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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너무 심하게 바쁜 분 있으세요?

해바라기 조회수 : 1,418
작성일 : 2008-07-08 23:45:01
새벽 1~3시 퇴근, 6시 기상
하루에 잘해야 5시간, 평균 3~4시간 자나봐요.

일의 강도도 세서 일하는 동안 짬도 거의 나질 않고
기껏해야 일주일에 한 번 얼굴 맞대고 밥 한끼 먹나 봐요.

전에는 드라마에서
기념일에 부인이 예쁘게 차려입고 남편을 기다리다가
남편이 너무 일에 매진한 나머지 - 바쁘거나 까먹거나 일이 생겨서 - 못 보면
우울해하고 삐지고 그러는 거 보면서
참 구태의연하다, 뻔히 알면서 뭘 기대하고 혼자 실망할까.... 했었는데.....

그게 제 일이 되니 정말 속 상하네요.
제 생일에는 시간 비워놓고 기다렸지만 얼굴도 못 봤고
첫눈 온 날은 전화했다가 '바빠서 이따 전화할게' 한마디 듣고 전화 뚝 ㅎ
기념일에는 일 끝나고 만나기로 했는데 급한 일 생기고 너무 피곤해서 데이트 꽝

처음에는 저도,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함께한다는 건 정말 대단한 것이로구나 하면서
나만큼은 이 사람의 안식이, 위로와 힘이 되어 주어야지 했었는데
점점.... 나도 힘든데.. 나도 위로가 필요한데.. 나도 일상의 소소한 일들을 나누고 싶은데... 하면서
점점 지쳐가는 것 같아요.

절대적으로 함께 나눌 시간이 부족하기도 하고,
일이 너무 바쁘고 힘들다보니 마음의 여유도 없어서
마치 고3 아들을 보는 양 제가 더 마음 졸이고 숨죽이게 돼요.

이 사람은 이 사람대로 일도 힘들고 잠도 부족하고 스트레스가 많은데다가
제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한다는 걸 아니까 더 미안해하고
이런 게 또다시 스트레스가 되는 것 같아요.
원래 마음씀이 예쁘고 자상하고 저에게도 참 잘하는 사람인데
요즘은 정말 일하는 기계 같고 생존이 위태로워 보일 지경이에요.  

서로에게 참 힘든 시간이네요.
응당 나누고 누려야할 것들도 포기하고 살다보니 조금씩 서운한 감정이 쌓여서
요즘은 그동안 안하던 바가지도 가끔 긁고 ㅎㅎ
서운해서 나좀 봐달라는 의미로 바가지 살짝 긁으면.. 본인은 더 힘들어하고 ㅎㅎ
저도 나름대로는 바쁘고 인내심에 이해심을 총동원해보지만 요즘 저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답니다.

일에 너무 힘들고 바쁜 시절...
이런 시절이 한평생 지속되지는 않겠지요?
상황이 바뀌든, 아니면 내가 바뀌든... 어떻게든 지나가고 말겠지요? ㅠㅠ
이 위기를 어떻게 보내는 것이 현명할까요?
IP : 221.146.xxx.154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baker man
    '08.7.8 11:49 PM (208.120.xxx.160)

    전 와이프가 너무 심하게 바빠죠 ㅠㅠ

    뭔 일이 그렇게 많은지... 계모임 오야붕이어서 그런지 온갖 회원들 경조사 다 챙기고... 어린이 학대 방지 운동캠프 세미나에 피부관리 모임 포럼에 뭐에 정말...

    저도 가끔 그래요. 나한테도 좀 바빠보라구요.

    그럼 또 이럽니다. "당신한테는 연애하던 10년동안 바빠었는데 뭘 쫌만 이해해줘"이럽니다.

    쩝 저도 이런 지금의 상황이 평생지속되지는 않으리라고 믿고 있는데요.

    와이프는 원래 연애때부터 그렇더라구요. 그니까 십년이지났는데도 똑같더라 뭐 그런... 좀 미래가 불안하죠? ㅎㅎㅎ ㅠㅠ

    항상 바쁘고 여기저기 군대간 후배들 챙기고 뭐 운동하다가 잘못된 선배.후배 찾아다니느라 바쁘고 여기 저기 그냥 온갖군데 휩쓸고 다니더라구요.

    그런데 집에 있으면 답답하데요. ㅠㅠ 울 어머니 말씀은 팔자니까 이해해야된다는데... 그런 사람 집에 붙잡아두면 금방 늙고 병난다고...ㅠㅠ

    와이프가 아픈건 싫고 좋아하는거 하는거니까 뭐라 할말은 없고 참 답답하기만 하죠 ㅎ

  • 2. 이해됩니다.
    '08.7.8 11:51 PM (220.122.xxx.155)

    제가 아는 어떤 분도 남편이 너무 바빠서 님의 남편분처럼 얼굴 보기 힘들어서 우울증까지 오더랩니다. 전화만 하면 맨날 하소연이구요.. 그렇지만 워낙 천성이 밝아서 잘 이겨내가고 있는 중이긴 하던데요,,,, 정말 가정적이고 이해심 많은 저의 남편도 한달에 일주일은 일의 특성상 바짝 신경쓰고 긴장하는 기간이 있는데, 그땐 사소한 일로도 짜증을 부리더라구요.
    이해해 주어야 되지 않을까요? 다른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일 때문에 그런것인데,,,

  • 3. 저희신랑
    '08.7.8 11:53 PM (121.135.xxx.193)

    한동안 그런적이 있었지요. 맨처음엔 바쁜사람 내가 이해하고 보듬어주어야지 하는 맘으로 열심히 챙겨주고 그랬는데 어느순간 제가 너무 많은걸 포기하고 있더라구요.
    그때부터 저도 스트레스 받으면서도 티 안내야지 하는 마음이 어쩔수 없이 표현이 되었나봐요. 그걸보면서 저희 신랑도 저에게 미안해하고..

    혹시 전업이신가요? 전 다행히 직장인이라 그래도 많은시간을 회사에서 보내고 퇴근후 운동도 끊고 피아노도 배우러 다니고 그랬어요.

    그런데.. 본인이 그런생활을 6개월정도 하다보니 몸이 너무 상하여 더이상 못하겠던지 스스로 살길을 찾더군요.

    사랑으로 지금은 보듬어 주세요. 기념일같은날 챙겨주는 기쁨도 받는기쁨 못지 않답니다. 일주일에 한번 밥한번 먹을수 있는 시간을 위해 요리를 배우시는것도 좋구요. 결혼하셨어도 친정에 자주 가시고 그러면 시간 잘 가더라구요.

    한평생 지속되지는 않을거에요. 남편분도 착하신 심성같아 보이는데 이 시간 잘 서로 버티시길.

  • 4. 알루
    '08.7.8 11:56 PM (122.46.xxx.124)

    에효~ 우리 남편은 얼마전에 가게 개업을 했지요.
    5~6시경 퇴근, 7시쯤 취침 오후 2시쯤 기상과 함께 장보러 가며 출근. 게다 연중무휴입니다. ㅠㅠ
    전 애 둘을 24시간 혼자 보고 있어요.

    원래 자영업하던 사람이고 연애할 때도 남들 다 즐기는 주말, 크리스마스, 먼먼 데이들, ... 함께 하지 못한다며 미안해했었는데 그땐 애들이 없으니 내 시간이라도 있었죠.
    덕분에 다종다양한 취미생활을 나름 즐기며 살았더랬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들어서 죽을 지경이랍니다.
    남편이 일 그만 두고 첫 아이 키워주던 때가 그립습니다. 돈과 시간은 함께 오지 않는 건가봐요.

  • 5. 날쌘엄마
    '08.7.9 12:00 AM (125.187.xxx.26)

    우리나라 대부분의 직장인들, 특히 40대 전후가 그렇죠. 퇴직한지 6개월 된 저는 그동안 직장에,육아에, 가사에 힘들었지만 같이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이해가 되더라구요. 직장생활을 버텨낸다는게 참 만만치 않아요. 혹 전업주부라면 자원봉사를 한다든가, 가족을 위해 무엇을 배운다든가, 좋은 시간을 보내시면 스트레스를 덜 받지 않을까요?
    가족으로 살지만 그저 지켜보는 것도 이벤트를 하는 것 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상황이 마음에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변하게하는 건 아닌것 같아요
    마음을 좀 더 살피세요

  • 6. 여기
    '08.7.9 12:14 AM (203.228.xxx.213)

    일주일에 7일 출근하는 신랑 여기 있습니다.
    올초에 단과학원 개업해서 지금 열나게 뛰고 있습니다.
    1-2년안에 자리 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일하네요.
    아침은 2시에 집에서 제가 주는 밥먹고. 점심은 짬뽕밥, 잡채밥 둘중하나 10분안에 먹고.
    저녁은 집에서 제가 주는 거 먹는데..
    문제는 제가 음식을 잘 못한다는 거.

    저희애는 4살인데 아빠를 무지하게 찾거든요. 불쌍해 죽겠어요.
    다른애들은 아빠랑 다니고 아빠가 뭘 해주는데..우리애는 항상 엄마하고.

  • 7. 어머나
    '08.7.9 12:24 AM (124.80.xxx.79)

    제가 자게에 하소연 좀 할려던 심정이랑 너무 같네요.
    제 남편은 프로그래머인데 아예 집에 안들어와요ㅠㅠ
    일요일에 잠깐 옷가지러 왔다가 토막잠 자고 나가구요..

    우리나라 정말 미친 거 아닐까요?
    옛날에 누군가 노동인권 주장하며 분신했다고 하던데..
    아직도 나아진게 하나도 없으니..

    남편 불쌍하다가도
    혼자서 육아에 살림에 지쳐 화가 나기도 하네요..
    이게 인간다운 삶인지.. 정상적인 가정인지..

  • 8. 제 이야긴줄 알았어
    '08.7.9 2:13 AM (222.98.xxx.175)

    제 이야긴줄 알았어요...ㅠ.ㅠ
    지난 6개월 동안 밤 3~4시에 들어와서 아침 7시면 나갑니다. 그게 힘들어지니 거의 안들어오고 주말에나 하룻저녁 자고 갈정도입니다.
    하는 일이 부진하여 다른일을 해보려고 공부중이라....이해는 하지만 어린 애 둘 키우면서 점점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어지면서 살짝 우울해지기까지 하다가...
    지난 주에 한벌 폭발했더니 제 눈치를 슬슬 보는군요...ㅠ.ㅠ
    해결 방법이 없다는게 더 슬픕니다....ㅠ.ㅠ

  • 9. 울 신랑
    '08.7.9 3:02 AM (128.61.xxx.45)

    연구원이고 저널이나 논문 마감있을때마다 그래요. 남들은 연구도 쉬엄쉬엄하던데, 직업보다는 성격탓이 더 큰것 같아요.

    강력 체력을 자랑하더니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기 싫어 죽으려 하네요.
    전 더구나 임신 막달...안스러워 죽겠어요. 전 원래 혼자 일하는걸 너무 좋아해서 문제는 하나도 없는데, 그래도 가끔 하루 종일 저에게 봉사할 때가 가뭄에 콩나듯 있으니 그걸로 충분히 만족해요.

  • 10. ^^
    '08.7.9 9:57 AM (58.226.xxx.101)

    그런 남편 저희집에도 있습니다.
    퇴근시간 11시~2시 사이, 출근시간 6~7시. 식사는 주말에나 같이 합니다.
    이런 남편과 사느라 저 직장다니면서 시부모님 모시고 애들 둘 키우는 일 혼자 하다가 병나서
    지금 쉬고 있습니다.

  • 11. ....
    '08.7.9 3:18 PM (125.178.xxx.15)

    회사에서 늦는다면 안스럽고 안타깝고 하겠지만
    일때문은 한달에 한두번인데 나머진 술로 늦으니 화가 나네요
    윗분이나 동료들의 회식이라 정말 싫어요
    이제는 술자리 많이 만드는사람들이 싫고 술과 골프로 인맥 묶으려는 인간들은
    뱀보다 징그럽고 무능력자로 보여요
    제발 아랫사람들 좀 묶으려 하지마시면 좋겠어요
    아직은 아랫사람인 제 남편 넘 힘들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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