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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광화문 4시 반까지 있다가 왔어요...
어제 집회에서 처음 밤을 샜습니다... 해뜨기 전까지 4시 반 정도까지 있다가 왔어요
7시쯤 시청 앞에 도착해보니 사람들이 정말 많더라구요.
경찰들도 작정했는데 숭례문부터 되게 일찍부터 차 못가게 막아놓고...
저는 아는 사람들 몇 명이랑 갔었습니다.
그 중에는 18개월 정도 되는 딸아이 유모차 밀고 오신 분도 있었구요...
아이 데리고 오신 분들도 참 많았어요... 사람들이 소풍 온 것처럼 돗자리 깔고 뭐 먹으면서 있었어요.
광화문 이순신 동상 바라보면서 구호 외치고 두런두런 얘기하고
애기 무등 태워주면서 놀고 있었는데 갑자기 새문안 교회 쪽에서 의료지원이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마침 일행 중에 의사가 있어서 갔습니다.
난리도 아니더라구요... 지옥이 따로 없었습니다.
경찰들이 소화기를 얼마나 뿌려대는지 바닥이 온통 새하얗게 변했더라구요.
소화기를 눈에 직접 맞으면 굉장히 위험하다고 해서... 같이 갔던 분이랑 식염수 사가지고 가서 전해주고,
광화문 본진으로 돌아왔는데 거기도 얼마나 소화기를 뿌렸는지 하늘이 새하얗더라구요.
꽤 뒤쪽에 떨어져 있었는데도 아기가 기침을 해서... 먼저 집으로 보내고...
다시 새문안 교회 쪽으로 왔는데 이번에는 물대포를 쏘더군요. 물에 뭘 탔는지 휘발유 냄새가 정말 심했어요.
새문안 교회 뒤쪽 골목으로 갔더니 진중권 교수가 칼라tv진행하고...심상정이랑 노회찬 의원이 맨 앞에서 전경들이랑 대치하고 있더라구요.
우비를 구해서 입고 옆사람들이랑 팔짱끼고 버티는데
물대포를 정말, 정말 세게 쏘면서 전경들이 밀고 왔어요.
그래서 눈 깜짝할 사이에 흩어졌구요...
큰길까지 밀려 나와서 보니까 새문안교회 쪽 작은 골목들에서 전경들이 물대포차 앞세워서 오더라구요.
총 3-4대 쯤 됐어요...
거기서 끝났으면 뭐 괜찮았을지도 모르겠는데
서대문 방향(경희궁 역사박물관 쪽이요...)에서 정말 개미같이, 새카맣게 뛰어오더라구요.
인원이 정말 많았어요. 거기 있던 시위대들 보다도 많았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광화문 쪽으로 도망가기 시작했고...그 와중에 사람들이 맞아서 꽤 다쳤어요.
그 와중에 손가락 잘리신 분도 계시구요... (손가락을 가지고 계신 분이 사라지셔서 봉합수술을 못한다고 방송했었어요. 어찌나 무섭던지ㅠㅠ)
전경도 몇 명 끌려왔는데 다들 '비폭력'을 외쳐서 시위대 쪽으로 끌려오고 나서 다치지는 않았어요.
다만 대치할 때 다친 전경들은 시위대가 안전하게 엠뷸런스로 데려다주더라구요.
때리려고 달려드는 몇몇 술취한 아저씨들도 다수의 시위대들이 막아서서
별 문제 없었구요...
한바탕 전경들이 몰려오고 나서는 전경이고 시위대고 다 광화문 바닥에 앉아서 쉬었었어요.
그 틈을 타서 또 밴드가 공연하고... '앞으로~ 앞으로' 하는 노래 있잖아요, '지구는 둥그니까...'하는거 ^^;
그런 노래도 앉아서 다같이 부르고, 몇몇은 율동도 하고 노래도 하고 하면서
꽤 즐겁게 있었어요... 앉아서 몇몇 사람들은 졸기도 하고, 라면에 커피 같은거 먹기도 하면서요
빵 돌리시는 사람들도 있던데... 전 받아서 먹다가 남은거 전경 줬어요...
맨 앞에서 대치하는 애들 말고, 뒤쪽으로 돌아가서 앉아 있는 애들 줬어요.
처음에 말건 전경들은 짬밥^^;이 안됐던지 받아먹으면 혼난다고 안된다고 하더라구요,
좀 더 뒤쪽에 늘어져있는 애들 주니까 잘 먹더군요. 어려보이던데 걔들도 참 안됐죠... 명바기 때문에 다들 개고생...
어쨌든 그렇게 두어 시간 대치하다가 일행들이랑 돌아왔어요.
물대포도 맞고, 사람들 연행되는 것도 보고
어찌보면 엄청난 폭력사태인건데... 그 안에서도 즐겁게 웃고, 틈내서 라면도 먹고
정말 일상을 사는 것처럼 그렇게 있더라구요... 사람들이...
전 운동권도 아니었고, 심지어 '임을 위한 행진곡'이 무슨 노래인줄도 몰랐던 사람입니다.(좀 창피하군요)
지금도 가사는 모릅니다. 그래도 같이 앉아서 노래 한다는게 정말 좋더라구요.
동네 노래방보다 백배는 좋은 분위기^^ 젊은 애들이 율동도 하고... 악기도 연주해주고...
어쨌든 애들 데리고 나와도 밤늦게만 아니면 괜찮을 듯 합니다. 한 11시까지는 괜찮은거 같아요... 대중교통도 끊기지 않고...
쇠고기 막아야 하잖아요... 전 집회도 처음 나가봤어요...
아는 사람 없어도, 뭘 해야 할지 몰라도,
그냥 맨 뒤에 아무것도 안하고 서있기만 해도
맨 앞에서 싸우는거랑 같다고 생각해요. 그런 생각으로 저도 나간거거구요...
사람들이 더 많이 모여야 할 것 같습니다.
명바기 정신 못차리는 것 같아요... 어떻게 이렇게 '강행'을 할까요 제정신으로-_-
오늘도 집회 하고, 내일도 크게 한다고 합니다.
시간 되시는 분들은 나와주세요.
멀리 사시거나 사정이 있으신 분들은 인터넷으로 생방송을 봐주세요.
(저도 생방송을 주로 봤었죠. 리플 달면서 ^^)
그리고 응원해주세요.
저는 한번 나가보니 넘 좋아서... 오늘도 내일도 나가렵니다.
왜 진작 안나갔나 후회두 되구요... 위험한(?) 사진들은 너무 많이 봐서 좀 무서워했었는데
실제로 보니 뒤쪽은 아주 평화롭더군요. '촛불다방'이라고 써붙인 차에서 커피도 타줬어요~
넘 두서없이 썼군요... 그래서 '후기'라는걸 남겨보고 싶어서 용기내서 썼습니다.
1. mimi
'08.6.26 4:18 PM (58.121.xxx.159)수고많으셨어요........그냥 아무생각없이....그냥 멍하고 먹먹하고....
2. 가현맘
'08.6.26 4:18 PM (210.181.xxx.156)감히 해 봅니다
토닥토닥3. 감사합니다.
'08.6.26 4:21 PM (211.215.xxx.55)조심하시구요.. 전 토욜 하루만 갈수 있을거 같아요.
4. 버디
'08.6.26 4:22 PM (58.121.xxx.180)맞습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의 권리 획득은 바로 이러헤 현장에 자신의 몸을 그냥 던지는 것으로 달성됩니다.
굳이 최일선에서 대치하지 않더라도...
내 뒤에 나와같은 사람이 누군가 있다고 믿는 그 순간 맨 앞줄부터 맨 뒷줄까지 강한 동지애로 단결됩니다. 이심전심~
누군가는 앞장서고 누군가는 뒤에 버티고 서고...
그렇게 한걸음씩 나가다보면 어느샌가 고지에 도달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렇게 나라걱정 하면서 현장에는 단 한번 자신을 던지지 못한채
중국 땅에서 불법 온라인 도박질이나 조장하는 제이제이 같은 부류의 찌질이는
절대 알 수 없는 희열이기도 합니다.5. swan
'08.6.26 4:24 PM (118.131.xxx.169)참... 맨 앞에서 전경들이랑 대치하면서, 한명씩 끌어내거나, 방패 헬맷 빼앗는 분들한테
'비폭력 비폭력' 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전경이랑 싸우는 것도 아니고 무장해제시키는건데
그럴 필요까지 있나 싶더라구요... 저는 '무장해제' 적극찬성입니다.
그게 바로 '비폭력'이자 '반폭력'이 아닐까 싶어요.6. ..
'08.6.26 4:26 PM (220.65.xxx.2)고맙습니다. 죄송합니다. 토요일엔 꼭 서울 올라가겠습니다.
7. 예전에
'08.6.26 4:27 PM (121.167.xxx.12)광주에서는 해마다 했던건데요
노래하고 구호 외치고 각자 음식 돌리고(주로 요구르트 빵..)
그러다 최류탄 터트리면 여자나 학생들은 집으로 돌아가고
선두는 금남로 가두 진출하고
워낙 5월이면 하는 연례 행사라 선두 아니면 위험하지는 않았어요
그때는 광주만의 외침이었는데..
벌써 20년이나 지났는데..
어째 이런일이 일어나는지..참 슬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