다.
부산에서는 초등학교 수학여행은 경주였었죠.
근 10년이 지나도 변한 게 없었구요.
더 기억에 또렷이 남아 있는 건.....
다들 얘들은 밥을 못 먹고,,,.여관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게 해서 쫄쫄 굷고 있는데....
선생님들 방에는 네 사람이 들어도 무거운 교자상이 몇 개나 날라져 들어갔다는거죠.
난...그 이후로...
정말 선생이 젤로 싫었다는....
절대 선생질은 안 해야지.....어린 마음에 그런 생각을 했답니다.
(선생님들 죄송해요~~ 모든 선생님이 그렇다는 거 아니니깐...괜한 시비는 말아주세요~^^)3. 마루
'08.8.30 8:58 AM (119.202.xxx.213)그래서...될수 있으면...어쩔수 없이 기업체가 운영하는..그런 식당에 갑니다.
프랜차이즈로 운영하는.. 말하자면 백화점에 입점해있거나...하는 그런 식당들. 아니면 고속도로 휴게소....여기에서는 퇴식구가 따로 있어 재생을 할수 없으니.4. 79년의 추억님..
'08.8.30 9:09 AM (211.172.xxx.88)저도 같았어요
선생님 밥상은 교자상에 진수성찬으로...
학생들 밥상은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밥상이었습니다
우리가 여기에 길들어져서 부조리에 눈감고 익숙해진것은 아닌지요?
초등학교 때는 앨범비 떼어먹은 선생님들....
줄줄히 집에 전화해서 그 돈 꼭 돌려받고 싶냐고 물으시고....
엄마는... 괜찮습니다 안 돌려주셔도 된다고 하고
이렇게 우리 세대는 부조리에 익숙하게 살았습니다5. .........
'08.8.30 9:26 AM (222.237.xxx.98)전 00학번이에요
03년도에 서울의 한 고등학교로 교생실습 나갔을 때
아이들은 지하 식당, 바닥엔 물도 추적추적 완전 위생상태 꽝인곳에서 엉터리로 점심 먹는데
(그래서 그냥 빵, 우유 사먹는 아이들도 엄청 많았어요)
선생님들은 교사식당에서 상다리 휘어지게 점심 먹었어요
제가 원래 한식(집밥, 백반) 엄청 좋아하는 편이라 교생실습 하는동안 입은 엄청 호강했지만,
마음은 진짜 짠~했어요
아이들 생각하면 목구멍에서 안 넘어갈 꺼 같고, 좋아라하는 음식들 보니까 침은 줄줄 흐르고 ㅠㅠ6. ..
'08.8.30 9:27 AM (125.177.xxx.19)저도 안먹는 반찬은 아예 차리지 말고 다시 가져가라고 해요
괜히 차렸다 그냥 버리는 것도 아깝고 해서
부조리한 것에 대해선 작은거라도 따지고 돌려받고 해야 다신 안그러겟죠
학교라는 곳에서 먼저 아이들에게 불신을 심어주니 참 ..
지금도 많이 떼어먹는다고 하더군요 먹고 살만큼 월급도 주는구만7. gondre
'08.8.30 9:37 AM (220.70.xxx.114)반찬 재활용하는 양심없는 식당 주인들 각성해야 합니다.
뭐든지 푸짐하게 차려 놓고 먹어야 먹은것 같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각성해야 합니다.
자기가 먹을 만큼만 딱 차려서 다 해치우는 식습관이 필요 한거 같아요.8. oo
'08.8.30 11:03 AM (118.216.xxx.51)저는 꽤 오래전 80년도 고2때 설악산으로 수학여행을 갔는데
식당에 바퀴벌레가 기어다니고 냄새가 나고
60년대도 아닌데 보리가 많이 섞인 밥에 국은 오이썰어서 물하고 소금만 넣은 오이냉국만 나오고
말라비틀어진 콩자반 김치 하고 콩나물무침이나 나물종류 한가지 나왔는데 그것도 간이 안맞거나
맛이 없어서 아예 굶거나 빵을 사먹고 식사시간마다 모두 고통스러워 했던 기억이 나네요 선생님들은 유리 칸막이 쳐져있는 식당에서 끼마다 불고기나 회등을 먹었는데 우르르 몰려가서 쳐다보면서 침흘리고 부러워했는데 손짖으로 쳐다보지 말고 가라고 하던장면이 떠오르네요
요즘은 초등학교 식당에서는 선생님과 애들이 같이 식사를 하나보더군요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는데 다른장소로 관광 갈때는 식당에서 도시락을 나눠 줬는데 반찬은 딸랑 말라비틀어진 콩자반 하나였었어요
작년에 딸이 설악산쪽으로 수학여행 갔었는데 물어보니 맛있진 않치만 요즘엔그냥저냥 먹을만한 수준으로 나오는거 같더군요
울집은 남편이 식당에가면 메인요리만 먹고 나오는 반찬들은 거의 손을 안댑니다
그것도 모자라 나중에 섞어놓고 나와서 제가 유난떤다고 뭐라고 하는데
그게 유난스럽거나 보기 좋지 않은 행동은 아니였군요9. 그래도
'08.8.30 11:45 AM (220.75.xxx.247)개밥을 만들어놓으면 아무래도 재활용이 좀 힘들겠지요.
식당에서 국밥을 내 놓을 수도 없고...
안하는 거 보담은 나을거 같아요.10. 경주..
'08.9.2 6:04 PM (125.7.xxx.202)80년대 경주 수학여행..밥이랑 반찬 많이 남기면..다음날은 볶음밥 이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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