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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뜨겁네요

영어교사 조회수 : 558
작성일 : 2008-01-25 15:38:48
인수위의 발표에 대해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하시는것 같네요. 특히 영어수업에 대해서...  현장에 있는 영어교사인 저로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영어로 수업하라고 들었기에 담담하다고 해야하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공립학교의 영어교사들 영어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것 보다 훨씬 잘합니다. 물론 나이드신분들 중 잘못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대체로 알아서들 외국연수 갔다오는 분들도 많고 저처럼 임용고사 본 세대들은 외국연수 나갔다 온 사람들 아주 많습니다.  글을 읽다보면 이 정책이 마치 영어교사들이 영어를 못해서 우리 나라의 영어교육이 문제가 있었던 것처럼 들립니다.  가장 좋은 영어교육의 방법을 제시하라면 소수의 학급 구성원을 놓고서(12명에서 최대 20명) 잘 훈련되고 영어교수법에 대해 잘알고 있는 원어민과 영어로 의사소통을 잘하는 한국인 영어교사가 같이 수업을 하는 것입니다.  가정에서는 열심히 영어스토리북 읽어주고 들려주는 것입니다. 엄마가 영어를 잘알아서 함께 책도 읽고 저널도 쓰고 해준다면 금상첨화겠죠?
요새 어딜가나 원어민이 있습니다. 저희 학교는 두명이나 있습니다.  어려운 아이들이 많은 학교이다 보니 시지원에 도지원까지 받아서 그렇습니다. 그네들한테 한달에 220정도 주고 아파트 얻어주고 관리비까지 내줍니다. 영어 아주 잘합니다. 미국사람이니까요.. 대학 그냥 나왔더군요. 두명 중 한명은 정서불안에 가르치는 방법 조차 몰라 매일 쩔쩔매고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떠듭니다. 못알아들으니까요. 그럼 저는 함께 수업하다가 결국 한국말로 조용히하라고 합니다. 영어는 한국말과 다르게 언어자체가 욕을 하지 않는 이상은 소리를 높이기에는 적절한 언어가 아닙니다.  아이들은 원어민 시간은 노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어민만 데려왔지 커리큘럼의 개발은 전혀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입니다. 사실은 원어민이 스스로 영어교사와 상의하여 교재를 재구성해서 수업해야 하는데 그럴 능력들이 안되는 사람들이므로 대다수는 한국인 영어교사의 감독하에 주는 대로 그저 말을 할뿐입니다. 아주 교육에 뜻있고 열정이 있는 원어민은 사실 본적이 없습니다. 그러다가 1년 계약이 끝나면 태국 등지에서 한두달 놀다가 학원으로 갑니다. 학교에 근무했다는 것만으로 학원에서는 반깁니다. 계약금도 더 주겠죠.

영어교육을 하는데 있어서 교사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사실 커리큘럼과 학생들의 수준별 수업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수준별 이동수업을 하긴 하지만 .. 생각해보십쇼.. 아이들은 45분의 수업을 위해 영어나 수학시간에 적게는 상하반에서 많게는 상중하반으로 이동을 합니다. 상반은 그나마 괜찮지만 하반의 아이들은 40명 그 자체가 부담입니다.  많은 교사들이 실제로 잘가르치고 싶어하고 열정도 있습니다. 학생들에 대한 열정이 없다면 교사는 그만두어야 할 직업입니다. 물론 안 그러신 분들도 많지만요...

공부는 자기가 똑똑하다고 잘 가르치는것은 결코 아닙니다. 학생들을 이해하고 수준을 파악해서 적절하게 수업을 해주어야 결과가 바르게 나옵니다.

20명이 넘지 않는 학생(비슷한 레벨)을 가지고 열정적인 교사가 영어로 제대로 만들어진 커리큘럼을 가지고 수업을 한다면  결과는 넘 좋겠지만... 이것이 공교육에서 가능할까요?   가능하게 만들어야겠죠. 천천히요.
빠르게 하다가 잘안되면 다 뒤집지 말고 차근차근히 지금 교육현장에 있는 원어민들도 훈련시키고 영어교사들도 많은 연수를 시켜서 그리고 많은 예산을 천천히 넣어서 학생수도 줄이고 제대로된 영어교과서도 만들구요.. 사실 교과서도 그냥 잘만들어진 esl교재를 교사에게 선택하도록 했으면 좋겠네요..

앞으로 영어교육은 지금까지 보다 더 부모의 경제력이 좌우할 것 같아 씁쓸합니다.  
IP : 125.143.xxx.44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몰입
    '08.1.25 4:20 PM (121.175.xxx.56)

    작년부터 시작된 영어몰입교육 시범학교에서 타과(체육, 과학, 수학) 선생님들 돌아버릴려고 합니다.
    서로 시범학교, 시범수업 안맡을려고 난리니까요.
    갑자기 영어로 체육을 가르치라하니 말이 됩니까?

    그리고 원어민 선생이 아무리 본토 발음으로 영어 수업을 해도 아이들이 아예 안듣습니다.
    한국 선생님이 영어로 수업하면 아이들이 귀를 막습니다.
    제발 우리말로 해달랍니다.
    아이들은 떠드는데 영어로 제발 조용히 하라고 아무리해도 막무가내입니다.
    영어로 수업하면 노는줄 아니까요.

  • 2. 원글님의
    '08.1.25 5:05 PM (125.134.xxx.111)

    글, 잘 읽었습니다.
    이런 글 이라면 읽고 난 후, 뭔가 생각할 여지도 있고
    교육계의 현실도 조금 알것 같아 도움이 되는군요.

  • 3. ,,,
    '08.1.25 5:53 PM (124.111.xxx.237)

    현장에서 직접 뛰는 선생님들의 의견이 무시되는 현실이 슬픕니다.
    인수위의 탁상공론에 아이들이 희생되지 않아야 할텐데... ㅠ.ㅠ

  • 4. 그리고
    '08.1.25 6:27 PM (59.22.xxx.56)

    우낀게 영어로 수업해서 이해를 할정도 애들이면 엄청 똑똑한거 아닌가요.영어를 가르칠 이유가 없을 애들일거 같은데.앞뒤가 안맞아요..영어외과목에 영어로 수업한다는 발상자체가 우낍니다.

  • 5. 디져테리안
    '08.1.26 4:48 AM (24.86.xxx.194)

    이런 글에는 왜 답글이 별로 없는지.... 안타깝습니다

    교사들을 거저먹고 사는 집단이라 생각하는 분들, 이곳에도 많이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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