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이가 전에 다니던 학교가 장애아 통합 교육하는 초등학교였습니다.
한 반에 한,두명씩 발달장애나 기타 정신지체가 있는 아이들이 같이 수업을 받습니다.
특수한 경우엔 사적으로 고용된 개인교사가 따라와 같이 교실에서 생활하는 경우도 간혹 있습니다만...
대부분은 그냥 같이 생활합니다.
저희 아이는 유치원도 그런 곳을 다녔습니다.
아마 그런 곳이 잘 없는지 멀리서도 아이들이 다니곤 했었지요.
어떨 땐 아이가 유치원에서 손끝을 아주 살짝 잘려서(?) 오기도 했지요.
우리 아이 바로 옆 테이블에 발달장애 아이가 있었는데, 만들기에 너우 심취한 나머지 어찌된 사정인지 아무튼 가위에 피부가 잘려 벗겨졌더라고요.
모르고 있었는데, 다음날 반창고를 싸고 있어 물어봤더니, 응...어제 그랬어요...**가 모르고 그랬지...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더군요.
우리 아이도 보통의 평범한 아이라 개구쟁이들이 자기 괴롭힌 얘기는 툴툴거리면서 하거든요.
그렇지만, 그 아이들이 그런 건 불평을 하지 않았어요.
당연히 저또한 아무렇지도 않았습니다.
그일 뿐 아니라, 머리 잡아당기는 건 부지기수였고, 좋다고 한다는 게 지나쳐 타박상을 입기도 하고 등등 작은 일들이 많이 있었지만...
죽을만큼 아픈 일도, 일부러 그 아이가 우리 아이를 괴롭힌 것도 아닌데, 그게 뭐 대수라고 말이지요.
우리 아이도 같은 생각이었고요.
그런데, 장애아 두신 어머니들은 꼭 뭐 죄 지은 사람들 마냥 청소니, 학교 일을 너무 과하게 하시는 겁니다.
그 분들이 열심히 하는 것을 뭐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는 일부엄마들의 태도입니다.
그 아이들이 모자라서 피해주는 게 얼마인데, 그 정도는 해도 당연하다...@.@
것도 종교기관 봉사활동에 열심인 사람이 빈정대듯 그런 말을 했을 때, 정말 놀랐습니다.
혹시나 다른 어머니들의 그런 생각을 미리 읽고, 그 장애아 어머니들이 그렇게 하시는 건 아닐까...마음이 아프더군요.
그런데요. 아이들은 그러지 않거든요.
그 친구때문에 내가 피해본다...이런 생각 절대로 하지 않습니다.
그 친구를 항상 염두에 두고...
더군다나 소풍땐 지 한몸 챙기기도 힘든 유치원생들이 그 친구가 혹시 대열에서 이탈할까봐 앞에서 뒤에서 계속 챙기고...학교 들어가니 보이지 않게 더 잘 챙기고요.
당연히 티 내지 않고요.
왜냐하면, 내가 저 아이보다 우위에 있단 생각이 없고, 그저 불편한 부분이 좀 있는 것 같으니 그 부분만 도와주자...이런 생각이니까요.
그런 면에서 보면, 위에 빈정대듯 얘기했던 그 엄마들보다 훨씬 속이 깊다는 생각이 듭니다.
참 마음이 마음이 꽉 찬 아이들이란 걸 느낄때마다 그 학교 다니게 된 게 참 잘 된 일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 마음을 자라게 하는 건 따로 있습니다.
책, 고급 문화 향유 등등...다 좋지만...진정으로 깊이있는 아이로 만드는 부분은 따로 있다 생각합니다.
저도 물론 완전히 자유롭게, 독립적으로 아이를 기르진 못합니다.
좀 컸지만, 저 역시 등교때마다 차 조심하고, 한눈 팔지 말고...'안전'에 관해 매일같이 똑같은 잔소리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엄마들이 끼고만 있으면 아이들이 자랄 틈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경험상 확실히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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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자라는 아이들
.. 조회수 : 661
작성일 : 2007-04-13 13:37:08
IP : 220.123.xxx.58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음...
'07.4.13 6:28 PM (59.7.xxx.37)님의 건전한 생각을 지지합니다.
아이도 너무 대견하구요.
장애아를 편견하면서 한편 봉사에 목숨거는 이중적인 인격은 참으로 역겹습니다.
가끔 주변에서 그렇게 이기적인 사람들을 보면 참 암울하죠.
그 아이들 역시 그 부모의 생각을 닮을테니까요.2. 이뻐요.
'07.4.13 7:15 PM (210.122.xxx.42)님의 아이 참 이쁘네요.
전 공부 잘하는 아이보다 심성이 바르게 크는 아이가 좋아보이더라구요.3. 둘맘
'07.4.13 10:36 PM (122.34.xxx.67)저도 그렇게 아이를 키우고 싶습니다.^^
4. 통합
'07.4.14 12:41 AM (59.27.xxx.150)교육하는 교사로서 보조선생님이 없이 쉽지 않은 경우가 참 많습니다.
그래도 바라는 건 님과 같은 마음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이지요.
읽으면서 고맙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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