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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에 서면 '겁없는 샷' 불우이웃 보면 '천사 샷'

미소천사 신지애 조회수 : 354
작성일 : 2008-08-05 07:46:30

“하늘나라 계신 엄마 보셨죠, 내가 해냈어요”
입력: 2008년 08월 04일 18:12:24
  

ㆍ‘메이저 퀸’ 신지애 미소 속에 감춘 슬픔

4일 2008 브리티시 여자오픈골프대회에서 우승하는 순간에도 신지애(20·하이마트)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토록 꿈꿔왔던 일이 현실이 되면 감격에 겨워할 만도 한데 신지애는 눈물 한 방울 보이지 않았다. 연방 싱글벙글. ‘미소천사’라는 별명이 정말 딱 어울린다. 그러나 신지애의 그 미소 뒤에는 누구도 들여다볼 수 없는 깊은 슬픔과 그리움이 있다.

2003년 11월 그날 비가 오고 있었다. 오후 7시쯤 연습을 마치고 나오던 신지애에게 아버지 신재섭씨(48)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머니 나송식씨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이모 회갑연에 참석하려고 전남 영광에서 목포로 가던 어머니의 차를 25t 트럭이 덮쳤다. 함께 타고 있던 여동생과 남동생은 기적처럼 목숨을 건졌지만 어머니는 끝내 눈을 뜨지 못했다.

15살 중학교 3학년 때였다. 그후 신지애는 동생들에게 엄마 역할까지 해야 했다. 병실 간이침대에서 중상을 입은 동생들을 1년여간 돌봤다.

병원을 나와서는 집을 팔아 치료비로 쓰는 바람에 15만원짜리 월세 단칸방으로 옮겨야 했다. 그가 국가대표로서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출전을 포기하고 프로행을 선언했던 것도 경제적인 이유가 컸다.

그런데 신지애는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주저앉거나, 절망하거나, 포기하거나, 불행을 원망하거나, 패배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신지애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때 이상한 힘이 생겼다. 어려움을 겪으니까 마음이 더 강해지더라. 골프를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하니’였다. 하니가 하늘에 있는 엄마가 보고 싶을 때마다 달렸다면 신지애는 골프공을 때렸다.

그리고 미소 속에 슬픔과 그리움을 숨겼다.

어렸을 때 너무 큰일을 겪고, 이겨내서인지 신지애는 도무지 겁이 없다. 함께 플레이하는 동료선수들이 “심장이 없는 것 같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다.

신지애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강한 정신력은 과학적으로도 입증됐다.

얼마 전 체육과학연구원에서 신지애의 심리테스트를 한 결과 여러 요소 중 특히 자신감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들조차 깜짝 놀랄 만한 수준이었다.

이런 자신감과 성실성, 타고난 천재성으로 신지애는 2006년 프로에 데뷔하자마자 국내 무대를 평정한 데 이어 세계 정상에까지 올랐다.

신지애는 이제 한국 최고의 골프스타로 자리잡았지만 어려웠던 시절을 결코 잊지 않는다. 상금을 타면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들, 수재민들 등 사는 게 힘겨운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기부한다. 그래서 얻은 또다른 별명은 ‘꼬마천사’.

신지애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어려울 때 주변의 도움으로 이겨낼 수 있었어요. 내가 도움을 주면, 그 누군가도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류형열기자>
- 내손안의 모바일 경향 “상상” 1223+NATE -


IP : 119.196.xxx.100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찡하네요.
    '08.8.5 9:27 AM (59.7.xxx.101)

    스포츠 뉴스 좀 봐봐야겠어요.

  • 2. 새벽
    '08.8.5 10:03 AM (58.148.xxx.74)

    새벽까지 신지애 선수 경기 보고 자느라 잠을 설쳤어요,
    정말 그 여유하며, 대범함이...
    함께 경기하던 일본 선수를 압도하더라구요, 그 선수 결국 무너지더만요...
    저도 저런 사연은 나중에 남편한테 들었는데,
    정말 대단해요,
    지애 선수 어머니, 하늘 나라에서도 자랑스러우실 거에요.

  • 3. 와~
    '08.8.5 12:10 PM (119.67.xxx.139)

    그런 힘든 일을 겪어냈군요..
    안타까운 마음으로 어머니께서 하늘에서 내려다 보시며 응원하시고
    도와 주시는가 봅니다..
    신지애 홧팅~!!!

  • 4. 어미맘
    '08.8.5 12:57 PM (121.179.xxx.118)

    자식 키운 어미로서 참 대견합니다.
    그 어머니, 잘 키우셨네요.
    영어 인터뷰도 통역 없이 해냈답니다.(토종인데)
    발음, 문법 등이야 엄청 서툴었지만 배짱이 보통은 아니더군요.
    골프장 봉사자들에 대한 감사말까지 해서 다들 놀랐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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