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아래 글에 전단지라도 돌리자는 글 읽고 댓글 달았던 사람입니다.
휙휙 프린터기 돌려 몇장 들고 나갔습니다.
중학생인 작은 녀석과 둘이 붙였습니다.
승강기 안에, 지하주차장 입구에, 아파트 입구에..
또 복사하러 잠깐 집에 들어왔습니다.
집으로 올라오는데 승강기에 같은 동 주민인 듯한 젊은이 3명이 같이 탔습니다.
어? 이거 밖에 있는데 여기 또 있네~
예, 제가 붙였습니다.
이러저러 아주 잠깐 몇 마디 했습니다.
후년이면 내 아들 군대간다. 나라위한 일은 할 지언정, 누구 좋은 일로 내 아들 희생되는 것은 참을 수 없다는...
이런 말하는 목이 콱 메이더군요.
전단지 힐끗쳐다보면서 자기네끼리 집회 얘기도 한마디 하더군요.
제가 먼저 내리면서
찢지않고 놔두어주는 것도 고맙다고 했더니 등 뒤에서
""좋은일 하십니다!!""
아아...
좋은 일?
눈물이 핑 고였습니다.
그 말조차도 고마웠습니다.
최소한의 관심이 있다는 뜻이니까요.
동아일보에 전화도 했습니다.
10년도 넘게 구독한 동아일보였는데, 그간 간간히 참고 봐줬는데
오늘 아침 신문은 정말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본사에 전화하면 더 마음 안좋을까봐 일단 지국에 전화했습니다.
남자가 받는데 어느 아파트 몇호의 아무개다.
오늘 부로 신문 그만 보겠다.
전혀 말리지 않더군요.
그냥 미안하다고 하더라고요.
아저씨가 기사를 쓰는 것도 아니고, 위에서 그렇게 내려온 거 어쩔 수 없는 상황 이해한다.
아저씨도 한 집안의 가장인데 구독자 줄어들면 힘들어질텐데 이렇게 답해주어서 고맙다.
물론
동아일보 기자들도 지금 많이 힘들 것이다.
유신도 아니고, 꽁꽁 가둬둔 광주사태도 아닌데 기자들도 참으로 답답할 것이다.
양심선언하자니 당장 직업을 잃을텐데 그 마음 아파도 할 수 없다.
나도 미안하다.
동아일보가 조금이나마 정신을 차린다면 다시 아저씨께 전화해서 바로 구독하겠다.
언제가 될 지 모르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고작 이것 밖에 없을까하는 생각에 많이 속상하지만,
그래도
그래도
정치 뭐... 이런 거 정말 모르고 사는 아줌마도
이렇게 꿈틀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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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꿈틀대기 시작했어요~
시작!!! 조회수 : 726
작성일 : 2008-05-03 12:40:56
IP : 116.127.xxx.111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참
'08.5.3 12:45 PM (211.206.xxx.69)장하십니다.........저도 오늘 전단지 만들어 볼까 합니다.
혼자서 만들어봐야지요.. 차에도 스티커 붙일 수 있으면 좋을텐데..2. 답답
'08.5.3 12:54 PM (211.207.xxx.249)전 어제 신문 끊었다고 글 올렸는데요..
그문제로 남편과 냉전중입니다. 하긴 울남편 맹박이 찍었으니..할말도 없지요.
일류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우리 남편이..
그렇게도 꼴통같은 소리를 하는걸 보면서 할말을 잃었습니다. 그까짓 신문 좀 끊었다고 지구가 멸망합니까? 우리가 거대 언론에 저항할수 있는 방법이 달리 뭐가 있을까요? 홈피에 글 올리고 지인들에게 홍보하고 신문 끊고 하는것 말고 또 뭐가 있죠?
아마 집회에 간다고 저녁이라도 안차려줬음..집 나가라고 했을것 같군요.
우리 남편은 미친소 수입되도 사먹자고 할것같군요. 한집안의 가장이 저럼 어쩌자는 건지..암울합니다~3. 장하세요.
'08.5.3 1:19 PM (116.42.xxx.30)정말 고맙습니다.
4. ⓧPianiste
'08.5.3 1:28 PM (221.151.xxx.201)저두 오늘 집회갔다가 내일은 저 사는 오피스텔에 우편함에 돌릴까봐요 ㅠ.ㅠ
감사합니다5. 아아
'08.5.3 2:40 PM (64.180.xxx.44)훌륭하셔요.
군대 갈 아들 생각하면 정말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겠습니다.6. 장하십니다.
'08.5.3 3:16 PM (219.254.xxx.32)신문지국에 전화하셔서 차분히 말씀도 잘 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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