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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마음.
저녁 6-7시 사이에 kbs인가 sbs인가에서 하는 프로그램중에
생방송 투데이라고... 보시는 분들은 아시지요? ^^;
저는 직장에서 퇴근하고 집에오면 그 프로 끝나기기 전쯤에
보게 되는데요.
저번주에 나왔던 내용... 좀 지난 내용이긴 하지만.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절단하게 된 할머니와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정년퇴직 후 고향에 내려와
어머니랑 같이 사는 아들 얘기가 잠깐 나왔었답니다.
그 아들 나이가 50대후반이었던가 60대였던가 했구요
어머니가 80대 노모였던 듯 한데.
평소 시골에서 농사 짓고 사시면서 아들내에게 이것저것
보내주시면서 사셨던 분인데 생각지도 못한 교통사고를 당하시는
바람에 두 다리가 절단되어 버렸지요.
아들을 보면서 그때 아예 목숨을 잃었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모습도 그렇지만
아들이 잠시 밖에 일 보러 나갔을때 빈 포대(?)를 흙바닥에 깔고는
그걸 손으로 짚고 몸을 움직여서 집 뒤에 있는 대나무 밭으로 올라가려고
하시는 걸 보고 취재진이 뭐하러 거길 올라가시냐~ 물었더니
아들이 죽순을 좋아하는데 가서 죽순 좀 뜯어다가 죽순 나물을 해주려고
하신다고...
힘들고 위험하니 올라가지 마시라고 해도 여러번 올라다녀서 괜찮다고 하시면서
힘들게 경사진 곳을 올라가셨죠.
그리곤 대나무 밭에서 아무것도 깔지 않은 채 바다에 손을 짚고 몸과 다리를 옮겨
여기저기 죽순을 찾아서 다니시는데... 참 어머니란 존재가 저렇구나 싶더라구요.
뾰족한 나무 줄기가 찌를수도 있고. 뱀이 나올수도 있는 그런 곳을
아들 죽순나물 해 먹이겠다고 불편한 몸으로 오르시고...
평소 아들이 위험하니 제발 가지 말라고 그렇게 당부를 했다는데
그날도 밖에서 일 보고 돌아온 아들이 어머니가 가마솥에다 따온 죽순 두 개를 넣고
푹 삶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속상해서 말을 잘 못하던데...
그냥 갑자기 그 모습이 생각나서 글 올려봐요.
1. 내가
'07.7.27 12:44 PM (122.37.xxx.2)그 아들이라면 죽순 싫어졌다고 말하고 안먹습니다.
이건 자식의 마음입니다.
가지마시라고 해도 가는 어머니, 더 다치시면 그 아들 더힘들어집니다.
어머니도 자식 생각 제대로 하신다면 아들 걱정 시키지 마세요.2. 원글
'07.7.27 12:54 PM (61.79.xxx.252)제가 그 방송 보니까요. 아들도 죽순 안먹는다고 몇번을 그랬나봐요.
근데 아무래도 어머니들은 아시잖아요. 먹든 안먹든 그러고 싶은 마음이고.
아들이 어머니 걱정된다고 밖에 일 안할수도 없고.
어머니가 아들 마음 불편해 할 걸 알면서도 자식 생각하는 마음 한순간 딱 바뀔수도 없고
뭐...그런 거 아니겠어요..^^;3. ^^
'07.7.27 1:02 PM (211.202.xxx.171)요즘 종교에 대한 비판이 많은데
뭐든지 맹목적인 건 문제가 있지 싶어요.
맹목적인 모성애도 자식한테 부담이 될 수 있지 않나요?
자식한테 좋아하는 거 먹이고 싶은 마음도 모성애지만
그것보다 자식의 걱정되는 맘을 헤아려 주는 것도
그 못지 않은 모성애라 생각되는데요.
그 반대 경우도 마찬가지구요.4. ㅡ.ㅡ
'07.7.27 1:09 PM (211.178.xxx.153)제가 그 아들이라면
죽순을 미리 따다가 손질해 놓겠습니다.
말려도 말려도 안듣는 노인네 고집 있잖아요.
차라리 미리 따라 놓고 늙으신 어머니가 해준 거 그냥
맛있다고 먹겠습니다.5. ^^
'07.7.27 3:49 PM (221.163.xxx.101)맘님 맞습니다.
너무 맹목적이고 고집스러운 모성애는 오히려 자식에게 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6. 저도
'07.7.27 7:54 PM (222.109.xxx.35)그 프로 보았어요.
저는 아들이 관절염 치료 받는 것 보고
어머니를 휠체어로 모시는 게 더 나을텐데
어머니를 업어 드린다고 더 효도가 되지 않을텐데
아들이 아프면 어머니를 돌 볼수 없을텐데
하는 마음과 방송이니까 더 살가와 보이게 하느라
업고 나오느게 안닐까 생각 해 보았어요.
요지음은 그렇게 자기 식구 떠나 어머니 모시는 아들들이
꽤 많이 보여요.
아내에게 시어머니 부양 하는 수고를 덜어 주는 한편
자기 어머니께 맘껏 효도 하고픈 마음 있어서 겠지요.
같이 살면서 손가락 하나 까닥 안 하면서
자기 부모에게 잘 하라고 하는 남편보다는
양심적으로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