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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배추이야기로 친정엄마와 또 한판..

딸노릇 조회수 : 1,383
작성일 : 2006-11-04 15:13:55
네딸중에 장녀예요.
엄마와 가장 친하고  엄마도 저한테 가장 의지하시고
그러면서도 또 친구같이 잘지내면서
또 티격태격 서로 상처도 많이 주고 받고 그래요.
엄마와 어느정도 거리유지를 잘하고 있는 동생들에비해
정말 애증섞인 관계죠.
동생들이 저랑 엄마랑 그러는것보면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요.

제가 외국에 있는데
작년에 엄마가 김장하시는걸 어린 아기 데리고 있느라
같이 있어도 딱히 도와드리질 못했어요.
옆에서 지켜보니 엄청 힘들더라고요.
특히 배추 씻고 절이고 하는것이  보통일이 아니더라구요.
매년 힘드신것은 알았지만 어쩌나 했는데
내년엔 절임배추란걸 꼭 시켜다 드려야지 했더랬어요.

올해 82에서 여기 저기 알아보고 쪽지로 추천도 받아서
나름대로 맘 둔곳이 있어요.
지금 예약주문하려다가 대강 날짜를 상의드리려고 전화를 하였죠.
해남에서 질 좋다고 평 좋은 곳에서 절임배추를 시켜드리마 기분 좋게 이야기 했더니
대뜸 옆에 계시던 이모님과 셋트로 하신단 말씀이
" 해남배추 맛없대이~" 하시는거죠.
그거 40일 배추라 무르고 맛없다라는것이었어요.
에구 멀리서 맘쓰는게 고맙다 소리를 내심 기대했는데
짜증이 확 밀려오는거있죠.
엄마랑 저랑 둘다 다혈질이고 말로 지기를 싫어해서
꼭 잘 싸워요.ㅎㅎ
갑자기 확 열이 올르면서 또 화가 나려고...
에구,..이러면 효도고 뭐고 아무것도 아닌데  이놈의 성질머리하고는...

해서
몰라 암튼 배달시킬거고 다들 좋다고하는데 왜 엄마만 그러냐
짜증까지 냈어요.
나쁜게 오면 다 갔다버리면 되쟈나
했구요.

낼모레 40인데 이 성질 머리 어쩌면 좋죠.
그래도 마무리는 더 목소리 안커지려고 무진 애썼습니다.
엄마는 당신이 알고 계신게 진리고 전부예요.
40일배추가 어쩌고 60일 배추가 어쩌고
딱히 시키지 말라는거도 아닌데 전화로 것도 외출중이시면서
연설을 하시는거죠.
아휴..친정엄마길 망정이지 전 우리 엄마가 시어머니였으면 병날것같아요.

제가 농담처럼 엄마한테 가시달린 말 하곤해요.
엄마 절대로 편안한 사람 아니다.
엄마한테 아들 없는거 다행이지
엄마같은 사람이 시어머니면 막무가네 힘들게 하는 시어머니보다
몇십배 힘들거다.
이러죠.

경우 있으시고 고지식하고
그래서 워낙 남의 입장을 먼저 배려하려하고
그렇긴 하신데 당신이 틀렸다는거 모른다는거 인정하시기 참 싫어하세요.
그런 엄마가 전 참 힘든데 저도 모르게 엄마를 닮아서 둘이 부딪히는 일이 잦아요.
정말 아무것도 아니고 사실 엄마나 저나 둘이 너무 끔찍히 서로 좋아하긴 하거든요.
근데 만나서 이야기 하다보면 자꾸 부딪혀요.
지금도 배추 이야기 암것도 아니쟈나요.
꼭 이래요.
전 잘한다고하는데 엇가면 엉뚱하게 싸우고
나중엔 화나서 울고불고도 한답니다.
이상한 모녀죠.

이번 겨울에 한국들어가서 잠시 지내다 오려고 손꼽아 기다리던 중인데요.
아 ,,또 부딪히겠구나 생각하니 가기가 다 싫어지네요.
가끔 엄마랑 부딪히고 풀고를 반복하다가 둘이 웃으면서 그래요.
엄마랑 나랑 전생에 부부였나보다고..
에구..별 이야기도 아닌데 그 이야기 하셧다고 이렇게 맘이 상해하다니
저 아직도 멀었나봐요 인간되려면요..

이 복잡한 심경을 어떻게 표현할 길이 없어요.

정말 강원도 고랭지 배추에 비해 무른가요?
60일 배추가 단단해서 김장김치로는 좋다는데 해남배추 쓰시라고 제가 우겨도 될까요?

으이그 머리까지 아파와요.
엄마한테 섭섭해서 그런가봐요.
또 섭섭하것까진 또 뭔지...
에구...
IP : 24.4.xxx.60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6.11.4 3:21 PM (211.218.xxx.178)

    해남 배추, 백일배추 라던데요

  • 2. 딸노릇
    '06.11.4 3:27 PM (24.4.xxx.60)

    그래요,그렇군요.
    다들 평이 좋으신데 좋을거라생각되요.
    해남배추는 40일배추다 믿고 계신 엄마가 요지부동이라 그렇죠.ㅜㅜ

  • 3. 배추
    '06.11.4 3:38 PM (125.143.xxx.167)

    제가 알기론 초겨울에 담그는건 전라도 배추가
    늦겨울에 담그는건 강원도 고랭지 배추가 좋다고 합니다.
    우리동네 야채파시는 아줌마가 그러시던데요.

  • 4. ㅎㅎㅎ
    '06.11.4 5:03 PM (122.100.xxx.12)

    제가 그 심정 알죠.저는 막내딸,저도 엄마와 젤로 많이 걱정하고 위해주고 하는데 진짜 별거 아닌일로 싸우고 상처나는 말하고...또 엄마는 꽁하니 가슴에 가지고 있고...난 또 그게 보기싫고...정말 애증의 관계..
    이것이 저는 중학교때부터 그랬답니다.정말 사소한걸로 서로한테 말로 안지려고 기쓰다보면 어느새 싸움이 되어있고...언제 한번은 오뎅을 볶는데 엄마는 깨끗이한다고 물행주를 꽉쫘서 남비 물기를 닦는데 전 또 그게 지저분하게 느껴져 어차피 불을 가열하면 마를텐데 그걸로 한다고 하니 이내 토라지셔서 방으로 휑하니 들어가니 전 또 엄마는 좀 어른다워야 하는데 아이같은 그 모습이 또 싫어 싸우고...
    정말 이루 말을 다 할수가 없죠.
    지금은 서로서로 조심하는 편이예요.예전보다 싸움은 많이 줄었죠.
    영원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같아요.

  • 5. ...
    '06.11.4 5:07 PM (221.148.xxx.72)

    ㅋㅋㅋ 제 얘기인줄 알았어요.
    우리 엄만 실컷 맛난 거, 무지 비싼 것 사드리고
    나오는 길이면 어김없이 "저번만 못하다"던가 "맛이없다"든가 "불친절해서 입맛이 나지않았다"
    던가해서 사 준사람 기분을 팍 상하게 하는 재주가 있으세요.
    옷을 사다드려도 마찬가지구요.
    싸우기도 엄청했구, 말씀도 드려봤지만 못고치시더라구요.
    정말 자식들 기분을 영 망치시지요.
    그래도 자식들은 효자라 어떻게든 엄마를 만족시켜드리려고 하지만
    할때마다 좌절하게 만드시네요. 우리 엄마랑 넘넘 똑같아요.
    아무래도 엄마들의 시절에는 감성지수나 상대의 정서, 기분등에 대한 배려가 없었던
    시절이라 그런 가 싶기도 해요.
    다시는 엄마한테 사드리고 기분상하지 않겠다고 맹세하지만, 그것도 타고난 건지
    인력으로 안되네요. 맨날 기분 상하면서 오늘도 엄마 가벼운 코트를 사드려야할텐데하는
    제 자신을 발견합니다.

  • 6. ...
    '06.11.5 7:31 AM (218.209.xxx.220)

    아니..울 시어머니 이야기 같습니다. 울 시엄니 뭐 사드리면 맛없어.. 이상해..
    화장품 사드리면.. --" 별로 좋아하지 않으십니다.
    ㅎㅎㅎ....

  • 7. ㅋㅋㅋ
    '06.11.5 10:05 AM (219.252.xxx.107)

    저와 제 엄마의 이야기네요..전 3남매의 장녀입니다..근데..좀더 시간이 지나고 우리 같이 나이 더 들고 그러면..좀 수그러 들어요..그날까지..화이팅!! 참..해남배추..맛있어요..작년에 저희도 엄마 힘들다고..해남배추 절인 것..사서 김장 담구었는데..무진장 잔소리 들었답니다..

  • 8. 토닥토닥
    '06.11.6 10:03 AM (211.42.xxx.233)

    울엄마 딴지의 대왕마마
    지금 배추가 얼마나 싼데
    김치 담기가 얼마나 힘든데 해서 시켰는데 정말 코드가 안맞어 맨날 악다구 쓰고 싸워요
    미치 미치 내나이 41살이여요 ㅠ.ㅠ
    김치얻어먹고 살기 정말 힘들어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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