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유치원교사의 아이들이 유치원에 온다는 글을 읽고.

유치원에서 조회수 : 1,420
작성일 : 2007-01-20 06:03:36


어제 글을 읽다가 유치원에서 유치원 담임의 큰 아이가 아이를 때린다는 분의 글을 읽고.
문득 옛생각이 나서 글을 올립니다.
토를 달려는 것도 아니고, 그저 저의 옛 이야기에요...^^



전에 유치원에서 잠시 아르바이트 비슷한 거 할때
주임선생님이(3세반 담임 선생님이셨던) 자기집 아이 학교 끝나면 오게 했었어요.
물론 방학이나 아이들이 학교 쉬는날 소소한 행사 (소풍이나 과학놀이, 학예회같은) 참석도 함께 하구요.
그 선생님의 남편 되시는 분이 배 타시는 분이었고,
집이 상당히 외진곳에 있어서 학원도 주변에 없었거든요.
초등학교 2학년인 딸애 집에 혼자 있어야 했고 막내는 저희반(7세반) 아이였거든요.
처음엔 저도 너무 부담스러웠어요. 주임선생님 아이가 저희반 아이라는 것이요..


근데 그 선생님 정규시간에는 자기 아이한테 눈길도 안줬어요.
자기 아이라고 절대 챙기고 하는거 없으시구요.
오히려 아이가 심하게 개구지게 굴거나, 다른 아이들 상처주거나 싸우면 굉장히 엄하게 혼을 내셨거든요.
게다가 큰애는 행사때 같은 때 왔어도 해가 되는일 없었어요.
오히려 보조교사 역할 너무 잘해서 정말 예뻐했었는데
초등학교 2학년인데도 어찌 그렇게 예의바르고 의젓하고 책임감 있던지....
정말 빈말이 아니라 도움이 되는 일이 많았어요. 눈치도 재 빠르고.
제가 원장선생님이라면, 정말 일당이라도 주겠다 싶은 정도였어요.
그런 고마운 마음이야, 조그마한 선물로 대신했었지만요.


어느날인가는 그 선생님 아이가 다른 아이하고 싸웠는데,
잘못은 상대편이 했어도 상대편 아이의 얼굴에 상처가 났거든요.
그런데 선생님이 어찌나 아이를 엄하게 혼을 내시던지. 아이가 굉장히 풀이 죽었었어요.
물론 아이가 보는 앞에서 그 분 어머니께 사죄(의미 그대로 '사죄'인) 몇번이나 드렸구요.
나중에 수업 끝나구요. 어쩌다가 교무실 뒤 자료실 같은 곳에서,
아까 싸운 이야기 하시면서 조곤조곤 위로도 해주시고,
어떤 점은 널 이해할 수도 있지만 폭력은 안된다..라면서
따뜻하게 말씀하시는걸 보게 되었는데 아이가 엄마랑 포옹하면서 울더라구요.
그거 보면서 오히려 선생님을 엄마로 둔 아이가 어찌나 가엽게 느껴지던지
그리고 의젓하고 얌전하게 원생활 잘하던 아이가 어찌나 예쁘던지.
(지금에 와서야 다른 아이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애정이 좀 더 갔었어요...)


회식같은 선생님들끼리의 자리에서도 아이들과 함께 했었지만,
아이들이 있다는 생각조차 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음식 얌전하게 먹고, 주임 선생님이야 그런 자리에서는 아이들에 대한 사랑의 표현을
거리낌 없이 하셨지만 아이들이 그렇다고 어리광을 부리는 일은 없었거든요.
그런거 볼때마다 선생님이 정말 아이들 교육 잘 하셨구나, 하고 생각 많이 했었는데...
그리고 다른 아이들 같으면 유치원 와서 놀이할때도 수업할때도
거리낌 없이 다른 아이들과 부대낄 것을 엄마가 선생님이어서
더 처신을 얌전히 해야 한다는 스트레스 때문에 힘들겠다 생각했어요.


그 글을 보니까 그 아이들 생각이 많이 나더라구요.
유치원 교사도 맞벌이라면, 아이들 맡길데가 없을 수 있죠.
유치원 교사의 아이가 어리다면 엄마의 직장 환경이 아이 맡기기에 천국일 수도 있어요.
엄마가 유치원 교사라면 엄마와 아이 모두 편할 수 있을 거에요.
하지만 그 글을 읽다보니까 선생님 아들이라고 놀러와서 다른 아이들에게 무력행사하고,
자기들 마음대로 원 내를 활보하고 다니는 것이 아이들이 잘못이 아니라
그 선생님들이 아주 무례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사람들에게는 당연히 항의를 해 주셔야 옳다는 생각도 들구요.


그 아이들 생각하면서 훈훈한 맘에 횡설수설 했네요.




IP : 211.203.xxx.80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편견
    '07.1.20 8:05 AM (219.255.xxx.53)

    저희도 초등1학년 담임선생님 아이가 같은 반은 아니지만
    학교끝나면 반으로 와요.
    같은 아파트에 살아서 더욱 자주 보는데
    집에 놀러와서 하는거 보면
    예의바르고 동생잘챙기고
    다른아이보다 훨 나요.
    편견으로 본 제가 미안할때가 있어요.

  • 2. 사람나름이지요.
    '07.1.20 9:27 AM (61.38.xxx.69)

    우리 라인에 아이 예전 담임 선생님 사는데요.
    아이들 예절 바르고 착해요.
    그런데 선생님도 참 좋으셨거든요.
    저는 사람나름이라고 생각해요.
    어디서든 몰상식한 사람들은 있겠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0783 급질-잠원역 부근에서 벽지 사려는데 다양한곳 어디로 가야할까요? 1 벽지 2007/01/20 108
100782 눈꽃 열차 여행 다녀 오신 분 있으신가요? 3 유틸리티 2007/01/20 698
100781 의대에 대해 질문 드려요 8 ** 2007/01/20 1,240
100780 어머니가 쓰시던 물건 9 그리움 2007/01/20 1,127
100779 해석좀 해주세요 3 해석 2007/01/20 218
100778 암 환자 간호및 치료 5 육종암? 2007/01/20 748
100777 82에 국제결혼하신분들 계세요? 9 국제결혼 2007/01/20 1,622
100776 sbs에서 방영된 분당의 짬뽕집 2 짬뽕 2007/01/20 1,497
100775 찰호떡믹스로 짝퉁 시나몬롤 만들기 2 호호 2007/01/20 753
100774 급질) 백화점 매대에 판매하는 바지 수선가능? 4 백화점 2007/01/20 481
100773 마인 코트를 염색할 수 있나요 ? 2 염색 2007/01/20 617
100772 (질문)세탁기를 옮겨 설치하려는데요...비용이 얼마쯤... 꼭 알려주세요~ 2 질문 2007/01/20 496
100771 울렁울렁 1 .... 2007/01/20 430
100770 유치원교사의 아이들이 유치원에 온다는 글을 읽고. 2 유치원에서 2007/01/20 1,420
100769 백일된 아이 머리밀기 13 현빈맘 2007/01/20 724
100768 남편이 창원으로 발령날것 같다 하는데... 11 창원.. 2007/01/20 1,149
100767 색조화장품 다 쓰려면 오래 걸리지 않나요? 8 유통기한 2007/01/20 973
100766 아이들 새책 들이는 시기가 언제인가여? 2 2007/01/20 352
100765 이게 우울증인지... 4 우울증 2007/01/20 990
100764 4개월된 아기를 안다가 애기허리가 뒤로 젖혀졌는데여~ 3 ㅠㅠ 2007/01/20 993
100763 숭실대 가는길 알려주세요. 2 볼일 2007/01/20 524
100762 수영으로 살안빠진다고 말씀하시는 분들... 10 수영조아 2007/01/20 1,850
100761 충북대 합격가능한가요? 3 합격 2007/01/20 842
100760 아파트 담보대출후 추가대출 2 대출 2007/01/20 499
100759 지 현우만 보면 8 >.&.. 2007/01/20 1,673
100758 남편의 옛날 버릇. 2 우울.. 2007/01/20 1,112
100757 초등 5학년인데 .... 5 유학맘 2007/01/20 641
100756 저 TV나온거 보셨나요? 10 자야 2007/01/20 2,005
100755 펀드가 뭔지 간단명료하게 가르쳐주세요. 4 아직도 몰라.. 2007/01/20 606
100754 데자뷰는 왜 생기는 걸까요,,, 4 ㅠㅠ 2007/01/20 1,2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