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사소한 감동

반성 조회수 : 585
작성일 : 2007-10-16 14:20:53
사실은 많이 감동했지만요.

화장실 수납장이 떨어져서 관리사무소에 연락을 했어요.

조금후에 연장통을 드신 할아버지께서 오셨더군요.

가끔 아파트 이곳저곳에서 뵐수있는분이었는데 항상 연장통을 들고 말없이 다니시는

별 관심이 없던분이었죠.. 왜 가볍게 인사할생각도 못했는지..

수납장을 고쳐주시고 가려고 준비하는데, 제가 머뭇머뭇 말을 꺼냈어요.

화장실 배수구가 물이 잘 안빠져서 머리감고 나면 항상 물이 고여있다 내려가곤했는데,

머리카락을 빼낸다고 빼내도 그모양이라고 어떻게해야되는지...

쭈그려 앉으시더니 판을 열고 머리카락 걸러주는 통이라고해야하나 그걸 빼시더라고요.

세상에 저는 이제껏 그게 분리가 되는지도 몰랐어요.

몇번 빼려고 힘을줬는데 분리가 안되길래 이걸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 투덜대면서 나무젓가락으로 머리카락을

빼내곤 했거든요.

그런데 자세히보니 연결부위가 홈으로 된게 있긴있더라구요. 제가 잘 못봤었나봐요.

그걸 하나하나 설명해주고 거기있던 머리카락이며 오물을 그냥 손으로 쓱쓱 빼서 처리하시는거에요.

제가 넘 당황해서 더러운데 제가 하겠다고 만지시지 말라고 얼른얘기했는데도

닦으면 되지요,뭘..이러곤 끝까지 깨끗이 처리를 해주시더라구요.

저는 솔직히 너무 놀랐어요.

웬만한 사람같으면 이렇게 분리가 되니 청소하라고까지만 알려줬을텐데,

남의 집 오물을 그렇게 스스럼없이 치워주시는분이 계시다니..

말도 어찌나 없으시던지, 제가 황송해서 죽는줄 알았네요.

돌아보면 항상 말없이 그자리에서 일하시는 분 같았어요.

생색을 내지도 않고 게으름을 피우지도 않고 자기일에 최선을 다하는분..

우리아파트에 저런분이 계셔서 알게모르게 많은것들을 해결해주신다고 생각하니 가슴한켠이 따뜻해지네요.

집에 마침 아무것도 없어 주스한잔 드리지 못한게 맘에 걸려요.

문득, 나랏일하시는 분들도 이런 겸허한 자세로 임레임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봤어요.

IP : 222.98.xxx.131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잠오나공주
    '07.10.16 4:06 PM (221.145.xxx.19)

    와 멋지신 분이네요~

  • 2. 그런분들보면
    '07.10.16 4:09 PM (59.15.xxx.136)

    영화 아라한 장풍 대작전이 생각나요..
    생활속에 무림고수들이 숨어있다는..^^
    기분 좋으셨겠어요..

  • 3. ..
    '07.10.16 5:34 PM (222.234.xxx.58)

    소소한 일상에서 큰 감동 발견.. 우와~ 글 잼있게 읽었네요.
    아저씨 멋지신 분 맞네요. 든든하시겠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58843 홍삼제조기 2 궁금 2007/10/16 371
358842 (부산)아이 두루막 대여나 기성복판매는 어디서 하는지요? 2 2007/10/16 81
358841 유치원 아이들 스키 강습 어떻게 신청하나요? 3 스키 2007/10/16 304
358840 사소한 감동 3 반성 2007/10/16 585
358839 제일 친한 친구가 우울증인데.. 5 넘 걱정이되.. 2007/10/16 851
358838 집에서 무언가에 물리는데 뭘까요.. 3 벌레 2007/10/16 468
358837 김병찬아나운서와이프 아이들교육 똑소리나게 시켰던데요. 8 부럽당 2007/10/16 5,225
358836 유용한 무료 문자사이트 모음 최신버전 입니다^^ 2 뽀리맘 2007/10/16 389
358835 다리미 추천해 주세요~ 2 @@ 2007/10/16 401
358834 괜찮은극세사 카페트 파는 사이트좀? 2 ^^ 2007/10/16 299
358833 공기청정기 있으면 공기가 확실히 다른가요? 2 82님들 2007/10/16 369
358832 남편이 술먹으면 필름이 끊긴데요. 2 술싫어 2007/10/16 351
358831 변액보험에 들었는데요 5 삼송 2007/10/16 589
358830 인터넷 유기농 쇼핑몰 추천좀 해주세요 5 82님들 2007/10/16 498
358829 산후 조리 관련 조언 좀 구해요!! 2 어찌해야할지.. 2007/10/16 252
358828 아이가 이상하게 걸어요 5 걱정맘 2007/10/16 571
358827 아이육아-이럴땐 어떡해 하나요?? 초롱이 2007/10/16 168
358826 전동칫솔이 있는데ㅐ요...오랄비..치약 1 ㄴㅁ 2007/10/16 173
358825 마흔넘은 아줌마 글씨 교정 가능할까요? 3 정체불명의글.. 2007/10/16 443
358824 팝업차단해제방법 좀 가르쳐 주세요. 2 도움요청합니.. 2007/10/16 177
358823 눈나쁜데 안경안쓰면 어지러운거 맞나요? 1 안과 2007/10/16 709
358822 오늘 전국 중학교 3학년아이들 시험치는거 맞나요? 2 관심 2007/10/16 550
358821 아빠가 아프셔서 8 척추전문병원.. 2007/10/16 237
358820 피아노 학원에서는 수업진행상황등을 전혀 말 안해주나요?? 4 궁금 2007/10/16 310
358819 직장동료가 제 흰색 스커트에 코코아를 쏱았는데 얼룩지지 않을까요? 3 n.n 2007/10/16 838
358818 제가 너무 무리한 부탁을 하는 건가요?혹시 한의사 이신분이요? 2 다이어트 한.. 2007/10/16 648
358817 토마토쥬스 만들려고 이오야구르트 사왔어요. 6 s 2007/10/16 688
358816 장조림 2 간장 2007/10/16 361
358815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7 누나 2007/10/16 909
358814 저좀 위로해주세요..ㅠㅠ 저같은 경험 하신분들~~ 10 위로 2007/10/16 1,9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