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도마가 무겁다고 느끼다
내가 시집가던 날, 엄마는 내게 좋은 도마라고 이것을 사주셨다.
그렇게 사주신 몇가지를 시집온지 15년이 넘도록 정말이지 아끼며
아끼며 잘 쓰고 있다. 손이 여무지지는 않지만 아마도 곱게 물건을
쓰는 탓이라 생각한다.
며칠 전 부터 도마가 무겁다고 생각을 한다.
" 아들아~ 나 좀 도와줄래? "
" 뭐요~? 도마 가져다 놓아요?"
아들을 요즘들어 이같이 부르면 씽크대 앞에 있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큰 애가 하는 말이다.
" 그래~ 니가 힘이 세잖니~ "
돌아가시기 전 어느 날인가 아버지가 옷이 무겁다고 하셨다.
그래서 정말 아주 가볍고 얇은 옷을 걸치시곤 하셨다.
그리곤 곧이어 수저가 무겁다고 하셨다.
먹고 사는 것이 달린 시점에서 느껴지는 수저의 무게감...
그래서 나는 아직도 죽어가는 길에 제일로 무겁게 느껴지는 것이
아마도 수저일게라고 생각을 한다.
무겁다.
내가 두텁게 껴입은 파카의 옷 무게가 무겁다고 느껴진다.
아침마다 요리하며 이 도마는 왜 이리도 무거운 것일까 하고...
아마도 지금, 내 삶의 무게가 무거운가보다.
이 겨울의 둔탁한 색이 너무도 무겁다.
1. ..
'06.12.5 9:43 PM (211.59.xxx.58)너무나도 공감이 갑니다.
옷도 무겁고, 가방도 무겁고 어느날 부터인가 쓰던 칼자루도 무겁고.
마음이 무겁네요.2. ..
'06.12.5 9:53 PM (59.20.xxx.132)울 할머니, 들고 다니기 무겁다고 누가 아무리 좋은 가방 줘도 안 드시더라구요.
옷도 겨울에도 늘 가벼운 스웨터만 입으시고.
이제는 엄마가 칼이 무겁답니다.
작년부터 쌍둥이칼 이십년 넘게 쓰던것 놓고 싸고 가벼운거 쓰시네요...
이렇게 나이가 드시나봐요.3. 글
'06.12.5 9:58 PM (221.147.xxx.185)참 잘 쓰시네요
4. ....
'06.12.5 9:58 PM (211.244.xxx.236)저는 옷들이 항상 무겁게 느껴집니다..
아직 무게를 느낄 나이는 아니건만..--;
어깨가 좁아서 그럴까요??
옷이 무거운 걸까요??
여튼 겨울만되면 무거운 코트며 이거저거 입기 싫어집니다..5. 이젠
'06.12.5 10:02 PM (124.59.xxx.25)비싸고 좋대도 무거운 가방은 싫어요ㅠ.ㅠ
어깨가 너무 싫어해서요
옷도 신발도 무거운것이 버거운 나이가 돼버렸나봐요6. 수저도 무겁던데..
'06.12.5 10:09 PM (58.226.xxx.39)전 30대 초반부터 무거운거 너무 싫었답니다.
이제 생각해 보니 그래서 결혼을 한 듯도 싶고... 암튼 결혼 후, 무거운 건 더 이상 내차지가 아닙랍니다.
내 짝지는 두 배로 무거우려나...7. .
'06.12.5 10:14 PM (59.186.xxx.80)저는 목걸이가 무겁다고 느껴집니다.
악세사리를 좋아해서..
독특한 취향의 목걸이들이 많은데..
어느 순간부터 좀 큰걸 하고 외출하면 어깨랑 등가지 다 아픕니다...8. 이해력 떨어지는
'06.12.5 10:15 PM (220.75.xxx.236)전, 친정 아버지가 돌아가시기전에 그러셨다 하여서
원글님께서 무슨 중병 걸린줄 알았네요..
뒷부분은 좀 아닌듯 했지만..9. ^^
'06.12.6 1:06 AM (219.241.xxx.103)원글입니다.
작업을 끝내고 다시 들어와 보니 고맙게도 이렇게 긴 댓글을,,, 감사드려요.
제 나이 이제 몇 일 지나면 43이군요...ㅜㅜ 아함~~~
왜 요즘들어 무겁게 느껴지는 것이 많은지,,,
윗글 넣어주신 분들의 말씀대로 울 친정 엄마께 가방도 옷도 그렇게 무겁다는
죄목으로 얻어 갖는 명품들이 있습니다. 이 곳 충청도는 많은 가뭄 끝에 해도
안나고 비에 눈에 칙칙합니다. 그래도 어깨에 힘 한 번 넣고^^ 아싸아~~~!
좋은 밤 되세요...10. 진짜..
'06.12.6 8:07 AM (219.252.xxx.112)짧은 글이지만 잘 쓰시네요...소설의 한토막 읽는 줄 알았음..^ ^*
11. 00
'06.12.6 10:47 AM (218.237.xxx.45)잠시 눈시울이... ㅠ.ㅜ
12. 저...
'06.12.6 3:33 PM (86.101.xxx.157)10년째 투병중입니다.
인생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그저 지쳐가는 중.
얼마전부터 수저 든 팔이 버겁다구 생각되더군요.
눈물이 똑 떨어집니다. 님 글을 읽으니...13. ..안양댁^^..
'06.12.6 6:37 PM (219.248.xxx.14)힘들겠지만 모두들 힘 내세요....저님....울지 마세요 ,우시면 더 힘 드실까봐.....
14. 저...님
'06.12.7 9:22 PM (219.241.xxx.103)어깨를 포근히 안아드려요.
힘내세요. 지쳐가는 님의 하루하루에
늘 행복함 깃드시라 빌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