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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 친구 결혼식 가기 싫어요.

신성한 새 조회수 : 2,076
작성일 : 2008-08-06 16:33:26
이 친구(a라 할게요.) 고등학교 동창이예요. 고등학교때 같은 반이었던 친구 세명이서 지금까지 만나고 있는데요, 작년인가에 저 말고 다른 친구(얘는 b라고 하고요.)가 자기 남자친구의 친구를 이 친구한테 소개팅을 해줬답니다. 그 후 그들의 연애가 시작되면서 저희들 친구관계는 슬슬 엉켜가더라구요. 암만 연애에 미쳐도 그렇지 셋이 만나는 모임에 당일 또는 전날 펑크내기 일쑤요, 그 덕에 생일 파티는 한달이나 지나야 간신히 시간 맞춰서 하곤 했답니다.

거기까지는 이해하려고 엄청 노력했어요. 그래...... 얘가 소위 세상이 이야기하는 결혼 적령기가 되도록 제대로 연애를 못해봐서 그렇겠지... 야...우리 친구의 뜨거운 연애에 질투하지 말자...

그런데 이 친구 결혼 소식...b조차도 자기 남자친구한테 전해 듣고 짜증내면서 저한테 전하더라구요. 10년도 넘는 우정의 대가가 이런거냐 하면서. b한테 그 이야기 듣고 두주 반도 넘어서야 a에게 전화가 옵디다. 그리고 결혼 준비하는데 나는 뭐가 억울하고 또 뭐가 억울하고 이런 이야기만 잔뜩 하더라구요. 근데 그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아니, 이 친구가 도대체 결혼을 하겠다는거야, 장사를 하겠다는거야.'라는 생각만 들더라구요. 물론 결혼도 사업이라면 할말은 없지만, 내 친구지만 너무 하다 싶더라구요. 애시당초 남자 집 돈 많은게 맘에 들어서 소개 받았고, 그래서인지 그 친구네 집이 거국적으로 이 결혼에 달려든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암튼 결정적으로 빈정상한 건 청첩장 준다고 나오라 한 날인데요... 결혼식이 서울에서 세 시간은 달려야 하는 지방에서 있어요. 근데 진짜 두 시간만에 자리털고 일어나자고 하더라구요. 결혼할 사람이 차끌고 오고 있다고. 도착한것도 아니고... a랑 같은 동네 사는 b는 택시타고 집에 가버리고, 저는 비도 오고 그래서 알량하게 남은 우정으로 '우리 이제 만나면 식장에서나 만날거라 하는 이야긴데 너 신랑 될 사람한테 너무 끌려 다니지 마라. 우리끼리 일단 먼저 만났으니까 그 사람 도착하면 그때 일어서도 되지 않았겠느냐'라고 가볍게 이야기를 했어요. 그 이야기 하고 있는데 그 신랑될 사람이 차 끌고 왔길래 -전 약속장소에서 집까지 걸어서 10분 거리였거든요-가겠다 했더니 태워준대요. 5분도 안되는 거리를 차를 타고 가는데,
a: (갖은 아양으로)차 많이 막혔어?
신랑될 사람: 광화문쪽에 집회한다고 차를 다 막아놔가지고...
a: 아이, 비도 이렇게 오늘날 뭔 집회야. 미쳤어, 미쳤어....
이러는 겁니다.

뒷좌석에 앉아 있다가 그냥 웃으면서 "야, 나도 그 집회 원년 멤버야. 그지 마라." 했더니만, 신랑 될 사람이 무척 관심 있는 듯 몇 가지 묻더니 '근데 너무 오래하는거 아니예요?'하는 거죠. 뭐, 처음 보는 사람한테 무거운 이야기 할 것도 없고 집도 거의 다 왔고 그래서 "저도 처음 나갈 땐 이렇게까지 될 줄 몰랐죠. 6월이면 끝날 줄 알았어요."함서 그냥 웃으면서 결혼도 앞두고 계시니 건강한 2세를 위해서 생협도 이용하시고 교육감 선거도 하라고 하면서 결혼식날 뵙자고 인사하고 내렸죠.

그리고 그제 a랑 아무렇지도 않은 안부문자 주고 받았는데, 어제 b한테 연락옵디다.
b: 너 a네 오빠랑 한판 했다며?
나: (순간 벙.) 야. 첨 본 사람하고 한판하긴 뭘 한판해. 나 차타고 오면서 다섯마디 했어.
b: 야. 그 쪽에서 니가 촛불집회 관련해서 자기 한테 막 퍼부었다는 식으로(b의 남친에게) 이야기 했대.
나: 내가 언제 누구한테 그렇게 하는거 봤냐?
b: 그니까..나도 그래서 니가 그렇게 이야기 할 스타일 아니라고 그랬어...
나: 뭐야 이거. 다섯마디 한 걸로 구설수 오르고 뒷말 나오는거야? 그것도 뻔히 다 귀에 들어올 거 알면서?

이러고 그냥 대충 수습하고 끊었는데 완전 웃기네요... 이것들이 완전 세트로 놀고 앉아 있다는 말이 그냥 입밖으로 튀어나옵니다. 10년 넘는 우정을 뭐 같이 대접하는 a만 해도 결혼식 갈까 말까 저울질 하게 만드는데 이건 또 뭐냐구요... 아오. 가서 축복해주고 싶은 맘이 싹 사라지는...... 이걸 어떻게 할까요. 아무리 봐도 이 친구 결혼 하고 나면 연락 지가 연락 끊을 거 같기도 한데...... 마지막 우정의 투혼을 보여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진짜 고민입니다.            


  
IP : 211.245.xxx.62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가장 좋은 방법
    '08.8.6 4:36 PM (220.93.xxx.118)

    그 자리에 없는 사람 얘기는 하지 말기

  • 2. 참나...
    '08.8.6 4:37 PM (59.7.xxx.101)

    세트맞네요. 무개념세트...

  • 3. 저라면
    '08.8.6 4:38 PM (210.4.xxx.154)

    그런 식으로 연애하고 결혼하는 친구면.. ㅎㅎ
    10년 우정이고 뭐고 앞으로가 희망이 없어보여서 형식적인 축의금만 보내고 말 거 같습니다..

  • 4. 사람심리가
    '08.8.6 4:44 PM (220.93.xxx.118)

    제가 어디서 주워들은얘긴데요, 사람심리가 특히 홀수로 모인 원글님의 경우처럼
    특정인과 더 친해지기 위한 수단으로 사람 하나를 깔아 뭉개면서 서로 결속력을 다진다고 하더군요.
    특별히 님이 싫어서 그런건 아닌거 같으니까 마음속의 이야기를 툭 터놓고 해보심이....
    십년지기 친구니까 별 어려울 일도 아닐거 같아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가끔 산을 만나고 겨우 넘으면 또 다른 태산이 기다리고 있고...그럭 저럭 서로 부둥켜가며 또 넘어가고
    그러는게 친구사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마음 넓으신 님이 먼저 마음열고 대화하시고 지금 약간 정리하셔야 넘을 수 없는 거대한 돌산을 아예
    만들지 않게 될거 같아요.

  • 5. 예비엄마
    '08.8.6 5:00 PM (118.32.xxx.251)

    헉.. 차 태워 주기 전까지만 해도..
    눈에 콩깍지 씌여서 그런가부다... 원래 결혼할 때는 다 저렇지 생각들다가...
    마지막에.. 완전 홀딱 깨네요..
    그런데.. 그 남편될 사람은 가만 있는데.. 친구가 오바한건 아닐까 싶네요..

  • 6. 그냥
    '08.8.6 5:22 PM (210.123.xxx.82)

    끊으세요.

    오래 사귀었다고 다 친구 아닙니다. 저는 20년 된 친구도 그런 식으로 행동하는 것 싫어서 연락 끊어버렸는데 속이 시원합니다. 그런 사람은 친구 아니고, 그런 관계는 우정 아니에요.

  • 7. 윗님 동감
    '08.8.6 5:59 PM (218.38.xxx.131)

    저도 그런 친구 있었는데 그게 몇년 우정 그런거 필요없더군요
    그냥 인연 차차 정리하세요
    결혼하면 자기 아쉬울때만 연락할껄요
    님만 우정으로 생각하는걸수도 있어요
    저도 호되게 당하고 15년 넘은 친구 어리석게도 이제야 맘 정리했네요.
    제친구가 딱 원글님 글의 a라는 친구처럼 행동했어요
    부부끼리 쌍으로 말 이리저리 옮기고 연애하자마자 친구들 싹 무시하고 남편될사람 위주로
    생활하고 친구에 대한 배려라곤 없더니 그게 원래 그친구 성격이었더라구요
    자기가 필요한 사람한테만 잘하는...
    남편만나기 전엔 그나마 친구들이 자기한테 제일 필요한 사람이었던것 뿐이죠.

  • 8. ~
    '08.8.6 6:58 PM (58.225.xxx.186)

    친구되는 분 하객수가 넉넉 한가 보네요~ 결혼 앞두고도 친구들을 막 대하는 걸 보면..
    제가 겪어봤는데 남자 하나에 10년지기 우정 걸레처럼 갖다버리는 애들은 계속 배신합디다
    그놈의 남자 하나에 친구들은 밥으로 알고...
    속시원하게 보복하는 방법은 결혼식 당일날 전화기 꺼 버리세요
    어차피 결혼식 날 축의금 내주고 사진 같이 찍혀줄 사람 정도로만 대접받으실 듯 하네요..

  • 9. 신성한 새
    '08.8.6 7:19 PM (211.245.xxx.62)

    님들의 많은 조언 감사합니다. 에효~ 그 친구의 패턴으로 봤을 때 제가 뭐라고 그러면 아마도 또 신랑될 자리한테 다 이야기 해서 저만 더 이상한 애 취급 받을거 같기도 하고 해서...축의금만 보내는 걸로 고려해봐야겠어요...ㅠ.ㅠ

  • 10. 저같으면..
    '08.8.6 10:47 PM (121.165.xxx.105)

    축의금도 안보냅니다.. T_T
    친구들중에 자기 필요할때만 연락하는 애들 있죠..

    자기때문에 남들시간 다 비워서 시간맞춰서 약속잡아놨더니..
    약속시간 다되서 이핑계저핑계 다대면서 안나타나기를 수도없이 하고..
    그러다가 자기 필요하면 쏙 나타나고...
    아휴.. 정말...

    결국 그런친구는 딱 짤라도 나한테 해가 될것도 없고..
    그립지도, 아쉽지도 않더군요..
    처음에 어쩌지...라고 고민할때빼고는요...

    진짜 그런 친구는 축의금도 주기 싫어요.. 머하러요..
    이렇게말하면 밉겠지만.. 나한테도 어차피 안할텐데...
    다른 친구들한테 할 때는.. 정말 그 친구 축하해주는 의미로 하게 되지만...
    (나한테 돌아올거 계산 안하게 되지요..)
    이런 친구들한테는... 나도 딱 계산하게 되고.. 그냥 내가 먼저 짤라버리는게 상책..

  • 11. 저도..
    '08.8.7 2:12 AM (222.100.xxx.49)

    그런 사람을 알고 있었죠..같은 직장에서 3-4년간 동고동락을 같이 했는데...결말은..참..
    그런데 그렇게 연락끊고 있다가 결혼한다고 와달라고 하데요...
    전 결혼식에 갔습니다..사진도 찍어주고요...

    단! 축의금은 안냈습니다...집들이때 결혼선물 준다고 하구요...안냈어요..
    그리고 집들이 안갔습니다...

    좀 너무했나 싶지만...제가 당한게 있으니...

    결혼식 가지 마시고..축의금도 보내지 마세요..
    글구 집들이나 개인적으로 선물한다 하시고..차일피일 미루세요..
    어차피 결혼하면 연락 끊을 분같네요...
    (너무나 비슷한 일을 당한 경험자라 ...아직도 분이..풀리지 않아서 급 흥분했네요...)

  • 12. 결혼식
    '08.8.7 10:36 AM (123.108.xxx.173)

    가지 마세요.
    저렇게 뒤로 뒷말 하는 황당한 친구 결혼식엘 왜 가시나요.

    아무리 그렇다해도 저렇게 말을 와전 시켜 전달하는건 정말 아니지 않나요?

    그 친구란 사람 나중에 자기 편할라고 친구들 얼마든지 이용할 사람 같아요.

    쟤가 저래.얘가 이래 하면서 남편들한데 오만소리 다 할 사람 같아요.

    원래 그런건지, 결혼하면서 어딘지 모르게 변한 사람들 여럿 봤습니다 그 친구분도 그런것 같네요.

  • 13. 축의금도
    '08.8.7 10:39 AM (123.108.xxx.173)

    보내지 마세요.
    그거 보내 놓으면 이제 애 돌날, 백일날, 학교 가는날 기타 등등 해서 계속 연락옵니다.
    미래에 귀찮은일 안 생기게 딱 자르세요.

  • 14. 네.
    '08.8.14 12:51 PM (117.123.xxx.113)

    우정이요...그거 정말 그렇게 한순간에 아무것도 아닌것이 될수도 있더라구요.
    전혀 생각지 못했던 상황에서 우정의 깊이를 확인할 기회가 생기지요.
    다른분들 말씀처럼 결혼식도 가지 마시고 축의금도 하지 마시고 앞으로는 연락도 하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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