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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아버지 생신선물, 시아버님 선물.
점심 때 백화점 나가서 봄에 입으실 니트 한벌 샀어요. 매대 제품으로 9만9천원짜리.
작년엔 선물도 드리고 용돈도 함께 드렸는데 올해는 저희 사정이 안 좋아 선물만 드려요.
아빠가 배가 나와서 100 정도 사이즈 입으시는데 사이즈 보고 이것저것 뒤지면서
시아버님도 체격이 비슷해서 같이 간 남편한테 시아버님은 몇 사이즈 입으실까? 했더니
글쎄.. 하다가 전화기를 꺼내서 큰시누이에게 전활해서 물어보데요.
시아버님은 105정도 입으신다는 대답듣고 끊길래,
남편 -> 누님 -> 시어머님 -> 시아버님
딱 이 순서로 아버님 치수물어봤단 소식이 전해질 그림이 그려지더군요. -_-
그래서 남편한테 에그.. 누님이 우리가 아버님 옷 사드리려고 그러는지 아시겠어.. 하고는
아빠 옷 먼저 사고 다른 매장가서 또 둘러보다 시아버님 것도 한벌 샀어요.
네.. 남편에겐 내색하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샀어요. 참 못된 마음보죠.
그런데 시아버님 옷은 12만원짜리였어요. 참 못된 이 마음보는,
에이 우리 아빠 생일인데 시아버님 것을 더 주고 샀네.. 이렇게 또 속으로 꿍얼거리구요.
남편은 옆에서 아니 뭐 그리 비싸냐 우리 오늘 돈 많이 썼네 쫑알쫑알 하면서도
시아버님것도 챙기니까 내심 좋아하는 것 같았어요. 그렇게 백화점 나와서,
바로 아버님 드려야겠다고 저만 집에 내려주고 총알같이 시댁에 갔구요,
저는 이따 식구들 모일 때 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괜히 심란한 마음 다듬고 있어요.
저희 시부모님, 저희 빠듯하게 사는거 아셔서 용돈이라도 가끔 드리면 잘 안 받으시고,
이렇게 선물이라도 자잘하게 챙겨드리면 무척 고마워 하시고 왜 샀냐 돈 아껴서 너희들 잘 살지 하세요.
그런 부모님들이시기에 더 챙겨드리지 못하고 저희가 넉넉하게 벌지 못해 용돈도 못 드리는거 죄송해요.
집이 11층인데 엘리베이터 안타고 계단으로 그냥 걸어올라오면서
생각해 봐, 입장 반대로 새언니가 우리 아빠한테 이렇게 재면서 선물해드리면 어떨지,
남편은 또 저희 친정 부모님께 얼마나 잘 하는지, 시아버님 선물 받으시고 얼마나 좋아하실지,
이런 저런 생각하면서 에구 며느리, 나 참 못됐다 속 좁다.. 그렇게 숨 고르고 있네요.
근데 생각해보면 아버님께 돈 더 들여 선물 해 드린것 보다
뒷 일 생각도 않코 바람같이 누님한테 전화해서 사이즈 물어본 남편때문에 심기가 불편 한 것도 같고..
흠.. 남편이 시댁에 갔다 이제 들어왔는데
아버님이 너무 좋아하신다고 싱글벙글하네요.
어휴 아버님 좋아하시고 남편이 저리 좋아하니
이왕 카드 결제한거 그냥 맘 편히 있어야겠지요..
내리 사랑만 받고 자란 막내라 그런지 제 속이 가끔 이렇게 좁아 터진답니다..
아이고.. 다음달 카드값 .. ㅜ.ㅜ
1. 마음을
'08.2.17 6:36 PM (121.129.xxx.250)넓게 가지세요. 정말 그런 정도의 남편, 시댁식구라면 아주 좋은 분인 것 같은데요?
전화로 시누한테 물어본 게 당연할 수도 있는 것을 왜 곡해하시려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2. ㅎㅎ
'08.2.17 6:54 PM (163.152.xxx.46)그 기분 알 것 같아요.
사이즈 물어본 것 때문에 예산에 없는 옷을 살 필요가 있었을까...
나중에 왜 사이즈 물어봤나고 하면 그냥 우리끼리 내기했었다고 그러면 돼는데...하는 마음.
그래도 일단 선물하셨으니까 부모님이 좋아하셨겠어요. 그냥 마음 푸세요..3. ...
'08.2.17 7:04 PM (220.86.xxx.45)그래도 마음이 참 이쁩니다.
그 정도 마음이 아닌 사람이 많으니까요.4. 급시우
'08.2.17 8:57 PM (121.163.xxx.89)결혼 후 첫 여름휴가였습니다.
멀리계시는 시부모님도 뵙고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남편의 고향인
강원도 한치마을로 신랑과 전 여름 휴가를 떠났습니다
한 여름 이지만 도시와 달리 선풍기도 에어컨도 필요치 않은 선선한 날씨에 새벽이면 이불을 챙기는 곳이지요
집 앞으로 흐르는 소금강... 맑고깨끗한물 깍까 놓은 듯한 절벽에 너무나 멋진 풍경을 자랑하는 곳
보고싶었던 두분이 계시는곳이지요
저희는 정말 마음과 배가 두둑한 2박3일의 휴가를 보냈습니다
이제 떠나야 하는 마지막 밤이였어요
떠나야 한다는 아쉬움과 낮에 물놀이로 피곤한 몸으로 조금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새벽4시경 화장실에 가고싶어 잠을깨게 되었지요
화장실로 향하던 전 부엌에 불이 세어나오는걸 봤어요
부엌에 불을 안끄셨나 하고 들어 가 보니
저의 어머니께서 차가운 부엌바닥에 앉아 성치도 않은 두 무릎위에 도마를 올려두시고 만두를 빚고 계셨어요
저는 어머니. 주무시지 않으시고 새벽에 만두를 빚고 계세요?
아침에 저랑같이 하시지 않으시구요 ~~~
어머니께서는 얼굴에
미소를 띄우시며 이제 가야되는데 이것밖에 해줄께 없구나
내가 소리 샐까 가만 가만 한다는게 소리가 세서 내가 잠이 깨버렸구나
아가 멀리 가야되는데 나도 언능 잘테니
너두 들어가서 조금더 자렴 하셨어요
너무 죄송스러웠습니다 저가 한없이 작아 보였습니다
이런 따듯한 맘을 주시는 어머니가 너무도
감사해서 눈물이 맺혔습니다.
떠날때 분홍보자기에 싼 만두를 건네 주시며~ 항상 조심조심.. 하라고 당부하시는 어머니
변변히 해드린것도 멀다는 핑계로 자주찾아뵙지도 못하였는데
앞으로더 많이 노력할것입니다.
(출처 : 아줌마닷컴 - 경험과지혜)
퍼 온 글인데 참 좋아서 올려봅니다^^5. ...
'08.2.18 6:36 PM (125.177.xxx.43)경제력만 된다면 많이 해드리면 좋죠
돌아가시고 나면 한번이라도 더 맛있는거 사드릴걸.. 하는 생각듭니다
며칠전에 시어머니 돌아가셨거든요
열심히 용돈드리고 한다고 했지만 아쉬움이 남아요
받고 좋아하셨다니 다행이네요
다음에 시어른 생신때 친정도 사드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