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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있었던 일

옛날에.. 조회수 : 867
작성일 : 2007-12-28 16:49:33
이 게시판 드락거리면서 이런 저런 삶의 모습들 보고
제 모습도 반성하고 그럽니다.

저 마음속에 몇가지 짐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제가 제 딸을 방치했던 일이 있었어요.
두고 두고 마음이 아픈 일입니다.


지금 고3인 딸이 3살때 있었던 일이예요.
병든 시어머니, 연년생 딸. 늦게 귀가하는 남편.
집안일이라곤 눈꼽만큼도 관심없는 남편한테 한이 맺혀 있던 시절이예요.
큰 아이는 잘 울고 자주 칭얼대고 징징거리고
늘 저에게 매달려 있고..
제 주변에서 아무도 저를 도와주는 사람은 없었어요.
저도 그냥 애 둘 데리고 방치된 삶이었어요.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이라도 했지, 그땐 슈퍼마켓도 가기 힘들었지요.
울 남편은 줄일놈입니다. 이런 저를 도와주지 않았으니까요.


암튼.
이 게시판 글 읽다보면 육아스트레스에 힘들어하시는 분들 많은데
제가 그런글 읽으면서 나도 그랬는데... 이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요.


그중 하나가
제 큰딸에게 너무나 시달려서
어느날... 차라리 죽었으면. 이런 생각을 하고
우는 애를 집안에 놔두고(아이는 제 바지가랑이를 잡고 울고불고
거의 거절할 지경이였는데...)
그런 아이를 남겨두고
집을 나가버렸어요.
작은 녀석은 한살이라서 데리고 나왔어요.

큰 집에 아이만 덩그라니... 엄마는 사라지고...
제 큰 딸이 그렇게 혼자 방치된적이 있었어요.

내 마음속에 무슨 불이 생겨서 이 불을 끌수가 없어서
아이들 버리고 그렇게 집을 나왔어요.

남편요? 남편얘기는 하지 말아요.

저는 집을 나와서 백화점을 갔어요.
뭐에 홀렷었는지.. 그렇게 한참 돌아다니다가
한참 돌아다니다가 그제서야 집에 있는 큰 아이가 생각나는건 뭐예요.

이거 정말 있엇던 일입니다.

그제서야 깜짝 놀래서 택시타고 부랴부랴 집으로 왔어요.

아이는 안방에서 울다지쳐서 잠이 들었더라구요.
제가 그 아이를 안고 얼마나 울었는지 몰릅니다.
내가 미쳤구나..


그 녀석이 3살때 ... 우는 아이를 팽개치고 집을 왜 나갔는지.. 지금도 잘 모르겠어요.
암튼 이런일이 있었는데
너무 무섭고 ... 그래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습니다.
내가 오늘 어떤 짓을 한지 알어? 이러고 남편에게 말하려다가
어떤 반응이 나올지 무서웠고..
아이가 엄청 놀랬을거라는거 알면서도 ...



그후 큰 아이를 더 많이 안아주고 더 많이 챙겨주고
더 많이 챙기고... 그렇게 지금까지 그렇게 지냈어요.
제가 너무 큰 녀석을 편애해서 그런지
작은 놈은 스스로 잘 알아서 생활하는데
큰 애는 아직까지도 약간 응석받이하는 경향이 있지요.


제 마음의 짐은
이런걸 남편이나 아이에게 얘기해주야하는지
그냥 말하지 말고 숨겨야하는지...


육아스트레스가 이런거다 싶은게
여기 글 읽으면서 가끔 옛일이 생각나네요.


IP : 222.113.xxx.108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7.12.28 5:09 PM (211.198.xxx.72)

    아직도 국민을 60년대 살던 사람들로 생각하고 있다는 증거겠지요

  • 2. ㅜㅜ
    '07.12.28 5:16 PM (61.66.xxx.98)

    딸에게는 말씀해 보세요.
    그냥 옛날이야기 하듯이요.
    그때 내가 너무 힘들어서 그랬는데 너무너무 미안하다고요.

    3살때 그런일이 있었다면 어떤 형태로든 아이에게 영향을 줄거예요.
    다행이 원글님께서 그 뒤로 많은 사랑을 주셔서 크게 영향을 안주는거 같긴 하지만요.

    제가 행복한 상황을 아주 두려워하는 이상한 성격이 있었어요.
    저 스스로도 조절이 안됐죠.
    왜 그런지 몰랐는데,40이 다돼어서 엄마랑 이야기 하다 이유를 알았어요.
    제가 기억도 못하는 일이었는데...이야기를 듣고보니 이해가 가더군요.

    결혼하면서 서서히 나아져가고 있는 상태긴 했는데
    엄마의 이야기를 듣고난후,원인을 알아서 그랬는지 확실하게 고쳤어요.

    아마 따님도 뭔가 심리적으로 걸림돌이 되는 부분이 있을거예요.
    자신도 몰라서,어쩔 줄 모르는...
    제 경험상으로는 이야기를 해주시고 풀어주시는게 도움이 되리라 보고요.

    남편에게는 할 필요가 있을까 싶네요.

  • 3. ㅜㅜ
    '07.12.28 5:19 PM (61.66.xxx.98)

    고3이라니,입시가 끝난 후 말하는게 좋을거 같긴해요.
    어떤 반응이 나올지 모르니까요...
    전 40가까이 됐을때 들었고,대학때 부터 제가 뭔가 이상하다 싶어서
    심리학 책들을 보면서 혼자 연구했었거든요.
    그책들이 다른 쪽에서는 도움이 됐지만,
    이부분에서는 거의 도움되는게 없었죠.
    그러다 엄마의 회상으로...벗어나게 됐어요.

  • 4. 왜...
    '07.12.28 7:32 PM (121.182.xxx.1)

    아직도 그런 자책감 갖고 계신거에요?
    엄마도 사람인데 그럴수있죠...
    아이가 고3이라면.. 거의 20년을 키우고 입혀주셨는데..
    굳이 그걸말해야하나요?^^

  • 5. 아픈 기억
    '07.12.28 8:45 PM (211.46.xxx.161)

    아이 키우면서 아픈 기억 다 있죠.
    저는 어린이집 안 가겠다는 아이 매 들고 때렸습니다.
    그래도 어린이집 안 가서,, 옆 집에 부탁해서 집에 있었죠.
    그 전까지는 정말 엄마 좋아하는 아이였는데,
    그 날 저녁에 퇴근하고 돌아오니 아직도 화가 안 풀려 나한테
    다가오지도 안기지도 않더군요.
    그날부터 절대 "때리지 말아야 겠다." 마음 먹었습니다.
    그 이후에 두 아이 키우면서 더 힘든 일 많았지만, 때리지는 않았습니다.
    아직도 우리 딸 때린 생각하면 가슴이 아리고 미안합니다.

  • 6. .
    '07.12.29 12:31 AM (222.119.xxx.63)

    절대 얘기하지 마세요.
    결혼후에 한참 아이 낳고
    그 후에 말씀 하시면 됩니다.
    안하는게 최곱니다.
    뭐 잘한 일이라고 합니까?
    저도 애한테 못할짓 합니다만.
    절대 얘기할 생각 없습니다.
    오히려 애 상처 받습니다.

  • 7. 눈물
    '07.12.29 2:08 AM (203.130.xxx.234)

    부디..얘기하지 마시길
    몇 시간일지라도 버림받았다는 걸 가슴에 새기게할 이유가 없죠.
    숨기는게 아니라 따님이 모른채 두는 것이지요.
    여기에 고백하셨고, 많은 시간을 가슴아파하며 반성했고,
    많이 보듬어키우셨으니 그 짐은 벌써 가벼워졌을 텐데, 너무 오래 지고 계신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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