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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가기...기다리기

선배엄마 조회수 : 1,260
작성일 : 2007-03-31 22:52:25
새학기가 되면서 첫 아이 초등학교 보낸 엄마들의 글을 많이 보게 됩니다.
올해 연세대, 외고 입학 시킨 두아이 엄마의 경험담입니다.
저 TV엄청 보는 중학교 교사입니다.
남편은 평범한 외사원이고
첫째 ....5살부터 놀이방 대신 작은 학원보냈습니다.
글도 그때쯤부터 익혔던 것 같아요. 학원의 취학반 언니들이 ㄱ ㄴ ㄷ 숙제 하는 것보고 지도 내달라고해서는 집에서 열심히 하더라구요.
그리고 저녁에 아빠가 집에 있던 꾸러기 곰돌이 15권을 늘 읽어줬지요.(15권에 놀라지 마세요. 아주 얇은 그림책이니까)
가끔 서점 가서 지가 읽고 싶어 하는 책 사와서 읽어주고 지가 읽게 하고

초등 2학년 때부터 윤**영어(중3까지 했지요...윤**에서는 성공한 케이스로 우리 애 들때도 있습니다)
3학년때부터 수학학습지 하다 별로 인 것 같아 하다 말다 5학년까지 했고
피아노는 6살부터 했지만 방학때는 거의 안보냈습니다. 방학이니까 그냥 놀아라 하면서
초등 땐 중상에서 머무는 평범한 아이였구요.

중학교 들어가서 고등학교까지 계속 성적이 오르는 편이었답니다.
중하교 졸업할 때까지 일반보습학원 전혀 안보내고
외국어학원(유명한 학원 아닌 그냥 어른들 대상학원의 학생반)에서 영어회화, 일본어회화만 공부하고
중 1입학하면서 수학과외시작해서 같은 선생님으로 고3까지 했습니다.
고액과외 아니고요.

수능에서 과외 많이 한 수학은 2등급이었지만
언어는 98점 99% 1등급이었습니다.

수능치고 오면서 하는말
'엄마 감사해요...저 어릴 때 부터 책 많이 읽게 해 주셔서'
모의 고사 칠 때도 언어영역 60문제라도 다 치고 나면 30-40분 정도 시간이 남는다고 하더니
그 힘이 독서였던 것 같다고 지도 알더라구요.

사실 수능치기 전날까지 tv보고 방해많이 한 엄마였는데...고맙더군요.
시험기간에도 공부하란 말하지 않고
좋은 tv 프로그램 있으면 같이 보고
학교 픽업하면서 같이 얘기하는 시간들이 정말 보약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둘째....첫째와 많이 달라서

한글은 혼자 뗐더라구요(이런 표현을 쓰는 것은 사실 어느 날 보니 책을 읽고 있어서..)
물론 얘도 어릴 때부터 책을 많이 읽어줬습니다.
언니가 물려준 책이 있으니 읽어준 책이 더 많았고...
글을 뗀 이후는 문자 중독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많이 읽어서 걱정할 정도였답니다.

종일 빈둥빈둥 누워서(책상에서는 거의 읽지 않고) 온 집 구석구석에 지 책들 늘어놓고는 잡히는대로 읽는....
초등학교는 중간정도....숙제도 별로 애태워 하지 않고 안해가는 수준이었고요.

근데 중학교 들어갈 시점부터는 학원 보냈습니다.
큰 애가 지 동생 공부 안하는 걸 너무 안타까워하며 제발 보내라할 정도였거든요.
그때 부터 영어, 수학은 중3까지 학원에서 했고...지금은 과학학원만 갑니다.
중학교에서는 정말 공부안하는데도 상위권 유지하고 지방외고 갔답니다.

얘가 하는 말
'엄마 난 선생님들 말씀하시면 다 알아들어"
"엄마가 공부하란 말 안해서 좋더라"
역시 독서의 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다닐 땐 거의 공부하란 말 안했답니다.
책 많이 읽고 엄마랑 같이 있는 시간 많이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울 첫애 친구 중에도 초등 1학년때 학원 7군데 돌리는 아이 있었습니다.
제가 보기엔 넘 불쌍해보였어요.

미술은 저학년때...태권도도...악기도 이것저것....다들 시기를 정하는데 꼭 그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전 흥미가 있을 때가 적기라고 생각해서 하고 싶지 않은 건 안시켰지요.
하지만 하고 싶다고 1달이상 조르면 1년이상 한다는 조건으로 시켰고 그런 건 거의 2~3년은 계속하게 했답니다.

첫째는 초등6학년 때 친구들과 그룹 미술과외 1주에 1번씩 1년 했는데 효과 있었습니다.
지가 하고 싶을 때 좋은 선생님 만나면 효과가 가장 좋았던 것 같아요.

둘째는 같은 선생님께 미술 시작했지만 두달만에 끝냈고 지금도 미술은 영 아닙니다.
하지만 보기 좋은 그림이 반드시 좋은 작품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성실히 완성한 작품도 좋게 평가하는 것이 미술선생님들의 지적이더라구요.

도서관 자주 가세요.
우리 집은 이주일에 한번 토요일에 온가족이 도서관 가기 3년 했습니다.
아이들은 아이들 책. 어른들은 어른들 책
12권 빌려오면 거의 다 읽고 반환했습니다.
하지만...
도서관에 너무 어린아이들 데리고 와서 책읽어주기는 좀 삼가하셔야 할 것 같아요.
어떤 생각인지 모르지만 저는 좀 방해되더군요.
어릴 땐 업고가서 빌려오면 어떨까요?


무엇을 시킬까요 하는 질문??????
엄마가 하고 싶은 것을 시키려고 하지 말고
아이들이 무엇을 할 때 행복한 가를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빈둥빈둥 보내는 어린 시절이 있다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요?

좋은 선생님????
정말 중요합니다.
근데 좋은 선생님 반드시 있습니다.
촌지???
아이들 고모가 초등교사셨는데
울 첫째 학교 들어갈 때 '재는 좀 특이하니까 달 봉투하라' 조언하더라구요.
하지만...처음 3달  보내고 안보냈습니다.
그냥 우리 아이들에게도 자신없어지고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에게도 자신없어지는 것이 싫어서...
촌지 받고 주는 것... 없어져야 합니다.
좀 이상한 선생님 있으면 반드시 좋은 선생님 또 만나더라구요.
다행히 한 두학년을 제외하고는 다 좋은 선생님이셨구요.

아직 고등학생인 아이를 두고 있지만

아이 기르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은 천천히 가야합니다.
아이들 걸음 느리거든요....
그리고 기다려줘야 합니다.
내 호흡과 아이 호흡 맞추면서 천천히 가기가 가장 좋습니다.
내 세월흐름에 맞추어 아이들 닥달하면
엄마도 행복하지 않고 아이들은 불행해집니다.

책 많이 읽어주세요.
통문자 글떼기 하는 것보다 작은 그림책 외울 만큼 읽어주면 저절로 글 익힙니다.
전집류 많이 사시는 것 보다는 같이 책고르고 사보는 경험을 서점에서, 도서관에서 해보는 것이 더 좋습니다.
아이들 몇번만 하면 좋은 책 잘 고릅니다.



IP : 59.22.xxx.228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부족한 엄마
    '07.3.31 11:18 PM (203.171.xxx.179)

    좋은 글 고맙습니다...^^

  • 2. 저도 부족한 엄마
    '07.3.31 11:49 PM (211.204.xxx.124)

    아이들에 대한 욕심과 기대를 버리기가 어려워 자꾸만 힘들게 합니다,아이들이나 저 모두를요...
    자꾸 조바심이 나서요...이 조급증을 어찌 다스려야할지...
    글 고맙습니다. 또 한번 반성하고 생각해 보게 됩니다.

  • 3. 아휴...
    '07.4.1 6:41 AM (121.136.xxx.44)

    아휴... 제가 제일 못하는 게 기다리기입니다...
    근데요...
    우리 애는요, 책을 볼 때 글자를 전혀 전혀 전혀 안봅니다.
    그림만 봐요.

    같이 책고르라는 말... 명심하겠습니다.

  • 4. ^^
    '07.4.1 5:49 PM (210.205.xxx.15)

    좋은 글 감사드려요~

  • 5. ..
    '07.4.4 1:52 AM (59.21.xxx.85)

    좋은 글 참고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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