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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가 아프면 다 엄마탓인가요..

lovejw 조회수 : 820
작성일 : 2006-02-13 22:24:40
안녕하세요.5개월된 딸을 두고 있는 결혼6년차 엄마예요.
답답한 마음에 속풀이라도 하려고 여기에까지 글을 올리게 되네요.

저희 시어른들은 기본적으로 참 좋으신 분들이세요. 며느리를 딸같이 생각한다 하시고(절대 그럴수 없다는걸 알지만^^), 결혼6년동안 크게 부딪힌 일 없이 잘 살아왔으면 이정도면 그럭저럭 괜찮은 관계를 유지하고 산다고 봐야겠죠.

남들은 서먹한 시댁과의 관계도 아기가 태어나면 좀 부드러워진다던데, 저희는 거꾸로네요.
아기낳기 전에도 저희 시댁은 좋게말하면 애정, 나쁘게 말하면 과잉 간섭이 심했어요.
아기없을땐 그냥 그러려니 참고 넘겼는데, 요즘 아기땜에 힘들어서 제가 예민해서 그런지 너무 싫네요.

서론이 길었고..

저희 딸 태어나서 일주일만에 바이러스장염으로 신생아실에 5일가량 입원했었어요.
의사선생님 말씀도 어디서 옮아서 감염됐던 그 경로가 어찌됬던 누구탓도 아니니 걱정말고..
많이들 앓고 넘어가는 흔한병이니 고치고 넘어가면 별 문제 없다 하셨죠.
의사샘 아무리 그리 말씀하셔도 태어나자마자 애 신생아중환자실에 뗴어놓는 제 심정은 정말 찢어지는것 같더라구요. 워낙 난산이어서 출산한지 일주일이 다 되어도 제대로 걷지도 못했는데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매일매일 신생아실을 오가며 모유나르고 애기보고 어찌되었던 완쾌되어서 5일만에 퇴원했네요.
문제는, 저희 시어머니와 시아버지... 물론 오랫동안 기다리던 귀한 손주가 아프니 얼마나 가슴이 아프셨겠어요. 그걸 이해 못하는건 아닌데 시아버지 한밤중에 술취해서 전화하시더니, 애 돌보는 사람이 몇인데(그당시 입주도우미 아주머니도 계셨어요) 애 하나를 못지키고 병원에 넣냐고...느이가 애비,애미자격이 있냐 소리소리를 지르시더군요. 전 걷지도 못할정도로 힘들었고 애땜에 정신적으로 우울증까지 오기 직전이었는데,,, 애들 안키워보신 양반들도 아니고, 애기들 키우면서 수도없이 병원 드나드신거 다 잊으신건지... 안그래도 만신창이인 제마음을 그리 후벼파시니.. 잊을수 없을정도로 서러웠어요.
더 웃긴건 전 시어머님또, 니가 젖물릴때 손깨끗이 안씻고, 일주일내내 목욕한번도 못했으니 걸릴만도 하다고 그러시니..
그래도 전 어른들이 손주아끼시는맘에 그런말이 튀어나올수도 있겠지 그리고 술마셨으니 더 속상하셔서 그랬겠지 하면서 꾹 참았어요. 딸래미도 건강히 퇴원했으니 되었구요..
근데 그 소리를 정말 아직까지도 하고 계세요. 얼마전에는 저희친정엄마아빠와 식사하시는데, 또 그소리를 하시는거예요. 애기 병원에 있는데 속상해서 죽는줄 알아서 내가 에미에비한테 한소리 했다구요..
그 소리 듣는 저희 엄마아빠 황당해서, 엄마가 기가막혀 하더군요. 어른이 되어 최소한 산후조리하는 며느리한테 걱정말고 니 몸조리나 잘해라, 중병도 아니고 아이가 너무 어려서 신생아실에서 치료하는것뿐이니...라는 소리느 못하냐고요...
아마 애기 대학교 들어갈때까지 이얘기는하시곘죠.

저와 제남편의 아기를 두분은 두분의 아기처럼 생각하세요. 모든지 주도적으로 하시려고 하고, 산후조리하는 두달동안 저희 시어머니 일주일에 최소3번씩 집에 오셨어요. 도우미 아주머니 왈 나중에 산후조리 못했다고 나 원망하지 말래요. ㅎㅎ 애기엄마 시어머니 때문이라고
애기 낳고서도 제가 애기를 너무 못돌본다 생각하시고(물론 초보엄마라 그렇긴 해요)기저귀를 갈면 왜 그렇게 가냐, 애기가 딸꾹질만 해도 모 어떻게 잘못한거 아니냐..

문제는...
그 이후로 저도 방어적이 되어서 애기에 대해 일체 시댁에 별 말을 안해요.
남편의 중재(?)로 시어머님시아버지는 집에 별로 오시진 않으세요.

다른사람들이 애기 키우느라 힘 많이 들지..물어보면 저희시어머님왈 우리애기는 밤에 잠 자고 순해서 그런애는 열도 키워.. 그러시는데 힘이 쫙 빠지네요. 안부전화드리면 맨날 애기 괜찮냐... 가 첫말이예요.
제가 모 애를 어떻게라도 하는 줄 아시는지...

사실 지금 저희 아가가 기관지염이 쫌 올라해요. 기침을 좀 하고, 열이 있어 병원가서 약 받아왔거든요.
제 잘못도 아닌데 저도 모르게 방어적이 되어 시댁엔 말하고 싶지가 않아요.

선배맘들.
제가 이상한건가요. 그래요. 만약 시어머님이 했던 모든말들을 우리 친정엄마가 했다면 별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을꺼예요. 그게 시댁과 친정의 차이겠죠.
애기 아프고 힘들때 일일이 이렇게 시댁에 말하지 않고 숨기는것도 참 우습고, 정말 내가 죄인같구요.

또 감기 걸렸다 하면, 어딜 데려가서 그렇다 누구한테 옮았다..한마디로 끝낼 양반도 아니니, 애 아픈것도 스트레스 받는데.. 또 다른 스트레스가 있네요..

제가 너무 소심한걸까요...
애는 약 멕여서 겨우 잠들었고 저도 온몸이 두들겨 맞은것처럼 아픈데 그것보다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더 심해요..

위로의 말좀 해주세요.=-

IP : 222.108.xxx.195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6.2.13 10:29 PM (220.124.xxx.110)

    님이 이상한거 아니에요
    저같아도 화나고 서운하고 그럴거 같아요
    당연하죠~
    친정부모님이 그런말 하면 화안나는거..그건 그렇게 말해도 님을 생각해서 하는 말이란걸 아니깐요
    그냥 무시하시구요
    담부터 또 애기 아파서 그런소리 하시면 삭히지 마시고 말씀하세요
    엄마인 저는 얼마나 맘이 아푼지 아세요!!
    라구요 ~~
    그리구 특별히 심한거 아니면 안알리시는거 속편할거 같아요

  • 2. 무시
    '06.2.13 10:32 PM (211.178.xxx.233)

    하세요.
    그리고 애들은 아프면서 큽니다.
    병원 출입 될 수 있으면 안 하고 싶으시죠?
    황금빛 똥을 누는 아기란 책과 수수팥떡이란 싸이트를 권합니다.

    아이 키우면 자유도 없고 오로지 아이 상태에 따라 기분도 몸상태도 따라가니
    내 의지가 없지요.
    그래서 우울하기도하고
    아이는 예쁘지만 내 자신이 어디 갔는지 초라해질 때가 많아요.
    옆에서 누가 니탓이란 요 딴 소리하면 금방 화 나고 분하고 서럽고 그래요.
    누구 탓도 아니예요.
    힘내구요..
    아기 잘 때 같이 좀 자던지 음악이라도 좀 듣던지해서 기분 푸세요.

  • 3. ...
    '06.2.13 10:35 PM (220.94.xxx.9)

    저랑 상황이 비슷하시네요 저도 난산에다 도와주는 사람도 없이 힘든데 순해서 이런 아기는 키우는것 같지도 않다고 말씀하시고... 아기가 원래 기관지쪽이 약했어요 그건 자연적으로 좋아지는거라고 병이 아니라고 병원에서 이야기했는데.. 한군데도 아니고 그것때문에 여러군데 다녔는데 다들 그렇게 말씀 하시더라구요 그것때문에 전 아기 잘 못 낳아서 그렇다고...제 탓인듯 말씀하시는데 억장이 무너졌습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간섭하셨고 그것때문에 울기도 많이 울었습니다 그나마 전 멀리 살아서 요즘은 아기가 아파도 아프다는 이야기 절대 안 합니다 감기 걸렸다하면 난리나거든요 그게 한귀로 듣고 흘려야지 하면서도 자식이야기라서 그런지 그런 말씀말씀 한마디가 가시처럼 박히네요 힘내세요

  • 4. ..
    '06.2.13 10:41 PM (218.52.xxx.141)

    혹시 아이가 시부모님의 첫손주인가요?
    그런 경우엔 시어른들이 당신의 손주란 사실만 생각하고 너무 덤비시지
    -내 금쪽같은 손주를 왜 아프게 하는거여????
    자식의 자식이란 그 엄연한 것을 망각하시더라고요.
    -애가 아프면 어머님보다 제 속이 더 찢어져요!!!!!
    저도 그래서 퐝당한 경험 많았는데 사람이 참으로 간사한 동물이라
    제 둘째에게 큰 아이때처럼 그렇게 관심내지는 전폭적 사랑(?)을 안주시니
    그것도 섭섭하더군요 캬캬..
    그냥 내 복이고 업이려니 하고 넘기시는게 님의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 5. 우리
    '06.2.13 11:03 PM (61.34.xxx.82)

    시부모님이 그러세요. 많이 비슷해서 님 심정이 어떤지 이해 갑니다. 저도 아이 하난데 난산이여서 우리애 태어나자마자 인큐베이터에 10일 정도 있었답니다. 저 먼저 퇴원하고(제 몸도 수술한지라 소변줄 차고 퇴원했죠) 산후조리하러 친정으로 들어 갔답니다. 시어머님도 올라 오셔서 친정집에 같이 잠깐 계셨는데 친정엄마한테 하시는 소리가 사부인 몸도 좋지 않은데 아이를 맡겨서 죄송하다는 소리 한번 하시줄 모르고 아이 얼른 퇴원시켜야지 하니 울 친정엄마 화가 많이 나셨나봐요. 마치 아이 보기 싫어서 빨리 퇴원 안 시키고 있는거 아니냐는 그런 뜻으로 받아 들이시더라구요. 그리고 어머님이 내려 가신뒤 아이 며칠뒤 퇴원하고 집에서 양육하는데 아이가 분유를 자꾸 토해내고 설사를 반복하더라구요. 그래서 퇴원 일주일만에 다시 입원시키고 친정집에 돌아 왔는데 엄마가 과로로(일주일 내내 아이땜에 잠을 못 자서) 소파에 쓰러져 주무시다가 현관문 소리에 벌떡 일어나셔서 아이 어떻게 되었는지 물으세요 당신몸 피로한거 생각 안하시고.. 그래도 아이 상태를 시댁에 간간이 얘기하니 울 시어머님 사부인이 아이 키워본지 오래되어서 잘 모르시나보다 하셨습니다. 울 친정 엄마 큰 조카 5살때까지 키워 주셨는데 아이키워 본지 오래라니요. 당신도 아이 키워 본 경험 무척 오래 되셨으면서 하시는 말씀이 고작 그 정도입디다. 사부인 힘든거 보다 당신 손주가 더 소중한가 보죠.

    위와 같이 유별나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저희가 어디 갈때 3-4시간 맡겨만 놓아도 애를 두고 어딜 그렇게 오래 나가 있냐고 싫은 소리 바로 해 대시고 두 돌 지나서인가 아이가 장염으로 입원해 있어 병원에 오셨는데 이런것도 경험이다 라고 말씀하시더군요. 경험으로 배워서 뭐에 쓰려구요. 그리고 우리애 머리가 짱구인데 짱구라서 바로 못 자고 옆으로 잤어요. 근데 한쪽으로만 자니 그 쪽은 반대쪽보다 평평하잖아요. 머리하나 똑 바로 못 만든다고 하나 키우는 것도 제대로 못 키운다 하시더이다. 그 후로 정 떨어져 시부모님 앞에선 말을 하지 않았어요. 그 외에도 말 하려면 끝도 없죠. 표백제 넣는 기저귀를 팍팍 치대서 헹구지 않으니 아토피가 생겼다느니 기어 다니는거 가슴 결리니까 안아주라는 둥 별거 다 간섭하시더이다.
    애가 울기만 하면 우유 먹이라는둥...

    쓴 소릴 넘 많이 하시니 저도 정이 안 붙어 시아버님 제 결혼4년만에 돌아가셨는데 중환자실에 누워 계실때도 손조차 잡아 드리고 싶은 생각 안 들더이다. 그래서 시누의 얼음짱 같은 시선 한번 받고 마음대로 하시라는 뜻으로 신경끄고 삽니다. 무슨 소릴 해도 마음의 빗장을 걸고 뜻대로 하세요라는 식으로 삽니다.

  • 6. 참 나
    '06.2.14 6:06 AM (204.193.xxx.8)

    이런말 하기 뭐하지만 어쨌든 그분들 무개념이시네요. 마음이 못됐어요.
    남편의 중재가 있다니 불행중 다행이에요. ^^

  • 7. 저도첫애
    '06.2.14 7:49 AM (211.194.xxx.232)

    저도 아기 낳을때 약간 난산이었답니다..
    의사가 그랬구요..
    쓸데없는 말씀 참 많이도 하셨드랬지요~
    그래도 전 좋게 좋게 들었답니다. 안 그러면 우울증 장난 아닐것 같아서
    제 성격이 예민한 편에 걱정도 많이 하는 스탈인데 무슨 말씀 하시거나
    놀리시거나 하면 못 들은척 넘어갔어요..
    아기가 순해서 키우기 쉽겠다 그러시면 맞장구 칩니다..
    순해서 키우기 편해요.. 아마도 아빠 많이 닮았나봐요 하면서요~...
    아기 100일때 시원하게 재우려는 저를 보고 시어머니께서 친정어머니께 말씀하시더군요
    쟤는 아기를 춥게 키운다고~ 하니 울 친정어머니 감기 걸리니깐 시원하게 키우는게 맞다고
    하시면서 고개 돌리더군요...
    그런데 남편도 양쪽 부모님께서 서운한 말 한마디한마디가 가슴을 찌르나 봅니다
    문득 어느날 얘길 하더라구요~
    아기가 뒤집을때 되면 다 뒤집고 하는것이지 꼭 그렇게 한마디씩 해야하냐고~
    그래서 제가 당신도 그런 말씀 들을때마다 속상했나봐~ 하니 당연하지 않냐고 ㅋㅋㅋ
    님.. 아기 키우면서 잘 살자구요.. 내 자식이랍니다^^

  • 8. 어쩌면...
    '06.2.14 8:41 AM (211.212.xxx.211)

    자식 아픈데 부모마음이 더 아프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거기다 대고... 그런 말씀을 ...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세요.
    앞으로 크면서 병나고 다칠일이 얼마나 많은데...
    그리고 바이러스 라는 건 공기중에 돌아다니는 거라 안씼겨서 그런 것도 아니고 더러운 거 먹여서 그런 것도 아닙니다. 예전엔 저도 그런 생각 안했는데.. 요즘은 속으로 엄청 욕해댑니다. 대놓고 할 수 없으니까요

  • 9. lovejw
    '06.2.14 10:06 AM (222.108.xxx.195)

    위로의 말씀 주신 여러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많이 위로가 되었어요. 저만 이상하게 생각하는것 같지않아서 일단 안심이고, 이제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버리는 연습을 좀 해야겠네요. 제 성격에 쉬울것 같진 않지만요.
    애기 열심히 잘 키울께요.
    감사해요 여러분들

  • 10. plumtea
    '06.2.14 11:07 AM (219.251.xxx.106)

    친구네 애가 돌 다 갈때까지 별별 병을 다 앓았는데 그 시댁 어른들 한 말씀 없으시던데 남편이 구박했데요.집에서 애를 어떻게 보냐구요.
    남편은 그래도 상황을 이해하시는 것 같으니 다행이네요.
    5개월이면 아직도 아기 어린데 너무 마음쓰시지 마시고 소신껏 키우세요. 크면 클수록 아플 일도 많고 밤에 응급실 뛰어갈 일도 많아요. 내 새끼 아픈 것만 신경쓰시고 어른들 어찌 생각할까는 마음을 비우셔요.
    저는 큰 애는 난산으로 낳았어도 여태 크게 아픈 적이 없는데 둘째는 낳기는 수월하게 낳았어도 접종만 했다하면 열이 나서 병원신세였어요. 백일 전까지 3번 입원이면 말 다 했죠.
    저도 시부모님하고 관계는 원만한 편이었는데 저더러 주사 많이 맞힌다고 하실 때는 좀 깝깝하더라구요. 주사 안 맞추면 될 걸 맞춰서 애 고생시킨다고요. 필수접종이랑 뇌수막염같은 선택접종이라지만 남들 다 하는 접종한 건데두요. 말대답 가급적 안 하고 살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이 "요즘애들은 학교 들어갈 때 접종기록 제출해야 해서 다 맞춰야 해요."이렇게 말씀 드렸어요.
    한 달 된 애가 주사맞고 열나면 병원가는게 맞는데 열 조금 난다고 병원가서 애 고생시킨다고 그러시고...참 그럴 때는 깝깝해요. 그래도 그냥 그때뿐이니 넘깁니다.
    결국 내 자식이지 당신들 자식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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