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상처 안 주고 거절하기는 어렵겠지요
정말 오만 군데를 다 붙어다녔죠.
한 명이 졸업하자마자 결혼했는데, 그 때도 나머지 셋이 얼마나 나서서 도와줬는지 몰라요.
언제까지나 친할 줄 알았는데, 어쩔 수 없이 그 아이와는 멀어지게 되더군요.
우리 셋은 회사는 달라도 다 직장인이니 시간대도 비슷하고, 관심사도 고만고만하고.
하지만 그 친구는 시간 내기도 어렵고 만나도 화제가 달라서 어색했어요. 맨날 시댁 불평에 남편 자랑.
들어보니 시댁이 너무하긴 하지만 맞장구도 한 두 번이지, 솔직히 저희들은 공감하기가 쉽지 않았답니다. 그러다 애까지 생기고 보니 더 바쁜 듯 해서 자연스럽게 안 만나게 되었지요.
나머지 셋은 서른이 넘은 지금도 한 달에 한 번씩은 꼭 만납니다.
어쩌다 보니 셋 다 결혼은 커녕 남자도 없고;;;
그렇다고 멋진 커리어 우먼도 아니고, 그냥 돈 때문에 못 그만두는 평범한 직장인이지요. 월급이 많은 건 아니지만요. 하지만 직장 생활이 제법 되다 보니 혼자 살기에는 그럭저럭 쪼들리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올해 부터는, 모임에 변화를 좀 주기로 했어요.
빼도 박도 못하는 삼십대도 되었고(31세까지는 만나이로 우기기도 했지요-_-;;;) 삼겹살에 소주는 이제 그만,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멋진 데서 분위기 좀 잡아보자구요. 일종의 곗돈을 걷어 근사한 데서 식사하고, 남은 돈을 모아서 6개월에 한 번 사치품;;;을 사기로 했어요. 그러니까 개인으로는 일년 육 개월에 하나씩 좋은 가방이나 구두 같은게 생기는 거지요.
그런데, 우연히 결혼한 아이하고 연락이 되었습니다. 오랜만이라 반가워서 덜컥 나오라고 했지요. 아;;;그런데;;; 저희는 말쑥하게들 차려입고들 나왔는데, 그 아이는 후줄근... 그 자체였습니다. 그냥 동네에서 시장가는 차림으로 나온 거지요.
네. 저희도 그리 세련된 사람들은 아닙니다. 평소 하고 다니는 거, 유행에 민감한 젊은 아가씨들이 보면 촌스러운 아줌마들이라고 생각할 거에요. 그래서 더 차려입은 겁니다. 한 달에 하루라도 고단한 현실에서 벗어나 보려고 평소에 발 아파서 못 신는 8센티 힐을 신고 나갑니다. 툭하면 자기 가랑이나 긁는 부장이나 스물 예닐곱에 서른 넘은 저한테 미스 김이라고 부르는 과장 새끼(사장 친척입니다)한테 받는 스트레스를 하루라도 잊어버려 보려구요.
그 아이, 우리가 예약해 놓은 식당에서 계속 불평만 하더군요. 이런 데 돈 아깝게 왜 왔냐구. 차라리 이 돈으로 갈비를 뜯거나 회를 먹었으면 실속있다고. 가방 얘기에 펄펄 뜁니다. 너희처럼 사치하는 애들 때문에 여자들이 싸잡아 욕먹는다고요.
하지만 저희, 한 달에 십만원 씩 스스로를 위해 '낭비'해도 괜찮지 않나요?
저희 셋의 의견은 뭐,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전해야할지 모르겠어요. 그 아이를 흉보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저희가 결혼해서 애 키우는 처지라면 똑같겠지요. 기껏 번돈으로 와인이나 마시고 가방이나 사는 여자들 이해 못 했을 겁니다. 그렇기에 다음에는 오지 말라는 얘기를 가능하면 부드럽게하고 싶어서요. 그냥 연락을 안 해 봤거든요. 그랬더니 계속 전화가 옵니다. 할 수 없이 한 번 더 만났어요.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친구, 다음에는 애도 데리고 온답니다. 봐줄 사람 구하기도 힘들고 돈도 아깝대요. 그리고는 반드시 놀이방 있는 식당으로 예약하라는군요. 어찌해야 할지요. 한 때는 그렇게 친했던 친구인데 솔직하게는 못 말하겠어요.
가슴만 답답합니다.
1. 저도
'06.11.17 4:52 PM (210.121.xxx.47)몇십년 된 친구 중에 안 보는 사람 있어요. 원글님과 상황 거의 똑같아요. 그냥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됐어요. 생각이 달라서.
계속 전화 오면 계속 요즘 다들 바빠서 잘 못 본다, 언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씀하시고 끊으세요. 그리고 따로 만나시면 돼요.2. 빨강머리앤
'06.11.17 4:55 PM (125.180.xxx.181)그 모임의 취지를 잘 설명하고..
너도 애기땜에 스트레스 받고 그러니 우리랑 하루 즐기자고 하시고..
그친구 다음 모임에 나와서 계속 투덜댄다 하시면
세분이 자꾸 그 취지를 들먹거리며....
지속적으로 세뇌 시키시는수 밖에요..
본인이 그러다가 그분위기가 맘에 안들면 모임에 안나오시던지
아님 친구들에게 맞추게 될꺼같아요..
아직 애기가 어려서 그렇지 친구분도 아이가 좀크면 친구분들처럼
그런 여유 즐기고 싶어하실꺼예요.
직접적으로 대놓고 얘기하면 친구와 멀어질수있을꺼같아요3. .....
'06.11.17 4:59 PM (210.94.xxx.51)마음이 갑갑하시겠어요..
저도 비슷한 경험 있는데, 몰래 만나는게 최상책이에요. 양심에 가책은 되지만.
대신 잘 둘러대셔야 해요. 이미 매달 만나는 걸 그 친구가 알고 계시죠? 그러니,,
'이번달엔 주말마다 다들 결혼식이니 소개팅이니 출장이니 뭐니 일이 있어서 스케줄 못 맞춰서 못 만난다' 이런식으로요.
만에하나, 그친구가 눈치채고 혹시 나몰래 만나는거 아니냐고 길길이 뛰어도 딱 잡아떼셔야 합니다.
이것도 참 마음고생예요..
절대 절대 친구에겐 얘기하지 마세요. 대부분의 인간갈등에 있어선 솔직함이 최상책이긴 하지만
시댁문제 중 몇몇 경우나 이런건, 그냥 당사자가 알지 못하게 알아서 해결하는게 젤 좋아요..
당사자에게 직접 말할경우 그 사람이 마음의 상처는 정말 상상외로 크거든요. 그러니,,
친구에게 직접적으로는 절대로 말하지 마세요..4. 저도
'06.11.17 5:02 PM (211.212.xxx.209)직접적으로 말하지 않는 게 나을 것 같아요.
그리고 몰래 만나기......5. 저흰
'06.11.17 5:02 PM (61.84.xxx.17)대학동기 셋중..
먼저 결혼한 한친구.. 그렇게 연락이 뜸해지다가
작년에 제가 결혼하면서 또 결혼한친구랑 통화가 잦아요..
전 결혼/육아/직장 병행하는지라 얼추 이친구 저친구 대화가 되요..
공통된 관심사가 있으면 좋을텐데.. 그게 또 그렇죠..6. ..
'06.11.17 5:54 PM (211.61.xxx.64)어유~ 딱 제 친구 얘기 같네요. 결혼하고 나더니 온통 자기 시간에 맞춥니다. 세상에서 젤 바쁘고 만나기 힘든 분이죠. -_- 밥먹다말구 신랑 보고 싶다고 수저 놓고 확 일어서는데 밥그릇 날리고 싶었어요. 대화도 늘 자기 얘기. 시어머니 험담, 신랑한테 서운한거... 그러다 결론은 자랑으로. 십년넘게 만나온 좋은 친구 입니다만... 환경이 달라서 그런지 지금은 너무 서운하고 불편해요.
저도 결혼하면 이해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조금 거리를 두고 삽니다. 그냥 연락오면 적당히 얘기 들어주는 정도...7. 몰래
'06.11.17 9:08 PM (211.117.xxx.160)만나세요.
어쩔수 없잖아요.
그 친구 땜에 분위기 다 깨고 기분 잡치고..
참고로 전 그 아줌마 친구 같은 처지입니다.^^
저같으면 친구들 이해 하겠는데요?
저도 결혼 안 한 친구 좀 있어요.
음..전 원글님 보다 몇 살 많네요.^^
유학 갔다와서 직장 생활 잘 하는 친구들도 있고,
저처럼 대학 졸업도 안 하고 연애하다 결혼한 애들도 있는데요.
첨엔 같이 만나고 놀고 했는데 관심사도 다르고,대화 방향도 다르고...
결국 따로 놀아요.
결혼한 친구들은 낮에 만나 키즈 까페나 놀이방 있는 음식점으로 가서
시댁 얘기,남편 얘기,부동산 얘기 하구요,
결혼 안 한 친구들은 선본 얘기,연예인 얘기,최신 트렌드에 대한 얘길 한답니다.
그런다고 섭섭해 하면 친구 아니지요?^^8. 저희는 넷이
'06.11.18 9:25 AM (211.53.xxx.253)결혼을 했느네 그중 한친구만 전업입니다.
원글님처럼 자주는 아니지만 한번 볼때 조금 괜찮은 곳으로 합니다.
집에 있는 친구도 이해해주고 저는 오히려 집에 있는 친구에게
더 좋다고 생각됩니다. 저는 친구들 어른들 모임이면 일부러 아이는 두고 오게 합니다.
아이들 너무 이쁘지만 어른들 얘기를 집중해서 하고
즐거운 시간 갖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몇달에 한번 본인 스스로를 위한 시간이라고 취지를 잘 설명해보고
안된다면 같이 만나기는 어렵겠지요.
하지만 빙둘러 얘기하거나 일방적으로 끊기 보다는 저라면
솔직하게 얘기해주는편이 나을거 같습니다.9. 음..
'06.11.18 12:35 PM (211.195.xxx.181)솔직하게 말하면 친구분 많이 서운하지 않을까요?
아주 눈치가 없는 친구가 아니라면 한두번 피하면 다 알꺼 같은데요..
근데 한가지 덧붙이자면.. 머지 않아 상황이 역전되요..
친구분 애 다 키우고 여유 찾을때쯤.. 원글님 포함 미혼친구분들.. 늦게 결혼해 애 낳아 키우고 ..
본의 아니게 지금 궁상맞아 보이는 그 친구처럼 안되라는법 없잖아요..
앞으로 절대 안볼 친구 아니라면.. 친구분께 상처까지 줄 상황인가 싶으네요..
번호 | 제목 | 작성자 | 날짜 | 조회 |
---|---|---|---|---|
90613 | 상처 안 주고 거절하기는 어렵겠지요 9 | 고민 | 2006/11/17 | 1,130 |
90612 | 과메기 믿고 구입할곳 알려주세요^^ 5 | 과메기 | 2006/11/17 | 378 |
90611 | 왜 전...cd만 보면.. 14 | 미쳤어 정말.. | 2006/11/17 | 1,408 |
90610 | 소득이 없는데 의료보험 내야 하나요? 3 | 의료보험 | 2006/11/17 | 697 |
90609 | 남양주에서 aig보험설계사 하고 계신분 추천해 주세요 | . | 2006/11/17 | 101 |
90608 | 보령 카테킨골드 .... 2 | 예은맘 | 2006/11/17 | 358 |
90607 | 아웃백 고기 미국산인가요? 14 | 아웃백 | 2006/11/17 | 1,921 |
90606 | 미사봉헌시에 내용물을..?? 1 | 궁금 | 2006/11/17 | 359 |
90605 | 문화센터나 스포츠센터같은데서 유아발레시키는분 계세요? 3 | 미누 | 2006/11/17 | 612 |
90604 | 층간소음 피아노 소리 억제방법 도와주세요 4 | 희맘 | 2006/11/17 | 875 |
90603 | 11개월 아이 교재/교구 고민입니다. 4 | 메이루오 | 2006/11/17 | 196 |
90602 | 82쿡 회원들끼리 채팅하는 사이트가 있나요? 5 | .. | 2006/11/17 | 1,735 |
90601 | 인터넷 옮기다가 .... 6 | 너무 속상해.. | 2006/11/17 | 663 |
90600 | 요즘 초 1 아이들의 경제 관념 어떤가요? 4 | 고민 | 2006/11/17 | 460 |
90599 | 미혼인 직장인분들~ 용돈 얼마나 쓰시나요?? 7 | 짠순이 | 2006/11/17 | 946 |
90598 | 나는 왜 이런 마인드를 지녔을까? 나 문제있나?.... 3 | 나는 왜 | 2006/11/17 | 1,091 |
90597 | 남편에게 사랑을 고백하다.... 29 | 정연맘 | 2006/11/17 | 2,697 |
90596 | 변액보험이 노후보장이 확실히 될까요? 6 | 무식녀 | 2006/11/17 | 811 |
90595 | 나도 친정얘기.. 7 | 주절주절 | 2006/11/17 | 1,474 |
90594 | 세금 환급과 관련 문의드려요. 1 | 환급 | 2006/11/17 | 186 |
90593 | 당산동 무지개유치원 잘 아시는분.... 6 | 유치원 | 2006/11/17 | 897 |
90592 | 하나로통신 가디언말입니다~ | 부가서비스 | 2006/11/17 | 220 |
90591 | 얼마나 예쁘면..시동생 생일상을.. 3 | ^^ | 2006/11/17 | 1,438 |
90590 | 40대 주부에 어울릴코트메이커 3 | 레몬 | 2006/11/17 | 1,386 |
90589 | 홍삼문의 1 | 건강 | 2006/11/17 | 220 |
90588 | 은행 대출 오늘부터 불가인가요? 2 | 대출 | 2006/11/17 | 876 |
90587 | 도와주세요 개콘보러 가고 싶어요 ㅠㅠ 3 | .. | 2006/11/17 | 424 |
90586 | 길거리 판촉방송 2 | 소음 | 2006/11/17 | 237 |
90585 | 양모이불과 목화솜 이불.. 5 | 선택 | 2006/11/17 | 836 |
90584 | 시댁 결혼식 어디까지 참석하시나요? 15 | 궁금해요 | 2006/11/17 | 1,4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