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5살짜리 우리 아들한테 편지 썼어요. 읽어 주세요.

작성일 : 2008-06-05 19:24:49
사랑스런 내 아이야, 미안하다.
희망이 있는지 의심스러운 이 시대에
제멋대로 너를 희망이라 여겨 미안하다.

상처 하나 없이 안아 키우지 못하고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는 법을 가르쳐야지 다짐하는 것이 미안하다.

세상 모든 것을 편견없이 받아들이라 가르치지 못하고
내 편견들을 물려주어서 미안하다.
허나, 바닷물을 다 마셔보아야만 짜다는 것을 알까.
때로는 엄마 어깨 위에서 세상을 보렴.

**아, 미안하다.
엄마 마음대로 데리고 다녀서 미안하고
촛불 켜라 불장난 시켜서 미안하구나.
정말로 밤에 오줌쌀 줄 몰랐단다.

하나 더 미안하다.
네 전집 사려고 모아놓은 돈,
엄마가 요긴하게 썼다.
민변소송이랑 칼라TV지원, 집회간식 지원, 커뮤니티 광고 지원, 부상자 지원등
엄마가 알아서 사안의 경중에 따라 적절히 분배했으니
불만이 있어도 참기 바란다.
프뢰벨 테마 동화니 마술피리 어린이 이런거 안 읽어도 너 훌륭하게 클 거잖니.

그리고 또 미안하다.
며칠 전에 앞집 아줌마한테 엄마가 웃으며 얘기하는 바람에
네가 엄마가 농담한 거라고 생각할지 몰라서 다시 한 번 얘기하는데
네가 나중에 커서 경제적으로 독립해 나갈 때까지
우리집에 종교의 자유는 없다.
특히 그런 아줌마 따라 교회 나가면 바로 호적 판다. 각오해라.
앞으로 학교 다니게 될텐데 학교 앞에서 맛있는 거 준다며 교회 가자고 꼬시는 인간들 있을 거다.
바로 엄마한테 신고해라.
사상적 자유는 보장한다.
다만 네가 그럴 일을 없으리라 믿는다만
한나라당이나 그 후신들을 공개적으로 지지할 시에는
유산상속에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 것이야.
지금은 뭐 우리집 재산이 별볼일없다만 사람 앞일은 모르는 것이니 부디 신중하도록 해라.

**아, 미안하다.
요즘 반찬 소홀했지?
어제는 돼지고기 안심볶음 한 가지로 밥 먹여서 미안하다.
오늘 아침에는 밥도 안 주고.
아까 장봐다 놨다.
맛있는 거 많이 해줄게.
먹고 힘내서 내일 우리 광화문으로 나가보자.
IP : 222.233.xxx.84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ㅠㅠ
    '08.6.5 7:27 PM (221.153.xxx.111)

    훌륭한 어머니시네요.
    그 밑에서 아이가 정말 바르게 자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2. 짝짝짝~
    '08.6.5 7:28 PM (222.111.xxx.85)

    멋지세요~ ^^

  • 3. 아드님이
    '08.6.5 7:31 PM (58.78.xxx.22)

    이글을 읽고 엄마를 자랑스러워하는 날이 올거예요.

  • 4. 감동
    '08.6.5 7:36 PM (221.139.xxx.54)

    넘 멋진 엄마시고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일등 아줌마십니다~

  • 5. 뭉치네
    '08.6.5 7:39 PM (125.180.xxx.39)

    님 충분히 훌륭한 좋은 엄마이십니다.

  • 6. 멋쟁이
    '08.6.5 7:39 PM (211.225.xxx.45)

    개념엄마. 보나마나 아이 큰인물 되것네.

  • 7. 달팽이
    '08.6.5 8:28 PM (58.120.xxx.232)

    훌륭하십니다... 하지만, 개념기독인 눈물 흘립니다..
    울 딸.. 개념있는 기독인으로 키우겠습니다.
    종교의 '선택적 자유'를 인정해 줘여~~ ㅜㅜ

    하지만 울 딸도.. 한날당 같은데 지지한다문..
    호적을 파버릴 것이여~~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92083 부산시위는 시트콤이랍니다..웃겨 죽어요 1 시트콤 2008/06/05 832
392082 mbc에 관심을 가지다보니.. 1 살그머니 2008/06/05 452
392081 강만수+최중경=`마이너스의 손’ < 펌 >한겨레 마이너스의 .. 2008/06/05 326
392080 치사하기가 이를데 없군요!! 선거 참패했다 이거지? 1 시청앞 2008/06/05 537
392079 싱크대가 막혔어요 ㅠ.ㅠ 6 뚫어... 2008/06/05 578
392078 (펌)내일자 경향신문1면 하단광고 16 ኽ.. 2008/06/05 907
392077 삼성화재 전자민원 넣었어요. 1 저도 동참 2008/06/05 451
392076 아고라 펌]mbc정선희퇴출공식결정 8 ㅎㅎ 2008/06/05 1,244
392075 싸이월드에 가보니.. 1 ㅜㅜ 2008/06/05 424
392074 이공계 학부모님께!!! 광우병과 AI사태에서 2mb의 웃기는 과학기술 정책 1 2mb의 과.. 2008/06/05 326
392073 남편이 촛불집회갔는데... 2 걱정 2008/06/05 624
392072 차에다 선물 꾸러미를 두었는데...이상해요 1 물어볼까요?.. 2008/06/05 660
392071 개이버~~네티즌 파워에 다음에1위자리 내줌 3 ㅎㅎ 2008/06/05 573
392070 이거보셨나요? 노무현 2002년 대선 출마당시 동영상... 5 *** 2008/06/05 519
392069 msn 사이트에서 정선희 관련 투표를 하는 중이네요 10 **** 2008/06/05 730
392068 나경원 의원 홈페이지에 조경태의원님 응원 폭주 3 웃겨요 2008/06/05 1,219
392067 신랑이 또 전화가 왔는데... 9 촛불아지매 2008/06/05 1,205
392066 제가 어제 밤에 잠이 안와 82에 대해서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했더랍니다. 6 죽순이.. 2008/06/05 1,017
392065 집시법은 위헌이 맞지요? 7 .. 2008/06/05 378
392064 ★광우병 과장선동 사태에 답변못하는 MBC 일당 1 쵸코바 2008/06/05 751
392063 <탈퇴글>을 읽으며.. 16 ... 2008/06/05 1,010
392062 (펌)일단 오세훈부터 끌어내립시다(주민소환제) 8 ኽ.. 2008/06/05 707
392061 서울 출장간 신랑이... 2 촛불아지매 2008/06/05 668
392060 경찰이 아고라 접수할려나 봅니다. 3 무서워 2008/06/05 714
392059 (펌)오늘의 댓글...ㅋㅋㅋㅋ 5 ኽ.. 2008/06/05 715
392058 하나은행, 거액의 법인세가 취소된 이유가 있답니다. 1 쥐를잡자 2008/06/05 571
392057 덕수궁 화장실 폐쇄됐다네요? 19 핑키 2008/06/05 1,335
392056 5살짜리 우리 아들한테 편지 썼어요. 읽어 주세요. 7 좋은엄마되고.. 2008/06/05 627
392055 72시간 철야 집회에 도움이되고자... 7 magic 2008/06/05 800
392054 동아일보 앞에 4 지금 2008/06/05 7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