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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힘든 과외
중 3남자애 영어과외를 하고있어요. 영문과 졸업했고, 영어교직 이수했구요.
시작한지 한 6개월 정도 되었는데, 얼마전에 애가 중간고사 점수를 받아왔습니다.
채점 안했대요 -_-; 그래서 풀어보면서 채점했는데, 46점...
전 점수인 32점인가에 비핸 오른거지만 결코 좋은 성적은 아니죠.
(그전까진 다른 과외가 했습니다.)
애가 기초가 부족한 것도 있지만, 이해력이 현저히 떨어져요.
보통 독해를 하고나서 똑같이 따라 독해하라고 하면 하잖아요?
아 아인 금새 까먹고 못합니다.
바로 전 시간 문법 설명... 까먹습니다.
심지어 there are 와 they are 해석 헷갈려하고, there are 처음부터 뜻 가르쳐줬는데 헤맵니다.
의욕도 전혀 없어서, 수업시간에 몸 이리저리 흔들고 눈 풀리는 걸,
계속 야단쳐가며 책상 가까이 붙어앉게하고,
설명해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것 같아서,
설명 한 후 똑같이 나한테 다시 설명하라 그럽니다.
숙제 늘상 안해오구요, 준비물도 있어먹었다 그러고 안갖고옵니다.
오죽했으면, 제가 일일이 체크하려고 숙제 한 걸 핸드폰 카메라로 찍어서 보내라합니다.
안보낼때가 거의.
전화해봅니다. 안받습니다(-_-)
사정이 이러한데, 그애 아버님은 제게 바라는 게 너무 많습니다.
똑똑한 분이시고, 좋은 분이지만, 지나치게 간섭을 하세요.
원체 제가 은사님의 친구분 아들을 소개받은거라, 편하기도 하시겠지만 정도가 지나치십니다.
전화 많으면 하루에 3번도 하세요. 일주일에 7번은 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 애 잘하고있나?'가 주이고, 때로
'진도 이만큼 나갔던데, 부족한 거 아닌가? 진도 나간 부분 설명 못알아듣는데 왜 이런지
설명해주지 않을텐가?' 이런식입니다.
처음엔 웃었지만, 나중엔 점점 짜증이 나더군요.
그분도 제게 페이를 받고 일을 하면 책임지고 일해야 할 것 아니냐면서 짜증스러워하실때가
있어요.
오늘이 최고더군요.
화가 나셔서 전화를 하고선, 점수가 이 모양인데 어쩔꺼냐? 라는 식이였습니다.
전 할 수 있는데까지 했다는 말밖에 드릴 수 없더군요. 사실 시험문제도 걔가 못풀어서 그렇지
제가 시험에 나온다면서 몇번씩 강조한 것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제가 그렇게 말해도, 그 분은 선생님이 잘 가르치고 강조하면 시험을 잘 보게되있다, 라는 식의
논리이지만,
제가 그애의 뇌세포 증진을 시켜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가르치더라도, 받아들이는 건 그애의
몫 아닌가요?
자꾸 저를 몰아가시더군요. 항상 하시는 말씀. '투자가 있으면 성과를 보여야 할 것 아니냐.
어떻게 책임질 건가?'
그래서 전 다른분을 구하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물론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지않고
예의를 갖춰서요. 그 분은 선생님만 잘하면 모든게 다 해결된다고 믿으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앤 영어뿐만 아니라 국어, 수학 전반적으로 모든 부분에서 학습능력이 낮아요.
다른 과목 가르치시는 분도 공감하는 부분이구요.
자만한 말일지 모르지만, 저는 나름대로 다른 사람에게 가르치는 일을 잘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좋은 선생님 아래에서, 아주 노력하는 방법의 기초문법을 쌓는 과정을 거쳐서,
지금도 영어관련 직업을 준비하느라 공부중이거든요.
그렇지만 그애 앞에선 막막합니다.
그래서 초기엔 아주 기초부터 가르쳤어요. 그런데 이제 고등학교 입시가 다가오고 애가 인문계가
아슬아슬한 상태이다 보니 아버님은 내신을 올릴 것을 요구하셨습니다.
하지만 밑빠진 독에 물 붓는다고 물 차는 것 아니고, 애는 학습능력이 너무 낮은데, 무작정 성적
향상부터 기대하시니..(절망적인건, 성적향상을 위한 공부를 시켜도 성적이 안나온다는 겁니다.
전에 과외했던 남자애는 영어평균 70점 초반이다가 과외 한달하고 90점 중반이 나왔었는데요.)
'사람이 왜 이래?! 책임감이 없어요?!' 하고 소리를 지르시는데, 전화 끊고 눈물이 나더군요.
담임선생님께 전화드려서, 과외 하기 힘들것같다. 사이에서 입장 난처하실 것 같은데 죄송하다,
식으로 말씀 드렸고,
이번주 화요일날 면담있는데 그만두겠다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저도 아이를 예뻐하고(마음이 착해요), 제가 다른 선생님들보다 더 잘할수 있다는 생각에 계속 하려고 했는데, 아버님이 너무 스트레스를 주고, 부담스럽게하세요.
만약 제가 제대로 했는데도, 성적이 계속 안오르면 계속 이런식이 반복되겠죠.
이전에 몇년씩이나 영어과외를 했는데도 제게 처음 배울때, 부정문 긍정문을 스스로 만들어내지도 못했던 걸 생각하면 장족의 발전인데, 그 분의 마음에 안차시니 할 수 없구요.
과연 제 후임이 온다고, 그 애가 성적이 오를지 모르겠네요.
'같은 걸 가르쳐도 강남 학원 강사들은 애들 성적 올려주지 않느냐?'고 말씀하신 아버님께,
그럼 제 책임감은 그애를 그런 분들께 맡기는 걸테니, 이제 물러나겠다고 말씀드리려고 해요.
대면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걱정에 피곤하네요.
1. 너무
'07.5.6 4:44 PM (220.89.xxx.179)걱정하지 마세요...
학습능력이 부족하다는걸 인정 하기 싫으신 부모님을 어찌 설득하겠습니까...
그냥 최선을 다해서 가르쳤을 따름이고 아이가 성의껏 따라오질 못했다고 말씀드리고
이야기 일찍 끝내시고 훌훌털고 나오세요.-.-;;
과외해도 성적이 안오르는게 꼭 선생탓이라고 하면 곤란하죠.
저도 아이들 과외 받아봤지만 자신이 열심히 하면 오르고
암만 가르쳐도 복습한번 않는 놈은 항상 성적이 그자리 이더라구요.
힘 내세요... 못따라오는 아이 가르치시느라 고생 많으셨네요...2. 과외
'07.5.6 5:08 PM (219.253.xxx.147)원글님이 얼마나 마음 고생하셨는지 안 봐도 느껴집니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입장에서는 아이의 부족한 점을 머리로는 알면서도 절대로 남앞에서는 인정하길 싫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누가봐도 명백하게 부족한 아이인데도 인정을 안하시는 부모님들도 많이 봤습니다.
열심히 가르친 만큼 보람도 없이 그런 원망을 듣는다면 저라도 속상해서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것 같군요
그런학생들은 처음 가르칠때 부모님께 확실히 말씀을 드려야 됩니다.
솔직히 어떤 상태라고... 한계가 있는 아이다...
아마 부모의 기대치가 높았나봐요. 담임 선생님이 소개해 주신 선생님이니..더욱 신뢰했겠죠..
보아하니 그 학생이 과외라도 했으니 그나마 40점대라도 받은것 같은데..
그집은 더 가르쳐도 좋은 소리 못들을 집이니 이번에 정리는 하시되
그동안 맘고생한거는 그냥 측은지심을 갖고 마음 푸시는게 본인한테 좋답니다.
이런과외하면 정말 정신적으로 너무너무 고생하는데...인생공부했다고 생각하세요~~3. **
'07.5.6 5:10 PM (59.17.xxx.119)그 아이가 참 안되었네요.
정말 그런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 아이 아버지가 그 아이를 있는 그래도 인정해 주지 않으면
아이에게 하나도 도움이 안될텐데...4. ..
'07.5.6 5:15 PM (218.236.xxx.180)이해됩니다... 오래도 참고 하셨네요.
부모님이 원글님을 너무 부려먹으시네요.
아이가 착해서 이제껏 견디셨나봐요.
아이가 불쌍합니다. 제가 보기엔 그아이 상담이 먼저 필요한것같아요. 가족상담이요.5. 한숨
'07.5.6 5:25 PM (211.187.xxx.16)님....자신하는데 전 님보다 한 10배이상 학습능력과 의욕이 떨어지던 아이를
가르친적이 있는데요.
전 전혀 스트레스 받질 않았거든요.
물론 그 애한테 질려서 하루만에 못하겠다고 손드신분등등하여
과외교사만 총 23명을 갈아치운 아이지만...........제가 좋은 기억으로만 남는것은 순전히
전적으로 제게 일임하시면서 힘을 실어주시던 그 아버님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같아도 님이 가르치는 그 집아이 못맡을거 같구요. (그 누가 들어와도 마찬가지일듯~)
님글만 읽어도 한숨이 나오고 골치가 딱딱 아퍼오네요.
정말 목젖까지 "그럼 아버님이 가르치세요!!" 라고 말씀 드리고 싶은 맘이 굴뚝같으시죠?
그만두고 나오세요.
그정도로 들들 볶는 학부형밑에서 6개월이나 하셨으면
원글님 인내심이 대단하시네요. 무슨 과외선생님께 그렇게 뻔질나게 전화를 한답니까?
그 남자분 어느 소속에 계셔도 꽁생원에 피곤하다고 주위사람들 고개 설래설래 흔드실듯~~6. 아몬드
'07.5.6 5:59 PM (222.111.xxx.211)저의집도 큰애, 작은애 둘다 영어. 수학 과외를 받았었고 작은애는 지금도
수학과외를 받습니다.
기초가 부족한듯 싶어서 과외를 시작했어요
큰아이는 중3때....
작은애는 중1때부터........
저의집 아이들도 공부를 잘하는 편이 아닙니다.
지금은 그 아이들이 고3. 중3이 되었지만......
지금도 성적이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대학이나 갈수 있을런지 걱정이 솔직이 됩니다.
전 처음에 선생님 면담할때 말씀드립니다.
최선을 다해주세요....
성적이 오르면 더할나위 없지만
설령 오르지 않는다고 선생님께 책임을 모두 전가하지는 않습니다.
아이에게도 열심히 하지 않은 책임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아이가 공부에 흥미를 가질수 있도록
동기부여.....흥미유발
신경써주셨으면 하고......
공부를 왜 해야하는지 필요성을 아이에게 심어주세요........
이렇게 부탁드립니다.
과외를 오랫동안 했는데도 성적이 오르지 않으면 부모입장에서도 갈등이 생긴답니다.
저는 전문 선생님과 대학생에게 저의 아이가 지도를 받아보았는데요....
아무래도 아이를 다루는 노하우가 대학생에게는 부족한듯 싶더군요.
물론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요
위에 말씀하신 아버님은 너무 간섭을 많이 하신듯 합니다.
어느정도 지도하시는 분을 믿고
수업료를 드릴때(한달에 한번정도) 상담을 하시면 좋을텐데....
수시로 전화를 하신다니.........
정신적으로 힘드셨겠어요.
자식농사가 제일 어렵다고 하지만........
그 아버님.....어떻게 하는게 내 자식을 위하는 길인가 잘 모르시는분 같아요
그동안 수고 많으셨네요7. 위로
'07.5.7 2:53 AM (61.77.xxx.87)우리 애 이야기하는 것 같네요ㅜㅜ 지금 중간시험끝나고..전 선생님들한테 면목이 없어서 입맛이 써요.
성적이 예전에 비해서 영 안오른 건 아니지만 선생님은 기운빠져 하실 것 같아서...
어쨌든 대신 위로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