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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하루간의 휴가..보고드립니다.

아들네살 조회수 : 874
작성일 : 2008-03-31 10:35:27
지난 토요일 아침에 글 올렸었어요. 하루동안 남편 엿먹이게(!) 저 혼자만의 시간 갖겠다구요.
아들이 걱정되서 집에 전화할것같다고..저 전화 안하게 응원글 올려달라구요.
많은 분들이 댓글 달아주셨더라구요.  

여러분들의 성원에 힘입어....출산 4년만에 처음으로 저를 위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보고드릴려구요. ^^ 시간대별로..ㅎㅎ

9시~12시: 토요당직으로 회사에서..
12시 퇴근:
퇴근후 일산 뉴코아 아울렛으로 갔어요.  점심을 먹어야겠길래...비도오고 날씨도 꿀꿀해서 국물이 땡기더군요. 베트남 쌀국수 하나 시켜서 숙주 추가해서 맛나게 먹었네요. 점심먹고 카푸치노 한잔 테이크아웃해서 여성복매장으로 고고씽~
옷좀 사야겠다고 작정하고 간터라...오랜만에 좀 질렀어요. 뭐 그래봤자 백화점 정식매장이라면 정장 한벌 값도 안되는 금액이지만요. 저한테는 큰 돈이었답니다.
이번에 산 옷좀 정리해보자면요.

하늘하늘 레이스달린 7부소매 블라우스(마리끌레르. 10만9천원)
베이지색 반폴라(안지크. 5만5천원)
흰색 샤릴이 달린 짙은 곤색 상의니트(크리스하퍼. 8만9천원. 크리스하퍼 옷이 마감은 너무 싸구려틱하긴한데요. 디자인이 저랑 좀 맞는게 많아요)
쥐색 H라인 스커트(8만9천원. BCBG. 기본라인이라 출근옷차림으로 활용도가 클듯)
화려한 플라워프린트의 짙은 밤색 플레어스커트(대박물건. 25만원짜리 3만원에 건졌어요. BCBG. 프린트가 화려해서 좀 망설였는데 입어보니 오히려 더 날씬해보이고 옷 코디도 그리 어렵지않을듯)
베이지색 면바지와 역시 비슷한색 정장 통바지(똑같이 6만9천원. BCBG)

BCBG가 이벤트세일중이어서 많이 샀어요. 다 합쳐서 50만원 좀 넘네요. 겨울동안 옷 별로 안사고 버틴 제 자신에대한 상이라 생각하고. ㅎㅎ 회사 업무가 사람들을 좀 만나는 일이라 옷이 후줄근하면 하루종일 신경이 쓰이더라구요. 정장한벌값으로 웃도리 세개 아랫도리 4개 건졌으니 나름 알뜰쇼핑이라 자뻑해요. ㅎㅎ

옷사고 나니 4시쯤...일산 CGV 로 고고씽~ 요즘 음악영화를 재상영하는 이벤트중이던데요. 원스를 보고싶었는데 그날은 어거스트 러쉬를 하더라구요. 이것도 매우 보고싶었던 영화였어요.  DVD까지 나온 건 알지만 영화는 영화관에서 봐야 제맛 ^^ 애기낳구 영화관간거 딱 세번째였다지요.

영화 너무 좋았어요. 근데...결과적으로 잘못된 선택이었네요. 왜냐하면..영화내용이 떨어져 살아온 부모 자식이 음악의 힘으로 다시 만나는..그런거잖아요. 남자주인공 그 귀여운 꼬마가 고아원에서 고생하는거 나올때부터 줄줄줄..(결코 눈물뺄려고 만든 영화가 아니구..신파도 아니었는데...집에 두고온 아들이 자꾸 생각나면서..그냥 초반부터 콧날이 시큰..) 부모님을 만나기위한 꼬마의 그 여정에 그냥 마구마구 안구에 습기가....저 정말 주책이죠.

영화 끝나고 나니 7시. 원래 계획은 미용실가서 머리 트리트먼트좀 받아주고 목욕탕가서 때미는 아줌마한테 때도 밀고 그럴려고 했는데요. 어거스트 러쉬 때문에 영화 끝나고 나니 거의 반 미친 상태가 되서 ...정신없이 차를 몰고 집으로 향했네요. 아들 보러요. -.-;;

집에 가니...아들이랑 남편 너무 잘 있던걸요. 저는 애를 붙잡고 거의 울먹울먹하고 있는데 애는 너무 멀쩡한 얼굴...ㅎㅎ 점심은 돈까스랑 우동 사먹었고 저녁은 스파게티 먹었데요. 잘 먹었다고 하더라구요. 암튼 제가 울면서 달려온게 허사였다는거..저의 오바였다는거..ㅋㅋㅋ

이렇게 해서 토요일 하루의 휴가는 절반의 성공이었네요. 옷을 많이 건졌으니 남는 장산가??  ..사실 마음이 그리 편치는 않았어요. 뭔가 찜찜하고..집에 핸드폰 두고 출근한 기분처럼요..아이때문에 영 재미가 없더라구요.

아뭏든 저를 응원해주신 82 회원님들께 하루간의 일탈, 보고드립니다. 이상 땡~
IP : 218.152.xxx.67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3.31 10:40 AM (211.212.xxx.92)

    와우!멋지십니다. 가끔 나자신만을 위해서 돈도 질러주고 시간도 질러줘야 해요. 아이를 아빠한테 맡기고 외출하면 엄마들은 대부분 잘있을까 잘먹을까 안절부절 못하고 걱정하는데 집에서 나오는 순간 잊어버리고 즐겨야해요. 남편들도 나름 최선을 다해서 아이들 어설프지만 잘 돌보거든요. 정기적으로 이런 시간을 가지세요.

  • 2. ㅎㅎ
    '08.3.31 10:43 AM (116.120.xxx.130)

    이번에 학습이 잘 되셔서
    다음에 나가면 더 속편히 더 개운하게 잘 노실수 있어요
    담에는 분위기 좋은 집에서 마음맞는친구랑 몇년묵은 수다 질리도록 떨어보세요
    서로 마음만 잘맞으면 정말 스트레스 많이 풀려요

  • 3. 어머
    '08.3.31 10:44 AM (116.36.xxx.176)

    멋져요~저번글보고 은근히 아이가 걱정되기도 했는데
    아빠가 너무 잘 봐준거같은데요?^^
    근데..저희동네 사시나부다..일산뉴코아 저도 자주가는데..ㅎㅎ

  • 4. 아!
    '08.3.31 10:48 AM (220.86.xxx.101)

    너무 부러워요~!
    전 애가 둘인데, 신랑이 거의 주 7일 근무라 맡기고 나가는건 상상 불가에요ㅠ
    그래서 가~~끔 신랑,애들 재워놓고 혼자 심야영화 보러 나가는게 유일한 낙이네요.
    그나마도 언제봤더라... 작년 여름에 해리포터 불사조기사단 본게 마지막인가봐요 ㅠㅠㅠㅠ

  • 5. 와우..
    '08.3.31 10:56 AM (221.145.xxx.89)

    미혼때는 일상이었던 일들이..
    아이가 생기고는 특별한 일탈이 되고.. 그런 소소한 일로 행복해 할 수 있다는것 좋아보여요..

    에~ 어거스트 러쉬만 아니었으면 더욱더 화끈한 토요일 보내셨을텐데~

    즐거운 월요일 시작입니다!!

  • 6. ㅋㅋㅋ
    '08.3.31 2:09 PM (218.38.xxx.183)

    원글님 덕에 부자간 정이 돈독해졌겠어요.
    저도 가끔 남편한테 아들 맡기고 큰애랑 나가면
    불량식품에 (라면,짜파게티 아니면 분식이나 중식) 죙일 티비 보거가 오락하지만
    그래도 엄마 없을 때 아빠랑 뒹굴며 보내는 그런 시간도 있어야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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