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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실정, '노무현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됐다"

ㅉㅉㅉ 조회수 : 898
작성일 : 2008-05-26 20:10:46

  "MB 실정, '노무현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됐다"  
  위기의 '주식회사 대한민국 CEO' 이명박⑤·끝  

  2008-05-26 오전 9:28:42    


  

  
  큰 기대감 속에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지 석 달이 되었다. 석 달밖에 되지 않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마치 몇 년의 세월이 흐른 것처럼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그만큼 그 사이에 벌써 이명박 정부에 대해 상당한 피로감이 쌓였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20%대로 떨어졌다. 정치적인 허니문 기간이라 할 수 있는 이 시기에 20%대의 지지율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낮은 수치이다. 이러한 현상들은 이명박 정부가 무엇인지 몰라도 잘못 돌아가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많은 이들이 그의 CEO형 리더십, 정치에 대한 무지, 한나라당의 내분, '고소영, 강부자' 인사, 쇠고기 파동 등 여러 가지 요인을 그 이유로 들고 있다. 그러나 대선 과정에서 형성된 이 대통령과 주변 인사들의 전임 정부와 관련된 인식 속에서 보다 근본적인 문제점을 찾아볼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가 실시되기 거의 1년 전부터 당선이 확실시되는 것으로 보였다. 당시 노무현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은 매우 컸고, 대선 과정에서 진보 진영은 말 그대로 힘 한번 제대로 못 써보고 참패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의 '실패'와 진보 진영의 '몰락'으로 인한 손쉬운 승리는 이명박 대통령과 주변 인사들이 상황을 잘못 판단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잘못된 인식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노무현은 아마추어, 이명박은 프로?
  
  첫째는 전임 정부 무능론과 관련된 인식이다.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이명박 후보와 보수진영은 부동산, 교육, 경제정책 등 노무현 정부에서 발생한 정책 혼란을 두고 '무능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자신은 CEO와 서울시장을 거치면서 역량을 입증했고 유능함이 확인되었음을 강조했다. '나는 노무현과는 다르다'는 것이며, 그런 성공의 경험으로 인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전임 정부가 아마추어라면 이명박 정부는 프로라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나를 따라오라'는 식의 리더십은 기업 경영자나 행정 책임자로서 그의 경력과 결코 무관할 수 없는 것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와 같이 전임 정부의 정책 실패에 대한 상대적으로 강한 자신감과도 관련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자신감은 대선 과정에서 이명박 후보가 일방적인 우세를 보이며 승리하면서 더욱 강화되었다. 대선에서의 압승은 이러한 자신의 성공 신화를 국민이 인정한 것이며, 자신의 역량을 믿고 사실상의 백지 위임을 해 준 것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견제할 만한 뚜렷한 경쟁자가 없었던 손쉬운 승리가 '나 말고는 없다', '나는 언제나 옳다'는 식의 오만과 독선적 인식을 이끌어 낸 것이다.
  
  그러나 이전에 아무리 다양한 경력을 쌓았더라도 모든 대통령은 사실 아마추어로 시작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보수 진영으로서는 10년의 집권 공백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그 사이 상황이 크게 변화했고 경험 많은 유능한 인물을 구하는 일도 상대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런 만큼 보다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해야 했지만, 스스로의 성공 신화에 도취함으로써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밀어붙이는 '불도저'식 국정운영을 이끌게 된 것이다.
  
  '잃어버린 10년'이란 인식의 오류
  
  두 번째는 '잃어버린 10년'에 대한 인식과 관련이 있다. 보수 진영은 지난 대선에서 '잃어버린 10년'이라는 구호를 만들어 활용했다. 이 구호는 당시 정책적 실패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노무현 정부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어 있던 상황에서 매우 효과적인 공세 수단이었다. 선거에서는 효과적이었을지 모르지만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인식은 집권 이후에는 스스로의 발목을 잡는 덫이 되고 있다.
  
  '잃어버린 10년'의 메시지는 지난 시절을 부정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의 정책은 다 잘못되었고 지나치게 이념적으로 경도된 나머지 국가를 그릇된 방향으로 이끌고 갔다는 것이다. 보다 쉬운 표현으로 바꾸면 모든 잘못은 김대중과 노무현 때문에 생긴 것이며 이제 이를 모두 제 위치로 돌려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 속에는 또 다른 강한 이념적 편향이 발견된다.
  
  말썽이 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만 해도, 이명박 대통령은 노무현 정부가 반미 감정, 좌파 이념 때문에 미국 쇠고기 수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 듯하다. 따라서 수입을 허용할 경우 문제가 될 법한 구체적인 사항에 대한 검토 이전에,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서 이를 허용해야 한다고 나서게 된 것이다. 이념적인 이유로 막았기 때문에 이제 보수 정부가 출범한 이상 그걸 막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먹을거리를 이념 문제로 바라보면서 이명박 정부는 지지율 급락과 함께 대국민 사과 성명까지 내야 하는 곤경을 겪게 되었다.
  
  이런 인식은 대북정책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전임 정부의 대북 정책을 이념적인 차원에서 해석하다보니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을 것이다. 그 때문에 불필요한 언사로 북한을 자극하면서 그동안 쌓아놓은 정부 간 대화 통로와 신뢰관계를 하루아침에 다 날려버렸다. 이 때문에 최근 진행되는 핵문제를 둘러싼 북미 간 대화의 진전에 제 3자로 한걸음 물러나서 바라봐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검은 고양이건 흰 고양이건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것이 실용이라면 이명박 정부는 전혀 실용적이지 못했던 것이다.
  
  이런 인식은 논란이 되었던 지방 혁신도시 정책에 대한 재검토 등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국가 정책의 연속성이나 사회 발전의 역사성에 대한 인식의 한계가 만들어 낸 정책적 오류의 사례들이다.
  
  국민들이 원한 것은 과거와 단절이 아니다
  
  이러한 잘못된 인식 때문에 이명박 정부는 정작 지난 대선에서 나타난 국민들의 요구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의 메시지는 새로운 시대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지난 20년 동안 이뤄낸 민주화 성과에 대한 만족감과 함께 새로운 목표를 향해 한국 사회가 변화해 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과거와의 단절이 아니라 지난 20년 간 한국 사회의 발전의 토대 위해 새로운 사회 발전의 패러다임을 만들어 내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오히려 이명박 정부는 여전히 '과거 10년' 문제에 집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이명박 표' 비전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금 제시되고 있는 것은 새로운 상상력과는 전혀 무관한 대운하 같은 토목공사나 환율 조정으로 수출 증대를 통한 성장과 같은 흘러간 옛 노래들이다.
  
  취임 석 달 만에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진 것은 국민들에게도 불행한 일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명박 대통령이 스스로의 부족함을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만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도 귀 기울이게 되고 국민의 비판도 겸허히 수용할 수 있다. 또한 10년 만의 재집권이라는 경험의 부족도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만 그동안의 한국 사회의 변화를 이해할 수 있고 우리가 서 있는 자리와 가야할 자리에 대해 눈을 뜰 수가 있다.
  
  집권 초의 어설픔과 혼란스러움이 이명박 리더십의 변화로 이어지는 값비싼 교훈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강원택/숭실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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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125.186.xxx.132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강북엄마
    '08.5.26 8:16 PM (203.229.xxx.155)

    명쾌하고 똑똑하다~~~

  • 2. 아마
    '08.5.26 8:21 PM (222.238.xxx.166)

    시대가 한참 많이 흐른뒤에 "노무현"에 대한 평가도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학연.지연이 없다고 은근히 대통령이지만 무시하였던 정치권 그리고 국민들,
    학연.지연이 부족하였던 노무현씨의 열등감,

    그 무시함이 열등감 많은 노무현씨를 상.하.좌.우로 흔들어 주었기에,
    그 반감으로 잠시 잠시 이성을 잃고 감정적으로 대응을 하였던 노무현씨
    이런 혼돈시기였던 지난 4년,

    그렇기에 정확한 아니 제대로 된 잣대도 없이,
    무조건적인 표가 2mb 에게 쏠려 들어갔지요.

    2mb 가 300억대의 재산을 헌납을 한다고 하였을때,
    혼자서의 생각에,
    "아니, 저 남자가, 그 욕심많은 남자가,
    300억의 재산을 헌납하고,
    얼마나 많은 재산을 개구멍으로 만들어 놓을려고 내놓은다고 하나?"

    그 댓가를 국민이 치루어야 한다는 소리인가... 하였읍니다.

    그 댓가의 시작이 이미 시작이 되었지요.
    소고기부터!

  • 3. 핵심을
    '08.5.26 8:25 PM (222.112.xxx.251)

    잘 짚었네요.

  • 4. 저 목소리
    '08.5.26 8:40 PM (58.230.xxx.141)

    이번 촛불집회로 얻어낸 성과 중 하나네요.
    국민의 저항이 나라를 구하는 거 맞네요.

  • 5. 음...
    '08.5.26 8:40 PM (58.236.xxx.156)

    우리남편이 노무현을 싫어하는 이유.
    그건 바로 노무현이 감정적으로 대응해서 조,중,동을 싹 휩쓸고 지금 이명박의 한마디에 숨죽어있는 상태 이런 상황을 노무현이 만들었어야했다는겁니다.
    그게 국민들이 노무현에게 바라는 열망이었었죠.
    그런데 노무현은 너무도 이성적으로 대응하는 바람에 폐해를 알면서도 조중동 그냥 내버려두고 그 칼에 스스로 쓰러졌습니다.
    남편은 그래서 오늘날 이런 상황을 가져온게 노무현탓이라합니다.
    그말이 맞겠죠.
    우리국민들수준에 맞는 이명박스러운, 박정희스러운, 전두환스러운 대통령이 되었어야했는데 말이죠.

  • 6. ..
    '08.5.26 8:59 PM (221.148.xxx.17)

    제가 이런글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될수 있다는게 놀랍니다...답답하고 무언가 해결책을 빠른시일내에 찾았음 하는 바램밖에 없습니다...

  • 7. 노무현의 무능???
    '08.5.26 9:06 PM (211.210.xxx.220)

    조.중.동이란 언론은 前대통령 혼자 힘으로는 중과부적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외로운 싸움이었다고라고도 할 수 있는...
    지금 많은 국민들의 전력투구로도 조중동의 철옹성은,, 아마도,, 깨기가 쉽지않은,,,

    민주주의가 손쉽게 얻어지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1945년 8월 15일의 무임승차의 댓가를 언젠가는 치뤄야했는데,, 너무 멀리 와 버렸습니다.
    지금이라도 하나하나 환상에서 벗어나야 할지도..

    지금의 이 사태가,, 아무래도 불길함을 떨칠 수가 없어서 눈물이 나는군요...

  • 8. 저도..
    '08.5.27 8:23 AM (218.54.xxx.90)

    참내..
    언제부터 저 같이 가족만 알던 아줌마가 눈에 불을 켜고 정치판과 대통령 감시단이
    되어 있냐구요...
    실시간 컴에 매달려 광화문에 못나가는 죄스런 맘에 퍼날르기 12시간씩...
    미쳐가네요...나라가요...
    살림쟁이들까지 거리로 내몰고 이젠 그 살림쟁이들 조차
    강제진압대상에..강제연행 대상이 되어있는 이 현실...

    쥐빡아 운하대신 감옥을 지아라...
    쥐새끼가 날뛸수록 쥐약치는 인간들이 더 많아 지는 법이다.
    약 칠때마자 잡이 가둘려면 지금 감옥으로는 택~~~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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