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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아침..

내가 싫은 나.. 조회수 : 1,078
작성일 : 2005-11-18 11:42:49
아침밥을 먹으려고 식탁에 앉으며 6 학년 아들이 하는 말..

아들.......어제 수영 쉬는 날이라 차 안와서 그냥 왔어요..
나.. .......그럼 그 시간에 뭐했어..한문 안갔어?
아들..............??
나..........컴퓨터 했지?
아들........네.
나............컴퓨터 몇시간 했어? 몇시간 했냐니까 ( 목소리 최대로 높여)
아들........3시간요.
순간 화가 치밀어 올라 녹즙기에서 짜던 사과쥬스를 정지 시켜 버립니다.

엄마 없는 틈만 나면 컴퓨터 한다..내가 무슨 희망이 있다고 이렇게 밤늦게 까지 설겆이 통에 손담구고 일하냐....그렇게 공부하기 싫으면 지금 그만둬라...등등..
급기야.. 너 한테 밥해주는 것도 할 필요가 없다며 밥 수저 드는 아이에게 밥도 먹지 말고 그냥 가라고 소리를  쳐서 빈속에 학교를 보냈습니다.

너무 화가 난것도 있지만 이참에 컴퓨터를 절제 하지 못하는 녀석을 좀더 따끔하게 혼내리라 맘 먹은것도 있어서인지 과장되게 혼을 냈습니다만....

그렇게 보내고 나니 제 맘이 넘 아프고 쓰립니다.

엄밀히 말하면  아들이 말하지 않았다면.어제 수영 쉬는 날인지 전 몰랐습니다.
밥 늦게 들어와서 아침에나 얼굴보는  엄마와 얘기 하고 싶어 두런거리는 ..사실 아이가 일부러 안갈려고 한건 아닌데....수영 가는 날은 한문을 안가거든요...수영이 쉬는 날이니 걍 있었던건데....

울먹거리며 눈물 보이며 나가는 아들넘 얼굴이 아른거려 .....머리가 아플만큼 눈물이 쏟아집니다.
빈속에 쓰린 배를 참아가며 공부하고 있을 아들넘 생각에 손에 수저가 잡히질 않습니다.

내가 알아서 미리 얘기만 해줬어도..
일에 지쳐 피곤한것을 아이에게 화풀이 한건 아닌지...
엄마..잘못했어요..한마디만 했으면 못이기는척 풀렸으련만....
이런 저런 생각에 우울한 아침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아들 녀석 오는거 보고 출근해야겠습니다.
고구마 튀김도 준비하고 못마신 사과쥬스도 갈아 주구요..

그런데 아들에게 무슨 말부터 꺼내면 좋을지....
어떤 표정으로 대하면 좋을지......고민이 됩니다.

사춘기에 접어드는 때라  이럴때 다른댁에서는 어떻게 푸시는지.....
많은 조언 부탁 드립니다.







IP : 222.118.xxx.13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하늘파랑
    '05.11.18 11:46 AM (218.39.xxx.183)

    그냥 엄마의 마음 솔직히 털어놓으시면 될 걱 같습니다.. 지금 쓰신대로요..
    아이들도 엄마 마음 다 아니까요..
    단지 엄마가 말 안하면..
    그게 아닌가보다.. 엄마가 나 싫어하나보다 맨날 야단만친다..고 생각이 바뀔거에요..

  • 2. ..
    '05.11.18 12:51 PM (203.117.xxx.23)

    저 어렸을 적에요.. 부모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부모마음이란 자식이 원하는 것, 갖고 싶어 하는 것 모두 해주고 싶은 거라고... 돈이 없으면 빌려서라도 해주고 싶은 것이 부모마음이라고..'
    문득 생각나네요.
    아들 들어오면 꼬옥 안아주며 미안하다 한마디만 해주세요..

  • 3. 6학년때
    '05.11.18 12:54 PM (69.243.xxx.134)

    솔직히 말했는데..혼났다..엉엉..컴퓨터 오래한 것은 잘못이지만..
    엄마한테 혼날 것 알면서도 솔직하게 얘기했는데..
    다음엔..엄마화난 얼굴 무서우니까 1시간만 했다고 할까.. 수영 그냥 갔다 왔다고 할까..
    진짜 학교를 그만 두고 공장에 일하러 가야하나..(엄만 공부 그렇게 할거면 학교관두고 공장에 일하러 가라고 하셨었죠)
    왜 집안일로 고생을 하시는 게 나때문일까(화나시면 우리때문에 집에서 밥하고 빨래하고 고생한다고 계속 소리지르셨었죠)
    ... 제가 6학년 사춘기때 이런 생각한 적 있어서 써봤어요.
    학교 다닐때 말썽한번 피운적 없고 성적도 상위권이었는데도 더 잘하시길 원하셨죠.

  • 4. zja
    '05.11.18 12:57 PM (211.192.xxx.185)

    우선 컴에 암호를 걸어서 꼬마가 혼자 켜지 못하도록 해놓으심 좋을 거 같네요. 그리고 엄마가 잘못한 게 있음 아이한테 사과하는 게 좋다고 하던데요...

  • 5. 학원샘
    '05.11.18 7:45 PM (61.78.xxx.15)

    애들..특히 남자 애들 너무 컴퓨터 좋아합니다....
    엄마맘 너무 속상하시겠지만 이번기회에 컴에 대한 어떤 규칙도 필요할 것 같네요.
    사과하시고..사랑한다는거 알려주시고.. 커퓨터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 해 보시는건 어떨까요?

  • 6. 맞벌이
    '05.11.19 4:04 AM (66.167.xxx.27)

    시작할까 생각중이었는데..
    님 글 읽고 나니까 그냥 없는대로 사교육 못 시켜도 그냥 애들 끼고 살아야겠단 생각이 드네요.
    최소한 내 아이가 학교 끝나고 엄마가 모르는 시간을 보내질 않을테니까요.
    돈보다 제 아이가 더 소중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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