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딸의 답장

현수기 조회수 : 468
작성일 : 2008-02-14 09:53:35

언제부터 그렇게 되었는지 이유도 없이 아이는 이상해지고
집은 싸늘한 분위기와 살얼음을 걷는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애아빠도 여러모로 잘해주다가도 뚜껑이 열려버리면 그 난리통을 어찌 글로 다 쓸까!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free2&page=1&sn1=&divpage=29&sn=off&... 번에 올린 글임)

말해도 안되고 싸우면 관계가 다 틀어져 버리고
기도하는 데도 아이는 변화가 없다.
공부가 문제가 아니다.
사방이 막힌 것 같은 상태에서 모든 것이 잘되리라 믿고 나를 꿋꿋이 세우는 것이 너무 힘들다.
다른 건 다 포기해도 집안 식구끼리 사랑하고 대화하기만 해도 얼마나 감사할지

이런 날이 오기는 오더래도 오래 걸릴 줄 알았다.
어느 날부터 아이가 마음을 열었다.
아빠와 대화하고 운동도 나가고 같이 쓸데 없는 농담도 주고 받는다...
이런 기적이!
더구나 내 생일 때 카드는 커녕 축하한다는 말도 없던 것이 정성스런 편지를 내밀었다.




엄마, 생신 축하드려요.

전 첫째 딸, 가장 이쁘고 착한 주영이예요~엄마 나이가 45살이 됬네요. 시간 참 빠르죠? 몇 일 전까지만 해도 초등학교 입학한 것 같은데 이젠 고3 막바지에 이르렀네요.

진짜 눈 깜박할 사이네요. 생각해보면 하루에 엄마를 안 찾는 날이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맨날 엄마 밥줘..엄마 졸려.. 엄마 힘들어.. 엄마 일루 와봐.. 끝이 없죠. 막 엄마도 짜증났을 텐데 받아주셔서 고마워요.중략

사실 엄마 넘 조아하구요! 다른 엄마들보다 비교도 안되요. 정말루! 하략.


이 편지를 받고 그간의 모든 가슴앓이가 나았다. 난 이 편지를 두 번도 읽을 수 없어 고이 접어 수첩에 넣고 가방에 집어넣은 후 매일 들고 다닌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내 기도와 희망은 뿌려진 씨와 같아서 기다리면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았다.

혹여 어떤 고통 중에 있는 분이 있다면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소망을 잃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기다림과 아픔은 힘들고 싫지만 결코 그것이 헛되지 않기때문에 하루 하루가 너무 소중하다고.


IP : 61.83.xxx.241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축하드려요
    '08.2.14 10:40 AM (67.115.xxx.60)

    정말 기쁘시겠어요.
    엄마와 딸 너무 소중한 사이죠.
    지나고 나면 언제 힘들었나 싶어도 지날때는 너무 힘드셨죠?
    이제 한창 예쁘고 엄마에게 든든한 친구가 될 수 있는 나이네요.
    정말 축하드려요.!

  • 2. 현수기
    '08.2.14 10:45 AM (61.83.xxx.241)

    감사합니다.^^

  • 3. 저랑
    '08.2.14 11:46 AM (124.111.xxx.92)

    같은 상태인데 긴 터널을 빠져나오신듯하네요.
    전 아직 터널속입니다.
    언젠간 터널끝의 환한 빛이 저에게도 보일지 모르겠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76603 설겆이후 식기 건조 문제 어떻게 하시나요? 4 지원마미 2008/02/14 559
376602 잔돈으로 준비하세욧 6 황당 2008/02/14 1,236
376601 문화상품권 20장 어떻게 쓸까요.. 6 딸애 선물 2008/02/14 549
376600 이런 관계 촌수?가 어떻게 되는지요? 4 촌수? 2008/02/14 330
376599 코스트코에서 파는 등산화 3 궁금해 2008/02/14 722
376598 스쿠바 돌리는데 바닥재는 뭐가 좋을까요? 1 질문 2008/02/14 140
376597 미싱 공업용 중고 어디서? 2 ^^ 2008/02/14 458
376596 밴드스타킹 신을때 팬티랑 연결하는 야한고리 10 스타킹 2008/02/14 5,446
376595 카드연체에관한급한질문입니다 1 ... 2008/02/14 192
376594 남편과의 사고방식차이 조언 좀 해주세요 7 우울 2008/02/14 677
376593 82 넘늘려요 3 ㅠㅠ 2008/02/14 214
376592 딸의 답장 3 현수기 2008/02/14 468
376591 쪽지보내는 법 5 왕초보 2008/02/14 183
376590 주방가전 중 너무 잘쓰는 것&자리만 차지하는 것 29 대청소중 2008/02/14 4,904
376589 남편에게 오는 문자 보는 방법이 있다 하던데... 2 핸드폰 2008/02/14 743
376588 숭례문 복구 3년안에 한답니다 그런데 큰일인것은... 7 뒤늦은관심 2008/02/14 697
376587 아이눈이1.0 , 0.7이라는데 1 아이시력 2008/02/14 273
376586 공무원 급여에 대해.. 11 ,, 2008/02/14 1,152
376585 국물 색이 누래요 1 사골,도가니.. 2008/02/14 145
376584 일산 코스트코에 카레 할인한적 있었나요? 1 ? 2008/02/14 273
376583 중학교 이하에서의 왕따문제 해결 1 .. 2008/02/14 617
376582 이름이 어른이름과 같으면 안되는건지.. 8 이름.. 2008/02/14 450
376581 뉴저지 사시는분들 3 궁금이 2008/02/14 567
376580 일본여행(동경)...날씨좀 알려주세요^^ 6 곤니치와 2008/02/14 494
376579 추적 60분 봤습니다 - 대운하 14 대운하 2008/02/14 1,085
376578 엔지니어님 66 레시피는 볼 수 없나요?? 6 봄소풍 2008/02/14 1,260
376577 26개월 4개월 아기 한방에 재우는게 무리인가요? 5 육아 2008/02/14 317
376576 아침부터 남편 자랑질^^;;한번 할게요.. 11 진주 2008/02/14 1,141
376575 고등학생 영어 과외비 4 과외샘 2008/02/14 2,215
376574 요양 보호사에 대해 아시나요~ 요양 2008/02/14 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