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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4년차 우리남편....

빨강모자 조회수 : 727
작성일 : 2007-12-18 03:27:15
결혼 4년차에 연년생 아들만 둘입니다.

불과 한달전까지만 해도 남편과 무지하게 싸웠습니다..일주일을 그냥 넘기면 서운할정도..
이유는 남편의 바람.. 불성실...무능력..모두 아닙니다..
그냥 같이 살기가 싫었어요..
결혼하고나서도 한번도 사랑한다고 생각한적이 없었는데..
오죽하면 남편 속옷이며 양말은 빨래할때 제대로 만지지도 않고 세탁기에 던져버렸습니다.
모든게 맘에 안들었어요.. 사람이 그렇게 싫을 수 있나 싶을정도였지요..
선을 본것도 아니고 연애결혼을 해도 그럴수가 있더라구요..
거기에 아들만 둘이니 참 몸으로나 맘으로나 힘들더라구요..

결혼 한지 2년된 친구는 그리 좋다던 신랑이 요즘 남자로서 매력이 없느니 어쩌니 하는데
저..
이제서야 남편이 좋아지는 거 같아요..
참 모진말도 많이하고.. 미워하기도 많이 했는데..
나중에 나이들어  혹시 딴사람이라도 맘에 들어오면 그때 한말  다 기억해.. 달아나면 어쩌나 걱정도되니까요..

우리남편 저녁먹으면 싱크대앞에 서서 기다립니다.. 저 밥 다 먹을동안..  아이들 밥 다먹일동안..
설겆이 끝나면 아이들데리고 같이 산책하고.집에 돌아와 아이들 목욕시키고..
전 중간중간 뒷처리만 해주고 아이들 책읽어주고 재우면 끝이지요..
매일 출근길에 아이들 핑계로 눈도 못뜨는 와이프한테 뽀뽀해주고..
아침일찍 깨는 큰아이가 엄마 깨울까 몰래 데리고 나와 어린이프로 틀어주고 출근하는..
밥먹다가도 둘째 똥기저귀 갈아주고..
친정남동생 용돈을 나보다 먼저챙기는..
그렇다고 우리 남편 집에서 노는 사람 아닙니다..
남들이 말하는소위  '~사' 이지요..
참 생각해보면 이쁜사람입니다..

근데 이게 제 4년 결혼생활 전쟁에서 이룬 성과입니다..
워낙 뭘생각하면 폭 빠지는 사람이라 제가 밥을 먹는지 마는지 옆에서 애가 우는지 마는지 모른척이 아니라 정말 몰랐던 사람이었습니다.. 설겆이요?  이거 알면 시댁식구들 모두 쓰러지실껄요..
물론 아이들이나 저에게 줬던 사랑만큼 주위사람들도 너무 사랑해서.. 돈도 잘 빌려주고.. 밥도 술도 본인이 사지 않으면 못견뎌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사람 왈.. 평생 돈 벌어다 줄껀데.. 원하는만큼 벌어다 줄껀데.. 베풀면서 살자...
근데 그게 돈을 쓸데가 있고 써서 좋을데가 있고 다 그렇잖아요.. 사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한테 별 고마움도 못받고.. 다만 자기 맘 편할라고 쓰는 돈은 참 아니잖아요.. 그래서 그것 때문에 참 많이 싸웠습니다..
조금을 벌든 많이 벌든 계획하면 써야하고.. 뭐든 계획이 있어야 맘편한 저와... 여행하나를 가더라도 떠나고 보는 그사람이 달랐던거죠..
연애할때야 내가 못 갖은 그런 담대함과 즉흥적임에 반해 좋았던것 같은데
결혼하고 나니 정말 누구 말대로 나와 다른점만 보이더라구요..
그렇게 싸우고 이해시키고.. 아이들을 담보삼아 겁주고 했더니.. 이제 제 허락을 받고서야.. 돈도 쓸줄 아네요..

이렇게 되고 보니 참 안쓰럽긴 한데.. 그래도 애들 둘키우면서 살려면 둘 사이를 좁히는게 맞잖아요..
아직도 남편.. 오롯이 그사람 삶보다 아이의 아빠. 나의남편,, 이기를 바라는 못된 제가..
갑자기 남편이 이뻐보여 익명으로 글 올립니다..

근데요.. 저야 이제 막 30줄이긴 한데..
나이드신 선배님들..
돈 그거 정말 쓰고 싶은대로 쓰고 살아도 되나요..
저희 친정엄마 말씀이 어차피 나갈 돈은 다 나간다...하시고..쓴만큼 들어온다고도 하시고...
남편에게 돈 스트레스 많이 주지 말까요?
오늘 낮에도 큰아버님이 아프신데.. 형편이 그리 좋지 않으시니까 많이 드는 병원비에 돈 100만원정도 보내드림어떻겠냐.. (큰아버님 자식도 있으신데--;)자기가 돈 덜 쓸테니 그리하자 하는데 제가 못된건지 선뜻 기분좋은 대답이 나오지 않더라구요..  
그래... 없어도 사는 돈인데 하면서 또 한편으론 그돈으로 아이들 뭐도 사줄수 있고 이런저런 생각하면 또 짜증이나고...
에잇 요거 하나만 고치면 완벽한 남편인데 말이죠..^^

IP : 59.23.xxx.203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7.12.18 6:19 AM (218.232.xxx.249)

    남편분 착하시고 고우신 분이시네요.. 또저희 신랑하고도 살짝 비슷한 면이 많네요..(밥먹다가도.똥기저귀 갈아주는거..등등)
    가족과 큰아버님께 쓰는돈은 몰라도...남에게 너무 돈쓰는것만 고치면 참 100점짜리 신랑이겠어요

  • 2. 우리집
    '07.12.18 12:12 PM (221.159.xxx.181)

    이야기긴 줄 알았네요. 돈 쓰는 거요.ㅎㅎㅎ

    지금은 **사로 돈 벌지만 공부할 때 제가 혼자 벌어서 먹고 살아도

    주변에 공부하는 후배들 술사주고 밥사주고 그전에 자신이 돈 벌 때와 똑같이

    했습니다. 그게 모두 그래야 자신의 마음이 편하다는 생각으로 했다는데 전 할 말이 없었지요.

    그런 신랑과 20년 가까이 살고 있는데 그렇게 돈 쓰는 버릇은 고쳐지지 않더라고요.

    싸움도 해보고 별짓을 다 했지만 결국 제가 지고 말았고

    가끔은 신랑과 비슷해지고 있는 저를 발견합니다.

    그리고 지금 **사로 개인 사무실을 하니 그렇게 술사주고 밥사주고 맺은 인연들이

    어떤 식으로든지 도움을 주던군요. 그래서 더 이상 신랑에게 무어라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정년 없이 평생 벌어다 줄텐데, 아주 모르는 남에게 기부도 하는데

    신랑의 넉넉함이 주변분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으면 그 또한 좋은 일 아닐까요?

    그냥 그러려니 하세요. 물론 가끔 오버스러운 돈 씀씀이만은 말려가면서 맘 편히 사세요.

    제 경험에 의하면 그렇게 돈 쓰는 버릇은 절대로 고쳐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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