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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탓하는아들..

고3맘 조회수 : 1,122
작성일 : 2007-03-29 22:33:08
나쁜 아이는 아니구 그냥 놀기 좋아하는 아이예요

어려서부터 왕자처럼 자란 경향도 있구
누구나 다 갖고 있는 생각이나 행동이 좀 지나친..
기가 세고 고집도 있고 남 앞에 나서는 거 좋아하면서
부끄럼도 많이 타고 감성도 풍부하고 ..  

환경탓도 있고 유전적인 경향도 있구  해서
도덕적 가치관보다는 문제해결능력이 발달했거든요

여자친구 사귀면 무지 뽀뽀하고 싶어하면서
집앞에서 여자친구-중3때-가 술먹고 술주정하니까
집에 데려다주기도 했어요
솔직히 맘만 먹었더라면 뭔일 났을 수도 있었거든요

중학교 땐
옷입고 다니는 건 날라리-염색 파마 귀걸이 입술에 구슬하나 달았었어요-같은데
술 담배 탈선을 안 하고
수업 시간에 딴 짓 안하고 욕도 많이 안 하니
선생님도 그닥 뭐라 하지 않았었구 맘 잡고 공부하라 그랬었지요

근데 환경변화에 무지 느려요
자기가 틀렸다고 생각 안하는지 인정안하는건지 ..
고등학교 와서 좀 속상한 일들이 많아요

아이는 중학교때랑 똑같이 하고 다니는데 왜 뭐라 하느냐 내가 나쁜 짓 하고 다니는 것도 아닌데
그런 입장이예요

다행히 학원이든 학교는 무척 좋은 선생님들만 만나
첨엔 어이없어하다가 나중에 아이 겪어본 후엔 다독여가며 잘 이끌어주려 애쓰십니다

오늘 아침 전화 받았는데요

선생님 말씀 ::
어머니께 진작 전화드리려다 이제 전화드립니다
아이가 지각을 하는데요
엄마가 깨워주지 않아 혼자 일어나서 그렇다고 합니다
평소에도 엄마가 신경쓰지 않는다 하구요
어떻게 된건지 ..


이거 어떻게 해야할까요

일단 선생님께는 죄송하다 그러고 좀더 신경쓰겠다고 했거든요

학원 다닐 때
8시나 9시에 일어나서 갑니다
거의 지각.. 8시 15분쯤 나갈 땐 선생님이 들어오기 전까지 기다렸다 가기도 해요
즉 잠은 자고 싶고 담임선생님이나 교과선생님이 몇 시에 들어오는지 패턴 익혀놨다가 들어가는
잔머리를 쓰는 겁니다

그러고는 집에 3시 40분에서  6시 15분 사이에 옵니다
와서 자기도 하고 학원 간다거나 야자하러 간다며 나가기도 해요
근데 학교에서나 학원에서 가끔 전화옵니다
야자가 강제성은 없지만 선생님께서 특별히 신경써주십니다
공부하건 안하건 일단 학교에 있으면 덜 방황하니까요

학원은 10시 반 쯤 끝나지만 친구들과 뭐 먹거나 하면서 11시 반 넘어서 오기도 하고
12시 1시 2시 3시 놀거 다 놀고 옵니다

한동안 주말엔 아예 집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좋은 성적으로 좋은 대학 가서 멋지게 보이고 싶고
공부해야하는 건 알겠는데 오분 지나면 딴 생각나고
친구들과 놀고 싶고 ,, 그런 거예요

논다고 해도 피시방 가서 게임하거나 친구들이랑 동네 돌아다니며 노는 거예요
노래방도 가고 친구네 집에도 갔다가 공원에서 얘기하며 놀다가 그냥 벤치에서 잠들기도 하고..

좀 철부지죠 ^^

한 번은 아빠한테
자기 대학가면 차 뽑아 줄거냐고 하더군요
농담이라고 믿고 싶어요
빌라 전세 빼서 차 사주고 월세로 살 수는 없잖아요    

아이 때문에 울기도 많이 울었고 애아빠랑 언성 높인 적도 있고 집도 나간 적도 있어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바꿔보려는 제게
때로는 제 고전적인 방법보다는
밥이나 해주고 암 말 없이 지켜보는 게 더 낳을 수도 있다면서요
집 나간 이유는.. 방이 작아 저랑 막내랑 마루에서 잤었거든요
근데 하루종일 실컷 놀다가 10시 넘어 들어와서는 '발리..' 를 봐야겠다며
텔레비젼을 트는 거예요
엄마랑 동생 자야되니 정 보고 싶으면 재방송 보라 했더니
근처 사는 시어머니네로 가버렸어요
가서는 엄마 때문에 텔레비젼도 못 보겠다 그러구
시어머니 난리치구..
그땐 겨우내내 아파서 누워있다가 밥 차려주고 다시 눕고 그랬던 때였거든요
너무 속상하구 그래서 친정으로 가버렸었어요

전 감정 섞어 야단치는 편이 아니예요
둘째 야단치는 거 보더니 자기 같으면 벌써 손이 올라갔을텐데 엄마는 어떻게 큰소리내지도 않고
그리 차분하게 말하냐구 놀랬거든요

이번 겨울에도 제가 많이 아팠어요
지금은 허리 디스크도 있고 한의원 다니며 추나 치료 받는데 무척 힘들어요 지치고..
큰 애들 때는 매일 새벽에 일어나 새로 밥 지어 먹이고 학교 보냈는데
막내는 기냥 어제 먹다 남은 찬 밥에 국 말아 먹여 보낼 때가 많아요
아침에 못 일어나 지각한 적도 있구요

큰애는 고등학교 들어가면서 완전 자기 맘 내키는 대로 삽니다
들어오고 싶을 때 들어오고 먹고 싶을 때 먹고..
식구마다 생활 패턴이 다르니 그려려니 해요
그런 걸로 아이 휘어잡지 못해 안타까워 하는 게 아니구요

반찬 만들어 상에다 차려놓구 전 볼일 보러 다닐 때가 많습니다
막내가 한달에 삼주는 감기 달고 살아 병원에 자주 가구
저도 매달 다니는 편이구
장도 매일 봐야 하니까요

아이들 빈 집에 들어오게 하고 싶지 않아 오는 시간에 맞춰 볼일 보구 다녔는데
중 2쯤 되니까 아이들이 받아들이더라구요  

작년부터는 반찬 만들어놔도 먹고 싶지 않으면 안 먹습니다
버리는 게 더 많구요  

밤에 그리 놀러 다니니 아침에 못 일어나지요
새벽에 들어온 애아빠가 깨워야 간신히 일어납니다
한 시간을 저와 둘째가 깨워도 꿈쩍 안 해요
애아빠도 자야하는데 못 자서 얼굴이 말이 아니예요

그러구선 둘째한테 짜증내고 나갑니다
자기 안 깨웠다구요

큰아이는 ... 아홉번 해줘도 한 번 안해주면 그걸 다른 사람에게 안 해줬다고 핑계를 댑니다
자기는 어쩌다 한 번 잘하면 계속 잘했다고 합니다
아빠가 돈이 없어 자기가 고생한다하기도 하구 ...
그러구선 아빠가 자기한테 돈만 줬지 언제 아들로 대해준 적 있냐 그러구요

큰아이가 바라는 건
자기가 뭘 하든 잘했다고 엉덩이 두들겨주는 겁니다
잘못해도 그거에 대해 한 번 슬쩍 말하고 말아야지 고치려하면 난리납니다
뭐든지 자기한테 첫 번째로 잘해줘야하구요

우리가 대화가 부족한 걸로 보이지요..
그렇지 않습니다
큰 아이나 작은 아이 친구들이 그럽니다
너네 부모님 진짜 좋으시다 근데 넌 왜 그러냐
너네 엄마는 친구같다 마음을 잘 이해해준다 부러워하기도 하구요

흔히 말하는 사춘기, 없습니다
물론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있지요
하지만 대화가 단절되거나 아이 행동을 못 읽거나 그런 건 없습니다
아이도 잘 알아요

아이는 자기가 잘못하면 남에게 그 책임을 전가시킵니다
거짓말한 거 뻔이 아는데 끝까지 우깁니다
때론 감동시키는 말도 곧잘 해요
자기가 눈물을 글썽이며 진심을 말하면 사람들이 화냈다가도 자기를 다시 돌아보며 챙겨주는 거
알구 자기의 행동 패턴을 잘 모르는 사람에겐 이런 수법으로 자기 잘못을 가려버립니다


애가 소심하구 겁이 많아 완전 양아치 짓도 못하면서 제 뒷통수를 치네요

저랑 남편이랑 아이 공부 봐주다가
없는 형편에 초5부터 과외 시키고 그랬지만
중2 때 간 학원에선 깜짝 놀라요 기초가 하나도 없다구요  

2년 터울 둘째는 오빠 너무한다 투덜거리더니
딱 2년 빨리 따라합니다

그래도 얜 오리지날 여우라 고등학교 들어가더니 학교는 얌전히 다닙니다

  
힘들어요

**네 집이죠? 하는 전화만 받으면 심장이 덜컹합니다
또 무슨 일일까..

애아빤 자기가 할테니 작은애들이나 잘 키우라 합니다만..
애아빤 바깥일이 많고
하루종일 생활을 같이 하는 건 저이고 전화 받는 것도 저이기 때문에
아이는 이 틈을 이용해 또 거짓말하거나 둘러쳐서 별 효과 없어요

이젠 지칩니다

빨랑 결혼해 분가했음 좋겠다 생각하다가도
고이 기른 딸아이 신세 망칠까봐 기냥 내 대에서 끝낼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얜 연애 스탈이지 결혼 스탈은... 지금으로선 미덥잖습니다

자기도 의심이 많구 사람을 들볶아 결혼 못 할 거 같다 그러구
자기 닮은 아이 날까봐 못 낳겠다
낳아도 엄마처럼 잘 기를 자신 없다 , 대신 길러달라 그런 말 하길래
어이없어 했습니다

에효.. 만사가 다 귀찮네요
그동안 쏟은 정성은 대체 뭘까요
남은 건 망가진 몸뿐인데 ..
IP : 220.76.xxx.115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선물
    '07.3.29 10:43 PM (222.120.xxx.31)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 마세요.
    자녀들에게 부모의'사랑'이 약입니다. 신앙을 가지시는 것도 좋을 듯하구요.

  • 2. 에구
    '07.3.29 10:49 PM (222.101.xxx.43)

    에구..아드님이 좀 자유분방한 성격인거같아요.
    사람자체가 나쁜건 아닌거같구요. 제가볼땐 그리 걱정안하셔도 될듯해요.
    다른집아이들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뿐 아주 모범생이 아닌이상 비슷하거든요.
    저도 고3때 9시에 일어나서 학교갔어요.
    1교시가 9시 20분엔가 시작하는데 9시가 넘으면 선도들이 수업준비하러 싹 들어가거든요.
    9시 10분쯤 가면 교문엔 아무도 없고 교실로 들어가면 딱 1교시에 맞출수 있거든요.
    그게 잘하는 행동은 아니지만 아드님도 아마 비슷한 생각으로 수업에만 충실하면
    내시간 내가 조정해서 사용하는것뿐 이라는 생각이 있는거같아요.
    너무 마음쓰지마시구요
    대학가면 고쳐질거에요 군대다녀오면 철도 들거구요.
    지금 결혼해서 아이를 길러달라 말라 하는것도 너무 귀담아듣지마세요
    서른넘어 결혼할때되면 또 달라질거에요.
    엄마처럼 잘 기를자신없다는것도 달리생각하면 엄마의 훈육법을 존경한다는 말이될수도 있구요.
    대학가서 배낭여행같은거라도 다녀오면 집의 소중함을 느끼고 철 많이 들거에요
    요즘아이들 대학가서도 철 안드는아이도 많아요

    참 그리고
    엄마가 안깨워줘서 늦게왔다는 핑계도..
    나쁜의도는 아닐거에요. 선생님께 혼나지않으려는 일종의 잔머리인거같아요
    엄마뒷통수 치는거 아닐거구요
    저는 멀쩡히 살아계신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학교에 지각한핑계댄적도 있네요

  • 3. 아이에 대한
    '07.3.29 11:13 PM (74.103.xxx.134)

    엄마의 맘은 다 똑같은 게 아닐까 합니다.

    저도 고등학교 남자아이를 기르는 엄마인데요,
    제 아이도 참 자유분방한 아이라 고민이 되는 경우이죠.
    학업도 성취해야 하고 앞으로 자기 앞가림도 하면서 살아야 하니까요.

    말씀하신 것을 죽 읽어보니까, 아이가 학습에 약간의 문제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시기를 약간은 놓쳤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많은 아이들이 특히 남자아이들이 이러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더라구요.
    이유는 아주 다양하구요.

    위의 글을 '한국청소년상담원' 사이트에 가셔서 '상담글'로 한 번 올려보시구요,
    지역마다 청소년상담소가 있거든요. 그곳에 전화해보시고(한국청소년상담원사이트에 전화번호있음)
    상담 한 번 받아보시면 정말!!! 효과가 있을겁니다.

    아이의 모습을 보고 엄마가 하루에 열두번도 더 무너지는 경험,
    저도 해봐서 잘 압니다.
    하지만, 저도 상담 받고 참 마음이 편해지고 아이도 너무 좋아진 경우예요.
    아이를 완전히 새롭게 바꾼다...이런 것이 아니라,
    아이의 모습 그 자체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아이도 근면성을 기르고 이전의 습관을 바꾸어 나가려고
    노력하는, 그런 모습, 가능합니다!

    꼭! 꼭! 아이를 포기하지 마시고, 미워도 하지 마시구요,
    독립된 한 개인으로 사회에 발을 내딛을 수 있도록
    힘을 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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