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운 여자가 배워먹지 못한 대통령에게 오마이뉴스(펌)
이명박 씨.
나 '배운 여자'야. 당신 덕분에 확실히 배웠지.
난 지난 대선에 그래도 경제를 살릴 것 같아 당신을 지지했지.
그런데 느닷없이 광우병 위험 소고기를 수입해야 경제가 산다고 하대.
이해가 안 돼서 공부를 했어.
결혼하고 한 십년 아이 키우느라 공부 손 놓고 있었더니 미친 소 안 먹어도 뇌에 구멍나겠더라구.
하지만 우리 애 학교급식과 직결된 문젠데 할 수 없잖아?
그런데 이게 웃기는 거야. 광우병 발생 위험이 높은 30개월 이상 소를 일본에선 아예 수입을 안 하더라구.
그런데 우리나라는 30개월도 상관없다, 부위도 상관없다...
당신 정말 애 셋 키워본 사람 맞아? 군대야 당신 안 갔으니 사병들이 배식을 받는지
끼니마다 사냥하고 물고기 잡아 배채우는지 모르는 게 당연하겠지만.
조선일보가 또 가관이더라구.
신문 보라고 맨날 현관 두드리는 것만해도 짜증나는데,
작년까지만 해도 광우병 위험 있으니까 검역 제대로 하라고 노무현 정부를 그렇게 꾸짖더니
이젠 광우병 반대하면 괴담이라네. 콩기름으로 신문 찍는다더니 미친 소 육수로 바꾼 거야?
그래서 잘 가는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렸지.
조선일보에 광고 거는 기업에 항의전화합시다. 교양있고 예쁘게, 아셨죠? 호호호...
근데 이 조선일보가 나서서 그 글 삭제하라는거야. 미쳤어. 미치지 않고서야
어찌 언론이란 넘이 남의 홈페이지 글을 삭제하라는 소리를 하니?
아줌마들 확 돌았지. 우린 한번 출동하면 사단병력이야.
애들 둘, 남편, 계모임 같이 하는 이웃집 아줌마, 그집 식구... 이렇게 모여 조선일보 가서 데모했지.
촛불집회 맨날 참가하구.
난 대학 다닐 때 등록금 인상에 항의하는 집회도 잘 안 갔어.
그런데 6월 10일 광화문에서 남대문까지 반짝이는 촛불을 보니까 눈물이 나더라구.
이 사람들 믿고 함께 살 수 있겠다, 대한민국, 아직 살만 하구나.
그랬더니 이명박 씨 당신도 좀 바뀐 것 같았어. 반성한다고 말하는 표정이 섹시했어.
추가협상이란 말이 좀 마음에 안 들었지만, 지켜보기로 했어.
아줌마가 한 달을 데모 나가는 거 쉽지 않거든.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드라마도 봐야 하고.
남편도 유로2008 보느라고 촛불집회 좀 빠지는 것 같더라고.
애개개, 이게 뭥미?
30개월 소 다 막아냈다더니, 미국에선 수출업자들이 '소비자가 믿을 때까지, 자율적으로 수출 안 한다'
(그러니까 안 지켜도 뭐라할 사람은 없단 얘기지? 이게 뭔 떡볶이 에로영화 찍는 소리야) 그게 다라구?
미국에선 여전히 위험부위인 내장은 다 허용하구? SRM 섞여 있어도 두 번 반복될 때까지
문제제기도 할 수 없다고? 김종훈 너 영어 잘 하는 거 맞아? 나처럼 외국인이랑 얘기하면 웃으며
고개 끄덕이다가 마지막에 '오케이, 쿨'하고 온 거 아냐?
그러더니 이젠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대놓고 패더라구. 우비입고 촛불들면 전문 시위꾼이야?
대한민국에 전문 시위꾼이 그렇게 많은 줄 처음 알았어. 난 애들까지 데리고 갔으니 갱이라고 불러줘.
슬펐어. 촛불들고 누비던 세종로 광장 앞에 빽빽히 들어선 전경버스 차벽. 하필 조선일보 앞이니?
너네가 조선일보 도어맨이니? 조중동의 지팡이야?
나 너무 화났어. 애들은 반찬 짜졌다고 난리야. 뭐만 잡으면 부르르 떨리니 별 수 있니?
일부 폭력시위하는 분들보면 '저러면 안 돼'하고 생각하다가도, 성질 같으면 나도 유모차에다
티엔티 100킬로그램 실어다 차벽에다 돌진하고 싶었어.
당신, 성당이랑 교회, 절에다가 돈 1억원씩 기부해. 종교인들 나서서 비폭력에 힘 안 실어줬으면
정말 아줌마들이 일 냈어. 기부할 땐 국민세금말고 당신 재산으로. 근데 당신 왜 재산환원 안해?
7월 5일 또 촛불이 파도를 쳤지. 장관이데. 이번엔 청와대로는 가지도 않았어.
그냥 당신 있는데는 가기가 싫더라구. 당신도 바보가 아니라면 임기 반 년도 안 되어
백만 명이 두 번이나 모이는데 '내게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하고 진지하게 생각해보겠지.
남편이그러대. "대통령 하나 잘못 뽑아서 웬 고생이야." 내 대답. "그러게 그게 쥐가 둔갑한 건지 누가 알았나."
근데 당신, 정말 '배워먹지 못한' 대통령이야. 도대체 그 두 달 동안 뭐 봤니? 뒷산에서 반성했다며?
그 뒷산엔 망각의 샘물이 나니? 장관 세 명 바꾸면 국민들이 '이야, 더위가 싹 달아나네'
그럴 줄 알았어?
왜, 네 명 바꾸지. 국민들 피서 안 가고 일하게.
그래서 한승수 총리가 기고만장해서 "촛불집회 같은 시간낭비 하지 말라"고 그랬구나.
그런데 또 뭐? 촛불시위 때문에 경제적 손실이 5천억?
이것보세요. 나 집안일 다 끝내놓고, 남편도 회사일 다 마치고 나서 촛불들었어.
밤에 TV 안 보고, 친구들과 수다 안 떨고 촛불 들었다고. 당신 이렇게 고생하는 우리한테 박카스 한 병 보내봤어?
그리고 고유가 시대라며. 집에서 전기 안 쓰고 촛불 들었잖아.
이거 G8인가 뭔가 가서 에너지절약의 모범으로 자랑은 못 할 망정, 뭐가 어째?
당신은 우리가 촛불 들 동안 청와대에서 에어컨 켜놓고 TV 봤지? 고급차타고, 비행기타고 G8 갔지?
전경버스 공회전은 왜 그렇게 시켜? 왜 국민세금으로 에너지 낭비하니?
당신, 앞으로 전용차 버리고 골프카트 타. 기름아껴.
부시한테 달라 그래. 경제, 물가가 난리인거 내가 더 잘 알아.
버스비가 70원인줄 알았다는 넘이 대표하려는 당이 뻔하지.
우리는 낮에 경제 살리려고 애쓰고 밤에는 민주주의 살리려고 애쓴다. 당신 뭐 하나 살려봤냐고!
무서운 얘기 하나 해 줄까. 아이들이 학교 가면 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한대.
당신 같은 대통령을 안 뽑으려면 국민이 똑똑해야 한다는 거야.
아빠 엄마 때문에 자기가 이렇게 고생하는 거라나. 뭐, 당신한테 고마울 뿐이야.
나, 배운 여자 됐어. 나만 그런가? 우리 다 배운 국민 됐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은 우리로부터 나온다는 거, 당신이 그걸 안 배우니 우리가 배워야지.
경제, 좋아. 근데 경제가 왜 중요해? 우리 생명, 우리 안전 지키려고 필요한 거 아냐?
당신도 배우고 싶으면, 받아 줄게. 아줌마들 원래 잘 까먹거든.
끝까지 안 배울 생각이면,
각오하는 게 좋아. 그 청와대 뒷산 넘어 도망가고 싶을 정도로 괴롭혀 줄테니까.
2008년 7월 8일
배운 여자 씀.
출처:http://cafe.daum.net/antimb/HXck/128423 ..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배운여자가 배워먹지 못한 대통령에게
행복도시 조회수 : 632
작성일 : 2008-07-09 00:28:16
IP : 122.44.xxx.51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이거
'08.7.9 12:29 AM (121.128.xxx.148)중복 같습니다...(내용은 정말 좋았어요). 섹시 운운한 딱 한줄만 빼고요.
2. 행복도시
'08.7.9 12:30 AM (122.44.xxx.51)3. ...
'08.7.9 12:33 AM (203.228.xxx.197)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free2&page=1&sn1=&divpage=40&sn=off&...
중복 맞습니다.^^4. -_-!
'08.7.9 1:06 AM (59.3.xxx.34)배운 여자가 과연 기호 2번을 찍었을까요? 텔레비전에 나와서 그렇게 자신을 광고해 댔는데? 배운 여자가 아니라 배우고 있는 여자겠지요 누구 덕분에 배우니 ....적어도 한가지라도 잘하는게 있긴 하군요
역시 사람은 배워야 한다니깐요5. 박하향기
'08.7.9 1:11 AM (211.55.xxx.159)이젠 차마 배운녀자라고 하기도 부끄러운 사람입니다만...
네 아이와 살림에 시달리다 보니
그 와중에 배우러 다닌다는게 요리였고
토론이란게 동창회 나가서 드라마 평하는 거였죠.
그런 우리를 이렇게 열받게 한 미키에게
이거...감사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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