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님들을 위한 詩

[껴주세요]

좀전에 유치원갔다가 온 아들이 받아온 시에요. 너무 공감도 가고 재밌기도 하고 서글퍼서리....ㅠ.ㅠ.

저번제사 지나갔네  두달만에 또제사네
내눈내가 찔렀다네   어디가서 말못하네
할수없이 그냥하네  쉬바쉬바 욕나오네
지갑열어 돈냈다네  중노동도 필수라네

제일먼저 두부굽네  이것쯤은 가비얍네
이번에는 나물볶네  네가지나 볶았다네
냄비꺼내 탕끓이네  친정엄마 생각나네
이제부턴 가부좌네  다섯시간 전부치네

부추전은 쉬운거네  스물댓장 구워냈네
배추전은 만만찮네  이것역시 구웠다네
동그랑땡 차례라네  돼지고기 두근이네
김치전도 굽는다네  조카넘이 먹는다네

기름냄새 진동하네  머리카락 뻑뻑하네
허리한번 펴고싶네  한시간만 눕고싶네
그래봤자 얄짤없네  입다물고 찌짐굽네
남자들은 티비보네  뒤통수를 째려봤네

주방에다 소리치네  물떠달라 지랄떠네
속으로만 꿍얼대네  같이앉아 놀구싶네
다시한번 가부좌네  음식할게 태산이네
꼬치꿰다 손찔렀네  대일밴드 꼴랑이네

내색않고 음식하네  말했다간 구박이네
꼬치굽고 조기굽네  이게제일 비싸다네
맛대가리 하나없네  씰데없이 비싸다네
남은것은 장난이네  후다다닥 해치우네

제사상이 펼쳐지네  상다리가 부러지네
밥떠주고 한숨쉬네  폼빨역시 안난다네

음식장만 내가했네  지네들은 놀았다네
절하는건 지들이네  이내몸은 부엌있네

제사종료 식사하네  다시한번 바쁘다네
이내손은 두개라네  지들손은 졸라많네

그래봤자 내가하네  지들끼리 먹는다네
부침개를 썰어놓네  과일까지 깎아놓네

이제서야 동서오네  낯짝보니 치고싶네
윗사람이 참는다네  안참으면 어쩔거네

손님들이 일어나네  이제서야 간다하네
바리바리 싸준다네  내가한거 다준다네
아까워도 줘야하네  그래야만 착하다네

남자들도 일한다네  병풍걷고 상접었네
무지막지 힘들갰네  에라나쁜 놈들이네

손님가고 방닦았네  기름천지 안닦이네
시계보니 열두시네  내일아침 출근이네
피곤해서 누웠다네  허리아파 잠안오네

뒤척이다 얼어났네  욕할라고 일어났네
컴터켜고 글쓴다네  그래봤자 변함없네
다음제사 또온다네  그때역시 똑같다네
짐싸갖고 도망가네  어딜가도 살수있네
아들농이 엄마찾네  그거보니 못가겠네

망할놈의 제사라네  조상들이 욕하겠네
그렇지만 힘들다네  이거정말 하기싫네
명절되면 죽고싶네  일주일만 죽고싶네
십년동안 이짓했네  사십년은 더남았네

그래도 우~야는교 내팔자다하고 그냥 열심히 살아야지예......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넘 재밌고 서글프죠? 저도 인제 10년째네요.
지난번에도 애아빠가 고기굽는거 도와준다고 했다가 시어머님이 어딜들어오냐구
그러면서 애아빠 tv보면서 물떠다달라는거있죠.
지난 설에는 애아빠가 한숟가락 남긴 떡국을 친척어른들이 보는데서 남긴거 드시더라구요.
애아빠는  항상 좀 뭘 남기는 안좋은 버릇인데 그걸 또 드시는 어머님은 더 보기 안좋더라구요.
야단을 치셔야지ㅠ.ㅠ.  진짜 시댁갈맘 안나네요.
7살난 울아들이 엄마 할머니네 안가?하고 묻네요.  아픈몸 질질끌고 가야지요ㅠ.ㅠ.

[ㅎㅎ]

네이놈들 음식해라 시어머니 눈커지네
이것쪼끔 힘들다고 푸념이냐 야단이네...

시엄니들은 그래야하는가보다 하고 살아서 대책없어요.
우리가 시엄니되면 아마 바뀌어있을거예요.

[껴주세요]

아들들은 tv보며 물떠달라하고
애들은 지들끼리 싸우고 울구부루
울시어머니 옛날에느 애3델구 음식장만 혼자 다했다.
남푠한테 째려보면 울시어머니 더무섭게 절 째려보내요.
행님하고 소곤대면 흉보는거 아시는지 등뒤에서 몰래 조용히계시다가
무섭게 째려보며 한마디하시네요 '너 방금 뭐라구했니!"

[...]

우리신랑은 전 다 부쳐주는데....시어머님 안말리셔요. 그것도 지복이라시며...일 끝나면 아버님이 청소 쫘악 해 주시구요. 우리 신랑 보구 자라서 그런지 넘 개념 있어요. 아들들 잘 키우자구요. 근데 아빠가 모범을 보이셔야는데.....

[껴주세요.]

울 친정이 그래요. 울엄마가 오빠를 안말려요. 남자들도 다 해야된다구...
울 시어머니한테 그런얘기 하면 '니 친정이 이상한거다'
요즘 울 신랑한테 그러죠. 울시어머니 같이 아들키우시면 남들 2,3번가는장가 절대 못간다구...
울신랑 결혼 10년째인데 드럼세탁기도 못돌린다우.

[저런..]

ㅎㅎ 저희 어머님은 전을 사오십니다!!! 떡도 사오십니다~~
아주~ 간단하게(하지만 맛있게) 한 상 차려서 추석 당일 아침 한끼만 딱 먹고 끝~이랍니다..
제사도 없고 가족들은 달랑 아버님 어머님 저희 부부, 시동생.. 이렇게만 있어요~
시골에 가지도 않고...
아침 딱 먹고 바로 친정으로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