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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 손질 어려워요...
갈치손질 후 속을 진정시키지 못해 글을 씁니다.
저희 부모님은 생선을 드시는데에는 전문가 수준이셨습니다.
각종 생선류 해물류를 섭렵하시는데다가, 아시죠, 생선좋아하시는 분들은 정말 알뜰하게 드십니다.
눈알, 내장까지 모두.
저희 부모님은 생선눈이랑 내장을 서로 양보하시며 드십니다. 좋은거니까 당신드세요. 아냐 당신이 먼저야...하면서.
그런 부모님 밑에서 자라 저도 생선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약간 비린류의 생선도 잘 먹어왔으니)
결혼을 하고 보니 신랑이 생선을 안먹습니다.
탕류는 전혀 안먹고 오로지 먹는것은 갈치구이와 꽁치구이 뿐입니다.
갈치는 너무 비싸서...주로 저는 마트에서 손질된 꽁치를 사와서 먹습니다.
그래봤자 결혼 2년간 딱 3번 먹었을겁니다.
꽁치는 잘 손질이 안되어 있는 경우도 있는데, 전 꼭 머리가 다듬어져 있지 않으면 안샀습니다. 그냥..귀찮아서요.
오늘 시부모님께서 갈치를 보내주셨는데....
'야생'인 상태였습니다. 흑흑.
오랜만에 만나는 갈치라 맛있게 구워서 신랑을 주고 싶은 맘 굴뚝인지라
토막토막 호일에 싸서 냉동실에 넣었는데
그 과정에서 저 정말 울 뻔 했습니다. 통째로 내다 버리고 싶었습니다.
내장들이 튀어나오는 겁니다. 으앙.
그런데 왜 그때 영화 '괴물'이 생각나는 걸까요.
그리고 송강호가 병원에서 따먹던 그 골뱅이 캔도 생각 납니다.(생선 좋아하시는 분들껜 죄송합니다.)
사실 이렇게 야생으로 된 것은 우리 시어머님 스타일이 아닙니다.
우리 시어머님은 한마디로 '쉽고 폼나는'것을 선호하십니다.
정말 우아하기 이를데 없는 사모님이시지요...엄마라면 모든 궂은일을 마다않는 그런 스타일 절대 아니십니다...
어쩌면 너무나 야생상태라서 저에게 주셨는지도 모릅니다.
일단 냉동실에 넣긴 했는데
저는 도저히 못먹을것 같습니다.
반성합니다.
입만 살았나봅니다. 저는 생선을 먹을 자격이 없는 사람인가봅니다.
맛은 있는데 손질은 영...흑. 나이가 들면 괜찮아질까요?
1. ..
'07.2.16 3:11 AM (220.76.xxx.115)딴지 거는 거 아니구요
옛날 생각이 나서 자려다 로긴 했어요
전 입덧 엄청 심했거든요
나중엔 하도 토해서 위에서 피도 나오고 목에서도 나오고..
속이 엉망이 되어 소금간이나 간장간으로 살짝 한 거 외엔 넘기질 못했는데요
입덧이라곤 듣도 보도 못했다는 시엄니랑 사는데요
거의 매 끼니를 생선 고기 드시는거예요
식성이야 집마다 다르니 뭐라할 수 없지만요
절 대 맛 없어진다며 생물로 사온 생선 고기를 꼭 냉장 보관 하세요
그 말은 맞거든요
그럼 양을 적당히 사오면 되는데
손이 커서 어떤 땐 며칠씩 신선실에 두곤 했어요
아무리 싱싱해도 이틀 지나면 어찌 되는지 아시죠?
주로 드시는 건 고등어 갈치 꽁치 ..
한 번은 고등어 손질하는데요
(참고로 저 어릴 적 옆에 놓인 걸레 좀 달라는 친정 엄마 말에
코 막고 얼굴 찌푸리며 못 만질 거 만지는 거 마냥 손 끝으로 살 짝 집어 던져줬다며
두고 두고 친정엄마가 놀릴 정도로 비위 약하고 깔끔 떨거든요)
신선실에 며칠 있던 생물 고등어 어떤지 아시지요?
워낙 싱싱한 걸 사오셔서 상했다거나 살이 물컹거리는 느낌은 없지만
바닥엔 검붉은 피가 고여 있고
부옇게 흐믈거리는 눈동자는 절 어찌 하실건가요 하는 표정으로 절 쳐다보고 있더라구요
게다가 비린내..
시어머니한테 남들 다하는 임신으로 유난 떤다는 말 듣기 싫어
코로 숨 안 쉬고 - 입으로도 못 쉬겠더라구요 -
입 꽉 다물고 후다닥 씻는데요
저 속으로 친정 엄마 생각하며 울었습니다
삼계탕 끓일 닭 손질하며
- 텅빈 뱃속에 손 넣고 남은 내장 싹싹 긁어내구 껍질 벗겨내는데 그냥 정신 놓고 했습니다 -
또 울 엄마 생각하구요
생선이랑 고기 싫어하는 울 엄마
남편이랑 자식 먹인다며 당신 드시지도 않을 거 싫어하는 거
일일이 손질해가며 상에 올려주었던 울 엄마
난 못난 자존심 땜에 이 앙다물고 손질하지만
엄마는 ..
울 엄마도 외할머니네선 공주였는데..
그렇게 긴 세월을 조금씩 조금씩 자신을 버리고 엄마로 살아줬던 엄마
내가 왜 그렇게 살았나 싶었던 시절에요
참 엄마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많이 느꼈거든요
지금은 남편이 생선 손질 자주 해주고 바로바로 해먹을 양만 사오지만요
가끔 고등어의 눈이 생각나요2. 가위로
'07.2.16 3:42 AM (58.141.xxx.212)하심되요...
저두 생선손질 어려워서 쉽게 못 사먹었는데요..요즘도 그래요....ㅡ.ㅡ;
그래도 갈치는 쉬운편인뎅...
대부분 생선가게에서 살때 손질해 달라고 하시는건 아실테고...
그렇게 야생으로 왔으면 양손에 일회용 비닐장갑 끼고 가위들고 지느러미랑 머리 꼬리는 싹뚝~ 잘~가~
토막치면 비늘벗기기 힘드므로 기~~~인 상태에서 가위를 최대한 벌린후 가위날로 표면의 은색 비늘을 삭삭 긁어줍니다
다음 먹기좋은 크기로 토막냅니다 이때 삐져나오는 내장들은 제거합니다
물론 걍 드시는 분들도 계시긴합니다만 그건 취향에 따라 다르므로...
하루이틀정도는 소금뿌려서 냉장실에 둬도 됩니다
그게 훨씬 맛있습니다 걍 구워먹던지 조려먹던지...
사흘후로는 냉동실로...호일보다는 투명 비닐봉지에.. 왜냐하면 호일은 벗겨버리면 그만이지만 비닐봉지는 씻어서 혹은 걍 음식물 쓰레기 우선 담아두는 봉지로라도 쓸수 있으므로...씻어서 쓰면 다시 생선 넣는걸로 밖에 못쓰긴하지만 그래도 그게 어딘지...ㅋㅋㅋ
이렇게 구구절절 써도 아직도 생선알과 내장을 구분을 못해 생선 속에서 나오면 일단 다 버려버리고 보는 아짐입니다요...3. plumtea
'07.2.16 7:02 AM (219.251.xxx.125)저도 할 줄 몰랐는데 새끼가 뭔지...저희 애들이 생선 킬러라 매일 매 끼니 생선구이 하는지라 저도 이제 다듬게 되네요.^^
마트서 주로 손질된 애들을 구입하곤 하지만 가끔 시엄니께서 재래시장에서 사다주시면 시장 도마 더럽다고 집에서 손질한다고 그냥 가져오시거든요. 얼마 전에는 참조기를 7만원어치나...ㅠ.ㅠ 제가 너무 많아 난감해하니 시부모님께서 한 분은 지느러미 한 분은 비늘 이렇게 맡아 정리해 주셨어요^^
그래도 갈치면 그나마 손질이 편한 녀석 아닌가 싶어요. 위에님 말씀대로면 딱 정답이지 싶은데요.
그리고 저는 내장 안 먹어서 무조건 버리는데요 나무 젓가락 같은 녀석으로 밀어내면 쏙 빠져 버리더라구요. 같이 얼리지 마시고 아예 손질할 때 빼세요.
저는 보관은요....락앤락에 물빠짐 받침 있는 녀석에 한 줄씩 깔고 종이 호일 잘라서 한 켜 깔고 또 위에 깔고 그런 방법을 써요. 얼었던 녀석 한 토막씩 꺼내려면 일단 서로 안 붙게 잘 둬야 하구요.4. 동심초
'07.2.16 10:00 AM (121.145.xxx.179)부산 자갈치 시장에 가면 싱싱한 생선을 2-3만원어치 사면 거의 10일 정도 반찬걱정 없이 지낼수 있습니다 문제는 전부 집에서 손질해야 하는거지요
다행이 저는 어릴때 부터 부엌에서 반찬 만드는거 거들면서 자라서인지 다듬는거 그다지 거부감 없답니다 . 자꾸 손질하다 보면 요령도 생기고 힘들지 않습니다
우리 앞집 새댁에게 이면수 싱싱한 놈 몇마리 줬더니 손질을 못한다고 해서 손질해서 갖다 줬네요 ^^
닭은 물론이고 살아있는 미꾸라지를 손질하는거 장난 아니지요 ^^ 너무 겁 줬나요
세월이 흐르면 고수가 되어 갈겁니다. 원글님 화이팅 ~5. 원글이
'07.2.16 11:26 AM (59.16.xxx.84)말씀 감사합니다...
그런데 답글 읽다보니 생각났어요.
비늘을 안벗긴것 같아요.
바보바보바보...6. ㅎㅎ
'07.2.16 8:59 PM (125.137.xxx.39)결혼15년쨰인데 저도 신혼떄는 특히 고등어(생물일떄) 대가리따다보면 피가 툭 튀고 냄새나고 기함을 했지여 그러나 지금은 잘해여 미꾸라지도 손으로 주물락주물락하며 추어탕도 잘끓인답니다^^
7. 전
'07.2.20 2:44 PM (121.141.xxx.113)낙지를 못 만집니다. 낙지 사다 손질못해 하염없이 쳐다보니 초등학교 꼬맹이 안되 보였나 봅니다
가위로 척척 자르더군요.. 참고로 저 낙지 못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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