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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마이너스 인생~

쿠트르 조회수 : 1,073
작성일 : 2007-12-18 02:02:49
저는 결혼 전 1년 아르바이트, 그리고 5년 직장생활 했네요.
잡지사에서 일했고, 월급 받으면 책, cd, dvd 사모으고,
나머지 돈으로는 신촌, 강남 일대의 락까페? 음악까페? 여튼 그런곳 전전하며 음악듣고 술마시러 다녔지요.
덕분에 결혼 전 잔고가 마이너스 4백이더군요.
친정아버지가 빚 갚아주시고, 결혼자금 다 대주셨지요.

결혼하고 1년 지나니 알게모르게 부었던 쥐꼬리만한 적금이 만기가 되었는데,
그걸로 아빠에게 진 빚 갚아드렸답니다.

결론은 5년 직장생활 동안 모은 돈 하나 없다는 거죠^^
어떤 분이 올리신 글 중에 "6년 직장생활에 2500만원 모은걸 보니, 그닥 알뜰하지 못한 것 같다"는 말이 있던데, 전 이해가 안되더군요.

지금 결혼한 지 5년차, 아이도 둘인데, 저 굉장히 알뜰하답니다.
결혼 후 2년 동안 맞벌이 했고, 아이 생기면서 전업주부 됐는데,
생활비 쪼개서 알뜰살뜰 모아둔 비자금만 2천만원 정도되구요,
두 아이다 천기저귀 채우고, 모유로만 키웠고, 예방접종도 다 보건소에서 맞추고,
아이용품도 가격비교해서 지땡땡에서 쿠폰 받아 사고,
제가 읽고싶은 책은 다 도서관에서 빌려 보고, 옷도 일년에 서너벌 사입나...
암튼 다 열거하기는 그렇지만 꽤 절약하며 산답니다^^

그래서 제가 결혼 전 마이너스 인생을 후회하느냐, 하면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입니다.
전 그 시절이 너무너무 좋았고, 행복했고, 다시 돌아가라고 해도 그렇게 살겁니다.
다른 분들은 돈 모으는 재미로 직장생활 하셨다면,
저는 제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들에 돈 쓰는 재미로 살았습니다.
제 인생에 앞으로 다시는 그날들이 오지 못할 걸 알기에 정말이지 그 시절이 하나도 후회스럽지 않네요.
가끔은 그립다구요.

뭐 결혼 전 직장생활 하면서 돈 좀 헤프게 썼으면 어떻습니까, 지금 이렇게 알뜰한데.
뭐 마이너스 인생이면 어떻습니까, 제가 행복했고, 하나도 부끄럽지 않은데.



IP : 211.245.xxx.172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히히 맞아요
    '07.12.18 2:11 AM (211.178.xxx.183)

    본인이 행복하면 마이너스 인생이라도 좋은 게지요. 그닥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준것도 없는데.
    여기 82분들은 엄청 알뜰하게들 사시는 분들이 많으신가봐요////

  • 2. ....
    '07.12.18 2:20 AM (122.32.xxx.36)

    근데 뭐..
    저도 솔직히 처녀적에 좀 즐기면서 살꺼 하는 생각 참 많이 듭니다.
    지금은 정말 그럴 여유도 없고..
    시간도 안되고...
    그냥 저냥 세월 보내고 있으니..
    그 좋은 시절 아무것도 안하고 돈모으고 살았던게 저는 너무 후회되어요.. 진짜.
    여행 한번 안가고 그렇게 돈 모았는데 그때 솔직히..
    저는 왜 그랬나 싶습니다.. 진짜..

  • 3. 음..
    '07.12.18 3:27 AM (211.55.xxx.129)

    저는 반대로 처녀때는 알뜰히 살았어요...
    직장 동료들과 무지 친해서...매일 호프집 가서 술먹으면서 수다떠는게 제일 좋아서인지..
    별로 돈 드는 취미가 없었어요...
    그래서 1억 모아서 결혼했는데...돈없는 남친 때문이라도 악착같이 모았죠..
    그 종자돈으로 집도 사고 투자도 해서..지금은 맞벌이하면서 풍족히 삽니다...
    여행도 다니고...부모님들한테도 잘하고요...

    사람마다 스탈은 다 다르니까...
    자기 스탈대로 재밌게 살면 좋지요..남들이 모라한들 신경쓸 필요도 없구요...

  • 4. 생각나름
    '07.12.18 8:04 AM (222.98.xxx.175)

    처녀적에 알뜰하게 살았어요. 직장생활 6년에 4천 모아서 시집갈때 썼고요.(엄마 천 따로 드렸어요.)
    저도 돈 쓸줄 알지만 부모에게 손벌려 시집가는거 싫어서 그렇게 살았지요.
    님이 부모에게 손벌려 시집간걸 후회하지 않듯이 저도 부모에게 폐안끼치고 시집간거 후회 안한답니다.
    다 생각하기 나름 아니겠어요.

  • 5. ///
    '07.12.18 8:53 AM (122.29.xxx.169)

    뭐 부모님이 시집보내줄 여력이 되시고 그럴 의향이 있으시면 그리 쓰고 살아도 상관없겠지만
    그게 아니면 알뜰히 모으고 살아야 했지 않을까요?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니까요.

  • 6. 맞아요
    '07.12.18 11:26 AM (210.115.xxx.210)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니깐요..ㅋㅋㅋ
    그래도 부모에게 손 안벌리고 시집가는거 훌륭한거에요..
    부모님 형편이 좋건 나쁘건간에..
    독립적인거잖아요.. 내가 독립적으로 산만큼 자식을 교육할때도 독립적으로 교육할수있어요
    나는 부모에게 기대서 살았으면서 내 자식보고 너 독립적으로 잘 살아 이럴순 없잖아요
    자식은 부모를 보고 배우는데...

  • 7.
    '07.12.18 11:31 AM (121.162.xxx.230)

    알뜰히 사는것도 좋고, 나름대로 즐기면서 쓸거 쓰는 생활도 좋다고 봅니다
    자기 성향이 중요하니까요
    솔직히 가정형편이 너무 힘든 케이스 아니라면 너무 돈에 발발 떨면서 악바리처럼 절약하는
    사람과는 같이 있고 싶지 않은 기분이 들더군요
    집이 꽤 잘사는 직장 동료가 있는데 자기 화장품 모피에는 수백을 척척 쓰면서
    거래처에서 연말 지우개 선물 돌린 걸 서너개씩 더 가져가려고 갖은 애를 다 쓰는 걸 보니
    입맛이 싹 달아나더군요. 주말이면 친구들이랑 콘서트도 가고 옷도 사러가고 책도 고르고..
    이러면서 유야무야하는 부하 직원이 훨 이뻐보이는 건 어쩔 수 없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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