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참여하고 지금 막 들어오자 마자 글을 남깁니다.
7시 반쯤 청계천 촛불 문화제에 먼저 참여했습니다. 문화제는 약 9시 30분쯤 끝이 났는데
집회본부 측에서 '시위'에 대한 공식 언급없이 행사를 마무리 하려 해서 모인 시민들이 당황했습니다.
어제, 오늘 새벽에 있었던 폭력으로 모두 분노에 차서 온 시민들인데
이렇게 그냥 해산할 수는 없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그리고 몇몇 분의 지도로 청계천에 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청으로 가두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건 거의 다 타 버린 촛불과 피켓 종이 하나 였습니다.
하지만 오늘 서울은 마치 계엄령을 연상시키듯 상상을 초월하는 전경들로 온 곳이 차단되었습니다.
시청으로 가는 길이 막혔습니다. 재빠르게 옆길로 돌아 롯데 백화점쪽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시청 앞 잔디 광장에 도착했고, 프라자 호텔을 지나 신세계 쪽으로 향했습니다.
여기서 청계천으로 미쳐 못오시고 전경에 막혀있었던 300여 명의 시민들과 만나 함께 했습니다.
하지만 가는 길마다 계속 길이 막혔습니다.
일부 남성 참가자들이 몸으로 막아 길을 뚫어 주시긴 했지만 장갑차로 막아 놓은 걸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남대문을 지나 서울역을 거쳐 독립문으로 향했고
독립문에서 다시 광화문으로 가려 했지만 사직 터널을 완전 봉쇄하여 다시 유턴을 하여
신촌으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전, 너무나 죄송스럽게도 거기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어제 목숨을 걸고 지킨 광화문을 두고 신촌으로 가는게 과연 의미가 있냐며 회의어린 말씀을 하시는 분들도
보았지만 광화문과 청계천이 이미 발디딜 틈 없이 완전 봉쇄되어 진입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신촌으로 행선지를 정한 것 같았습니다.
이 와중에서 프락치 같은 분들을 보았죠.
제 친구가 광화문, 청계천에서 그 당시까지 뒷정리를 하느라 있는 바람에 계속 문자로 상황을 주고 받았는데
광화문과 청계천은 모여있는 시위대가 전혀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사복 경찰 같아 보이는 분께서는 광화문에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시위대가 있다면 그곳으로 가자고 선동을 하시더군요. 여러분들도 앞으로 집회 참석하시면 이런 프락치들 꼭 조심하세요.
경찰이 진압하기 좋은 곳으로 사람들을 이끕니다.
사람들이 제일 많이 가시는 쪽으로 참여하시는게 가장 안전합니다.
오늘 시위에는 총 33개 중대가 있었습니다. 방패로 위협하고 시민들에게 소리를 지르며 협박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있을 때만 하더라도 어제와 같은 불행한 폭력과 사고는 다행히 없었습니다.
물론 크고 작은 실랑이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치 시 시민들에게 전경이 다가가면
다른 시민들께서 무섭게 달려 들어 사진을 찍어주셨습니다.
그리고 어제 여경에서 폭행을 당하셨던 장애우 여성분께서는 다시 또 참석을 하셨습니다.
직접 뵈니 양 팔에 다 깁스를 하고 계시더군요.
신촌으로 향한 시위대는 약 1500명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유입과 유출이 계속되어 정확히 가늠하는게
힘들었습니다. 제발 끝까지 다치는 분 없기를 간절히, 간절히 바랍니다.
지금부터 다시 생방송을 보아야 겠습니다.
오늘의 새벽처럼 말도 안되는 일이 제발 없기를 기도합니다.
고시철회 협상무효
폭력경찰 물러나라
연행자를 석방하라
이명박을 탄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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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다녀왔습니다.
집회 조회수 : 860
작성일 : 2008-05-26 00:27:27
IP : 123.108.xxx.76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8.5.26 12:28 AM (211.206.xxx.32)감사합니다
2. ...
'08.5.26 12:30 AM (220.126.xxx.76)죄송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푹 쉬시어 체력 회복하시길 바랍니다.3. rose
'08.5.26 12:33 AM (59.13.xxx.46)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무사히 돌아오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4. ....
'08.5.26 12:37 AM (211.49.xxx.213)감사합니다. 수고하셨어요.
5. 저도
'08.5.26 12:38 AM (121.152.xxx.86)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생방송 보면서 울고만 있네요
도데체 이 사태를 어쩌면 좋답니까 ,,6. 가슴이
'08.5.26 12:39 AM (121.88.xxx.149)떨려서 하루하루 피를 말리네요. 저도 새벽에 와서 오늘은 못나가봤네요. 약속도 있고...에구
7. 감사합니다
'08.5.26 12:39 AM (124.56.xxx.227)고생 많으셨어요
라디오 21에서 본진이 신촌으로 향한다는 최근글을 접하면서
왜 그런가 했는데...상황이 그랬군요
감사합니다8. 그녀
'08.5.26 12:40 AM (61.81.xxx.237)정말 수고하셨어요..
그리고 면목없습니다....휴9. 집회
'08.5.26 12:43 AM (123.108.xxx.76)참. 제가 깜빡 잊고 안적었는데
독립문에서 김밥과 물, 커피를 가지고 일부러 와주신 어머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 참석자들도 여성분들이 많습니다.
어제 제 친구도 전경에 밟히고 밀려서 쓰러지다가 인대가 늘어났습니다.
오늘 제발 그런 일 없기를 기도합니다.
아무리 권력에 빌붙어 사는게 경찰이지만 최소한의 양심은 지켜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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