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도 잘 못했고 그렇다고 착하거나 온순하지도 않은 딸..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맨날 말대꾸하고 징얼징얼 되는
내일 모레 서른 다되어가는 딸.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내가 결혼할 나이가 되어가고
또 머지않아 나도 엄마가 될수있을거라 생각을 하니
제가 저희 부모님처럼 부모 노릇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네요.
무뚝뚝하고 집에서 좀처럼 말 한마디 하지 않으시는
아빠지만..
고등학교때 학교에서 칠칠 맞게 다니다가 옷에 생리가 뭍었어요 ㅠㅜ
집에 전화하니 엄마가 안계셔서 열쇠도 없고 혹시나 엄마 어디갔는지
아냐고 아빠에게 전화했더니 아빠가 왜그러냐면서 바로
옷에 혹시 뭐 묻었냐며..
그러면서 택시타고 집에오라고 그사이에 아빠가 회사에서 집으로 가겠다고
하고 저 다시 학교까지 데려다주시던.
아빠와 딸이지만 워낙 무뚝뚝하시고 말씀이 없고 무서워서
오히려 아빠랑 말하는게 어색했던 저입니다.
그런 아빠와 저사이지만 항상 묵묵히 뒤에서
저에게 의지가 되어주시고 든든한 버팀목이십니다.
오늘 같이 출근길에 아빠 뒷모습을 보니
워낙 한체격하셔서 항상 커보였던 우리아빠가
언제부터인지 너무 작아지셨네요..
저희 엄마는
정말 친구같고 사랑많으시고
제가 나이가 들어보니 인격적으로 정말 존경하실 분입니다.
남한테 신세지는거 싫어하고 하나주면 열주시려고하는 저희 엄마.
저희 혼내고 나면 늘 먼저
엄마가 미안하다 엄마가 이래서 참았어야하는데 엄마가 미안하다
말씀해주십니다 ㅠㅜ
집에서 물한방울 안묻히게 하고 키우셨습니다.
덕분에 제가 버르장머리 없어졌지만
여자는 시집가면 고생이라고 그전에 엄마품에 있을때라도 편히 있으라고.
집에서 대우받다가 시집가야지 거기에서도 대우받는다며..
저희엄마가 외할머니가 너무 무서워서 호되게 혼나면서 자라셨거든요..
저희 엄마 시집살이 정말 심하게 하시고 정말 할머니할아버지에게 잘해드렸는데
그래도 저한테 나중에 결혼하면 시부모님한테 잘해드리랍니다.
시부모님과 며느리 인연도 정말 하늘이 내려준거니
평생 후회없이 최선을 다해서 해드리랍니다.
지금껏 저희형제들에게 어버이날이나 생신때 선물로 저희에게 돈을 받으시면
꼭 몇일후에 돌려주시는..
마음만 받겠다고 너희도 월급 듯한데 차라리 저금을 더하라고..
이런 부모님인데도
매일 투덜되고 대들고 엄마아빠에게 의지하고 속상하게 해드리네요.
오늘 아침에 갑자기 맘이 짠해져
부끄러워서 엄마아빠에게 못전한 마음 여기에다 주절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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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우리 엄마 아빠같은 부모님...
될수있을까요. 조회수 : 980
작성일 : 2007-06-04 09:11:33
IP : 124.137.xxx.6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제가
'07.6.4 10:08 AM (61.97.xxx.11)제딸을 딱 그렇게 키웠는데..
물도 떠다 바쳐가며키웠는데
부모맘을 다 모르더라는겁니다
지금 후회하고있어요
다행스럽게 원글님은 부모님을 생각하는맘이 크네요
늦기전에 효도하세요
말로 표현하시고 시간도 같이 보내세요2. 저도
'07.6.4 10:25 AM (211.173.xxx.177)결혼하고 나서 신랑한테 우리 부모님이 해주신만큼만이라도 아이한테 해주자고 그랬어요
아이가 6살인데 아직 제가 부모님께 받은거보다 훨씬 잘 못하네요
정말 부모님께 감사드려요
이만큼 이렇게 잘 키워주셔서요
나중에 아이가 자라서 이런 마음이 들수 있길 바라는데 쉽진 않겠지요?3. ..........
'07.6.4 10:54 AM (211.200.xxx.221)그런 부모님 만나거 큰 복이네요. 저는 부모때문에 마음고생 많은채로 자라다가 시집와서도 친정땜에 골아픈 사람이라 부럽기도 하고... 그렇네요
4. 부모복
'07.6.4 1:28 PM (211.178.xxx.153)저도 부모복은 타고 났나 봅니다.
친정 때문에 속 끓이는 경우가 있다는 거 정말 여기와서 남들 속사정 보고야 알았네요.
그래도 자랄때야 그것이 복인줄 어디 알았나요?
나는 더 좋은 엄마, 부부 되어 살 줄 알았죠.
살아갈수록 부모님 생각하면 고개가 숙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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