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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이 답답...(좀 깁니다)

답답 조회수 : 1,546
작성일 : 2006-01-20 13:41:30
전 결혼 3년차 맞벌이 주부 입니당...애기는 16개월 됐구요
남편은 아들 3형제 중 둘째구요

아주버님은 사업하시고
저희는 둘다 전문직입니다

결혼할때부터
아주버님 사업이 좀 삐걱거렸는데
하도 큰소리만 뻥뻥 잘 치시는 분이라
다들 고비만 넘기면 잘 되겠지 했었습니다.

시댁 돈은 이미 모조리 아주버님 사업으로 다 들어갔고
2년 전엔 워낙 급하다고
남편이 사정사정 하길래 어쩔수 없이 제가 3천 대출해 줬구요
물론 이자도 꼬박꼬박 제가 내고 있습니다

시어머니는 지금 사는 저희 집을 시댁에서 다 해주신 걸로 알고계셨는데
실은 7천짜리 집 3천 해주고 나머지는 대출이구요 나머지 4천은 아주버님이 쓰셨습니다
전 우리 둘다 버니까 불만 없었구요

근데
남편이 결혼 전에 이미 3천을 형 앞으로 대출 해 줬고
형 명의로 은행에서 빌린 돈과
시어머니 명의로 빌린 돈 해서 6천을 보증을 서 줬고
사업장 본사에 물건 해올 때 1억 5천 보증보험까지 서 줬답니다

이제 그게 모두 우리 앞으로 떨어졌지요
그게 1년 전 일입니다

그동안
하도 기가 막히고
내가 고생해서 번돈 다 남의 빚이나 갚아주게 생겼다니
우울증까지 생겨
식욕도 잃고 잠도 못자고 몸무게도 많이 빠졌지요

지금은 피할 수 없는 일 어떻게든 잘 헤쳐나가자로 마음 먹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하는 일이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고
아기는 시어머니가 오셔서 돌봐주시는데
그 스트레스도 은근히 압박이 있고
퇴근하고 집에 오면 빨래도 돌리고
밥하고 국끓이고 반찬이라도 만들어야 저도 먹고 낼 시어머니도 드실텐데 하고 일을 합니다만
애기는 같이 안놀아준다고 징징대고
저도 몸이 파김치고 해서 사실 만사가 귀찮습니다
남편이라도 일찍 들어와 애기랑 놀아주기만 해도 한결 나을텐데
일찍 오면 8시-9시고...

남편 하는 일이 직장에 따라 월급이 2-3배까지 차이가 납니다
남편은 현재 직장을 맘에 들어해서 계속 있고싶어합니다만
같은 일에 비해 월급은 1/3수준이지요
그렇다고 다른데로 옮기면 조건이 나쁘냐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더 자유로울수 있지요

얼마전 새로운 곳에서 훨씬 좋은 조건으로 자리가 2군데가 났는데
남편 주위의 다른 사람들이 그곳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제가 좀 속이 상해서
경제적으로 자기가 젤 어려운데
그쪽으로 옮기지 뭐하러 비젼도 별로 없는 여기 붙어있을려고 하느냐고 하니깐

자기가 왜 형땜에 원하지 않는 일을 해야 하느냐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그럼 왜 난 이고생 하면서 일해서 남의 돈 갚아야 하느냐고 하니까
그건 자신을 남편으로 삼았기 때문에 감수해야 한답니다

하도 기가 막혀 몇소리 했더니
절 노려보면서
자네는 평소에 아무리 잘해도 이런 말 하면 정이 뚝 떨어져
하는게 아닙니까

갑자기
그런 소리를 들으니
오만 정이 다 떨어지고
내가 뭘 믿고 이사람이랑 결혼했나 싶네요

내가 버는 것만으로도 나혼자 잘 먹고 살 수 있는데
뭐하러 아끼고 이사람 뒤치닥거리하고 고생하나 싶구요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암튼 우울증이 다시 도질라 합니다
..........







IP : 218.237.xxx.101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뻔뻔스럽기가
    '06.1.20 1:48 PM (222.108.xxx.213)

    완전 도를 넘어선 ~이군요. 제가 왜 이렇게 울분이 치미는지 모르겠습니다.
    결혼 할 자격이 없는 ~이 결혼을 해서 한 여자 인생을 도매값으로 지 치닥거리나 하게 만들고...
    때려치세요! ...이렇게 말하고 싶은데 님의 인생이니... ㅠㅠ

  • 2. 답답
    '06.1.20 1:54 PM (59.20.xxx.252)

    님 같은 분이 어디 있겠어요...
    요즈음 보기 드물어요.....
    힘 내세요...
    다음엔 보증서 주지 마세요....
    고마운줄 알면 조금씩이라도 값아야지 어떻게 형제지만 떠 맡길수 있나요...
    제가 세상을 보니
    남의 신세 지는 사람은 대수럽게 여기고 자기들 할건 다 하더라구요...
    양심이 있고 미안한 마음이 있다면 조금씩이라도 값아 나가야 하는것 아니가요...

  • 3. 에구..
    '06.1.20 2:03 PM (58.225.xxx.232)

    너무 힘든 상황이시네요. 저두 10년 직장생활해서 번돈 시댁으로 다 들어갔습니다.
    그래놓구도 가끔 힘들다고 한마디라도 할라치면 시댁에선 대번에 그럽니다. 너무 생색내지말라고...
    요즘 남편월급만으로는 제 옷 한번 해입기도 힘들어서 외출도 안하고 친구도 안만납니다.
    정말 우울하고 꿀꿀한 생활의 연속입니다.
    원글님 글 읽으면서 정말 동감합니다.
    근데 어쩌겠어요. 같이 안살거아니면 힘든 시기를 이겨낸다고 생각하시고 마음 굳게 먹어야겠지요.
    남편은 정말 얄밉네요. 꼭 그렇게밖에 얘기할순 없는건지....
    그리고 시어머님은 같이 사시면서 반찬같은건 안해주시나봅니다. 아이를 볼수있을정도면 어렵지 않을텐데..
    안쓰러운 마음이 듭니다.
    지금은 힘들지만 힘겨서 잘 이겨내시길 바래요.

  • 4. ...
    '06.1.20 2:04 PM (218.144.xxx.15)

    아기도 키워야하는데...
    현재 부인 앞으로는 3000의 대출이고, 남편 앞으로는 2억이 넘는 것 아닌가요?
    월급받아 빚갚는데 다 써야겠네요.
    저라면...

  • 5. ..........
    '06.1.20 2:11 PM (61.32.xxx.37)

    없는 집에서 태어난 전문직 남자들이 좀 그런 경향이 있는거 같아요.
    열등감의 발로 라고 해야하나..
    전 시댁 빚이나 보증은 아직(!) 없지만.
    저희 남편도 님 남편과 비슷하게 조금은 그래요..
    두 가지 점에서 비슷한데요,
    첫번째, 제가 결혼생활에 대해 부정적인 코멘트를 하면, 저한테,
    "이제까지 잘한거 지금 그말로서 다 까먹는거라" 고 하고,
    두번째, 제가 결혼해서 고생(?)하는건 자기 만나 결혼한 몫이라 하고요.

    첫번째 말을 남자가 하는 이유는 여자의 불행을 자기가 못견디는 거구요,
    두번째 말을 하는 이유는 미안한데서 나오는 뻔뻔함이죠.

    그 남자들 맘 깊은 곳에서는 자기 집에 대한 열등감, 아내에 대한 미안함이 꽉꽉 자리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결혼해서 불행한게 자기탓이라고 여기니까 아내가 불행감을 표현하는 자체를 못견디는 거에요.
    적어도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 남자들 맘도 지옥이에요.. 고생시켜 미안한거죠. 아내 볼 면목도 없고.
    속생각은 그러한데, 감정표현은 미성숙하니, 이남자들 말이 그딴식으로 나오죠.
    무슨 배째라도 아니고..
    마음이 지옥인 그 남자를 가엾게 여기셔야 결혼생활이 잘굴러갈 거같아요.
    사실 제가 감히 뭐라 말씀드리기가 그러네요.. 많이 조심스럽습니다..

    저는 돈도 돈이고 남편 태도가 너무 섭섭할 거 같아요.

    그리고 앞으로는 절대 보증서주지 마세요.

  • 6. 허거덕
    '06.1.20 2:20 PM (221.162.xxx.188)

    빚도 빚이지만, 남편분 태도에 제가 뒤로 넘어가겠습니다. 뭐 저런.....xxx같은...(죄송합니다)
    말 한마디에 천냥빚을 갚는 다는데, 미안하다고 해도 모자랄판에 정말 너무하는군요.
    그나저나, 그 빚 다 갚으려면 한참 걸리실텐데, 그동안 우울증 걸리지 마시고, 화이팅 하세요~
    제가 다 걱정됩니다.
    그리고 앞으론 절~대 대출도 보증도 모른척 하세요. 맘 약해지시면 안되어요

  • 7. 님, 화이팅~~!!
    '06.1.20 2:45 PM (210.122.xxx.6)

    힘내세요~~
    아기 보시느라 힘드시겠지만 반찬도 좀 하시지, 시어머니도 너무 하시네요..
    당신 딸이면 안 그러실라나...
    남편분 차근차근 설득해서 조금이라도 빨리 고통에서 벗어나시길 바래요..

  • 8. 어머나..
    '06.1.20 2:48 PM (210.115.xxx.169)

    그런 형 둔 탓에 감수해야 할 본인의 몫은 상관 안하나보네요?
    그런 형 두었으니 하고픈 일도 접어야징.

  • 9. shark
    '06.1.20 4:07 PM (84.0.xxx.196)

    어휴.. 정말 맘 고생이 심하시겠네요.
    저도 그 정도로는 아니지만 엇비슷하게 억울한 상황에서 맞벌이하고 애키우고 했었습니다.
    세월이 흐를대로 흘러야 남편눈에 세상이치가 보일거예요.
    지금은...
    남편분 태도로 봐서는 아직 갈 길이 멀 것 같은데 힘내세요.
    집안일이든 경제적인 면이든 너무 애쓰지 마시고(?) 하실 수 있는만큼만 하시고 천천히 쉬엄쉬엄 하세요. 너무 적극적으로 하지 마시구 더러는 미뤄두시구요.
    대신 불평도 덜하자라는 주의로 나가셔야겠네요.
    조금은 자신을 위한 즐거움도 찾아가면서 사세요.
    성실하고 바른생활하는 분들이 원글님같이 하시지요. 빨리 빨리 제자리 찾아가려구요. 저도 그랬구..

    그러지 마세요. 그냥 천천히 놀맨 놀맨..

  • 10. 힘내라힘
    '06.1.20 4:39 PM (222.103.xxx.123)

    에효^^힘들어서 어쩐대요~
    제주위에도 시댁(아주버님)빛잔치로 아파트팔고 월세로간사람 봤습니다.
    그속이 속이 아닐텐데...그분이 하시는 말씀이..남편이랑 이혼할거 아니면 깊이 생각하면할수록
    우울하고 상처만 깊어..생각안할려 한답니다..걍..첨부터 아무것도 없었다고 생각하면서..아이들에게 그동안 너무 쥐어짜느라 못해줬던거 조금씩 해주면서(너무 모으고사는것, 빚갚는거만 생각지말고)산다고 하네요..그분 남편도 미안하단말 앞에서는 절대 못하는데...술한잔하면 남들앞에서 고마운맘을 비춘하고하네요...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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