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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이쁜 우리엄마..

콩깍지 조회수 : 1,286
작성일 : 2007-11-09 11:51:57
어릴적.. 엄마는 나에게 항상 잔소리쟁이에 소금쟁이었어요..
하나부터 열까지 나를 걱정하는 엄마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잔소리로 들렸고..
하나라도 아껴서 자식 건사 하시려는 엄마의 검소함을 궁상맞다고 생각했었어요..

사회생활에 첫 발을 디디면서..
늘어가는 엄마 흰머리를 보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결혼하는 동안..
엄마도 여자라는것을 나와 똑같은 여자라는 것을 알게되었죠..

그때서야 비로소 엄마를 엄마가 아닌 한 여자로 생각하게 되는 철없는 딸이었네요..

어제 엄마랑 전화통화를 하는데.. 엄마가 그러세요..
"딸.. 엄마 이제 여자 아니야.."
"무슨말이야?"
"엄마 이제 생리 끝났나봐............."

엄마의 축쳐진 목소리에는 맥조차 잡히지 않을만큼 힘이없었습니다..
조금의 침묵뒤에 엄마한테 부러 그랬죠..

"와~ 엄마 축하해요!! 이제 드디어 우리엄마 마법에서 풀린거네? 파티라도 해야겠다..
그동안 못된마녀한테 마법에 걸려 한달에 한번 고생하셨는데.. 이제 훌훌 털어버리세요.."

엄마는 그냥 웃으시네요..
철없는 딸은 이런상황에서 어떻게 엄마를 위로하는지도 몰라요..

주말에.. 신랑이랑 엄마를 찾아뵙기로 했는데..
이럴땐 엄마한테 어떤 위로가 필요할까요?
이제 더이상 여자가 아니라는 엄마한테 어떤 위로의 말을 해야하는지..
어떤말로 엄마의 마음을 좀 더 풀어줄수 있는지..
경험자 분들의 조언 부탁드릴께요..
내눈에는 세상에서 제일 이쁜 우리엄마..
사는동안 엄마가 나한테 배푼 사랑 10000/1이라도 갚을수 있을런지.. 마음이 아프네요.. ㅠㅠ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 심순덕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IP : 211.51.xxx.229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ak
    '07.11.9 12:08 PM (211.33.xxx.242)

    딸이 없는 심심한(?) 노년 입니다.
    엄마를 이해한지 엇그젠데... 엄마는 세상에 계시지 않습니다.
    눈물이 납니다.
    친정엄마 없어 외로운
    우리 며느리가 갑자기 보고싶네요.

  • 2. 폐경
    '07.11.9 12:12 PM (61.102.xxx.218)

    생리가 끝났다고 여자가 아니라는 어머니의 말씀에 왠지
    반발심이 생기네요
    전 "이제난 자유다!! 라고 외쳤는데..

  • 3. 아들둘
    '07.11.9 12:24 PM (211.229.xxx.68)

    읽고 나니 눈물이...정말 엄마는 그래도 되는줄 알았네요...이제 좀 잘해드리려 했는데..
    넘 빨리 가셔서...찬바람나니 엄마가 보고싶은데 볼수도 부를수도 없네요...곁에 안계신거 인정도 안되고...6개월째 정말 아직도 믿을수 없고...님 어머님 많이 우울하실꺼 같네요...잘 챙겨드리세요...전화 자주하시고...

  • 4. ㅇㅇ
    '07.11.9 1:05 PM (218.48.xxx.180)

    저희엄마도 한두해 전부터 갱년기에 접어드시더라구요..
    그러시냐고 하고 일부러 위로도 티도 안냈습니다.
    오히려 그런거에 대해 언급을 하면 엄마가 더 느끼실거 같아서요..
    대신 폐경이 오면 생길수 있는 여러가지 문제들이 있잖아요..
    병원에서 검사도 한번 쫙 받아보시고,
    폐경,갱년기에 좋다는 음식이나 약도 챙겨드리고 하면 어떨까요

    그리고 저희집은 저랑 동생이랑 엄마 ,, 셋이 이번 여름에 여행도 다녀왔어요..
    너무 좋아하시더라구요.. ^^

  • 5. 니코
    '07.11.9 1:39 PM (219.251.xxx.142)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아버지 일찍 가셔서 혼자 저희 4남매 키우느라 고생만 하다
    50 중반에 갑자기 돌아가신 우리 엄마...
    제 형편이 너무 어려울때 돌아가셔서 효도 한번 제대로 못했습니다.
    지금은 좋은집에 좋은차에 뭐든지 다 해드릴수 있는데...
    너무나 보고 싶어요.
    엄마....

  • 6. ...
    '07.11.9 2:41 PM (124.54.xxx.15)

    센스있는 딸이세요. 위로하신 말씀을 들으니..
    예쁜 장미꽃이라도 한다발 사가지고 가면 어떨까 싶어요.

  • 7. 완경
    '07.11.9 2:46 PM (121.140.xxx.190)

    요즘은 폐경이라는 삭막한 단어 대신 완경이라는 말을 씁니다.
    여성성의 완성이라는 의미라지요.

    이제부터 더 잘해 드리면 되세요.
    여러가지 증상을 겪게 되실테니까요.
    좋은 따님, 사위로 인해
    맘의 위로 많이 받으시게 해드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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